World Art2015. 7. 7. 00:56




한국의 대학생들 중에서 '비너스'에 대해서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 할 만한 사람이 있을까?  비너스에 대한 상세한 정보까지는 아니더라도, '비너스' 하면 대충 '미인'이라던가 팔 잘린 여자 조각을 어디선가 봤다는 식으로 어렴풋한 무엇이라도 있을 것이다.  미의 여신까지는 아니라도 말이다. 




바로 위의 사진은 Venus Flytrap 이라는 식충 식물이다. 몸집이 작은 날파리나 날아다니는 곤충이 이 식물 안쪽에 앉을 경우 이를 감지한 식물이 상어이빨같은 끝부분을 덜컥 잠궈버려가지고 곤충을 잡은후에 열흘간 소화를 시키며 유유자적한다고 한다.  이 식물의 이름이 (직역하자면) '비너스의 날파리 덫' 쯤 될것이다.  앞에 붙은 비너스란 이름은 아무래도 이 식물의 빨간 표면이나 모양새가 여성의 성기를 연상시켜서가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상세히 찾아보지 않았다).


오늘 영문 읽기 시간에 식충식물과 관련된 과학 기사를 읽는데, 내 아랍 학생들이 이 식물의 이름에 대해서 이해를 잘 못하고 있었다.  '비너스'라는 말 안들어봤니? 물으니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단다.  그래서 제우스는?  헤라는? 아폴로는? 에로스는?  내가 그리스, 로마 신화속의 이름들을 하나하나 주워 섬겨도 학생들은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으로 앉아있다.  "헤라클레스는?" 내 물음에 단 한 학생이 헤라클레스를 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힘 센 남자가 헤라클레스라고.  빙고. 어쨌거나 헤라클레스에 대해서는 애니메이션이나 다른 경로로 알게 된 모양이다.


내가 좀 딱해서, 밀로의 비너스상 이미지를 스크린에 띄워놓고 "이거 누구지?" 물었는데, 아무도 답을 하지 못한다.  발랄한 학생들이라 알면서도 모른척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정말로 밀로의 비너스나, 뭐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내용에 대해서 깜깜했다.  아, 이들은 정말로 멀고 먼 나라에서 온거다. 내 상식의 범주 바깥, 어느 별에서 온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아주 상식적은 것에 대해서 나 역시 깜깜하기는 마찬가지일 터.


나는 시간 나는 대로, 이슬람 문화, 역사 관련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몰상식하기는 마찬가지이므로.


우리가 어떤 사람과 아주 상식적인 선에서 이야기가 잘 통한다면…우리는 상대방에 대하여 감사해야 할 지도 모른다.  우리들은 각자 너무나 동떨어진 채 살고 있고, 서로 이해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서로 '비너스'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해도 대화가 쉽게 통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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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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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토요일 정오부터 가족 친지들과 전시회 기념 다과, 식사. 

그날 오시면 아름다운 그림 + 아름다운 식사 동시 해결. 

꽃다발이나 화분 사절. 

빈손으로 오셔서 영혼과 육신을 아름다움으로 채워가시길.


(그날 얼굴 좀 보세, 바쁘시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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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동생 나이키가 눈길을 헤치고 밤에 갖고 와서 던져 주고 간 팜플렛을 세폭으로 접고 접어서 봉지에 넣는 작업을 반복.
귀신같이 해 내는 나를 보고, "아주 공장 시스템이구나. 기계손이셔!" (나이키 왈)
그렇다. 나는 원래 '조작의 동물' -- 머리 쓰는 일 보다, 손 쓰는 일에 더 능하다는 말씀.

70년대 봉투 만드는 알바의 재현. 


전시회를 위해서 나는 한 것이 없고
우리 오빠와 내동생 나이키와 그 처가 발을 동동거리며 준비. 
나는 뭐 가오마담이지.
그냥 내가 거기, 그 자리에 존재 한다는 것만으로도 
그자리는 영화로운 자리.


아, 팜플렛이 적혀 있는 개미 눈꼽만하게 박힌 갤러리 주소에 열통을 터뜨리다가, 
아예 커다란 글씨로 갤러리 주소를 쓰고 말다. 
내 눈에도 안보이는 주소가
할아버지 할머니 눈에 제대로 보일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한가지 깨달음
행사를 함에 있어 '주소'와 '약도'를 가장 눈에 띄게 해야만 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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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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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3. 10. 30. 01:07


I am on my way back from my walk to the Accotink. I am now waiting for chanppi because he took a wrong path and failed catching me up.


ha ha ha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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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or2013. 9. 25. 03:01


이미지는 웹에서 퍼옴 



요즘 나날이 날씬해지시는 우리 귀냄님.  (너무 안 먹어서, 밥 먹으라고 지청구를 해야 할 판.)



귀냄이가 하루는 어느 여학생 얘기를 꺼낸다.  어느 여학생과 다섯시간가까이 라운지에 앉아서 온갖 이야기를 다 했다 한다. 취미라던가, 즐겨보는 영화라던가, 인류 문화사에 이르기까지.  



그래서 내가 물었다.  "그래서, 그 여학생한테 또 만나자는 얘기 했니?"



귀냄이는 또 만나자는 얘기를 할 생각도 안했다고 한다. 그냥 말이 잘 통하는게 좋았다고.  "여학생하고 신나게 영화 얘기 했으면, 헤어지면서 요즘 나온 영화중에 뭐가 재미있어 보이더라. 그것 함께 보러가자고 한다거나.  혹은, 인류 문화사에 대한 얘기를 몇시간씩 했으면, 뭐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이나 함께 가보자고 한다거나, 혹은 인근 아메리칸 인디언 유적지에 함께 가보자고 한다거나, 뭐 이렇게 연결을 시켜야, 너도 여자 친구가 생길게 아니냐"고 내가 진지한 표정으로 코치를 했다. 




얼마후, 귀냄이의 귀띔으로는 그 여자애가 유명한 사립 천주교 학교를 졸업했다고.  나도 그 학교 평판을 잘 아는지라, 그 학교 나왔으면 품행 방정하고 성품 좋은 여학생이겠다 뭐 이런 얘기를 했는데.



얼마 후, 귀냄이가 묻는다: "엄마는 제가 천주교 예배당에 다니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요건 무슨 시추에이션이냐.  나하고 개신교 예배당에 왔다리 갔다리 하던 중인데 갑작스럽게 웬 천주교당이냐 시방?  그래도 나는 깊은 생각 할 것 없이 대꾸했다.  


 "천주교당도 좋으니라.  니가 가면, 이 어미도 따라 댕겨야지, 별 수 있간?  나도 너 따라 천주교당 가여지 뭐."



귀냄님 왈.  엄마는 그냥 다니던데 다니세요, 나 따라 붙지 말고!!  




그 다음에 나온 것이 집안 역사에 남을 귀냄님의 명언:

  "엄마 백명이 교회 다니라고 하는것 보다, 여학생 한명 따라서 천주교 가는 것이 더 효과적임!"




짧게 줄여서, "엄마 백보다 여자 하나!" 



더 짧게 줄여서,  일!당!백!





캬흐흐흐  (서운하냐고?  서운하긴.  그것이 인류 역사를 지탱해온 원리 아니겠는가. 지발, 엄마 백 찜쪄먹을 현숙하고 야무진 여자한테 딱 걸려서 행복하게 살아주길 빌 뿐. )





Posted by Lee Eunmee
NonArtBookReview2013. 9. 1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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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생이 내게 보내준 책 보따리에 낑겨 있던 책.  


표지만 쓱 보고, "이건 뭐 내가 고등학생이야, 이런 인문학 가면을 쓴 잡문 책이나 보라는건가?  잘나가는 가짜 인문학자 하나 잡아서 돈 좀 벌려고 기획한 책인것 같군, 쳇" 이런 5초 평가를 마치고 거의 쓰레기통에 넣을 뻔 했던 책.  (나는 아무나 '인문학'이라고 내세워서 엉터리 책 내는 것에 대하여 인문학을 모욕하는 처사라고 신경질을 내고 있던 중이었다. 만만한게 홍어$ 이고, 만만한게 인문학이더냐! 헹! ) 


그런데, 심심풀이로, 쓰레기통에 넣기 전에 들여다봤다가 책에서 '천둥치는 소리' 같은 것을 듣고는 -- 지금 심각허게 읽는 중.  (이것은 지팔님, 찬삐님에게도 한번 읽혀야 허는 귀중헌 책이여~)




그중 한 챕터를 작가나 출판사의 허락도 얻지 않고 그냥 카메라로 찍어서 올려드린다.  (출판사님, 제가 이 책 광고 단단히 해 드리는 것이니 용서해주셔요). 내용이 맘에 드시면 돈 아끼지 말고 책 사서 마저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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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별표 그리고 밑줄 그은 "타자와의 관계는 공동체와의 전원적이고 조화로운 관계가 아니"라는 대목에서 내 머리를 친 것은 우리 대장 예수님의 선언이시다.


마태복음 10장 34-36절.  내가 신학자도 아니고, 그냥 '독서가'의 입장에서 내 언어로 이 말씀을 풀이하자면:




"내가 세상에 평화를 갖다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말라. 나는 이곳에 평화를 가져 온 것이 아니라 칼을 가져왔다.  왜냐하면 나는 남자가 그의 아비에게 대항하고, 딸이 그 어미에게 대항하고, 며느리가 시어미에게 대항토록 하고자 온 것이며, 바로 그의 가족들이 그의 적이 될 것이다."




Matthew 10:34. "Do not think that I came to bring peace on earth. I did not come to bring peace but a sword.

35 "For I have come to 'set a man against his father, a daughter against her mother, and a daughter-in-law against her mother-in-law';

36 "and 'a man's enemies will be those of his own household.'






이 말씀을 (신학자들은 신학적으로 설명을 하실 것이고), 내가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타자와의 관계'의 측면에서 해석하자면 아주 딱딱 들어 맞는데... 생각해보자, 예수쟁이이거나 아니거나 상식과 교양을 갖춘 평범한 사람이라면 '예수'는 온인류를 구제하러 이땅에 왔고, 구원과 평화와 사랑의 존재라는 '상식'쯤은 대개 갖고 있다 (동의하거나 안하거나 상식선에서).  예수 살아 당시에도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그런 환상과 믿음을 품었을 것이다.  그런데 예수께서 자신이 이 땅에 평화가 아닌 '칼'을 갖고 왔다고 선포 하신다.  그렇다면 '평화'는 '칼'과 반대되는 개념처럼 보이고, 예수님은 '칼'이다. 평화와 반대다.


그런데 이것은 역설이다. 여태까지 인류가 누린, 인류가 상상해 온 평화는 '가짜 평화'다.  그 '가짜 평화'를 깨버리지 않으면 '진짜 평화'는 불가능하다.  집안이 화목해보이는가? 그것이 진정한 '즐거운 나의 집'인가?  혹시 그 '즐거운 나의 집'이 어느 누군가의 희생에 의해 구성된 가짜는 아닐까? 누군가 압제당하는 속에, 차별당하고 멸시하거나 무시당하는 속에서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 속에서 누리는 평화는 진짜가 아니다. 가짜다. 문제를 문제로 인지하고 인정하고 수긍해야 한다. 그러니 아들이 아버지에게 '잠깐...우리 대화좀...' 하고 시도해야 하고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우리 대화 좀...'하고 시도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압제받는 사람이 지배자에게 제 목소리를 낼때, 그 때 진짜 평화로 가는 긴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세상의 '가짜'를 없애기 위해서 오신 '칼'이다.  그 칼은 진정한 평화를 위해 빛난다.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가짜 평화는 가라.  가짜 조화, 가짜 화합, 가짜 협조, 가짜 형제님 자매님은 가라.  개인의 생의 위대성을 무시하는 전체주의는 가라.  모든 가면을 쓴 허위들은 가라. 가짜 평화는 가라.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할 것인즉.   가까운 친구끼리 오해가 발생해서 서로 다투고 나서 더욱 깊은 우정을 키우게 되는 원리는 그 사이를 가리는 것들을 싸움과 대화를 통해서 많이 걸러 냈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다툼은 발전을 위한 징검다리였을 뿐.  다투지 않고  입다물고 각자 딴길로 갔다면 그것은 다툼만도 못한 가짜평화이지.






기득권자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압제받는 자가 자라처럼 움추린 목을 길게 빼고 목소리를 내고 --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진정한 이해로 갈때 그 때 진짜 평화가 온다. (그게 인간 세상에서 가능할까?  나는 회의적이다. 희망을 간직할 뿐). 그러니까 예수님의 선포도 내 짧은 생각속에서 백프로 옳으시다.  예수님은 틀린말씀 안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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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타자'와 '차이'의 문제는 내 전공 분야인 응용/사회 언어학 분야에서도 빈번하게 논의되는 주제이고, 매 학기마다 나는 책을 펼치고 이 주제에 대한 공부를 새로 하곤 한다. (그래도 내가 뭘 아는지 모르는지 가늠이 잘 안된다.)  내가 주로 보는 쪽은 언어와 사회성, 언어와 정체성과 관련하여 '타자' '차이' '중심성' 이런것을 분석하는 쪽이고,  강신주 선생은 이 짧은 챕터에서 주로 '사람의 관계'에 촛점을 맞춰서,  이것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을경우 어떻게 파시즘이 우리 삶에 뿌리를 내릴수 있는지를 참 쉬운말로, 참 알기쉽게 설명을 해 주신다.


인간 관계, 그 마찰 때문에 고민하는 평범한 사람들도 읽어보면 도움을 받을 만한 좋은 내용이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일로 골치를 앓는 그 어떤 갈등'상황이나 나를 괴롭게 하는 어떤 사람이 -- 사실은 내 존재 전체를 뒤흔드는 매우 폭력적인 것일수도 있는데, 내가 그 심각성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자신을 타박하고 말지도 모른다.  폭력에 순응하거나, 용인하거나 납득하고, 자신을 폭력에 길들게 하면 안된다. 


우리는 칼 든 강도에 대해서는 그 위험성을 즉각 알아차린다.  주변 사람들도 그 강도가 나쁜 놈이라는 것에 동의해준다. 내가 강도한테 강도를 당하는 현장을 사회가 본다면, 사회는 내 편이 되어준다. 강도가 나쁜 놈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인정하기 때문에.


그런데 세상에는 웃는 얼굴로 내 삶을 강도질하는 안보이는 강도들도 많다. 이 강도들은 제도의 이름으로, 종교의 이름으로, 친익척이나 가족 혹은 공동체의 이름으로 우리 삶에 스며들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강도 당하는 줄도 모르고 강도 당하며, 아무도 내가 고통에 신음할때  내 편이 되어주거나 그 보이지 않는 강도를 비난하지 않는다.  당하는 나만 바보 병신이 되거나, 부적응자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런, 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은 -- 우리의 태도를 수정하거나 교정하거나 뒤바꾸는데 보이지 않는 영향을 끼키게 된다. 그래서 사람은 공부를 하고, 좋은 가르침을 받고,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누군가 지혜로운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물론 신의 음성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나의 대장님은 내게 무척 친절하시다. 내게 필요한 말씀을 책을 통해서, 사색을 통해서, 산책을 통해서 내게 매일 주신다. 물론 바이블을 통해서도 말씀을 하시지만 말이지. 통로는 무궁무진하지...)





인간관계 문제를 생각하던 중, 문득 예수께서 십자가에 매달려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났다.  누가복음 23장 34절.  킹 제임스 버전을 그냥 내 식으로 풀어 보면, 예수께서 말씀하시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 하소서,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나이다 (이하 생략)." 

Luke 23:34 Then said Jesus, Father, forgive them; for they know not what they do. And they parted his clothing, and cast lots. (King James 2000)


저들을 용서 하소서,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나이다. 


자신들이 하는 행동의 위중성을 알고 의도적으로 하느냐, 모르고 하느냐에 따라서 재판정에서는 평결도 달라진다고 한다. 의도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내가 법을 논하는 것을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사람이 아는체 하는것이 될터이고. 그냥 상식적으로 봐도, 예수님은 참 이해심이 넘치는 분이셨다.  '저들이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저러고 있는 것이지, 설마 자신들이 하는 짓이 얼마나 끔찍한 짓인줄 안다면 저렇게 행동하겠는가. 그냥 내가 용서해주고 말지. (자식한테 살해당하는 부모가 자식이 잡힐까봐 죽어가는 마당에도 살해 증거물들을 삼켜버리거나 감춘다고 하지 않던가.)'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 나를 괴롭히거나 막 스트레스 주거나 상처를 입혀서 내가 난처하고 괴로울때, 그 때에도 나는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볼만도 하다, "저 사람들이 내가 얼마나 괴로운지 모르니까 저러지, 알면 저러겠나.... "  그리고 사실, 대개 인간 관계는 그러한 것 같다.  내가 막 고민하고 끙끙 앓다가 그 사람에게 "나...상처받았어...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하고 말하면, 저쪽에서 화들짝 놀라며 "어머! 너 괴로웠니?  난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어머 어쩌면 좋아. 내가 정말 미안해. 내가 앞으로 조심할게" 이럴지도 모른다.  서로 잘 모르니까.


나는 내가 어떤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지 잘 모른다. (요즘 그런 생각을 하면 내가 등골이 오싹하고, 겁이 난다.  사람들 앞에 서서 가르치는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러 들면 얼마나 간단히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불가의 깨달았다는 큰 스님들도 '책 보지 말라,' '공부 하지 말라'는 지시를 하는가하면, 성경에서도 '세상 것을 좆지 말고, 세상 지식을 좆지 말고..' 뭐 이런 말씀이 나온다.  그런데 내가 가만히 들여다보면 공부 하지 말라고 잔소리 한 성현들은 대개 크게 공부를 이룬 후에 그런 말을 한다. (자기네들은 공부 실컷 하고나서 남보고 공부하지 말란 식이다.)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보면, '공부에 함몰 되지 말라,' '책에 함몰 되어 더 깊은 깨달음으로 가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세속적인 지식에 연연하면서 더 큰 세상에 눈을 감아 버리면 안된다'는 경계의 말씀이지 -- 진짜로 공부하고 담을 쌓으라는 말씀이 아님은 명백하다. 이 좋은 책을 읽으니, 내 인식의 지평이 더 넒어지고, 사람에 대한 이해심이 더 넓어지며, 생의 경건성에 더욱 눈을 뜨게 되지 않는가.  




강신주선생은 공부를 성실하게 하고, 심사숙고하는 학자로 보인다. 그의 글은 누구나 접근 가능하게 쉬운 언어로 씌어 있으나 그 내용이나 울림은 깊고, 감동을 준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9. 8.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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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9월, 토요일 오전 아홉시 

매클레인 살 때 늘 그러했듯,  포토맥 애비뉴에 차를 세우고 강변을 따라 조지타운으로 걷다.



조지타운 간다는 말에 군소리 않고 동행한 찬삐.

이제 몸에 붙는 폴로셔츠도 제법 할랑한 느낌. 


어쩌다 우연히

흰셔츠에 청바지 커플룩

엄마와 아들.  :-)

(불쌍한 찬삐, 엄마와 커플룩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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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워킹 나갈땐 운동바지에 운동용 백팩인데, 

오늘은 모처럼 토요일 오전의 산책이라서

시내 나가는 기분을 좀 내느라 귀염둥이 배팩도 메고 청바지도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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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타운 입구에 도착하면 늘 들르던 성벽 낭떠러지.

우리 왕눈이하고 여기서 찍은 사진도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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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포토맥 강을 일년 넘게 떠나 있던 사이에 포토맥에 새로운 유행이 불어 닥쳤다.

배 위에서 땟목을 젖듯, 서서 배를 젖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일년중 가장 상쾌하고 햇살 투명한 계절 --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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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브리지로 이어지는 다리 아래 알록달록한 거리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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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타운 입구,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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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타운의 늘 들르던 카페에 들러

찬삐는 연어를 먹고

나는 스트로베리 쇼트케잌을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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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시의 햇살 

수로 

멀리 아리조나 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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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지쳐...


초록이 지쳐 단풍의 계절이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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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NonArtBookReview2013. 9. 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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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에는 아마존 인스턴트 비디오로 'A river runs through it (1992)' 영화를 보았다.  20년 된 영화인데 지금 극장에서 상영을 한대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벽해 보이는, 세월이 흘러도 아름다움이 퇴색하지 않는 영화이다. 


내가 이 영화를 본것도 20년 가까이 될 터이니, 구체적인 것들이 다 지워져 있는 상태라서 새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


Joseph Gordon-Levitt 이라는 잘생긴 배우가 이 영화에서 아역으로 출연했대서 들여다보니 '형' 노만 매클레인 어린시절 역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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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영화에서 20년 가까이 기억하는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장로교 목사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읽고 쓰기를 가르칠 때, 글은 최대한 간결하게 쓰도록 지도하는데 -- 큰아들이 처음에 한바닥 쓴 글이 자꾸만 퇴짜를 받으면서 차츰 차츰 짧아져서 나중엔 한바닥이 한문장으로 줄어드는 장면.  문장의 간결성.  


또 한가지는 다트마우스에서 6년간 대학 공부를 하고 교수 자리를 기다리는 동안 집에 와서 지내던 노만이 시카고 대학 교수 자리로 오라는 편지를 받고 아버지 서재로 향했을때 -- 아버지가 혼자서 윌리엄 워즈워드의 시를 읽고 있는데, 아들이 다가가서 한줄 낭송하고, 아버지가 이를 보고 한줄 낭송, 이렇게 서로 한줄씩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워즈워드의 그 유명한 ('초원의 빛'으로 알려진) 장시 Ode, Intimations of Immortality 의 마지막을 낭송하는 장면



Of splendour in the grass, of glory in the flower; 
      We will grieve not, rather find 
      Strength in what remains behind; 185
      In the primal sympathy 
      Which having been must ever be; 
      In the soothing thoughts that spring 
      Out of human suffering; 
      In the faith that looks through death, 190
In years that bring the philosophic mind. 
 
And O ye Fountains, Meadows, Hills, and Groves, 
Forebode not any severing of our loves! 
Yet in my heart of hearts I feel your might; 
I only have relinquish'd one delight 195
To live beneath your more habitual sway. 
I love the brooks which down their channels fret, 
Even more than when I tripp'd lightly as they; 
The innocent brightness of a new-born Day 
            Is lovely yet; 200
The clouds that gather round the setting sun 
Do take a sober colouring from an eye 
That hath kept watch o'er man's mortality; 
Another race hath been, and other palms are won. 
Thanks to the human heart by which we live, 205
Thanks to its tenderness, its joys, and fears, 
To me the meanest flower that blows can give 
Thoughts that do often lie too deep for tears.


그 장면만큼은 내 뇌리에 강하게 박혀서 20년 가까이 나와 함께 지냈으리라.


내게 가장 이상적인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이렇게 서로 시를 낭송하며 교감할 수 있는, 혹은 함께 낚시를 하거나 함께 등산을 하거나, 뭐 그런 관계이리라. (이상적인 아버지와 딸의 관계에 대해서는 나는 아무 생각도 해 본 적이 없다. 내 상상력의 너머의 세계이므로.)


역시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도 그 대목들이 여전히 내게 감동을 준다.


그래서, 원작에도 이 시 낭송 장면이 나오는가? 궁금하여 원작 소설이 담겨있는 킨들 책을 사고 말다.  책을 들여다보니 영화 대사 대부분 원작에 있는 것들을 그대로 옮겼다.  책도, 영화도 참 좋다.


이 원작은 노만 매클레인 (1902-1990)이라는, 시카고 대학에서 평생 문학 강의를 했던 문학교수가 70세가 넘은 후에 탄생시킨 것이다. 퓰리처 상 후보에도 거론 되었으나 수상을 하지는 못했다.

http://en.wikipedia.org/wiki/Norman_Maclean



원작을 읽어보니, 문장이 간결하고 명쾌하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9. 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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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 호수의 매력은, 이끼로 뒤덮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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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나 자전거 타기를 하는 사람들은 잘 조성된 산책로를 선택하지만, '걷기족' 나는 이들이 잘 가지 않는 '처녀림'같은 숲속 오솔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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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기둥에까지 뒤덮인 '이끼' 는 곰팡이, 버즘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 내게는 초록색 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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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일곱시, 산책을 시작할때 이슬비가 뿌리더니, 숲에서 나온 오전 여덟시 반에는 구름이 걷히고 햇님이 얼굴을 내밀었다.


복된 9월.  




행 패



오늘은 새벽 예배 마치고 곧바로 호수로 차를 달려 산책을 했지만,  저녁 나절에 산책 나가야 하는데 몸도 무겁고 날이 어두워져서 혼자 나가기 싫을 때, 이럴때는 찬홍이를 꼬셔서 함께 데리고 나간다.  찬홍이는 나하고 워킹 나가는 것을 '효도' 혹은 '자식으로서 마지못해 하는 의무' 정도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찬홍이에게 워킹을 함께 나가자고 조르는데는 몇가지 난이도 안에서 이루어진다.


1단계: 찬홍이도 뭔가 운동을 하고 싶은데 내가 나가자고 하면 군말 않고 선뜻 따라 나선다.



2단계: 찬홍이는 가기 싫은데, 내가 나가자고 조를때 내가 하는 협박 -- "너 청소 할래, 산책 갈래? 양자택일 해."  마지못해 따라나서는 찬삐.



3단계: 역시 내가 행패 부릴때 -- "너 나하고 예배당 갈래, 산책 갈래?"  예배당 가는것을 '자식으로서 마지못해 하는 의무'라고 생각하는 찬삐를 구슬리는 방법 (-_-)  억지부리는것 다 알지만 찬삐가 그냥 따라 나서 준다.



4단계: 청소도 다 되어있고, 아침에 예배당도 다녀왔고, 뭐 내가 행패부려봤자 도무지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는 --> 왕눈이를 판다.  "아이고 아이고 왕눈아. 우리 왕눈이가 죽으니 엄마가 산책 나갈때 따라 나서는 자식 새끼도 하나 없구나. 아이고, 내가 더 살아서 뭣하겠는가. 우리 왕눈이 따라서 천국 가야지. 왕눈아, 왕눈아, 아이고 아이고. 내가 더 살아서 뭐해"  내가 이러고 곡을 하면 찬삐가 '내가 못살아' 하면서 따라 나선다. 



5단계: 이러한 모든 것이 통하지 않을때,  이럴때는 한국의 박선생께 전화를 때린다.  "아이고, 자식 새끼 다 소용없네. 이 껌껌한 밤에 내가 산책을 나간다는데 따라 나서는 자식새끼 하나 없네. 내가 못살아 못살아"  ---> 이러면 박선생이 "찬홍이 바꿔봐" 해가지고 뭐라뭐라 잔소리를 한다. 그러면 착하고 귀염둥이 찬삐가 한숨을 푹 내 쉬면서 내 산책에 동행을 한다. 카카카. 


아침에 나갈때는 나 혼자 나가고, 오후에는 찬홍이한테 나가자고 행패를 부릴때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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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9. 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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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아침 이슬에 젖은 버크 호수 오전 일곱시, 노동절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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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NonArtBookReview2013. 8. 2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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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홍이가 24일 새벽에 워싱턴에 도착하여 가방을 열었을 때 쏟아져 나온 책들. 그 책들중에서 24일에 <나의 삼촌 브루스리> 1,2 편을 읽다.


25일, 지홍이가 룸메이트와 함께 대학 근처 학생 아파트로 입주를 하므로 보따리를 챙겨서 샬롯빌로 이사를 해주고, 자리를 잡아주고 집에오니  오후 7시 반.  몸을 풀 겸 베드민턴을 한차례 땀나게 치고, 소파에 누워 <고형화 가족>을 읽다.  결국 몇 시인지 모르지만, 다 읽고 잤다.


26일, 유홀에 가서 이사용 밴을 빌려다가 몇가지 가구를 실어 나르고 돌아왔다. (내 일생의 이력서에 '유홀 밴 운전' 경력 추가)  온 몸이 땀으로 범벅.  다시 소파에 누워 <고래>를 붙잡고, 다 읽고 고래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었다. 


천명관의 소설을 여기쯤서 그만 읽을까보다. 왜냐하면 -- 이보다 못한 작품을 만나게 될까봐 겁이나서.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단편)' 이래로 이렇게 내 가슴을 울리는 작가/작품을 처음 만난다. 그것도 장편 세편이라니!  사랑은 아름다울때 끝장나는것이 좋고, 소설가도 그가 가장 잘 쓴 작품에서 헤어지는게 좋을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성석제 선생의 근작들은 어쩐지 자꾸만 '재방송'같은 반복적인 소재라서  , 어차피 반짝 하고 사라지는 인생이 서글퍼서 내가 읽은 내색도 안하는 중이다...  여전히 그를 좋아하지만 말이다.)  천명관도 어쩌면 그렇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설 정도로 그의 작품은 탁월하다.  탁월.  한국문학에 '고래'가 나타난것이지, 설령 그 고래가 언젠가 죽는다해도 말이지.


대개 책은 친한 사람과 돌려 보면 돈도 덜 들고 좋지만, 이 책들은 아무도 안빌려줄거다. 물론 이사다닐때 내다 버리지도 않을거다.  두고두고 심심하고 울적할때, 여기 저기 열어보며 '그런데 인생이란게 말이지...'하고 종알거리는 천씨와 대화하면 재미있을테니까.  돈이 안 아까운 책이라는 말씀. 









Posted by Lee Eunmee
Books2013. 8.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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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 성석제 이래로 나는 목마르게 기다려왔다.   '황만근'  '남가이' 에 필적할 위인을. 


그리고 마침내 그는 나타났다. '부르스 리'라는 이름표를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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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청스럽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쓰윽 내미는 삶의 비밀스런 표정들.  작가 천선생은 내가 기다려온 그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투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고 있다.  아, 오랫동안 기다려왔어. 



한국말은 이런 소설가들에 의해 점점 살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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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3. 8. 24.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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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 호수의 낚시 하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뭐 좀 잡았니?" 하고 묻는 순간, 그의 낚싯대에 손바닥만한 썬피시가 잡혀 올라왔다.  그 사람이 "You brought it!"  하면서 물고기를 내게 내밀었다.  손바닥만하고 통통하고 예쁜 물고기였는데, 다시 풀어줬다.  

난 낚시는 안하는데, 낚시꾼 근처에서 구경하는 것은 재밌다. (만고의 게으름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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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빗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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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한단에 3.99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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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19.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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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개인 일요일 저녁

물 구경하러 개울에

물을 보면 발을 담가야 하는 엄마와

물에 들어가기 싫은 아들 (박씨 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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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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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오늘도 '천국이 지상에 반사된' 듯한 청명하고 선선한 초가을 날씨.



오전 7:30분에 출발하여 9:30에 7.5 마일을 걸어 아코팅크 호수 언덕에 도착.  딱 두시간 동안 한눈 안팔고, 쉬지 않고 부지런히 걸은 결과.


내가 호수 전경을 내다보며 다리 쉼을 하는 자리에 오늘은 한 남자가 먼저 와서 자전거를 세워 놓은채 명상이나 요가 혹은 기체조를 하고 있었다. 여기는 폭 파묻혀서 사람들이 잘 안 오는 곳인데, 용케 찾아내어 터를 잡았군. 역시 알아보는 사람만 알아보는 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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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쯤 쉬다가 다시 집을 향해 출발. 9:50에 출발하여 오후 12시 정각에 내 차가 기다리는 공원 입구에 도착. (가는데 2시간, 오는데 2시간 10분 걸렸다.) 



새벽기도 다녀와서 조금 쉬다가, 찬밥 남은것 한공기하고 풋고추 된장에 찍어서 먹고.  사과 반쪽, 포도 조금, 커피우유 한팩, 물 한병 싸가지고 집을 나섰다.  사과, 커피우유는 목적지 도착하여 휴식할 때 먹었고, 포도는 남았다.  어쩐지 지치거나 배 고프다는 느낌이 안들었다. 


차가 서 있는 공원 근처 숲속에서 발견한 사슴. 


여름 사이에 내 체력이 많아 좋아졌음을 확인 했다.  걷는 운동보다 더 좋은 운동이 무엇인지 나는 모르겠다.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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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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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miles / 2 hours.


A guy practicing yo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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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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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날씨처럼 새벽부터 쨍하고 날이 쌀쌀하더니 눈이 시원하게 청명하고 선선한 날씨. 

요즘 버크 호수에는 중고등학생들이 조를 이루어 달리기 연습 중. 남학생들은 웃통을 벗어 제끼고 달리기 바지 한장 걸치고, 여학생들은 상의로 셔츠나 탱크탑을 걸치고. 사슴들처럼 가볍게 달리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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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서늘하고 바람도 선선하여 땀도 나지 않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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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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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 아저씨처럼 보인다는 여사님 (해병대같이 보이지 않을까?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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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이 자리에 앉아서 바람 솔솔 부는 가운데, 쐬주나 한잔...매운탕하고... 좋을텐데...

공원에서 맥주를 비롯한 알콜 음료 마시면 벌금 내야 할걸 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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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1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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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비가 예보되어 있는 날.  비가 오는 둥 마는 둥  흐리고 촉촉한 하늘.


노신사 블루헤론은 이슬비 속에서 생각에 잠기시고, 



노란 들꽃이 뒤덮인 뚝방.


이 들꽃의 이름은 '황금 막대기 (Goldenrod).' 인디언들은 잎사귀를 배탈 났을때 약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미중서부에서는 이 꽃이 필무렵이면 가을학기 시작 할 때라고. 네브라스카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상징 꽃. 버지니아에서도 슬슬 '백 투 스쿨'. 

http://en.wikipedia.org/wiki/Goldenr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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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비는 내가 어제 본 그 나비일까?

비가 내리는데도 나비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오늘 비는 '나비비' -- 나비 날개도 적시지 못할 고운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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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그늘 호수는 바람이 일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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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건너편 기슭에 누렁이 개 한마리가 첨벙거리고 뛰어 놀다가 주인에게 잡혀 돌아가는 것을 보았네.  복된 숲속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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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1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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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삐가 열정의 여름학기를 무사히 잘 마치고 일주일간 방학.  다음주부터 나도 찬홍이도 가을하기 시작. 찬삐의 '고난의 행군'같은 여름학기가 끝났으므로 이제 전투적으로 도시락 쌀 일이 없게 되었다.  


방학기간에 엄마하고 새벽예배에 다니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오늘 새벽 '억지로' 따라 나선 찬홍. (기특). 그 대신 억지로 숲길 산책하는 것은 면제 해 주었다. 


집에 와서 남들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시각에 마당에서 가열차게 베드민턴 한판 때려주시고, 찬삐는 쉰다고 집으로 들어가고, 나는 버크 호수로 향했다.  (어제부터 찬삐하고 나는 베드민턴을 시작했다. 전에 치던 가락이 있어서 핑핑 잘 친다.)


스멀스멀~~  스티븐 킹 원작 단편 '미스트 (안개)'를 영화로 만든 영화 장면같은 흰 안개가 꾸역꾸역 도로를 덮은 가운데 살살 차를 몰아 호수에 도착.  '달'같은 '아침 해'를 보았다.  신비에 싸인 호수. 


한바퀴 돌고 숲을 나오니 쨍하고 아침 해가 밝았다.  아침 안개는 맑은 날씨를 예고한다. 쨍쨍한 날씨.  부지런한 새벽에만 보여주는 호수의 신비.


* 일용할 양식 * 도시락 특별전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는 듯합니다.   :-)


* 버크 호숫가를 오랫만에 걸어보니 -- 발이 무척 편하다는 것을 발견.  말랑말랑한것이 카페트 위를 걷는 듯한 편안함.  그러니까, 내가 매일 나가 걸었던 아코팅크 길이 노면이 아주 거칠었다는 뜻이다.  가끔 아스팔트가 덮여 있는 곳도 있지만, 나머지는 뾰족뾰족한 자갈로 덮여 있어 발바닥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고 신발도 자극을 많이 받고.  그래서 자꾸 발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좋은 것을 향유할때는 좋은 것을 모르는데, 차이가 나는 것을 겪어 봐야 그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게 된다. 버크 호숫가 길은 카페트같이 편안한 길이다.  오랫만에 가니 길도 보드랍고, 전망도 좋고, 발을 저절로 굴러가듯 나아가고, 참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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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비가 내리는 것을 찍고 싶었는데 빗방울이 파문을 일으키는 것을 찍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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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곳에 갈 때마다 차지하는 언덕위의 벤치

Believe

You will fall in love here

Good luck

이 자리에서 너는 사랑에 빠질거야. 믿어라,  행운을 빈다. (누군가 해 놓은 낙서)

15마일 행진을 위해 챙긴 간식, 서울우유 제공 커피 우유, 커다란 복숭아 한개. G2 음료수 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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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편 다리 같은 것이 기찻길, 왼편에 희끄무리 한 것이 선착장 (배 빌려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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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살살 뿌리는데도 꿀벌들은 부지런히 잉잉대며 꽃 주위를 맨돈다 (가운데 까만 두개의 점 = 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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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나무 그늘에서 발견한 네잎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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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늘에 쭈그리고 앉아 네잎 클로버를 '여섯개'를 따는 '쾌거!' 

즐거운 숲속 여행




숲속길 산책은 그 자체가 꿀같이 기쁜 시간이지만, 특히 달콤한 일들은 주인과 산책 나온 개들이 다가와서 쓰다듬어 달라고 다소곳한 표정을 지을때. 혹은 저만치서 나를 발견하고 겅중겅중 뛰어와서 막 부비부비 할 때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그런데 가끔 아주 특별한 개들이 있는데 덩치가 송아지만한 큰 개들 -- 그런 개들이 격하게 반가움을 표시하는 방법. 막 와서 부비부비 하면서 참을수 없다는 듯이 큰 입을 벌려서 내 손부터 팔뚝까지 앙-앙-앙-앙 질근질근 무는 시늉을 하는것.  개 주인은 기겁을 하는데 정작 개의 입에 내 손과 팔을 맡긴 나는 개와 더불어 희희낙락. 


오늘은 커다란 세파드가 내 가슴에 코를 쓱쓱 문지르더니 나를 향해 점프를 하려고 했다. 여기서 점프란, 펄쩍 뛰어오르며 내 가슴을 확 밀듯 하는 것 (개들의 반가움의 표시). 개 주인이 점프하려는 것을 눈치채고 그걸 못하게 하자, 내 손이며 손목이며 팔을 질근 질근 물었다 놨다.  하하. 그런데 개가 순하게 그렇게 질근질근 물어주면 꼭 개가 팔을 주물러 준다는 느낌이 든다. 아주 시원해진다. (믿거나 말거나) 장차 개를 훈련시켜서 개 이빨로 물어서 해주는 맛사지 이런 영역 개척해보면 어떨까?  난 정말 시원했으니까...


개 주인은 내게 놀라지 않았느냐고 걱정을 하고 -- 나는 방긋방긋 웃으면서 "난 개들이 이렇게 격하게 애정 표시 하는게 좋아."


고양이도 그렇고 개도 그렇고, 짐승들은 아주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듯이 막 물었다 놨다는 반복할 때가 있다. 그냥 이끝으로만 물면서 애정표시를 하는것처럼 보인다.  어미개나 어미고양이가 새끼들을 다룰때도 이런식으로 물었다 놨다를 반복한다. 사랑과 우정의 표시. 그러니까 그 커다란 셰퍼드는 정이 많은 개라는 뜻이다.  


길에서 이렇게 다양한 개들의 환대를 받기 때문에 산책길이 더욱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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