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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1.27 Munch, Kiss in the Field
  2. 2015.07.07 상식의 공백 혹은 차이
World Art2018. 1. 27. 11:12

워싱턴 국립 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Art)에서 요즘 뭉크 소장품 특별 전시회를 하는데, 가장 내 눈을 끌었던 작품.  (사진은 국립미술관 페이지에서 다운 받았다.) 나는 이 작품 앞에 서서 다이어리에 대충 스케치를 하였다.  미술 작품 맘에 드는 것이 있을때, 전에는 미친듯이 사진을 찍는 식으로 사냥을 했지만, 이제는 그런 모든 사냥질이 내게는 부질없어 보여서, 맘에 드는 것을 대강 스케치를 하여 손과 마음에 담고, 구체적인 이미지는 웹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스케치를 하다보니 아주 짧은 시간 대충 하는 것이지만 사진 찍을때 볼수 없는 것들이 보인다.  시골집 마루 무늬 같은 나뭇결 무늬. 그래서인지 어딘가 멜랑콜리 하면서도 따뜻하고, 슬프면서도 위로가 된다고나 할까.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몰아닥치는데 - 그게 위로가 된다.  특별한 경험이었다.  (내게 기괴하게면 여겨지던 뭉크가 이렇게 따뜻한 작품을 남겼으리라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뭉크에게 급 관심).



스미소니언 역에서 내려서 국립 미술관에 가는 도중에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을 거치게 되는데, 나는 대개 이곳에 들른다. 자연은 신의 예술 작품이고, 예술은 인간의 작품이고. 


자연사 박물관에 가면 그리 크지 않은 '산호 수족관'이 있는데, 예쁘니까 가면 꼭 들러서 들여다본다.  

한참을 들여다봤다. 



몇해전부터 해 오던 '인류의 기원' 전시장이 아직 유지 되고 있었다.  인류 최초의 예술이라고 알려진, 동굴의 손바닥 자국.  이걸 보니 잔잔한 호수같던 마음에 파문이 인다.  손짓해 부르는 누군가가 있어 셀수 없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내게 손짓하는것 같아서. 




나도 내 손을 갖다 대 본다.  잘 지냈니? 응 나도 잘 지냈어...   누구에게라고 할 것도 없이, 가서 손음 맞대고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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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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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학생들 중에서 '비너스'에 대해서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 할 만한 사람이 있을까?  비너스에 대한 상세한 정보까지는 아니더라도, '비너스' 하면 대충 '미인'이라던가 팔 잘린 여자 조각을 어디선가 봤다는 식으로 어렴풋한 무엇이라도 있을 것이다.  미의 여신까지는 아니라도 말이다. 




바로 위의 사진은 Venus Flytrap 이라는 식충 식물이다. 몸집이 작은 날파리나 날아다니는 곤충이 이 식물 안쪽에 앉을 경우 이를 감지한 식물이 상어이빨같은 끝부분을 덜컥 잠궈버려가지고 곤충을 잡은후에 열흘간 소화를 시키며 유유자적한다고 한다.  이 식물의 이름이 (직역하자면) '비너스의 날파리 덫' 쯤 될것이다.  앞에 붙은 비너스란 이름은 아무래도 이 식물의 빨간 표면이나 모양새가 여성의 성기를 연상시켜서가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상세히 찾아보지 않았다).


오늘 영문 읽기 시간에 식충식물과 관련된 과학 기사를 읽는데, 내 아랍 학생들이 이 식물의 이름에 대해서 이해를 잘 못하고 있었다.  '비너스'라는 말 안들어봤니? 물으니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단다.  그래서 제우스는?  헤라는? 아폴로는? 에로스는?  내가 그리스, 로마 신화속의 이름들을 하나하나 주워 섬겨도 학생들은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으로 앉아있다.  "헤라클레스는?" 내 물음에 단 한 학생이 헤라클레스를 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힘 센 남자가 헤라클레스라고.  빙고. 어쨌거나 헤라클레스에 대해서는 애니메이션이나 다른 경로로 알게 된 모양이다.


내가 좀 딱해서, 밀로의 비너스상 이미지를 스크린에 띄워놓고 "이거 누구지?" 물었는데, 아무도 답을 하지 못한다.  발랄한 학생들이라 알면서도 모른척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정말로 밀로의 비너스나, 뭐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내용에 대해서 깜깜했다.  아, 이들은 정말로 멀고 먼 나라에서 온거다. 내 상식의 범주 바깥, 어느 별에서 온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아주 상식적은 것에 대해서 나 역시 깜깜하기는 마찬가지일 터.


나는 시간 나는 대로, 이슬람 문화, 역사 관련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몰상식하기는 마찬가지이므로.


우리가 어떤 사람과 아주 상식적인 선에서 이야기가 잘 통한다면…우리는 상대방에 대하여 감사해야 할 지도 모른다.  우리들은 각자 너무나 동떨어진 채 살고 있고, 서로 이해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서로 '비너스'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해도 대화가 쉽게 통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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