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ArtBookReview2013. 8. 2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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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홍이가 24일 새벽에 워싱턴에 도착하여 가방을 열었을 때 쏟아져 나온 책들. 그 책들중에서 24일에 <나의 삼촌 브루스리> 1,2 편을 읽다.


25일, 지홍이가 룸메이트와 함께 대학 근처 학생 아파트로 입주를 하므로 보따리를 챙겨서 샬롯빌로 이사를 해주고, 자리를 잡아주고 집에오니  오후 7시 반.  몸을 풀 겸 베드민턴을 한차례 땀나게 치고, 소파에 누워 <고형화 가족>을 읽다.  결국 몇 시인지 모르지만, 다 읽고 잤다.


26일, 유홀에 가서 이사용 밴을 빌려다가 몇가지 가구를 실어 나르고 돌아왔다. (내 일생의 이력서에 '유홀 밴 운전' 경력 추가)  온 몸이 땀으로 범벅.  다시 소파에 누워 <고래>를 붙잡고, 다 읽고 고래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었다. 


천명관의 소설을 여기쯤서 그만 읽을까보다. 왜냐하면 -- 이보다 못한 작품을 만나게 될까봐 겁이나서.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단편)' 이래로 이렇게 내 가슴을 울리는 작가/작품을 처음 만난다. 그것도 장편 세편이라니!  사랑은 아름다울때 끝장나는것이 좋고, 소설가도 그가 가장 잘 쓴 작품에서 헤어지는게 좋을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성석제 선생의 근작들은 어쩐지 자꾸만 '재방송'같은 반복적인 소재라서  , 어차피 반짝 하고 사라지는 인생이 서글퍼서 내가 읽은 내색도 안하는 중이다...  여전히 그를 좋아하지만 말이다.)  천명관도 어쩌면 그렇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설 정도로 그의 작품은 탁월하다.  탁월.  한국문학에 '고래'가 나타난것이지, 설령 그 고래가 언젠가 죽는다해도 말이지.


대개 책은 친한 사람과 돌려 보면 돈도 덜 들고 좋지만, 이 책들은 아무도 안빌려줄거다. 물론 이사다닐때 내다 버리지도 않을거다.  두고두고 심심하고 울적할때, 여기 저기 열어보며 '그런데 인생이란게 말이지...'하고 종알거리는 천씨와 대화하면 재미있을테니까.  돈이 안 아까운 책이라는 말씀.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