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3. 9. 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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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 호수의 매력은, 이끼로 뒤덮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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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나 자전거 타기를 하는 사람들은 잘 조성된 산책로를 선택하지만, '걷기족' 나는 이들이 잘 가지 않는 '처녀림'같은 숲속 오솔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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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기둥에까지 뒤덮인 '이끼' 는 곰팡이, 버즘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 내게는 초록색 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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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일곱시, 산책을 시작할때 이슬비가 뿌리더니, 숲에서 나온 오전 여덟시 반에는 구름이 걷히고 햇님이 얼굴을 내밀었다.


복된 9월.  




행 패



오늘은 새벽 예배 마치고 곧바로 호수로 차를 달려 산책을 했지만,  저녁 나절에 산책 나가야 하는데 몸도 무겁고 날이 어두워져서 혼자 나가기 싫을 때, 이럴때는 찬홍이를 꼬셔서 함께 데리고 나간다.  찬홍이는 나하고 워킹 나가는 것을 '효도' 혹은 '자식으로서 마지못해 하는 의무' 정도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찬홍이에게 워킹을 함께 나가자고 조르는데는 몇가지 난이도 안에서 이루어진다.


1단계: 찬홍이도 뭔가 운동을 하고 싶은데 내가 나가자고 하면 군말 않고 선뜻 따라 나선다.



2단계: 찬홍이는 가기 싫은데, 내가 나가자고 조를때 내가 하는 협박 -- "너 청소 할래, 산책 갈래? 양자택일 해."  마지못해 따라나서는 찬삐.



3단계: 역시 내가 행패 부릴때 -- "너 나하고 예배당 갈래, 산책 갈래?"  예배당 가는것을 '자식으로서 마지못해 하는 의무'라고 생각하는 찬삐를 구슬리는 방법 (-_-)  억지부리는것 다 알지만 찬삐가 그냥 따라 나서 준다.



4단계: 청소도 다 되어있고, 아침에 예배당도 다녀왔고, 뭐 내가 행패부려봤자 도무지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는 --> 왕눈이를 판다.  "아이고 아이고 왕눈아. 우리 왕눈이가 죽으니 엄마가 산책 나갈때 따라 나서는 자식 새끼도 하나 없구나. 아이고, 내가 더 살아서 뭣하겠는가. 우리 왕눈이 따라서 천국 가야지. 왕눈아, 왕눈아, 아이고 아이고. 내가 더 살아서 뭐해"  내가 이러고 곡을 하면 찬삐가 '내가 못살아' 하면서 따라 나선다. 



5단계: 이러한 모든 것이 통하지 않을때,  이럴때는 한국의 박선생께 전화를 때린다.  "아이고, 자식 새끼 다 소용없네. 이 껌껌한 밤에 내가 산책을 나간다는데 따라 나서는 자식새끼 하나 없네. 내가 못살아 못살아"  ---> 이러면 박선생이 "찬홍이 바꿔봐" 해가지고 뭐라뭐라 잔소리를 한다. 그러면 착하고 귀염둥이 찬삐가 한숨을 푹 내 쉬면서 내 산책에 동행을 한다. 카카카. 


아침에 나갈때는 나 혼자 나가고, 오후에는 찬홍이한테 나가자고 행패를 부릴때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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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