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20. 10. 26. 19:19

2020년 10월, 한국

 

2008년 12월, 플로리다, 왕눈이와

 

 

나는 맨발로 달린다

 

나의 하느님에 대하여 내가 새로 발견한 것.

 

예수님이 맹인들의 눈을 번쩍 뜨게 하셨다는 일화에 대하여 나는 격하게 공감한다.  그렇다! 그렇다고.  내가 최근에 알게 된 것은 이것이다.

 

하느님은 플로리다를 거쳐서 버지니아를 거쳐서 나를 한국으로 다시 돌려 놓으셨을때, 이미 내게 필요한 것,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준비해 놓으셨던 것이다.  그가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넘쳐흐르는 곳'에 나를 돌려보내셨는데, 내가 그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하거나 깨닫는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수년이 흐른 후에야 어느날 눈을 떠보니, 그것들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이런 것이다.  집에서 나가서 슬슬 산책하여 가다보면, 개울/강/호수/바다 같은 물가가 나오고, 숲이 이어지고, 동산이 펼쳐지고, 동물들이 뛰 놀고, 물고기들이 펄쩍펄쩍 뛰고 그런 정경이 펼쳐지는 곳.  그런 곳을 원없이 오래 오래 헤메기.  계절이 바뀌는 것을 매일 관찰하기.  슬슬 산책하여 가다보면 가게들이 있고, 내과 치과 이런 것들이 있고, 내가 필요한 모든 편의시설이 슬슬 산책하는 거리에 있기.  대학 도서관에 맘대로 드나들며 신간이나 고전을 맘대로 빼들고 읽기, 빌려다 쌓아 놓고 읽기.  카페. 음악. 걸어서 갈수 있는 음악당. 뭐 이런 것들. 이런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하느님은 내 앞에 펼쳐놓고 "얘야, 너 여기서 편히 잘 놀아라" 하셨는데 -- 나는 몇년이 흐른 뒤에야 그것들이 내 앞에 펼쳐져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느님은 내게 모든 것을 주셨다.  (내 잔이 넘쳐흐르게 선물 폭탄을 투하하셨다.) 

 

하느님은 내게 왜 이렇게 잘 해주시는걸까... 그걸 요즘 궁금해 하는 중이다.  제가 이걸 다 받아도 되는지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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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20. 9. 30. 13:42

청량산의 꽃무릇

 

흥륜사에서 보이는 내가 사는 섬. 

 

9월의 마지막 날이다.  내 9월은 내 인생에서 '맨발의 시대'를 열은 한달로 기억될 것이다.  섬의 가장자리 물가가 버지니아와 워싱턴 사이를 흐르는 포토맥 강을 닮았다 하여 나는 매일 아침 "포토맥에 간다"며 길을 나섰다.  그리고 맨발로 걷기 시작했고 (산책로가 황토로 덮여 있었으므로 누구나 맨발로 걷고 싶어 질 것이다), 그리고 맨발로 달리기 시작했다.  9월 한달동안, 이 섬을 세바퀴 돌았다 (한바퀴 21킬로미터).  아마, 이번주 토요일에도 나는 섬을 한바퀴 돌 것이다. 왜? 그냥 섬을 한바퀴 돌고 싶으니까.  

 

 

아무리 그 길이 좋아도, 매일 같은 길을 걸으면 뭔가 새로운 길을 찾고 싶다. 특히 연휴에는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진다. 휴가니까.  그래서, 아침 운동 나가는 시간에 차로 약 7킬로미터 거리의 다리건너 절에 갔다. 절은 청량산이라는 산 중턱에 있으므로 절 구경과 함께 산에도 오를수 있는 코스이다.  일곱 여덟살 어린이들도 군소리 않고 강아지 끌고 올라가는 나즈막한 산이다. 그래도 그 산 정상에 오르니 내가 살고 있는 섬 전체가 한눈에 조망이 되고, 내가 21킬로미터를 걷는 행로가 어떠한지 세밀하게 보인다. 아, 저 길을 개미만큼 작은 내가 네 다섯시간을 걸었던 거구나... 그런 것을 어림하며 작은 기쁨을 느낀다.  

 

 

평평한 평지를 걸을때, 나는 꽤 빠르다. 웬만한 남자들도 섣불리 나를 따라잡지 못 할 것이다. 나는 정말 걷기에 특화된 사람인것 같다.  그런데, 산에 오르는 일은 평지와는 전혀 다른 전혀 새로운 스포츠 같다.  나는 얼마 못 올라가서 헥헥거리고 온몸이 땀에 젖고 현기증까지 나는데, 그런 내 옆을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휙휙 날아가듯 지나간다.  하하하. 이거 뭐지?   평지를 걸을때, 나는 걷기계의 신 같다. 내가 작정하고 걸으면 날듯이 사람들을 휙휙 지나치는데, 산에 가니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지나쳐서 휙휙 날아 올라간다. 무서운 종족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새로운 종족을 발견했다.  그들은 '날다람쥐 족'이다. 

 

 

그들을 보면서 나는 깨달았다.  세상에 만만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구나. 내가 바닥이구나...  

 

 

 

다시 연구실 책상앞에 앉아있다.  오늘 할 일을 해야 한다.  그래도, 온라인으로 등산화를 한켤레 주문했다.  가끔은 날다람쥐님들을 구경하러 가까운 산으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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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20. 9. 23. 12:48

www.canceransw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0

 

[달리기와 진화 3] 두꺼운 운동화 탈출, 맨발로 달려볼까? - 캔서앤서(cancer answer)

맨발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발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쿠션 좋은 운동화를 찾는 시대에 거꾸로 신발을 벗어던졌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런데,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맨발

www.canceranswer.co.kr

 

오늘은 1교-2교-3교로 이어지는 약 2.5 킬로미터 거리를 맨발로 왕복했다. 5킬로미터 거리를 맨발로 통과 한 것은 내 평생에 처음이다 (어릴때 시골에서 자랄때 맨발로 논둑 밭둑 돌아다닌 것은 기록에서 제외하고 문명인으로 사는 동안만 생각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리고 또다른 신기록은, 내가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 (대학때 단축 마라톤 달려본 것을 마지막으로), 처음으로 약 2킬로미터를 '달리기'로 통과했다.  그러니까, 맨발로 통과한 5킬로미터중 1-2-3교로 가는길의 대부분을 달리기로 해 냈다는 것이지.  처음에 그냥 맨발로 걷다가, 기분이 좋아져서 -- 달려 볼까? 달리다 힘들면 걸으면 되니까 걱정이 없지 -- 이렇게 생각하고 달리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발과 몸이 가볍게 느껴져서 3교에 도착 할 때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달리면서 나도 놀라웠다. '어, 이상하다? 왜 달리기가 힘이 안들지? 왜 이렇게 발이 가볍고 몸이 가볍지?'  이런 느낌으로 반환점까지 갔다.

 

 

3교 다리 밑 (나의 반환점)에서 스쿼팅도 하고, 갈대 숲에서 고요히 기도도 올리고 뭐 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돌아오는데,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는 달리기 하기에는 발에 무리가 생길것 같아서 그냥 씩씩하게 걸어왔다.  그래도 이제는 맨발로 걷는것과 운동화 신고 성큼성큼 걷거나 걷는 속도는 거의 일치하는 편이다. 

 

 

오늘 내 기록의 특별한 점은

  1.  난생처음 5킬로미터 쯤을 맨발로 걷거나 달렸다.
  2.  대학 졸업후 쉬지 않고 2킬로미터 거리를 달려본 것이 오늘이 처음이다. 그것도 2킬로미터를 맨발로!  놀라운 일이다. 

 

 

물론 나의 달리기는 - 나의 빠른 걸음 속도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나는 원래 달리기를 싫어하고, 달리기 하면 어지럽고, 달리기하고는 담을 쌓고 산 사람이다. 그대신 걷기는 다른 남자들이 슬슬 달리기 할때 속도를 맞추거나 추월할 정도로 빠른 편이다. 나의 걸음은 달리기만큼 빠르지만, 나는 달리기를 잘 못한다.  그러므로 내가 달린다는 것은 나의 빠른 걸음 수준으로 '달리기 흉내'를 내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도 내가 달리기 자세를 유지하고 천천히 2킬로미터 정도를 달렸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내 다리에 대하여, 내 신체에 대하여 기쁨과 감사를 느낀다. 

 

 

내가 내가 하는 걷기에 대하여 이렇게 감격하고 감사한데는 이유가 있다.  본래 걷기 광신도였던 나는 한국으로 온 후에 일도 바쁘고, 주변 환경도 마땅치 않고, 미세먼지도 걱정되고, 그리고 나이가 갱년기를 통과해야 하는 시기가 되면서 이래저래 건강이 저하되었고, 야금야금 체중도 불었다.  그러면서 2년 전부터는 걷지도 않았는데 종아리에 통증이 오거나 쥐가 나거나, 머리가 자주 아프고, 늘 감기를 달고 사는 아주 허약 체질로 바뀌어갔다.  아마 나는 인식하지 못했지만 그 모든 것이 '갱년기 증상'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리불순을 겪지 않았으므로 갱년기하고 나하고는 별로 상관이 없다고 상상했고, 그냥 내 몸이 왜 이렇게 되는걸까 의아해 했다.  지난 6월에 버지니아 집에 있을때도 근처 아름다운 트레일로 나가곤 했는데 조금 신나게 걸으면 발목과 발바닥에 통증이 심하게 와서 생전 쓸줄도 모르던 '파쓰'라는 것을 발에 덕지 덕지 붙이곤 했다.  아들이 "우리 엄마도 이제 늙는구나..." 한숨을 쉬며 정성스럽게 내 발목을 파쓰로 감싸주곤 했다.  나는 쩔뚝거리며 집의 계단을 오르내리고 한숨 지었다.  이제 청춘은 가는구나. 맘놓고 걷지도 못하는구나... 걷기 광신도가 걷지를 못하게 되다니.  이것도 집안 내력인지 이미 우리 언니나 오빠가 몇해전부터 족저근막염이라고 병원다니고 이상한 신발을 신고 나타나고 하는 것을 보면서 -- "저이들은 왜 팔자 좋게 골프나 치고 다니면서 발이 아프다고 하는걸까?" 의아해 했는데 아무래도 내게도 그런 증상이 이미 오래전부터 자라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냥 아프면 아픈가보다 하고 지나가므로 병원을 안가니 병명을 몰랐을 뿐이리라.  (나는 병원을 잘 안간다. 그래도 여태까지 잘 살아있다.)

 

 

7월에 귀국하여 자가격리를 하고 나왔을때, 내 몸은 정말 엉망이었다.  손 마디마디도 쑤시고 아팠고, 정말로 사람들이 '여성 갱년기' 증상이라고 일컫는 모든 증상이 나를 에워싸고 있는 듯 했다.  7월 말 쯤에 바람쐬러 대부도에 가서 구봉산 언덕길을 오를때 -- 나는 그야말로 10미터도 못 간채로 어지럽다거 멈춰서서 헉헉대고 있었다.  그랬었다.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았다. 내가 남처럼 낯설게 여겨졌다. 내가 알고 있는 나는 어디 가고 나를 닮은 흉한 괴물이 하나 둔갑을 하고 있는것 같았다. 기분이 아주 안 좋았다.  그래도 대부도 구봉도 숲길이 좋아서, 비오는 날에도 숲길에 갔고,  자꾸만 운전하여 대부도로 가다가 이렇게 마냥 휘발류 들이고 시간 들이고 거기까지 갈 수가 없겠다 싶어서 찾아낸 것이 8월 내내 내가 시간을 보낸 시내 공원길이었다.  알고 보니 내게 아주 딱 알맞는 - 산책하기에 좋은 아름다운 공원이었다. 8월 내내 나는 연꽃과 수련들을 보면서 걸었다.  그리고 9월, 시내 공원길이 지루하게 여겨져서 그냥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가 해안 산책로를 발견했고, 그 해안 산책로는 나를 이 섬의 모든 아름다운 산책로로 인도해 주었다. 그 사이에 종아리가 이유없이 아프거나, 밤에 죽일듯이 쥐가 나서 괴로워하거나 하는 일이 사라졌다.  족저근막염 같은 발바닥, 발목, 아킬레스건의 통증도 사라졌다.  그리고 내 발은 10년전에 내가 포토맥 강변을 걷던때보다 더 튼튼해졌다.  맨발로 걷고 달리는 요즘의 나의 발길은 10년전보다 더 가볍다.  놀라운 재생이다.  (체중은 10년전과 비교하면 5킬로그램 정도 차이가 난다. 그것도 1개월에 1킬로그램씩 정리하면 5개월 안에 최적 체중으로 돌아갈 것이다. )  거울속의 내 얼굴은 10년전보다 확실히 늙었다.  머리카락의 광채로 약해졌다.  그렇지만, 내 다리는 더 튼튼해지고, 나는 더욱 강인해 질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매일 아침에 맨발 달리기를 실천 할 것이고 점점 더 거리와 속도를 키워 나갈것이다.  내 희망은 (하하하) 맨발로 천하를 주유하는 아줌마로 <세상에 이런일이>에 출연하는 것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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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20. 9. 22. 15:22

사진은 웹에서 빌려옴. (내 발이 아님) 

 

 

내가 아침 산책에서 '맨발로' 걷기 시작한지 3주가 지났다. 9월 부터 근처 해안선을 따라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따금 지나치는 분들 중에서 맨발로 걷거나 달리는 분들을 보고 나도 따라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물론 전에도 바닷가 모래사장이나 개펄을 발견하면 끝도없이 맨발로 걷곤 했으므로, 기본적으로 맨발로 걸을 때의 그 신선한 촉감을 익히 알던 터였다.

 

 

처음에 양말을 벗고 맨발 걷기를 시도한 구간은 약 1.2 킬로미터 정도이다. 1교와 2교 사이를 걸어서 통과하였다. 며칠 해 보니 자신이 생겨서 약 2.5 킬로미터 거리 1교-2교-3교 이렇게 두 구간을 통과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주부터는 살살 달리기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차츰 차츰 맨발로 걷는 거리가 길어지고, 걷기에서 시작하여 달리기까지 하게 되는 발전을 보였다고 할 만하다. 단 3주 사이에. 

 

 

처음엔, 발이 땅을 밟을때마다 나의 모든 감각이 바짝 긴장을 했다. 따끔, 따끔, 이러다가 뾰족한 것을 밟아서 찔리거나 피가 나면 어떻게 하지?  이런 불안감도 있었고, 정말 미세한 돌멩이가 발바닥에 닿아도 느낌이 예민해졌다. 나의 감각이 이렇게 섬세하고 예민했다는 말인가? 아주 놀랍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맨발로 처음 걷는 느낌은 -- 낯선, 첫 키스의 느낌, 혹은 섹스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가질만한 놀라움 - 전신의 감각이 살아나는 듯한 그런 것들로 채워진다.  처음에는 1킬로미터만 걸어도 피로를 느낀다, 왜냐하면 전신이 긴장을 하고 '사뿐 사뿐'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하여 하늘을 날듯이 걸어야 하니까.  자신의 몸을 솜털처럼 가볍게 하려는 의지가 발동하는 것이다. 발이 아플까봐 자연히 사뿐 사뿐 사아뿐~ 

 

 

그런데 이렇게 열흘 쯤 지나면, 발 바닥에 변화가 온다.  놀랍게도 건조하던 발바닥에 '기름기'가 돌면서 발바닥이 '두둑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걸 '굳은살이 박힌다'고 표현하기에는 어딘가 애매하다. 딱딱한 굳은살이 아니라, 두둑한 살이라는 표현이 맞는것 같다.  발바닥이 두둑해진다.  그러면서 예민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점점 발걸음에 내 체중이 실리게 된다.  나는 쿵쿵 소리를 내며 걷는다.  처음엔 사뿐 사뿐 조심 조심 걷느라 걸음 속도가 느려졌지만, 지금은 평소 걸음 속도대로 씩씩하게 쿵 쿵 걷는다.  그러면서 발이 - 발에 연결된 내 온몸이 굉장히 가볍게 느껴진다.

 

 

그래서, 내 몸이 가볍게 느껴지기 때문에 - 원래 '곰 족 (느리고 움직임이 무거운 족속)'으로 태어난 내가 '달리고 싶다'라는 충동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달려본다.  발이 점점 더 가벼워진다. 호흡도 훨씬 편안하다.  운동화 신고 달리는 것 보다 맨발로 달릴 때 몸이 더 가볍게 느껴진다. 오호!  

 

 

요즘 내 아침 운동에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아침 운동을 시작한지 60일 쯤 되었다.  그동안 4.2 킬로그램 (무려 고기 일곱근)이 빠졌다.  처음 한달동안은 하루에 100그램씩 쭉쭉 빠졌는데, 그 후로는 체중이 그리 쉽사리 빠지지는 않고 있다. 며칠에 100 그램 이렇게 빠지는 식이다.  아무래도 운동 시작 한 이후에 - 운동도 열심히 하지만 - 몸에 좋은 것도 잘 챙겨 먹어서 그럴 것이다.  단백질가루도 챙기고, 닭고기, 생선, 쇠고기 구이등도 매일 밥상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평소에 별로 안먹던 '남의살'까지 추가로 먹으면서 살을 빼려니 -- 체중 감량에는 속도가 붙지 않지만 나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 나 스스로 내 몸이 되살아나고 있으며, 내가 건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바디 체중계의 기록을 살펴보면 - 전체적인 건강지수가 높아졌다.  근육량도 많아지고, 수분도 높아지고, 지방은 감소하고 있고, 신체연령도 감소하고 있으며 - BMI도 내려가고 있고 전체적으로 아주 좋은 상승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된다. 내가 미스코리아에 나갈것도 아니고, 패션 모델이 될 것도 아니고, 뼈만 남은 멋쟁이가 될 생각도 없다.  나의 꿈은 뭐 이런 것이다 -- 맨발 달리기 대회, 맨발 걷기 대회 뭐 이런 것에 참가하거나 맨발로 등산도 할 수 있는 그런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하하하.  나는 건강해지고 있다. 나는 가벼워지고 있다 -- 체중이 팍팍 줄어들지는 않지만, 체중과는 상관없이 내 몸놀림이 가볍고 활기가 차오른다. 참 신나는 9월이다. 

 

요즘은 2.5 킬로미터 구간을 맨발로 걸은후, 돌아 올때는 운동화를 다시 신는데 -- 이 맨발 구간을 5 킬로미터로 늘릴까 생각하고 있다. 갈때-올때 , 다리 두개 지나가는 구간을 맨발로 돌면 된다.  (요즘 아침에 내가 걷는 거리는 12킬로미터 이다. 시속 6킬로미터 속도가 기록된다.) 

 

아침 운동 시작 이후 달라진 점:

  1. 체중 감량
  2. 의식적으로 닭가슴살, 생선, 쇠고기 스테이크등을 먹음 
  3. 과일 끊음 (나는 과일을 소처럼 먹던 사람이라, 이것은 애주가가 술을 끊거나 골초가 담배를 끊는 것과 같은 결기과 결단이다.)
  4. 채소...값이...태풍때문에 너무 올라가서...채소가 귀해져서--대안으로 매일 미역국을 끓여 놓고 먹고 있다.  시장기를 느끼면 미역국에서 미역 (건더기)을 한 공기 꺼내 담아놓고 밥처럼 먹는다.  하루에 필요한 채소의 양은 뭘 먹건 반드시 채우는데 요즘은 미역이 효도를 하고 있다. 값도 싸고 건강에도 아주 좋다. 
  5. 불면증이 사라졌다. 전에는 자다가 깨면 새벽 2-3시에 깨면 그 후로 잠을 못 이루고 고통스러웠는데, 요즘은 밤 열시쯤에 누우면 곧바로 잠이 들고 아침 다섯시면 귀신같이 깨어난다. 그리고 몸도 아주 가볍다. 그러니까 발딱 일어나서 아침 운동을 하러 해변으로 나갈수 있다.  불면증이 사라지고 숙면을 하며 깨어난후 몸이 가벼운 것이 얼마나 하루를 복되게 하는지. 매일 감격스럽다. 
  6. 두통이 사라졌다. 이틀에 한번 꼴로 타이레놀을 먹어야 했던 만성 두통이 사라졌다. 머리가 가볍고 몸도 가볍다. 

 

 

그런데, 이런 모든 변화의 근원에는 - 내가 '성경 통독'을 마라톤 하듯 열흘만에 해 치운 것이 있지 않았나 짐작한다. 성경통독을 한 후에 - 나는 몸을 돌봐야겠다고 자각하게 되었고, 아침 운동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고, 이를 매일 실천하는 힘이 생겼고 그렇다.  허물어져가던 내 몸을 살린것이 내 아침 운동이라면 -- 그 살리려는 의지를 일깨운 것은 내 하느님 이시다.  내 하느님께서 공원길에서, 해변길에서 나의 기도와 찬양이 울려퍼지길 기다리고 계셨다.  거기서 만자자고 매일 아침 나를 깨우셨다.  그것이 성경 통독을 한 내게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상상하는 편이다. 

 

2020년 9월 8일 (화) 아침.

멀리 자전거 바퀴 모양의 1교가 보이고, 왕관 모양의 2교가 보이고, 3교 아래 교각 그늘로 향하는 발길. 이 장면도 옛날처럼 여겨진다. 지금은 새처름 가볍게 걷거나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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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20. 9. 16. 12:37

 

지난 일요일은 근래의 내 운동 기록중에서 가장 긴 거리를 걸었던 날이다.  매주 토요일엔 엄마댁에 가서 엄마와 시간을 보내고 (그것이 엄마가 살아계시는 동안 내가 실천해야할 숙제 같은 것이다), 일요일엔 아침에 예배드리고 쉬거나 산책이 나의 일상인데, 지난 일요일엔 나갔다가 예배전에 와야지 하고 집을 나섰다가, 내가 살고 있는 국제도시-섬을 한바퀴 도는 것으로 마무리 되고 말았다. (덕분에 일요일 예배를 드리지 못해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죄송한 중이다. 하지만, 주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을 내 발로 걸으며 찬송드렸으니 크게 노여워하지 않으실거라 생각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숙소에서 출발하여, 이 섬의 가장자리 (섬이니 결국 바다를 끼고 가장자리 길만 따라 도는 길)를 따라 한바퀴 돌아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대략 23 킬로미터 거리였다. 

 

 

일단 이 섬과 육지를 잇는 1교 2교 3교 4교가 있는데 4교에서 출발하여 4-1-2-3 순서로 일직선으로 해안선을 따라서 걷다가 - 길이 끊긴 지점에서 길을 찾아 내어 지난해에 롹 페스티벌이 열였다는 페스티벌 공원을 지나서, 섬의 저 반대쪽, 큰 바다를 마주하는 쪽으로 이동하여, 이 섬의 유일한 컨서트 홀의 뒷마당 해안 공원 카페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쉬다가, 다시 해안선을 따라 걷다보니 '솔찬공원'이라는 -- 큰다리를 지을때 그 다리 골조를 제작하던 장소라는 공원에 이르렀다. 이곳의 카페에서 간단히 커피와 크로아상으로 요기를 하고, 역시 해안선을 고집스럽게 따라 걸어 돌아왔다.  특히 1교에서 3교로 이어지는 약 2.5 킬로미터의 거리는 내가 맨발로 통과하는 붉은 흙길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시멘트 콘크리트로 둑을 덮고, 그 위에 황토를 깔아 놓은 구조라서 완전히 황토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맨발로 걸을때 흙의 탄력을 느낄수 있어서 맨발로 통과할 만한 곳이다. 

 

 

일단 투명한 가을 햇살 아래에서 (벼가 익기 좋은 투명하고 따가운 햇살이었다) 다섯시간 쯤 이 세상의 근심을 잊고 찬송하고 기도하며 걸었던 시간이 뿌듯하게 내 가슴에 남게 되었고 - 별 애정이 없던, 내가 임시로 거주하고 있는 이 섬에 대한 애정이 솟아 나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이제 섬의 어디에 어떤 보물이 숨겨 있는지, 오직 발로 걷는 사람만이 찾아낼수 있는 장소들을 잘 알고 있다.  

 

 

이제 내 머릿속에는 섬의 지도가 담겨 있어서 - 오늘은 어느 방향으로 어디까지 갔다 오면 좋겠다. 그 거리면 10킬로미터쯤 되겠구나 두시간이면 충분히 쉬엄쉬엄 다녀오겠구나, 이런 가늠을 하게 된다.  대개 내 걷는 속도는 한시간에 6킬로미터쯤 되고, 중간에 스쿼팅을 하거나, 새구경 꽃구경 지나가는 동물 구경하느라 멀거니 서 있을때도 있고, '기도 벤치'라고 내가 정해 놓은 벤치에서 약 5분간 고요히 기도도 하고 그런다.  섬의 가장자리로만 따라 걸으면 -- 별로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는다. 나는 마치 숲의 가장자리를 따라 자기 보호를 하며 걷는 야생동물 (여우, 야생 고양이등)처럼 세상의 가장자리 숲아래를 느리게 느리게 걸어서 지나간다.  이번 일요일엔 또 다른 섬의 가장자리를 걸어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다. 

 

* 나는 유명 관광지는 가지 않는다.  사람 많은 곳은 코로나 시절 이전부터 늘 피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어딘가 변두리로만 돌고 있는 인생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제주도' 역시 수십년전에 '교과서'처럼 남들이 다 신혼여행을 가던 시절에 신혼여행으로 가 본것이 전부인데, 그 당시에도 별로 기억에 남는 것이 없었고, 요즘은 사람들이 가볍게 아무때나 다녀오는 휴양지로 너무나 익숙하여, 그냥 가보기도 전에 싫증이 나고야 말았다.  나는 변두리로 다닌다. 너무 평범하고 너무 심심하고 하품나게 지루한 길, 그래서 아무도 안다니는 길, 말 해 야 아무도 모르는 길 그런데로 간다.  그런 길을 걸을때 - 나는 낯선 별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가 된듯한 느낌이 든다.  머리가 깨어나고 감각이 생생해지고, 모르는 길에서 아는 길을 발견할 때 희열을 느끼며, 그 아는 길이 낯설어 보이는 기묘한 체험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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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8. 1. 4. 10:42





2018년 들어서 처음으로 '나의 숲'으로 산책을 나갔다.  날씨가 추워서 개울이 꽝꽝 얼었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그다지 춥지 않게 느껴졌다.  겨울에도 칼바람만 불지 않으면 추위는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칼바람'이 무서울 뿐이다. 


짧은 겨울해라서, 오후 세시에 숲으로 들어가서 걷다가 돌아올 무렵에는 사방이 어두워졌다.  저만치 어슬렁거리는 동물이 여우인지 코요테인지 근처 인가에 사는 개인지 식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어둠속을 걷다가 생각해보니, 이 나이 먹도록, 인기척도 없는 겨울 숲속길을 해 진 후에 걷기는 처음이었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 춥지 않았고, 무섭지도 않았다.  그냥 터벅터벅 길을 따라 걷다보면 내 차를 세워 놓은 주차장이 나타나리라는 믿음 한가지로, 길섶에 쌓인 눈을 등불삼아서 걸었다.


꽝꽝 언 개울 얼음판에서 혼자 미끄럼을 타고 놀면서 -- 어릴적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썰매가 있다면 지금 참 신나겠다는 생각을 했고,  숲길을 따라 걷는 그 길이 고향집으로 가는 길처럼 여겨졌다.  미국의 숲길에서 오히려 고향길을 발견한다.  (한국은 낯설도록 너무 많이 달라졌다.)  겨울 숲길은 아름답다.  겨울 밤의 눈쌓인 숲길은 흰 눈이 길을 밝혀줘서 정겹다.  


얼음판위의 내 사진은, 개울가 바위위에 전화기 세워놓고 타이머로 맞춰 놓고 찍은 것이다.  매일 매일 겨울 숲으로 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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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7. 2. 6. 12:41


나는 이 세상에 와서 만 53년을 살았다.  


그 세월동안 병치례 하느라 입원을 한 적도 없고, 무탈하게, 그럭저럭 건강하게 잘 지내왔으니 그간의 은혜만으로도 넘치는 복이다. 


요즘 명리학 공부중이라는 내 친구가 전하는 말로는, 자기하고 나하고 생일이 같은데, 자기하고 나하고 그래서 사주가 비슷한데, 우리는 둘 다 '여름 사람'들이라고 한다. 여름이면 살아나고, 겨울이면 기운이 떨어지고. 나무들처럼 말이다. 우리는 둘다 그럭저럭 크게 이루는 것도 없이 크게 잃는 것도 없이 평범한 삶을 산다고 한다.  그것 참 정말로 그렇다면 복도 많은 운명이다. 어차피 내가 뭘 크게 이룰것 같지도 않은데, 크게 잃는 것도 없다하니 그것만 해도 어딘가. 내 친구는 공주처럼 태어나서 귀부인으로 산다. 나는 공주처럼 태어나지도 않았고, 귀부인으로 살지도 못한다.  그래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그게 그건가부다. 대동소이 할 것이다. 그러니 크게 자랑할 것도 크게 억울할 것도 없다.  아마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다 고만고만하겠지.  내가 개미떼를 내려다보면서 그게 그것처럼 여기듯이. 



1년후에 만 54년을 살았을 때, 내가 여전히 튼튼한 두다리로 걷고, 웃고, 그랬으면 좋겠다.  10년후에도. 20년 후에도, 30년 후에도. 



나이 오십을 넘기니 전에 목마르게 찾아가 보던 예술품들도 시들하고, 시간이 있을 때마다 하느님이 지으신 작품들을 보고 싶어진다. 나무, 풀, 하늘, 고양이, 그런것.  그게...나이가 주는 선물인걸까?  미술관과 숲길  둘중에 어딜갈래? 물으면 나는 주저없이 '숲길'을 선택할 것이다.  사람이 지어낸것 중 아름다운 것이 참 많다.  하지만 그 무엇도 하느님이 지으신 풀 한포기보다 더 아름다울수는 없다.  내 검은머리 속에 늘어나는 흰머리들이 내게 그런 얘기들을 해 준다. 



마음이 가는 곳으로 나는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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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6. 8. 12. 08:07



안녕 

나의 여름.  안녕 나의 칠월. 

안녕, 온종일 뒹굴거리며 내다보던 초록세상. 

안녕, 잠시 안녕 나의 버지니아. 

안녕, 잠시 안녕 나의 고양이들. 








가을을 향하여. 다시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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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은나무

    환영! 나의 친구! ^^

    2016.08.12 10:46 [ ADDR : EDIT/ DEL : REPLY ]
  2. 더우신데 출근하느라 수고가 많겠네. 아무쪼록 건강하게!!

    2016.08.15 02: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Diary/Walking2016. 8. 8. 23:40



8월 4일, 버크 호수를 한바퀴 돌고나서 집으로 향하는데,  오래 참았다는 듯이 쏟아붓던 기습적인 폭우.  비가 하도 좋아 갓길에 차를 세우다. 


차체가 파도에 빠진듯한. 온세상이 물보라에 일렁이던 짧은 순간.  이런 순간이 격하게 좋다.  아무 목적도 없이 그저 그 순간안에 그대로 머물고 싶은 것이다. 



차창을 때리는 빗방울은 풀잎같구나. 칼날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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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6. 7. 27. 01:17


내가 하루 50킬로 장거리에 걷기에 신고 나간 신발은 KEEN Whisper Sandal 이다. 5년 가까이 이 샌들을 봄 여름에 가볍게 걸으러 나갈때 신은것 같다.  그러니까 10마일 (16킬로미터) 정도는 이 샌들을 신고,  장거리 15-20마일 갈때는 여름에도 발목까지 감싸는 하이킹화를 신었다. 이것이 두켤레째인데 작년 겨울에 아마존에서 싸게 사서 (겨울에 여름제품 산거니까 그냥 떨이값에) 잘 보관하다가 올 여름에 꺼내 신었다.


처음에 집 근처 대략 10마일 안팎 걸을때는  맨발로 신었는데 (샌들이니까), 그래도 자질구레하게 발에 상처가 났다. 뒷꿈치에 물집이 생긴다거나 이러한.  내가 가볍게 걷는다해도 10킬로미터 정도를 걷는거니까.  그렇다고 더운 여름에 발목 하이킹화를 신기도 덥고, 그래서 내가 생각해 낸 것이, 발등만 가리는 양말을 신고 그 위에 샌들을 신는 것이다.  양말을 신으니 발 피부는 보호를 받고, 샌들의 통기성은 그대로 유지를 하고.  이렇게 걸으니 자질구레한 발 피부 상처 문제가 사라졌다.  발도 시원하고. 


일년에 한번만 해도 영광인 50킬로 대장정을 할까 말까 어쩔까, 그냥 별 준비도 없이 걸으러 나가면서 역시나 양말신고-샌들신고를 선택했다. 걷다가 발 아프면 그냥 오지 뭐, 이런 심산으로. 


그런데 이러한 방법이 내겐 매우 효과적이었다. 걷는 내내 발이 아주 편했다. 마지막 5마일 걸을때는, 아무래도 발이 붓고 피곤하니까, 양말도 벗어버리고 그냥 샌들만 가볍게 신고 걸었다.  킨-샌들. 합격 (two thumbs up!) 


하여, 장거리 워킹을 '조금'하는 경험자 입장에서 내가 추천하는 '발' 관리 및 신발 선택 방향은,

(1) 평소에 내 발을 잘 관찰하면 오른발, 왼발 따로따로 취약점이 있음을 알게된다. 가령 내 발은 왼발 네번째 발가락의 살이 유난히 통통해서인지 옆발가락과 마찰이 일어나면서 물집이 생기곤 한다. 장거리 걸으면 영락없다. 그래서 걸으러 나가기 전에 그 부분에 부드러운 밴드를 붙여준다. 그러면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이렇듯 자신의 발의 섬세하고 연약한 어떤 부위가 있어서 습관적으로 그 부위에 물집이 생긴다 싶으면, 걷기 전에 문제의 부분에 부드러운 밴드를 겹쳐 붙여서 사전에 조치를 취해준다. 


(2) 신발은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의 무기와 같다. 좋은걸 사 신는다. 내 발에 편안하고, 발이 부어도 발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일수 있는 넉넉한 사이즈로. 끈을 조일수 있는 구조로 (좀 넉넉한 사이즈로 사서 끈으로 적당히 조여주면 된다).  여름 장거리 평지 워킹에 (등산이 아닌 평탄한 트레일 수준) 킨-샌들 같은 아웃도어 샌들이 제법 믿을만 하다. 그래도 섬세한 발 피부 보호를 위해서는 양말을 신어주고 그 위에 샌들을 신어도 아주 좋다.  샌들은 다른 사람들이 사용해보고 추천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가벼운 하이킹이나 장거리 워킹에 적합한.  내가 사용한 것으로는 킨 샌들이 듬직하다. 그러나 반드시 킨 샌들만 좋은것은 아니다. 7년 전에는 끈 가느다란 (시내 돌아다니는 용도의 날렵한) 나이키 샌들을 신고 바위가 뒤섞인 트레일을 아무 생각없이 다녀온 적도 있다. 그래도 발은 무사했다. 그냥 뭐 튼튼한 것을 추천한다 (걷는데 샌들 끈이 끊어진다거나 이런 불행한 사태가 나면 안되니까.)


(3) 나는 걸으러 나갔다 오면 '자동'으로 플라스틱 통에 물 받아다가 족욕을 한다. 그게 너무 즐거워서 -- 마치, 족욕을 하기 위해 땀 뻘뻘 흘리며 걸으러 나간것도 같다.  족욕은 즐겁다. 지상 낙원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플라스틱 물통에 발 담그고 앉아서 비누칠하고 비누칠하고 비누칠하고 발 여기저기 닦아주고 또 비누칠하고...참...즐거운 인생이다. (뭐 수천만원 들여서 창녀를 불러다가 짧게 재미보고 길게 사회적 망신을 산단 말인가. 그냥 물통에 물 받아다가 비누칠 놀이만 해도 파라다이스인데. 참, 이 재미를 모르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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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6. 7. 26. 20:59



어제 2016년 7월 25일, 하루에 50킬로미터 걷기를 시행하여 결과적으로 53 킬로미터를 약 13시간에 걸쳐 마무리를 하게 된 쾌거!를 기념하는 사진 몇장.


새벽 5시 10분 버크 호수.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컴컴했다(무보정).  하늘이 보이는 호숫가도 이렇게 어두우니 여기서 나무 울창한 숲길로 들어서면 눈앞이 잘 안보인다.  그래도 조심조심 걷다보면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고, 작은 돌멩이가 덮인 길이 '희게' 빛난다.   그래서 노래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에서 '밤새워 하얀 길을 나 홀로 걸었었다....' 이 가사가 경험자에 의해 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군. 달이 없는 밤이라도 대체로 길은 하얗게 보인다 (모래알갱이나 돌멩이들이 덮여 있을때). 희게 빛나는 길에 의지해서 더듬 더듬 걷다보면 날이 밝아온다.  참 신비로운 경험이다.  어둠속에 혼자 있을 때, 하느님과 가까워진다. 무서우니까 하느님 손을 꼭 잡게 되는 것이다. 







버크 호수 걷기 노선중에서 내가 '호수 요정이 숨겨 놓은 길'로 부르는 좁다란 오솔길.  바로 옆에서 호수가 찰랑거리고, 어릴적 논둑길, 밭둑길 같은 그런 아주 좁다란 길이 잠깐 이어지는 곳이 있다.  총 여섯바퀴를 도는 동안 노선을 이리저리, 방향도 이방향 저방향 바꾸면서 걸었는데 이 요정의 길은 다섯번 지나쳤다.  지나칠때마다 행복하다.  요정의 길이니까. 








이 빵 사진에 대한 정확한 기술을 위해서, 어제 아이폰 메모장에 썼던 기록을 가져와 보았다.  (최종 편집이 오늘 아침 시각으로 되어 있는 이유는 마지막 떠난 기록까지만 되어 있고, 마친 시각을 기록을 안해놔서 그걸 마저 적고 총 시간을 적었기 때문이다. ) 이 기록이 한뼘안에 들어가는 짧은 것이지만, 난 이걸 적기 위해 13시간 가까이 거북이 놀이를 해야 했다. 


기록을 보면 1-2-3 까지는 시간이 점점 단축된다.  그러니까 한바퀴에 오마일여 (오마일 조금 넘음)를 걷는것인데 90분 -- 85분 --80분으로 줄어든다. 그 전날 밤에 열대야 때문인지 두시간만에 잠에서 깨어 뜬눈으로 보내고, 잠도 안오니까 홧김에 새벽에 길을 나섰기때문에 처음에는 길도 어둡고, 몸도 무겁고, 그냥 터벅터벅. 두번째 돌때는 꾸벅꾸벅 졸기까지 했다.  두번째 돌고나서, 차에서 쉬다가 잠깐 잠이 들었다. 아주 잠깐, 한 20분쯤 푹 잠을 잔것 같다.  그런데 그 잠이 꿀잠이었던 것 같다. 세바퀴 돌때는 내 발에 날개가 달린듯 가볍고, 몸도 가벼웠다. 


세바퀴 돌았으니 목적한 거리의 절반을 수행해 낸 것이다. 그 때부터 반환점에 들어선 셈인데 몸도 슬슬 지치기 시작한다. 벌써 25킬로를 걸은거라구, 당연히 지치지.  그래서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네번째 돌때는, 배가 고팠다.  배가 쓰린듯 고팠다. 고통스럽게 여겨졌다. 나는 먹을것을 챙겨오지 않은것이다.  새벽에 가게에 들를수도 없고, 그냥 나온건데 이렇게 걸을줄 몰랐지.  네바퀴 돌고나서 나는 이렇게 적었다.  '배고프고 지친다. 먹을게 아무것도 없다.'  


별 생각없이 나왔으니 그냥 이쯤에서 집으로 가야 된다.  그런데, 내 내부에서 더 가고자 하는 의지가 어떤 의지 같은것이 솟아올랐다.  나 지금 잘 걷고 있어.  오늘 50킬로 걸을수 있을것 같아. 벌써 2/3를 마쳤다구. 이제 10마일만 더 가면 돼.  



빵의 기적 



나는 주차장의 내 차 주위를 살폈다.  하이틴으로 보이는 남녀 학생들 몇명이 차 트렁크 쪽을 열어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열린 트렁크로 아이스박스가 보였다.  소풍 나왔을것이다. 소풍 나왔으니 먹을것을 챙겨 왔을 것이다.  가서 뭔가 먹을것을 구해 와야지.  내가 다가가서 (지친, 노브라, 노화장, 시커먼 오십대 아시안계 남루한 아줌마의 형상), "Excuse me, you guys have anything to eat? I'm on my walking project now.  I have enough water but I am out of food. I need something to fill my stomach. Bread or muffin or anything."  여학생들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뚜---한 표정으로 서 있는데, 키가 장대같이 크고 빼빼마른 전형적인 미국 남자 고등학생 녀석이 "Hey, I have bread in my car..." 하더니 바로 옆 차문을 열고 가방에서 '사라 리' 식빵 봉지를 꺼낸다.   그러더니 맨 위에서부터 식빵 네장을 꺼낸다. "It it enough?" 그는 나의 의향을 묻는다. 더 필요한지 이거면 되는지. "Oh, thank you, that's good.  I can pay you. I'm just out of food, nowhere to buy here."  내가 빵값을 내겠다고 하자 소년은 손사래를 치며 됐단다.  소녀들은 여전히 뚜--한 표정으로 빵을 구걸하는 나를 쳐다보고 서있고.  


그렇게 해서 얻은 빵이 저 사진속의 빵이다. 나는 나무그늘, 차에 앉아서 이 빵 네장을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먹어치웠다.  이 빵을 먹으면서 나는 알았다. 주기도문에 'Give us this day our daily bread'의 실체를. 내가 고통스러운정도로 배가 고플때, 무상으로 주어지는 딱 알맞은 만큼의 지상의 양식. 다른 무엇, 다른 어떤 가치도 이 빵을 이길수는 없는거지.  나는 '하느님'이 내게 보내신 빵을 먹으면서, 오늘 나의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임을 직감했다. 나는 결국 중도포기 하지 않고 이걸 해 낼거야.  (빵이 하늘에서 떨어져야만, 혹은 마법사의 모자에서 나오는 비둘기처럼 튀어나와야만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평생 한번도 기적을 경험하지 못할것이다.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것을 찾고 있으므로. 기적은, 그것이 거기에 있는 것이다.  내가 배가 고플때 먹을 음식이 있다면 그것이 기적이다.  구걸을 해서라도 음식을 마련한다면 은혜와 기적이 어우러진 것이다.  내가 배가 고픈데, 누군가  낯선이가 새로산 빵봉지에서 새 빵을 꺼내 몇장 준다면 은혜가 넘쳐 흐르는 일이다.  그게 하느님이 일부러 나를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믿어버리는 것은 나의 믿음의 방식이며 생존의 방식이다. 내가 용기를 내어 50킬로미터를 지옥같은 염천에 해 치우는게 가능했던 것은 -- 하느님의 빵을 먹었다는 확고한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 








얼음의 기적 






빵을 먹고, 배고픈 것을 해결하고, 쉬고 다시 걷기에 도전하는데 숲길 입구쪽에 버려진 얼음덩이들.  아마도 피크닉 나왔던 사람이 아이스박스를 정리하면서 얼음덩이를 내버린 모양.  그래서 화끈거리는 발을 그 얼음덩이위에 얹고 냉찜질을 한참 하였다.  발이 훨씬 가벼워졌다.  나는 이것을 '얼음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주님께서 염천에 내가 걷는 것을 염려하시어 길위에 얼음덩이를 뿌려 놓으시다.  얼음 버린 사람이야 자기가 뭘 하는지도 몰랐겠지만, 그건 글쎄 우리 하느님이 내 발 찜질해주시려고 그렇게 하신거라구.  



고난의 길 


이 길은, 약 200미터 이어진 호수의 뚝방 길이다. 호수의 물높이를 조절하기 위해 만든 뚝길 일 것이다. 볕 좋은 가을날 이 길을 산책하면 참 좋다.  탁 트이고 호수 전체를 내다 볼 수도 있고.  하지만 화씨 100도를 넘는 뜨끈뜨끈하고 쨍쨍한 날씨에 이 길은 한마디로 '튀김솥'이다. 장작이 이글거리는 아궁이 속에 던져진 것 같은 미치게 뜨거운,  사진은 더위가 한풀 꺾이 오후 4시반에 찍은 것이라 그나마 내가 '이제 살겠네' 하면서 여유가 생겨서 찍은 것이다. 한낮에는 이 길을 통과하는게 너무 무서워서 사진이고 뭐고... 그냥 통과하기에 바빴으니까.  여섯번 이 길을 통과한 중에서 한낮 세번 통과는 고통 그 자체였다. 땅에서, 하늘에서, 사방에서 불길이 훅훅 내게 오는것 같았으니까.  게다가 한낮에는 숲길 산책로에도 사람이 없었다.  날이 하도 뜨거우니까, 사람들이 호수 기슭에서 뱃놀이를 즐기거나 하는 정도였고, 산책로에, 낚시터에 사람이 안보였다.  그 큰 호숫간 숲길이 그냥 '무인천지'였다.   그런 뜨겁고 찌는 날을 택해서 나는 50킬로 장정을 나간 것이다. (낸들 알았나. 알았으면 안했겠지... 하지만 난 해냈다는 것이지.)


집에 와서 지삐한테, "지삐야, 엄마 오늘 50킬로 걷고 왔다. 너도 50킬로 걸어봤나?" 했더니, 지삐 왈, "군대에서 완전무장하고 70킬로 행군 해봤는데요..."  


50킬로미터를 걸었다.


내 영혼은 좀 가벼워졌는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열두시간도 넘는 그 행군하는 동안 하느님이 내 손을 꼭 잡고 계셨다는것을 시시각각 느꼈다.  서늘한 나무 그늘, 푸른 잎사귀들, 잔잔한 물결, 새소리, 내 주위를 에워싸는 모든 것 속에서 하느님이 웃고 계셨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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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ife connections

    좋은 잘 읽고 갑니다.

    2020.09.17 21:01 [ ADDR : EDIT/ DEL : REPLY ]

Diary/Walking2016. 7. 26. 08:38



오늘 새벽에 나가서 32.92 마일 (53 킬로미터)를 걷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새벽 5시 10분에서 오후 6시까지 이어진 나홀로 장정).  원데이하이크 제한 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14시간이고, 나는 12시간 50분 걸렸으니까 조금 느리지만 기준 시간 안에 제대로 해 낸 셈이다.  내가 갖고 있는 기록중에 가장 오래 걸리긴 했지만, 내가 이걸 해 낼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못했었다.  잠도 설치고 거의 뜬눈으로 새다 시피하고, 잠이 안와서 새벽에 나갔던 것인데 -- 글쎄, 내가 이걸 해 내다니.  (아무래도 하느님이 개입하신 것 같다. 내가 딱해보이셨나... 너무 친절하신 하느님. 아멘.)


오늘은 죽은듯이 깊이, 오래 잘 수 있겠지.  사지가 뻣뻣할정도로 지쳤으니까.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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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6. 7. 25. 16:44




2011년, 2012년, 2013년 4월 마지막 토요일.  그날 내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나는 기억한다.  일기나 지나간 블로그포스트를 찾아보지 않아도 나는 잘 안다.  



그 삼년간, 일년중 가장 날씨가 좋은, 부활의 계절 4월의 마지막 토요일마다 나는 포토맥 강변을 하루종일 걷고 있었다.  하루에 50킬로미터 걷기 행사.  2011, 2012년은 매클레인에 살때.  2013년은 메릴랜드 칼리지파크에 살때.  첫해 기록은 12시간쯤.  두번째 해 기록은 11시간쯤.  세번째 해 2013년에는 열시간 이내에 골인을 했다.  기록은 점점 좋아졌다. 이 행사를 성공 시키기 위해서 내가 한 사전 준비는, 20마일 (30킬로미터 안팎)거리를 사전에 두세번 걸어서 기초 근력을 확인하고, 확보하는 일이었다. 평소에 걷는 것은 말 할 나위도 없고.  



2012년 11월에 나의 왕눈이가 죽었다.  나의 왕눈이가 죽은 후 -- 아, 왕눈이의 죽음과 함께 무언가 내 삶에서 보이지 않는 불꽃 같은것이 빠져 나간걸까?  왕눈이가 죽은지 아직 만 4년도 안되었는데, 그 사이에 10년쯤 흐른것 같기도 하다. 왕눈아.  



2014년 봄. 치열한 경쟁을 뚫고, 그 행사에 등록을 했지만, 나는 장거리 워킹용 하이킹화를 사 놓기까지 해 놓고도, 그 걷기 행사에 가지 못했다.  내게서 불꽃이 빠져 나갔기 때문일것이다. 2015년 봄, 나는 50견에서 회복중이었고 내 몸은 녹 슨 고철 인형처럼 삐걱댔다.  하루에 50킬로미터를 걷는 일을 감히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올 해 봄, 물리적으로 나는 미국 밖에 있었거니와 설령 내가 미국에 있었다해도 상황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나는 기운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내 생애에서 하루에 50킬로미터를 걷는 일은 이제 요원하거나 불가능한 꿈이 된걸까?





하루 50킬로미터는 마일리지로는 31.1 마일쯤 된다.  31.1마일은, 내가 종종 나가서 걷는 버크 호수를 여섯바퀴 돌면 되는 거리이다. 2주쯤 전에 나는 왕복 16마일, 아코팅크 레이크 다녀오는 일을 별 일 없이 잘 해 냈다.  엊그제 버크 호수 세바퀴 도는 일을 잘 해 냈다.  과거에 비하면 걷는 속도는 현저히 떨어진 것 같은데, 느려진 속도 외에 다른 신체적 컨디션에는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대체적으로 신체가 노화 되었을 것이고, 그동안 운동도 부족해서 둔해진 측면도 있고, 이래저래 과거의 '영화'를 기대하기는 힘들어보인다.  그 몇년 사이에 평소 체중도 3킬로그램 정도 증가되었다. 나잇살일수도 있지만, 운동부족으로 인한 나잇살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음.  나이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평소 체중이 증가한것은 내가 그만큼 게을러졌다는 것일뿐. 



버크호수 세바퀴 돌은 기록으로, 그 두 배를 해 낼 수 있을까? 나는 자다 깨어 그 점을 곰곰 생각해본다. 



내가 조금 걱정이 드는 것은, '더위'가 한몫을 한다는 점이다.  며칠전 버크호수에 새벽에 나가 두바퀴를 걸은적이 있는데, 그날은 선선했다. 새벽날씨는 오슬오슬 서늘하기까지 했다. 약간 서늘한 날씨가 걷기에는 최고 좋다. 그래서 새벽에서 아침 나절까지 두바퀴 도는 일이 가뿐했다. 엊그제는 새벽에 나갔는데도 훅훅 더운 열기가 올라왔다. 찜통 더위였다. 새벽이슬조차 매달리지 않았고, 나무그늘에서도 시원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두바퀴 돌았을 때 무척 지쳤고, 세바퀴째 돌때는 있는대로 게으름을 피우기까지 했다.  날씨가 조금 서늘하다면...50킬로미터를 도전해 볼 만도 한데...



올림픽 경기중에서 가장 근사한 종목은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스포츠중에서 가장 신성한 것을 나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달리기를 잘 하지 못한다. 달리라고 하면 달리기는 하겠지만, 그 흔한 '조깅'조차도 나는 힘들게 여겨진다. 나는 그냥 달리기를 하는게 힘들고, 전혀 즐겁지 않다.  어릴때는 바람개비를 들고 들판을 뛰어 다니기도 한 것 같은데, 동네에서 저기 떨어져있는 전봇대까지 누가 먼저 달려가나 경주를 하면 나도 지는편보다는 이기는 편이었는데, 달리기는 내게는 무거운 운동이다.  나는 인간이 혼자서 42.195 킬로미터를 쉬지 않고 달릴수 있다는것이 경이롭게 여겨진다.  마라톤 선수들은 달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어떤 무시무시한 고통'을 견디고 있을거라는 상상을 하는 편이다.  숨이 차고, 가슴이 벅차고, 그냥 그대로 뛰던 다리를 멈추고, 팔을 늘어뜨리고 터벅터벅 걷고자 하는 '악마의 욕망'을 꾹꾹 눌러 참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상상을 하게 된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운동선수는 '마라톤 선수'이다. 



하지만 나는 달리기를 잘 하지 못한다. 달리기를 잘 하려는 욕구도 없다.  난 -- 걸으면 되니까.  난 내가 잘하는 것을 하면 된다. 나의 발과 나의 다리는 내가 아무리 멀리 걸어가도 내게 불평하지 않는다. 내 심장은 투덜대는 일 없이 평온하게 제 할일을 하며, 대체로 나는 평온하다.  조금씩 조금씩 지칠 뿐이지만, 지치면 지칠수록 내게 찾아오는 '평화'도 있다.  지칠수록 더 가까이 다가오는 평화.  그것의 정체를 나를 인간의 언어로 설명하기 힘들다.  신체의 언어로만 설명할수 있을 것이다. 지쳐 쓰러질때까지 걷는자가 얻게되는 평화 -- 그것은 직접 지쳐 쓰러지도록 걸은 자만 느낄수 있을 것이다.  아마 마라톤 선수들도 그들만의 희열을 맛보고 싶어서 힘들어도 끝까지 달리는 것이겠지.  그들의 경지를 나는 절대 알수 없지만.  (그러니까...미루어 짐작컨대...인생이 캄캄한 어둠 속을 혼자 걷듯 외롭고 두렵고 힘들다고 해도, 불평하지 않고,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내면, 끝까지 견디고 살아낸 것에 대한 보상으로 죽음이 비둘기의 깃털처럼 고요히 내 눈에 내리지 않을까?  두렵고 무서운 죽음이 아니라, 견딘것에 대한 보상같은 평화로운 죽음 같은것. 그런게 아닐까? 그러하다면, 나는 끝까지 견뎌내는 일에 좀더 성의를 다 해야 할 것이다. 마라톤 선수처럼.   )





나는 죽고 싶다.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싶다.  (사람들은 가끔 이런 상상이나 충동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상상한다.  내가 하루에 50킬로미터를 걸으면, 나는 어쩐지 한번 죽었다가 새로운 영혼으로 새 옷을 입고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과 비슷한 체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 나는 어떻게든 내 시간을 견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번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는 의식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엊그제, 지친 걸음으로 기도조차 멈추고 늙은 개처럼 꾸역꾸역 걷다가 문득 발견한 고요한 평화 (그건 기적같았다. 고요한 감사의 기도가 저절로 나왔으니까)를 상기하며, 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50킬로미터를 참고 걸으면, 마지막엔 좀더 큰 평화가 내 가슴에 내릴지도 몰라.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수는 없겠지만, 50킬로미터를 걸어도 안되면, 더 멀리 더 멀리 멀리 멀리 아주 멀리까지 가 보면 되겠지.  그렇겠지... 



준비물: 꽁꽁 얼린 물 두병.  소금 조금 (혹시 소금기 빠져서 기절할까봐), 주먹밥 한덩이. 냉장고에 사과가 없어...  신발은 하이킹화와 하이킹샌들 두가지를 준비해서, 상황에 따라서 갈아신고. 


불리한 상황: (1) 써포트 스테이션이 없다는 점.  (2) 여섯바퀴 도는 일이라 중도 포기가 용이하다는 점. 그냥 지치면 때려치고 차에 자빠져 잘게 뻔하다.  게다가 난 의지박약이야.  걷는내내 '하느님 제가 이걸 해내게 도와 주세요. 못하면 하느님 책임입니다 뭐 이렇게 협박을 해야 하려나. 그래봤자 '맹랑한 년' 이러고 못들은척 하실걸.  진짜 행사때는 단방향 50킬로미터 걷기라서 중도포기 자체가 불가능하지...난 여섯바퀴니까 세바퀴 이후부터 계속 유혹에 시달릴거다, 그만하자, 그만하자, 그만하자. 음 그걸 극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유리한 상황: 쓰러져 죽을 일은 없다. 힘들면 중도 포기하기가 용이하므로. 백팩을 짊어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 차에 물건 다 놓아두고 돌다가, 필요하면 한바퀴 마쳤을때 차에 가서 꺼내 먹고, 꺼내 마시고 하면 되니까. 


월요일 새벽에 거사를 치르려고 했는데, 어쩐지 물건너 간것 같다.  잠을 못잤다.  (고질적인 수면 장애.) 어제 저녁에 수영을 다녀왔어야 했어. 


***


일요일 아침 예배 마치고나서, 쇼핑 몰에 갔다. 찬삐가 돈 벌었다고, 내게 뭔가 선물을 사 주고 싶어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검정 가죽 누비 지갑 아주 세련된 것이 보여서 둘이 만져보고 눈독을 들였다. 정말 내 맘에 꼭 드는 물건이었다. 만지작거리다가 그냥 내려놓았다.  

왜, 왜, 왜! 왜 그냥 돌아서는 것인가요?


내게 선물을 사주고 싶어하는 아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내게 화를 내듯 물었다.  "지갑이 있어..." 


내가 현재 사용하는 지갑은 선물 받은 것이다. 선물 받은 것인데, 선물 받을때부터 '이거 중국 갔다가, 머라머라 짝퉁, 머라머라 똑같아서 비싼 돈 주고 사온건데, 짝퉁이라 미안해. 그냥 쓸래?'  뭐 이런 사연으로 내가 선물 받아서 몇 해 들고 다니는거다.  그거 몇년 썼으니 정품 새거 사준다고 찬삐가 성화를 하길래, 나는 아주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근데 옷장 서랍에 똑같은거 새거 또 있어... 나중에 또 하나 선물 받았어.. 쏘리, 쏘리." 


찬삐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나를 잡아먹을듯이 으르렁댔다. "엄마는 왜 불법 짝퉁을 쓰시나요?"  아니, 내가 일부러 산게 아니고, 누군가가 선의로 그걸 선물했는데, 그럼 그걸 면전에서 쏘아 붙이고 버려? 좋은 마음으로 선물했으니 귀하게 써야지... 내가 불법으로 산건 절대 아니야...  


찬삐는 내가 아주 못마땅하다.  난, 뭐 내가 뭘 들고 다니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뭐건, 나로서는 짝퉁이건 찢어진 것이건, 지갑 안에 돈이나 많았으면 좋겠다. 하하하.  내 인생이, 나라는 인간 자체가 짝퉁이 아닐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난, 나 자체가 뭐랄까 짝퉁 같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내 소유물이 아니라, 나라는 인간성 자체가 가짜 같은 것이다. 가짜.  그걸 극복할수 있다면. 내가 짝퉁이 아닌 순정의 무엇일수 있다면.  


찬삐야, 엄마 선물 살 돈 나줘. 내가 짝퉁이 아닌 진짜 일에 쓰게. 응? 지갑 사주지 말고, 지갑에 돈이나 많이 채워줘. 난 지갑보다 돈이 더 좋아. 진심이야. 



사실 내가 요즘 눈독 들이고 있는 친구는 따로 있다. 뉴요커들 사이에 알려져 있는 앰지월리스, 검정 가죽 누비 메트로 토트백.  475달러.  매트로 가방을 좋아하는데 검정 가죽으로 나왔대서 작년 크리스마스 때부터 침흘리며 쳐다보던 것이다.  참 예쁠거야... 갖고 싶은 것을 그냥 상상만하면서 쳐다보는 일도 재미있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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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6. 7. 24. 23:30




어제, 7월 23일 산책 기록. 


어제, 15.6 마일 (25킬로미터) 걸었던 기록.  아침 6시에 버크 레이크를 걷기 시작.  대략 5마일 안팍 (걷는 노선에 따라 약간 다른 길이)의 호수 주변을 세바퀴를 돌았다.  다섯시간쯤 걸렸다.  두바퀴까지는 한바퀴에 90분 유지. 마지막 바퀴는 그냥 쉬엄쉬엄 걸었다. (나는 여름 휴가가 끝나기 전에 이 호수 주변을 여섯바퀴를 온종일 돌까 궁리하고 있다. 내 목표는 하루에 50 킬로미터 걷기. 여섯바퀴 돌면 된다.  --참 스투피드해 보이는 계획이지만, 내가 본래 스투비드 쪽으로 천재급이라, 실행에 옮길수도 있을것이다. 애매한 추측). 새벽 5시쯤 출발하면  오후 서너시 (열시간 잡으면) 될걸 아마. 운이 좋다면 말이지... 


동틀무렵 시작된 바보스러운 걷기. (늙은개가 걷듯...느릿느릿, 바보스럽게, 하염없이.)


데이타에 의하면, 나는 평균 하루에 만 사천보를 걷고, 거리로 따지면 하루 평균 10.5 킬로미터 (6.5 마일)를 걸었다.  걷기 기록이 안보이는 날은, 수영장에 가서 한시간정도 수영을 하거나, 온종일 소파에서 뒹굴거리거나.







뭐 혼자 걷는거니까, 내 주변 만물이 내게 말을 건다. 나는 그들과 대화하느라 바쁘다.  혼자 있다고 혼자는 아니다. (전형적인 내향적 성격파탄자들의 증세--인트로버트 증후군).  부엉이나 올빼미 같지, 응, 응?   요즘 유행하는 포켓몬고의 증강현실 캐랙터는 절대 아니라굽쇼. 




세바퀴 마칠 무렵, 벤치에 앉아 쉴 때 내 눈길을 끌었던 두 사람.  소녀는 4살쯤 되어 보이고, 곁에 있는 이는 머리가 허연 노인. 할아버지였을 듯.  소녀는 물에 들어가 풀을 뜯어 관찰하다가 지친듯 물에서 나왔고,  할아버지는 그녀의 젖은 발을 수건으로 닦아주고 앙증맞은 신발을 신겨주느라 몸을 굽히고.



어딘가 나를 사로잡는 광경.  어린 소녀와, 부성애 넘치는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의 모습은 늘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내게도 할아버지가 있었다구!  물론 나는 저렇게 예쁜 소녀가 아니었고, 할아버지도 저렇게 곰살맞지는 않았지만.  '그림'하고는 거리가 멀었지만, 나에게도 내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할아버지가 있었다구!  (소녀 곁에 있던 이가 할아버지가 아니고 젊은 아빠였다면, 나는 소녀를 질투했을 것이다. 그건 내 사정이고.)




혼자 서너시간씩 걸을 때,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나는 늘 기도를 한다.  너무 지치면 기도조차 하지 않는다.  누군가 걷고 있는 나를 관찰하면, 내가 '미친 사람처럼' 혼자서 중얼중얼 속삭이듯 쭝얼거리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는 지칠때까지 기도한다.  죄많은 인생.....


어제는, 문득, 내가 계획한 기도를 마칠때, 가슴이 평온해지면서 감사한 마음이 찾아 들었다.  하느님, 최소한, 최소한 말입니다. 내가 손발이 묶여 아무것도 못하고, 아무곳에 가지 못하고, 아무것도 되돌릴수 없다 하여도 말입니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할 수 없거나, 아무것도 해서는 안된다는 이 암담한 기분이 지속된다해도 말이지요. 아무것도 할수 없지만, 최소한 내가 누군가를 위해  '기도'를 할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요. 하느님, 제가 기도할수 있게 해 주셔서 참 갑사합니다.  기도조차 못했다면, 저는 지옥에 있었을겁니다.  그러니 감사합니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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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6. 7. 16. 22:14


이것은 발을 푹 담그고 물장구를 쳐도 물이 밖으로 튈 염려가 없는 '발 전용 세숫대야'라고 할 수 있다.  한국마켓에서 보이길래 석달열흘 쳐다보며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샀던 기억이 있다. 두어해 전에.  그리고는 그 이후로 '나의 사랑하는 친구'가 되었다.  물론 우리집에도 목욕시설 완비되어 있고, 체육관에 가면 건식, 습식 사우나에 월풀 사우나, 수영장, 뭐든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게 필요한가?  --- 예. 절대적으로 필요합죠.  저 위에 열거된 모든것을 다 이용해도 해 줄 수 없는 것을 이 플라스틱통이 해결해 줍니다요.


목욕탕이건 수영장이건 사우나건 어딜 가도, 내 발을, 오직 내 발만을 편히 쉬게 해 주는 시설은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내 발은 늘 내 몸을 지탱하고 서 있어야 해.  물속에 누워 있을 때에도 내 발만 특별 대접을 받는것은 아니지.  그런데  이 통은 '내 발'을 '황제'처럼 대접할 수 있는 도구이다. 그리고 참 간편한 도구이기도 하다. 


한때 내 인생의 암흑기가 있었다. 아주 깜깜한 암흑기였다. 직장에 사표쓰고, 세상과 연을 끊고, 오십견 와서 어깨는 '병신'이 되었고, 어깨가 아파서 잠을 이룰수도 없었고, 우울증이 심했고, 뭐 아주 '죽어라죽어라죽어라'의 시간이 모래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니 시간마저 멈춘듯했다). 늘 골치가 아팠고, 중이염이 떠나지 않았다.  최악이었다. 그리고 겨울이었지... 겨울이라서 발이 시려운데, 그런 물리적인 시려움 말고, 그냥 뼛속까지 시려웠다.  난 사람들이 한여름에도 발이 시렵다고 말하는 그 발시려움을 몰랐었는데 그 때 그 시려움의 정체를 알았다.  따뜻한 이불속에 있어도 발이 시려운 그런 시려움.   그래서 이 플라스틱 통이 내 눈에 띄었을것이다. 


이 플라스틱통으로 그해 겨울을 보냈다. 세상과 단절된 암흑의 겨울. 그 통에 따끈한 물을 그득 담아가지고 발을 담그고,  고무주머니에 뜨거운 물을 가득 담아서 아랫배에 안고 그렇게 춥고 시린 시간을 보냈다. 다시 직장을 찾고 세상으로 나가는 것으로 내 암흑기는 끝났다. 이 발 목욕통도 그래서 잠시 내게서 떠나갔다.  하지만 요즘 나는 거의 매일 이 친구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걷고 돌아와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도, 곧장 샤워를 하기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떠다놓고 발부터 씻는다.  선물받아 아끼던 향기로운 고급비누를 꺼내다가 발에 문질러주고, 씻어내고, 또 다시 비누칠을 해 주고, 씻어내고, 발을 주물러주고, 발목도 종아리도 주물러주고, 다시 향기로운 비누로 문질러주고.  온집안이 비누향기로 가득찰때까지 ...  그렇게 '발을 위한 의식'을 치른후에야 샤워를 하거나, 혹은 그대로 소파에 누워 책을 보거나 한다.  발이 향긋하고 편안해지면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끈적거린다는 느낌도 날아가고...



서민이 황제처럼 노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 통하나면, 나는 황제가 부럽지 않다.  향긋한 비누와 뽀송한 타월이 곁에 있어주기만 하면 다른 무수리들은 필요도 없다.  유튜브 열어서 유제하 노래나 메들리로 들으면, 악사도 필요없어지지. 정명훈따위 트럭으로 없어진대도 세상의 음악은 충분히 아름다울수 있다.  내 발이 따뜻한 물에 잠겨 있을때.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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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6. 7. 16. 21:19






나는 심심하면 킨들용 공짜책을 다운받아서 아무데나 읽곤 하는데, 그래서 한시간이면 후다닥 읽는 '걷기'관련책 한가지를 다운받아서 읽어보았다.  걷기를 하기로 작정하면 -- 나가서 걷거나 -- 쇼핑 가서도 걷기 편한 신발을 열심히 들여다보거나 -- 걷기와 관련된 신문기사를 찾아보거나 -- 걷기로 30킬로 감량했다는 모델의 일화를 눈독들여 읽거나 -- 걷기 관련 철학책도 들여다보고 -- 걷기관련 건강 상식 책도 보고 -- 어디로 걸으러 갈 것인가 계획을 세워보고 -- 걸을때 목마르면 물을 마실 것인가 오이를 한개 씹어 먹을 것인가, 어느 쪽이 더 좋을까 혼자 고민해보고 -- 땀이 많이 흐를땐 맹물보다는 이온음료를 마셔야 하는지 신중하게 고민하고, 그냥 자기 자신을 그쪽으로 몰아간다.  걸을땐 걷고, 걷지 않을 땐 걷기에 관한 정보를 취합한다.  



그래서, 내가 새로 알게된 정보는:


보통 사람들이 걷는 속도가 시속 5 킬로미터 안팎. (내가 엊그제  25킬로미터 걸을때 평균 속도가 그랬지. 나는 평균인이다.)  노인들은 아무래도 속도가 떨어진다.  그런데 경보선수들은 시속 8마일 (12.9 Km)  뭐, 초특급 선수일때 그렇단 얘기겠지, 아니면 세계기록이라거나... (맥빠짐).



내가 한 때, 약 4-5년전에 한창 걸을때는 날아다니듯 걸었었다.  내가 빠른 걸음으로 속도를 붙이면, 조깅하는 아저씨하고 비슷해서,  아저씨가 나하고 같은 속도로 조깅하면서 (나는 걷고, 그는 뛰고) -- "Man, I am jogging and you are walking and look at this! Are you flying?" 뭐 이런 농담도 들었었는데.  한때 듣던 신동소리.  지금은, 뭐, 평범하다.  허리 굵어지고 배나오고 흰머리 늘어나고, 신속정확하게 노화가 진행중이다. (어쩌라구...) 그 당시 기록을 보면 50 킬로미터를 10시간에 걸으면서 중간에 쉬는 지점에서 휴식한 것까지 다 계산이 되었는데 (관리자들이 체크인 한 시간과 체크 아웃한 시간을 기록해서, 쉬는 시간 제외한 걷기 시간만 가지고 통계를 냈었다), 10시간 평균 걷기 속도가 3.3 마일 (5.3 킬로미터)였다.  초기에는 날아갈듯 하다가 후반에 속도가 떨어지면서 평균치가 이러했다.  총 50킬로미터중에서 약 30킬로미터는 평균  시속 6킬로미터를 유지 했으리라.  한창때니까... 아, 청춘을 돌려다-아-오. 이 못난 내 처엉춘.



지금 내가 속도내서 걸으면 얼마나 나오려나? 궁금해져서, 5마일 (8킬로미터) 짜리 버크레이크 한바퀴를 한시간에 도는지 못 도는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작정하고 속도내서 파바박 걸어봤다. 뭐 그렇다고 숨차 쓰러질 지경으로 속도를 내는 바보는 아니고, 그냥 평소보다 좀더 의식적으로 좀더 빠르게 걸어봤는데, 60분에 딱 4마일을 찍는다. 한시간에 6.4 킬로미터.  흠... 물론 이보다 좀 더 속도를 낼수는 있었지만, 한계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아직 나는 회복중이니까.  


오늘도 나는 --어딜 갈까 -- 장거리를 할까 -- 그냥 평소대로 6마일 코스를 갈까




걷기와 체중감량에 관한 언라인 자료를 보다가 재미있는 --혈액형별 성격 스케치를 보았는데,  여러가지 사항중에 이 부분이 재미있어서 긁어왔다. 


-가장 싸가지 없는 사람은?

1위-AB형:AB형은 싸가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재수도 없다.

2위-B형:약간 싸가지가 없다.

3위-A형:A형은 싸가지란걸 모른다.

4위-O형:O형은 일부러 싸가지 없게 행동하려는 경향이 잇다.

             하지만 O형의 착한 본심과는 다르게 자신을 싸가지없게 만드려고 노력한다.





사진은, 드라마 매드멘에서 신경질적인 아내가 어느날 애 울린 옆집 아저씨한테 보복하기위해 (그건 핑계고, 스스로의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담배를 입에 꼬나물고, 옆집아저씨가 날리는 비둘기를 향해 총질을 해대는 아주 웃기고 통쾌한 장면이다.  이 여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줄담배를 피워대다가,결국은 폐암 선고를 받고 시들어가는 와중에도, 마지막까지 줄담배를 입에서 놓지 않는다. 이 여자가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 역시 매케한 연기속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것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사람은 그럴 때도 있다.  해로운줄 알면서도 오기로 그걸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때도 있다.  하지만 여자가 담배를 입에 물고 허공에 총질을 해 댈때, 옆집 아저씨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을때, 나는 꽤나 통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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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위? :-)

    2016.07.18 22:57 [ ADDR : EDIT/ DEL : REPLY ]

Diary/Walking2016. 7. 15. 10:50




어제 장거리를 걸었으니, 오늘은 가볍게 몸 풀기나 하자고 숲으로 갔다.  걷다보니 마냥 걷게 되었지만... 





다녀 오는길에 진흙을 잔뜩 짋어지고 걷고 있는 '자라'를 만났다.  머리와 꼬리를 다 내밀고 걸을때의 몸 길이는 챙 넓은 내 모자 폭보다 더 길어보였다.  아무튼, 자연 상태에서 내가 본 자라중에 최고 큰 것이었다.  천로역정에 나오는 크리스티안처럼 무거운 짐 - 진흙을 등껍질에 짊어지고 가길래, 내가 막대기로 진흑을 긁어 내 주었다.  자라는 내가 신경이 쓰이는지 움직이지 않고 잠자코 있었다. 


등껍데기 가로 길이가 내 한뼘을 훨씬 넘는 것이었고, 세로 길이는 두뼘이 넘는것처럼 보였다. 컸다.  머리도 엄청 크고, 발도 아주 크고.  아주 작은 공룡처럼 보였다. 








오늘은 거대한 자라도 보고, 나름 즐거운 하루다.  이렇게 써 놓고보니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그림일기 같다.  인생이 초등학교 3학년의 여름방학 그림일기처럼 단순하고, 즐거운 일로 가득찰 수 있다면 좋겠다.  하지만, 어린시절은 짧게 흘러가고, 자라는 느리게 걷는다. 


자라님,  내게 기쁨을 주려고 잠깐 나오신건가요? 오늘 만나서 즐거웠습니다. 반가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자라 사진을 본 우리 오빠는 --" 중국에선 사람들이 저렇게 큰 자라를 들고 길에 서 있는데, 사 가라고. 미국은 좋은 나라구나..." 한다.  자라 요리를 테레비에서 본 적이 있다.  중국을 자주 드나든 우리 언니도 그 자라와 자라 파는 사람이 슬퍼 보였다고 회고한다.  역시 중국에서 사업을 했던 임작가께서는 '저걸 -왕팔-이라고 부른다고 알려준다.  왕팔이는 우리 왕눈이를 내가 별명으로 부르던 이름인데. 왕팔이, 우리 왕팔이.  자라는 내 친구다. 




* 저녁에 찬삐와 외출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주차장에서 갑자기 찬삐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차 문을 열고 달려나갔다.  나는 순간 -- 우리 고양이들 중의 하나가 뭔가 사고가 나서, 교통사고가 나서 죽어 자빠져 있거나, 혹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상상을 했다.  가슴이 무너졌다.  속으로 이런 생각도 했다.  사고당한채 살아서 고통받기보다는 차라리 이미 절명해 있기를... (난 참 이기적이다.)  내가 차를 세우고 찬삐가 달려간 쪽으로 가보니, 찬삐차 뒷창 유리가 박살이 나 있었다.  누군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혹은 사고로, 찬삐차 유리를 망가뜨린 모양이다.  찬삐는 난감한 표정이었지만 -- 나는 '안도'했다.  고양이가 아니었어. 고양이는 무사하다. 그냥 차 유리가 다친것 뿐.   하느님 고맙습니다. 고양이를 지켜주셔서.  차 유리 망가진 것이야 기분 나쁘지만 갈아 끼우면 되고, 고양이는 갈아 끼울수가 없으니까.  하느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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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6. 7. 14. 11:28




아침 9시 10분에 출발하여 11시 40분 8.2 마일 지점 도착.   30분 휴식.

오후   12:10분에 출발하여 2:40분에 출발점에 도착 


총 걸은 시간은 5시간.  총 걸은 길이는 16..4마일 (= 25.7 Km / 34,000보). 대략 시간당 5킬로미터를 꾸준히 유지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침에 출발 했을때는 오히려 아침이라서 걸음이 좀 무거웠고,  반환 지점에서 돌아올 때는 약간 지치기는 했지만 오히려 몸이 풀려서 속도는 유지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쳤지만 속도 유지에는 문제가 없는 정도의 피로.  (한창때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속도가 많이 떨어지긴 했다.)  미국으로 돌아와서 걸은 것 중에서 최고 기록이 12마일이었는데, 오늘 작정하고 장거리를 다녀왔다.  잘 해 냈다. 덥지 않은 날을 골라 20마일 코스를 가봐야 할텐데. 






돌아오는 마지막 1마일 지점부터 비가 뿌렸다.  햇볕은 쨍쨍한데 비가 쏟아졌다.  울창한 나무 아래로 걸으니 나뭇잎이 비를 가려줘서 비는 맞지도 못했다.  그래도 아무튼 내 머리위 나무로 비가 쏟아졌고, 그러니까,  나무와, 햇살과, 비와, 그 모든것이 '천지 만물'이 마치도 장거리 워킹을 마쳐가는 나에게 환호를 보내는 듯한 경이로운 풍경이었다. 


카메라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숲에 비가 쏟아지는 사진들이다.  이건 분명히, 나를 특별히 사랑하시는 하느님이 더위에 지친 내게 보내신 선물이다.  


땀을 많이 흘렸다.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 반팔 셔츠와 얇은 운동 반바지만을 걸치고 나갔다.  가슴을 욱죄는 브레지어 조차 하지 않았다. (미국 여자들중에 가슴이 작은 여자들은 브레지어 없이 잘 돌아다닌다. 나라고 못 할게 없지. 숲에서 누가 내 가슴선을 보는것도 아니고.)  면셔츠가 젖고, 젖고 흠뻑 젖었다.  얼굴에서도 땀이 흘렀다.  나는 한가지를 깨달았다.  올드 팝 Rain and Tears 에서는  비오는 날 울면 빗물처럼 보인다고 노래하는데, 나는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울고 싶으면 뜨거운 태양 아래를 걸으면 된다. 땀이 쏟아질것이다.  흐르는 땀 때분에 눈물이 흐르건 말건 문제가 안된다.  땀이 온 몸에서 강물처럼 흘렀다.   땅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열기와 나무그늘이 만들어내는 서늘함을 함께 온몸으로 맞으며 내 몸이 강물이 되어가는 것을 느꼈다.  




내가 사람이 아닌 어떤 다른 존재로 살 수 있다면, 나는 흐르는 강물이 되고 싶다.  바다로 바다로 향해서 매일 흐르는 강이 되고 싶다.  그리운 바다를 향해서 매일 달려갈 수 있게.  바다와 만나는 날, 나는 완벽한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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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6. 7. 5. 23:39


한국에서 한학기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내가 매일 하기로 작정한 것은 -- '걷기'이다.  스트레스 때문에, 그리고 여러가지 여건상 한국에서 운동이 부족했다. 뭔가 몸 상태가 항상 찌부둥하고 개운치가 않았다.  '미세먼지'라는 뿌연 존재가 귀신처럼 창밖에서 늘 서성인다는 기묘한 느낌도 한 몫했다.  눈이 따끔거리거나 콧속이 입안이 매캐해지는 느낌. 집으로 돌아왔을때, 창밖이 온통 초록 나무와 잔디로 가득차고, 그걸 내다보며 소파에서 잠들때의 그 느낌이 어찌나 평화롭던지.  (아 여기가 지상낙원이구나... 이런  고마운 느낌.) 


그래서 나는 매일 숲으로, 호숫가로 걸으러 나간다. 최소 하루 7마일에서 10마일 이상. 전체적으로 매일 10킬로미터이상을 나는 숲속을 걷는다. 날씨가 쨍쨍할때도 숲이 우거져, 초록 물속을 유영하는듯한 기분으로 나는 걷는다. 


어제는 찬삐와 간단히 7마일쯤 걸었는데, 녀석이 물었다, "엄마는 그렇게 걸으시면 발목이나 발이 안아프세요? 저는 발목이 좀 부담이 돼요."  


"글쎄,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대답해놓고 보니, 온종일 걸어도 발목이나 무릎, 혹은 발에 아무런 통증이나 '문제'가 없는 내 발과 다리가 -- 걷기에 최적화된 '타고난' 구조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든다.  내 몸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상체는 하체에 비해서 가는편이다.  하체가 상체에 비해서 굵다고 해도 맞다.  좀더 살펴보면, 머리통이 큰 편이고 (그래서 얼굴도 크다), 목부터 엉덩이까지 상체에 해당되는 부분은 대체로 가늘다는 느낌을 준다.  그런데 엉덩이 아래 -- 허벅지부터 발끝까지가 꽤 '발달되어 있다.'  다리뼈가 굵은 편이고, 발도 좁고 가느다란 아가씨발이 아니고, 딱 머슴놈 발같다.  다리는 균형이 잡혀 있지만 발목이나 종아리가 보통 여자들보다 굵다.  그래서 무릎 길이의 치마를 입을경우 발목과 종아리가 두드러져보인다.  이 경우 아예 미니스커트를 입어서 다리 길이가 길어보이게 하거나, 아예 발목까지 오는 긴치마를 입어서 굵은 다리를 살짝 가리는 것이 내 패션 전략이다.  혹은 폭이 좀 여유있는 치마를 입어서 다리를 다소 가늘게 보이게 하는 수도 있다.  아무튼 내가 옷을 입을 때, 곱다랍게 가늘지 않은 내 종아리가 나로서는 스트레스이고, 치마를 고를땐 늘 A라인 무릎치마나 혹은 발목치마를 고를수밖에 없다.  그런데,  나의 패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내 다리의 구조가 -- 걷기 위해서 길을 나서는 순간 세계최고의 '황금다리'가 된다.  난 온종일 걸어도 더 걸을수 있고, 아무리 걸어도 발이나 다리에 부상을 입지 않는다.  물론 발바닥에 물집에 잡히기도 하는데, 그 경우에는 터뜨려서 물기를 빼내고 반창고를 붙이는 것만으로 처치가 끝난다.  좋은 신발만 잘 갖춰 신으면, 나는 일년 365일, 평생 걸어도 좋을것이다. 난 그냥 타고난 '걷는존재'일지 모른다. 


우리 언니는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길고 늘씬한 다리를 가졌다. 참 부럽다.  한때 부러웠다.  지금은 별로 부럽다는 생각을 안한다.  길고 늘씬한 다리의 언니는 나보다 운동도 잘하고 여전히 날씬하고 부지런하지만 -- 과연 내 다리만큼 튼튼한 다리를 갖고 있지는 않다.  보통 사람처럼 쓰면 쓴 만큼 어딘가 아프고 문제가 생기고 그러아므로.  내 다리는 -- 그냥, 이건 하느님이 내게 주신 아주 특별한 선물이다.  '코끼리다리' 혹은 '무다리' 인것이 약간 아쉬운 점이긴 하지만 말이다. 


코끼리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봤다. 코끼리는 일견 느리게 걷는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사실 코끼리가 미친듯이 달려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코끼리도 필요하면 달리겠지만 대개는 걷는다.  느리게 걷는것처럼 보이지만 꽤 빨리 걷기도 한다.  그리고 코끼리는 오래 오래 아주 멀리 멀리 갈 수 있다. 난 슬슬 내 코끼리 다리에 대해서 막 자랑을 하고 싶어진다. 하하하. 


다시 한국으로 갈 시간이 올 것이다. 버지니아의 아름다운 자연, 내가 온종일 걸을수 있는 숲을 두고 가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 (내가 미국에서 가장 사랑한것이 -- '자연'이었구나, 실감하게 된다.)  애인과 작별하기 싫은 사랑에 빠진 여자처럼, 나는 매일 숲으로 간다. 나의 코끼리다리는 불평없이 나를 숲의 심연으로 이끈다.  (아, 한국에 있는 동안 3킬로 정도 체중 증가.  이걸 다시 빼고 가야 한다는 것이 내가 내게 부과한 '숙제'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먹고 퍼 잔것이 체중 증가에 주효했다.  갱년기로 다가가는 나의 나이도 한몫 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으로 가면, 아, 여건상 많이, 오래 걷기가 어렵다. 난 도심에서 걸으면  시끄럽고 막 스트레스 올라간다. 공기도 안좋고. 해결책을 찾아야 해. 아무튼 한국 가기 전에 체중을 잘 조절해야 한다.  몸풀기가 끝났으니, 이제 왕복 15 마일 (24킬로) 코스를 일주일간  해 보고, 그게 제대로 되면 왕복 20마일 코스 (32 킬로)로 도전해보고.  그러면 내 몸의 시계가 청춘으로 돌아가겠지. 걷는 내내 나는 기도하고 사색하고, 노래 할 것이다.  


걷기를 마치면 집에 돌아오는 길에 체육관에 들러서 수영을 하고 몸을 씻고 오는것도 -- 지상낙원의 삶의 일부다.  하느님은 나를 정말 예뻐하신다.  이런 선물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허락하시다니. 이 죄많은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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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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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6. 7. 5. 03:29





뭔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짓누르는 듯한 잔뜩 흐리고 축축한 날씨. 이따금 나무위로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더니,   결국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후부터 비가 추적추적 추적추적.   내 집에서 나를 기다리던 내 파랑 자동차.  아, 너 참 예쁘구나. 


비가 그치면, 밤이 오면, 사람들은 폭죽을 터뜨리겠지.  작년에는 바다건너 군함에서 터뜨려대던 불꽃놀이를 보았지.  종이를 접듯이 시간을 접으면 그 시간으로 포개질 수 있을까?  꼭 그럴것은 없다.  사람에게는 '뇌'가 있고, 기억장치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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