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6. 7. 16. 21:19






나는 심심하면 킨들용 공짜책을 다운받아서 아무데나 읽곤 하는데, 그래서 한시간이면 후다닥 읽는 '걷기'관련책 한가지를 다운받아서 읽어보았다.  걷기를 하기로 작정하면 -- 나가서 걷거나 -- 쇼핑 가서도 걷기 편한 신발을 열심히 들여다보거나 -- 걷기와 관련된 신문기사를 찾아보거나 -- 걷기로 30킬로 감량했다는 모델의 일화를 눈독들여 읽거나 -- 걷기 관련 철학책도 들여다보고 -- 걷기관련 건강 상식 책도 보고 -- 어디로 걸으러 갈 것인가 계획을 세워보고 -- 걸을때 목마르면 물을 마실 것인가 오이를 한개 씹어 먹을 것인가, 어느 쪽이 더 좋을까 혼자 고민해보고 -- 땀이 많이 흐를땐 맹물보다는 이온음료를 마셔야 하는지 신중하게 고민하고, 그냥 자기 자신을 그쪽으로 몰아간다.  걸을땐 걷고, 걷지 않을 땐 걷기에 관한 정보를 취합한다.  



그래서, 내가 새로 알게된 정보는:


보통 사람들이 걷는 속도가 시속 5 킬로미터 안팎. (내가 엊그제  25킬로미터 걸을때 평균 속도가 그랬지. 나는 평균인이다.)  노인들은 아무래도 속도가 떨어진다.  그런데 경보선수들은 시속 8마일 (12.9 Km)  뭐, 초특급 선수일때 그렇단 얘기겠지, 아니면 세계기록이라거나... (맥빠짐).



내가 한 때, 약 4-5년전에 한창 걸을때는 날아다니듯 걸었었다.  내가 빠른 걸음으로 속도를 붙이면, 조깅하는 아저씨하고 비슷해서,  아저씨가 나하고 같은 속도로 조깅하면서 (나는 걷고, 그는 뛰고) -- "Man, I am jogging and you are walking and look at this! Are you flying?" 뭐 이런 농담도 들었었는데.  한때 듣던 신동소리.  지금은, 뭐, 평범하다.  허리 굵어지고 배나오고 흰머리 늘어나고, 신속정확하게 노화가 진행중이다. (어쩌라구...) 그 당시 기록을 보면 50 킬로미터를 10시간에 걸으면서 중간에 쉬는 지점에서 휴식한 것까지 다 계산이 되었는데 (관리자들이 체크인 한 시간과 체크 아웃한 시간을 기록해서, 쉬는 시간 제외한 걷기 시간만 가지고 통계를 냈었다), 10시간 평균 걷기 속도가 3.3 마일 (5.3 킬로미터)였다.  초기에는 날아갈듯 하다가 후반에 속도가 떨어지면서 평균치가 이러했다.  총 50킬로미터중에서 약 30킬로미터는 평균  시속 6킬로미터를 유지 했으리라.  한창때니까... 아, 청춘을 돌려다-아-오. 이 못난 내 처엉춘.



지금 내가 속도내서 걸으면 얼마나 나오려나? 궁금해져서, 5마일 (8킬로미터) 짜리 버크레이크 한바퀴를 한시간에 도는지 못 도는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작정하고 속도내서 파바박 걸어봤다. 뭐 그렇다고 숨차 쓰러질 지경으로 속도를 내는 바보는 아니고, 그냥 평소보다 좀더 의식적으로 좀더 빠르게 걸어봤는데, 60분에 딱 4마일을 찍는다. 한시간에 6.4 킬로미터.  흠... 물론 이보다 좀 더 속도를 낼수는 있었지만, 한계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아직 나는 회복중이니까.  


오늘도 나는 --어딜 갈까 -- 장거리를 할까 -- 그냥 평소대로 6마일 코스를 갈까




걷기와 체중감량에 관한 언라인 자료를 보다가 재미있는 --혈액형별 성격 스케치를 보았는데,  여러가지 사항중에 이 부분이 재미있어서 긁어왔다. 


-가장 싸가지 없는 사람은?

1위-AB형:AB형은 싸가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재수도 없다.

2위-B형:약간 싸가지가 없다.

3위-A형:A형은 싸가지란걸 모른다.

4위-O형:O형은 일부러 싸가지 없게 행동하려는 경향이 잇다.

             하지만 O형의 착한 본심과는 다르게 자신을 싸가지없게 만드려고 노력한다.





사진은, 드라마 매드멘에서 신경질적인 아내가 어느날 애 울린 옆집 아저씨한테 보복하기위해 (그건 핑계고, 스스로의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담배를 입에 꼬나물고, 옆집아저씨가 날리는 비둘기를 향해 총질을 해대는 아주 웃기고 통쾌한 장면이다.  이 여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줄담배를 피워대다가,결국은 폐암 선고를 받고 시들어가는 와중에도, 마지막까지 줄담배를 입에서 놓지 않는다. 이 여자가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 역시 매케한 연기속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것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사람은 그럴 때도 있다.  해로운줄 알면서도 오기로 그걸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때도 있다.  하지만 여자가 담배를 입에 물고 허공에 총질을 해 댈때, 옆집 아저씨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을때, 나는 꽤나 통쾌했었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