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4. 22. 09:14




찬홍이와 메릴랜드주의 베이 브리지 (Bay Bridge)와 Sand Point State Park 로 소풍을 다녀왔다.  '다리'로 소풍을 가는 사람도 있는가?  ===> 나.  나는 베이 브리지를 경이롭게 바라보는 편이다. 엄청 길고 높은 다리이다. 이 다리를 몇차례 건너본 경험이 있는데, 이 다리를 건널때마다 '나 죽어서 다시 태어나면 다리 짓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

사실 이 다리를 건너서 몇마일 가면 아웃렛이 있다.  그래서 '다리' 구경삼아, 다리 건너 아웃렛에 가서 구경하다가, 다시 다리를  건너와서 다리 앞에 있는 Sandy Point State Park 로 가는 것이 소풍의 전체 진행 방향이 되겠다.  아웃렛에 가서는 기웃거리고 구경하다가 올리브색 가디간 (4철 입을 만한 것)을 하나 싼 값에 사고, 써브웨이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는 해변으로 향했다.




저기 보이는 것이 베이 브리지. 그리고 이곳이 샌드 포인트 파크이다.

사실 이 파크에서 2007년 겨울에,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 온가족이 여기에 들러서 사진 찍고 놀다가 가방을 놓고 자리를 떠난 것인데, 집으로 돌아오던 도중 내 가방을 아무도 안챙겼음을 깨닫고, 다시 차를 돌려서 이곳에 돌아왔다.  그때 이 해변에서 금속 탐지기로 동전을 줍던 사나이가 내 가방을 발견하고, 지갑속에 수백달러와 함께 온갖 신분증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고스란히 이곳 경비 경찰에게 맡겨 놓고 있었다.  그래서 내 지갑은 안전하게 내게 다시 돌아왔다.

그 후에, 2009년 4월에 지금은 귀국한 내 제자, 나의 조교였던 여학생과 컨퍼런스 발표를 위해 함께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곳을 지나치면서 여기 다시 들렀다. 그때 내 제자와 찍은 사진들을 아직도 잘 보관하고 있다. 나의 첫 제자였고, 그리고 내가 무척 사랑하는 학생이다. 지금은 모 국제학교에서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오늘. 세번째 방문이다.  그러니까...그 이래로, 나는 바다에 가 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늘 바다를 그리워하면서도, 내 생활이란것이 간단치가 않았고, 늘 걱정 근심거리들이 널려 있었고, 나는 바다에 나갈 여유가 없었다.  오늘 바다가 참 아름다웠다. 그래서 서울에 간 박선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작정하고 집 나오면 한시간에 올 수 있는 거리에 바다가 있었는데, 나와서 바닷바람 쐬면 좋았을 것을.  워싱턴에서 마음고생만 하다가 귀국하고 말았다. (다음에 워싱턴에 오면 내가 바다 구경 시켜준다. 약속.)


찬홍이도 플로리다로 돌아간것 같다고 좋아했다. 날씨가 4월의 날씨답게 따뜻한듯 하면서도 쌀쌀맞아서, 공기는 차고, 투명하고 그랬다.  나는 원래 성격이, 물가에 가면 한 겨울에도 일단 물에 발을 담가야 ...그래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므로, 집 나설때부터 반바지 입고, 그리고 차에 샌들을 싣고 나갔다. 그래서 신나게 물 놀이를 할 수 있었다.





갈매기 녀석들과도 놀고.







파도하고 오랫만에 놀았다.  (나 여기 여태 안오고 뭣 한거지? 응?  나 여기 또 와야지!)




내가 '살찐 유지태'라고 부르는 우리 잔삐도 오랫만에 아주 기분 좋은 표정. 













 



이 해변에는 갈대밭이 있는데, 갈대 숲이 아주 깊다. 2007년 겨울에도 이 곳에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같은 장소에서 또 기념 사진.




멀리 베이 브리지가 보이는 해변 숲.

오랫만에 맨발로 바닷가 모래 사장을 맘껏 걸었다. 그래서 발이 시원하고 좋다.  이렇게 바닷가를 걷고 오면 나른하면서도 시원하고 상쾌해서 오히려 피로가 다 날아가 버린듯한 기분이 든다.


* 아 요즘 내가 목도리와 장갑을 꼭 착용하는 이유는, 햇볕 알러지가 생긴것인지, 노후한 탓인지 손등이나 목이 햇볕에 노출이 되면 가렵거나 따끔거리고 아프다. 그래서 목을 감싸주고 손등을 가려줘야 안심이 된다. 그래서 이 장갑 한켤레를 저녁이면 빨아놓고 잔다. 아침이면 아직 덜 마른 것을 끼고 나가서 운전을 한다. (특히 운전할때 왼손이 햇볕에 그대로 노출이 되는데, 그렇게 한시간 쯤 지나면 손등이 아프다.)  썬 크림도 발라주고, 스카프나 장갑으로 가려주고, 그러면 아무렇지도 않고 좋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21. 06:42



버크 레이크 산책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  양말을 한 켤레 샀다.  등산용 양말이다. 정가는 15달러쯤 하고, 내가 산 할인가는 5달러이다. 그래도 양말 한켤레에 5달러 짜리는 나도 머리 털나고 처음 사보는거다.

원데이하이크 홈페이지에 복장에 대한 간단한 안내가 나와 있는데, 면양말을 신지 말라고 한다. 땀이 배인채로 신발 안에 오래 있으면 아마도 발 건강에 안 좋은 모양이다.  그대신 두툼한 야외용 전문 양말을 신으라고 해서, 큰 맘 먹고 한 켤레 마련했다.  신발은 현재 신고 다니는 운동화가 적당히 '낡아서' 가장 편안하다. 

잠바는 아주 얇은 비옷 대용 잠바를 언라인으로 하나 주문해 놓았다. 비가 오나 안오나 그것을 착용하면 더위나 추위를 막아줄수 있을 것이다.


30마일 하이킹을 위해서 더 사야할 것은 없을 것 같다. 썬크림이나 열심히 발라주면서 걸으면 되겠지. 
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11. 4. 21. 06:12



지난 3월 31일에 필립스 콜렉션에서 만난 현대 화가 쌤 길리엄.  내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서 끄적인 낙서에 그가 친필 서명을 남겨 준것을 오늘 액자를 사다가 담아 놓았다. (액자 6달러).   :-)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21. 05:47
찬홍이와 아침에 버크 레이크에 가서 한바퀴 돌고, 점심 먹고, 돌아왔다.  봄의 호숫가, 나무들이 새옷을 갈아입고, 눈부신 연두로 빛났다.










나를 매혹시키는 것은 이런 풍경이다.  물에 비친 풍경. 물에 비친 세상.  나는 눈앞의 풍경보다, 물에 반사된 풍경에 도취된다.









 



캐나다 거위는 순하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공원 근처에서 지내는 거위들은 특히 더 순하다. 사람이 다가가도 대충 피하는 수준이고, 빵 부스러기라도 손에 쥐고 있으면, 다가와서 달라고 꽉꽉대기까지 한다.  내가 길을 가로막고 성가시게 굴자, 이리 저리 피하더니 냉큼 물속으로 가버리고 만다.  사람이 물 속 까지는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Posted by Lee Eunmee
WednesdayColumn2011. 4. 20. 19:39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86316

4월의 마지막 토요일, 다가오는 30일에 포토맥 강변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일년에 단 하루 날을 잡아서 100킬로미터(60마일)를 걷는 행사를 하는 것이다.

조지타운의 톰슨 보트하우스에서 시작되는 C&O수로(Chesapeake & Ohio Canal)는 총 길이 184.5마일(296.9킬로미터)로 워싱턴 디씨에서 메릴랜드, 웨스트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까지 이어진다. 주로 산업 운송수단으로 활용되던 이 수로는 기차를 비롯한 교통의 발달로 사라질 뻔 했다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오히려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명소로 탈바꿈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1974년부터 진행된 이 100킬로미터 걷기 행사는 2000년부터 50킬로미터 행사가 추가 되었다. 100킬로미터 팀은 새벽 3시에 출발하고, 50킬로미터 팀은 오전 10시에 중간 지점에서 이들과 합류하여 100킬로미터 도착점인 ‘하퍼스 페리(Harpers Ferry)’에 이르게 된다. 일년에 딱 하루 진행되는 이 ‘걷기’ 행사를 위해 미국의 각 주와 해외에서 150여명의 사람들이 와서 모인다고 하는데 올해에는 나도 작은 아들과 50킬로미터 걷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나의 최장거리 걷기 기록은 22마일이다. 총 거리 11마일인 Capital Crescent Trail 을 한번 왕복한 경험이 있다. C&O 트레일을 왕복 20마일 걸은 적도 한 번 있다. 대략 15마일 거리의 걷기는 이따금 혼자서 하곤 했다. 체인브리지 부근에서 시작하여 강변을 따라 걷다가 내셔널 몰 지역에 이르러 박물관 구경을 하고 혼자서 터덜터덜 걸어서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김삿갓’ 같은 한나절의 방랑을 혼자서 하는 것이 나의 달콤한 취미이기도 하다. 체인브리지 부근에서 시작하여 조지타운까지의 왕복 8마일 거리의 강변길은 내가 버지니아에 사는 동안 가장 자주 나가서 걸으며 걱정 근심을 강물에 흘려보낸 곳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하루에 30마일을 걷는 일은 내게도 하나의 ‘도전’이 될 것이다. 그것을 잘 해내기 위해서 나는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걸으러 나가고 있다. 근력을 키워서 나의 ‘작은 도전’을 성공시키고 싶은 것이다.

마라톤도 아니고 걷기 가지고 무슨 호들갑을 떠는가 하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사실, 나는 어릴 때부터 ‘미련 곰딴지’로 통했다. 행동이 굼뜨고, 운동도 잘 못하고, 특히 달리기를 하면 숨이 찼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과 고무줄놀이나 술래잡기 놀이하는 것 보다 혼자서 방구석에서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놀았다. 이런 내게 가장 자신 있는 운동이 ‘걷기 운동’이다. 걷기를 잘 한다고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저 오랫동안 천천히 걷는 일에 익숙한 편이다. 내게는 혼자 걸으면서 사색하는 일이 아주 기쁜 일이다.

미국의 초절주의 철학자 쏘로우(Henry David Thoreau)는 말했다. “나의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생각이 흐르기 시작한다.” 시계추같이 매일 정해진 시각에 동네 산책을 한 것으로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 칸트. 그에게서 ‘산책’을 빼앗았다면, 그의 ‘비판론’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산책을 하면서 수업을 했다고 한다. 그것이 후의 ‘소요학파’의 모태가 된다.

걷기가 단지 사색에만 좋은 것은 아니다. 걷기는 우리 건강을 증진시키며 우리의 심성도 다스려 준다. 화가 날 때 나가서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오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분노가 가라앉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하루 날을 정해서 원없이 실컷 한번 걸어보는 것이다.

이 걷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미리 등록을 하고, 거리와 상관없이 일인당 45달러를 회비로 내야 한다. 돌아오는 차편이 필요한 사람은 미리 셔틀버스의 좌석을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http://www.onedayhike.org/ )에 안내가 되어 있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Life2011. 4. 20. 04:06

이랬던 왕눈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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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20. 00:30


국립수목원의 입구쪽에 있는 행정관은 현재 수리중에 있다.  하지만, 건물 밖의 연못에는 잉어들이 살고 있다.  잉어의 몸집이 오리만하다. (내 팔뚝만하다는 표현이 전혀 과장이 아니다).  스프링 브레이크를 맞이한 어린이들이 이곳에 소풍을 왔다가 잉어들에게 모이를 주며 좋아라 하고 있다.

어린이뿐인가. 나 역시  물속을 유유하게 헤엄치는 이 기름지고 현란하게 아름다운 잉어의 자태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런데, 꼬마들이 모이 주는 것을 보고, '청둥오리' 녀석 한마리가 잉어들 틈에 끼어서 모이를 빼앗아 먹고 있다.  오리 주제에 물고기를 잡아 먹지도 못하고, 물고기 밥이나 빼앗아 먹고 있다니... 자존심을 지켜주기 바란다 오리선생. 하하하.

아니지 아니지, 이 오리는 평화적 오리라서 물고기를 잡아먹는 대신에 물고기와의 공생을 선택한 것일지도 몰라.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19. 06:51


오전 10시에 국립 수목원의 분재 전시장 앞에 차를 세우고 오후 세시까지 계속해서 걸었다.

분재 전시장 --> 국회의사당 기둥들 --> 양치식물 공원 --> 아시안 공원 --> 아나코스티아 강변--> 목련공원 --> 벚꽃 공원 --> 사철나무 공원 --> 다시 국회의사당 기둥을 지나 --> 분재 전시장을 지나 --> 기념품 매장 지나 --> 진달래길을 한바퀴 돌은 후에 --> 진달래 동산 구경.

수목원의 큰 두개의 루프와 그 일대의 공원들을 다섯시간 동안 두 발로 샅샅이 누비고 돌아다녔다. (지도에 표시된 대부분의 중요 포인트들을 보았다. 그래도 지루하거나 힘든줄 몰랐다. 아침에 김밥을 쌌고, 귤 다섯개와 물 두병을 갖고 갔는데, 김밥은 남았다. 돈은 한푼도 쓰지 않았다 (뭐 살것도 없고, 돈 쓸 일이 없었다).


사진이, 양이 좀 많아서, 주제별로 분류 정리하여 몇개의 페이지로 만들어봐야겠다.
주제별 정원에서 찍은 것들로 분류를 하는 것이 좋을것 같다.

사진은 나중에 공개하겠지만, 금주중에 방문하면, '천국'같은 비밀의 벚꽃동산을 거닐수 있고, 진달래 동산에서 꽃망울이 터져 나오는것을 볼 수 있다. 진달래는 이번주 말이 최절정이겠고, 다음주까지는 탐스럽게 남아있을 것이다.


찬홍이와 나, 꽃밭에서 놀고 있는 사진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18. 04:52
찬홍이가 다음 일요일까지 스프링 브레이크이다.  (나 역시 스프링 브레이크 이다). 그래서 찬홍이를 일주일간 '걷기'로 단련 시킬 궁리를 하고 있다.  오늘은 '간단히!'  찬홍이를 '끌고' 베데즈다 왕복  8.5마일을 걷고 왔다.


아파트 입구의 왕벚꽃 나무. 꽃이 탐스러운것이, 크레용이나 유화 물감으로 막 짓이겨서 떡처럼 발라 놓은것 같은 느낌을 준다.


지난 며칠간의 비바람에 꽃이 많이 지고 만 흰 벚꽃나무.


차를 세워놓는 포토맥 애비뉴의 사과꽃.  (사과가 열리니까 사과꽃이라는 것을 안다.) 며칠간의 짙은 구름이 쓸려나가고 화창한 하늘. 그리고 구름.

베데즈다로 향하는 Capital Crescent Trail 구간. 내가 '부스럼꽃'이라고 부르던 '박태기 나무 꽃' 혹은 Redbud.



늦은 벚꽃 나무.







 


Kenwood 의 흰벚꽃은 일주일 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마치 마을 전체가 사라진듯한 낯선 느낌. 흰꽃으로 뒤덮여 있던 나무가 이제는 초록색 새잎들을 매달고 있다.





나무타기. (내가 The Selfish Giant 삽화를 그려보고 싶어서, 애들이 나무에 올라 앉아있는 풍경을 제대로 그리기 위해서, 나무에 올라서 여러장의 사진을 찍었다.









우리의 목적지, 베데즈다 반즈앤노블 앞. 이곳은 마을의 광장같은 구실을 한다. 매장 앞 마당을 꽃으로 예쁘게 꾸며놓고,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서 논다.




베데즈다의 '조지타운 컵케이크'는 줄을 길게 서 있지 않아도 된다.  단지 조지타운 컵케이크가 주는 '단맛'을 조금 맛보기 위해서 찬홍이와 나도 하나씩 사서 먹었다.  인생의 순간순간, 즐길수 있을때 즐기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자는것이 요즘 내가 사는 방법이다.  돌아보지 않기.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기. 때되면 떠날 각오로 하루하루 즐겁게 살기.  우리에게는 하루치의 근심만큼 하루치의 위안이 필요한법.   아, 오늘도 크 커피집에 들러서 프렌치 프레스 커피를 한잔 마셨다. 그 커피 참 소박하고 인정미가 있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16. 20:17

Garden Flowers, St. John's Catholic Church, McLean



오랫만에 내 친구하고 만나서 걸으러 가기로 했다.  내 친구는 매일 아침에 예배당에서 아침 미사를 본다. 그래서 내 친구를 만나러 우리동네 세인트 존스 예배당에 가서 나도 아침 미사에 참석하였다.  이곳은 내 조카 세팔이가 다니던 학교이기도 하다. 세팔이녀석에게 학교에 핀 예쁜 꽃들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세팔이놈은 이곳에서 가을 학기만 하고 집으로 돌아갔으므로 녀석은 이곳의 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를 것이다.





이 학교에서는 금요일에는 학생들이 예배당에서 금요 아침 미사를 본다.  그래서 예배당에 전교생이 오고, 그리고 파이프 오르간도 연주되고 천사같은 성가대 학생들이 노래도 하고 그런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줄 맞추어 예배당에 들어설때면 나는 '우리 세팔이도 예전에 금요일마다 이곳에 들어왔겠구나' 하고 세팔이 생각을 하곤 한다.

아주 아주 노인이시라서 지팡이를 짚고 들어오시는 할아버지 신부님이 설교(?)를 하시다가  "옛날에, 내가 어렸을때..." 하고 뭔 말씀을 하시려다가, 할아버지가 학생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You wouldn't turst me, but I was as young as you once... (너희들은 믿기지 않겠지만, 나도 한때 너희들처럼 어린 시절이 있었지...)"

할아버지 신부님은 나름 '농담'을 하신 것인데, 학생들은 너무나도 경건하게 앉아있었다. 아무도 웃지 않았다. 나는 할아버지가 어렸을때 어떠셨을까? 학생들을 쳐다보면서, 저 노인이 저렇게 어린 시절이 있긴 했겠지..혼자 상상을 해 보려고 애썼다.  그리고 내가 노인이 된 후의 얼굴과, 내 어린시절의 얼굴을 번갈아 생각을 해보다가,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나는 한 5분이나 10분쯤 잘 잤을 것이다. (일장춘몽). 꿈속에서 나는 하얀 팥고물이 묻어있는 흰 인절미를 열심히 받아먹었다. 나는 무척 허기져서 누가 주는지도 알 수 없는 그 인절미를 연신 받아먹었다. 그러다가 잠이 깼는데, 할아버지는 설교를 마치시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할아버지가 무슨 설교를 하셨는지 알수 없지만) 나는 꿈에서 받아먹은 인절미 덕분에 포만감과 함께 푹 자고 난 후에 몰려오는 그 따뜻한 상쾌함을 느꼈다.



예배당 정원에서는 도그우드가, 라일락이, 튤립이, 히아신스가 피어나고 있었고, 사제관 입구의 수선화는 이제 시들하게 서 있었다. 내 친구는 튤립이 '인공 꽃'같이 보여서 매력을 못느낀다고 했다.  튤립은 어찌보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싸구려 가짜꽃러럼 상투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극히 개인적인 체험을 통해서, 나는 튤립의 매력을 안다. 바람에 한들한들 흔들리는 빨간 수선화 꽃 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안에서 우주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인다.

라일락을 발견하면, 월트 휘트만이 링컨을 애도하던 시가 떠오른다. 링컨은 라일락이 질 무렵에 저격당했을것이다.



예배당의 히아신스는 크고 탐스럽고, 그 향이 정원 가득 퍼지는듯 그윽하였다.






 


끊어진 강변 길을 걷다



지난 며칠 사이의 폭우로 강물이 불어있었다. 숲길이 간간히 불어난 물에 끊기기도 했다. 버지니아 블루벨은 아직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위틈에 손톱만하게 작은 꽃들이 피어났다.




민들레도 밝게 웃고




터키런에서 아메리칸 레지온 브리지까지 왕복 4마일 코스를 마치고, 주차장 근처의 피크닉 공간에서 내 친구가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집에서 만들었다는 아몬드 강정과, 직접 구운 고구마, 그리고 ....와인 한병. ㅋㅋㅋ. 공원에서는 맥주나 와인이나 뭐든, 알콜음료는 금지되었다. 그런데, 내 친구가 나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와인이라...

나는 내가 가끔 대담하고 무모한 짓을 눈하나 까딱 안하고 저지른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내 친구가 토끼처럼 겁이 많고 온순하며 준법정신이 투철하고 나보다 보수적인 노선이며 도덕감에 충실한 착한 시민이라는데 동의한다.  그러므로, 나는 내 친구가 나를 위해서 '정말로' 와인을 갖고 나타날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때 쫄았던 것은 바로 나였다. "아이구야, 이거먹다가 경찰한테 걸리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러나, 사방에 꽃이 어지럽게 피어나는 이 좋은 계절에, 사람없는 숲속에서, 강물은 콸콸 소리내어 흐르고, 우리들은 숲길을 한시간도 넘게 돌아다니느라 지키고 배도 고픈 판국에, 게다가, 아침에 하느님전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나름대로 선량하게 살아보려고 노력도 하였는데, 와인 '한방울' 정도는 신이 용서해주시지 않으실까나...




그래가지고, 나는 향기로운 와인잔을 노려보며 깊은 사색에 잠겼다.
상상해보자. 예수님이 미국의 국립공원에서 12제자들과 둘러 앉아서, 빵과 와인을 제자들에게 나눠주며, "이빵은 나의 몸이고, 이 와인은 나의 피니라...마셔라..." 바로 이럴때, 순경아저씨가 싸이렌 엥엥거리고 나타나서 벌금 딱지를 떼는 장면을.

그래서 예수님은 국립공원에서 '학생'에게 와인을 돌렸다는 혐의로 체포가 되고,
사실은 유다가 경찰한테 문자 메시지로 고자질을 했다는 것이 후에 밝혀지며
베드로는 냅다 도망가면서 세번이나, "저는 그이가 누군지 몰라요"라고 외쳤던 것이니...

그래서 사색에서 풀려난 나는, 와인병을 내 옷으로 가려놓고, 이 성스러운 와인 파티를 즐겼다. 할렐루야.
경찰아저씨가 딱지 끊으러 오면 나는 말하리라, "내가 안그랬어요. 클레어가 그랬어요~~ "

오호라, 나는 모든 잘못을 남에게 미루던 아담과 이브의 후예가 아니었던가. 바위틈에서 나오던 굵고 붉은 뱀과 맞딱뜨렸는데, 내가 놀란만큼이나 뱀도 놀란듯, 뱀은 바위속으로 다시 들어가 숨고 말더라. 뱀아, 너도 이브가 무서웠던거냐.


와인을 다 마신후에, 우리들은 다시 강변 길로 내려가서 끊어진 숲길을 헤치고 나가느라, 가시덤불을 끊고, 바위를 기어오르며 행진하다가, 이런 길없는 길을 십자가를 지고 오르신 위대한 스승이 인류사에 있었음을 사색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15. 19:14





하루에 60마일을 걷는 프로그램이 있다. 일년에 딱 한번. 매년 4월 마지막 토요일. 새벽 세시부터 자정까지 줄창 걷는다. 

나는 30마일 (50 킬로) 걷는 동일한 프로그램에 등록을 했다. 출발점부터 30마일 거리까지는 걸어본적이 있고, 30마일 지점에서 60마일 지점까지는 새로운 길이다. (찬홍이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동으로 등록됐다. 내가 묻지도 않고 등록 해버렸으니깐. :-)  )

Posted by Lee Eunmee
WednesdayColumn2011. 4. 13. 19:08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80917

글쎄, 아들아, 네게 해 줄 말이 있구먼.
나한테 인생은 수정 계단같이 화려하지 않았지.
못과 가시가 튀어나오고, 판자는 깨지고,
카펫도 깔려있지 않은 맨 바닥이었어
하지만, 그래도 난 늘 계단을 올라갔어.
계단참에 도착한 후에는 모퉁이를 돌았지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들어 설 때도 있었구먼.
그러니 아들아, 돌아보지 마라.
좀 어려워 보인다고 해서 계단에 그냥 주저앉으면 안돼.
지금 넘어지면 안 된다.
왜냐하면, 아가야, 이 어미는 아직도 올라가고 있는걸
어미는 아직도 계단을 오르고 있어.
그리고 나의 삶은 수정계단이 아니었단다.

Well, son, I'll tell you:
Life for me ain't been no crystal stair.
It's had tacks in it,
And splinters,
And boards torn up,
And places with no carpet on the floor --
Bare.
But all the time
I'se been a-climbin' on,
And reachin' landin's,
And turnin' corners,
And sometimes goin' in the dark
Where there ain't been no light.
So boy, don't you turn back.
Don't you set down on the steps
'Cause you finds it's kinder hard.
Don't you fall now --
For I'se still goin', honey,
I'se still climbin',
And life for me ain't been no crystal stair.


미국 흑인 문학계의 별과 같았던 시인 랭스턴 휴즈(Langston Hughes, 1902-1967)의 ‘엄마가 아들에게(Mother to Son)’라는 시이다. 미국 중학교 교과서에 시 전문이 실려서 교실에서 이 시를 읽고 토론을 하는 일도 있다. 영문 원시를 읽어보면 아주 평범한 흑인 엄마가 아들에게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는 형식이다. 나는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 나의 삶도 수정 계단이 아니니까.

3년 전, 2008년 4월은 내게 아주 혹독한 계절이었다. 우리 집 큰 아이가 대학 입학 허가서를 못 받았기 때문이다. 꽃은 미칠 듯이 피어나는데, 우리 가족들 모두 지옥의 어둠 속에 빠진 듯 했다. 몇 가지 해결 방법을 고민하다가, 큰 아이에게 제안 한 것이 커뮤니티 칼리지 입학이었다. “엄마가 알아보니, 커뮤니티 칼리지에 가면 여러 가지 좋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더라. 오바마 대통령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콜럼비아 대학으로 편입 한 사람이야.”

나는 큰아이가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는 2년간 출퇴근을 하면서 내 차에 아이를 통학 시켰다. 첫 학기에 아이는 무척 괴로워했다. 다른 친구들은 큼직한 대학으로, 기숙사로 모두 떠났는데, 자신은 엄마의 차를 얻어 타고 커뮤니티 칼리지를 다닌다는 열패감이 아이를 몹시 괴롭힌 듯 했다. 첫 학기를 죽을 듯 괴로워하며 보낸 아이는 두 번째 학기부터는 학교에서 친구도 사귀고, 봉사활동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자신의 학교에 애정을 표하기 시작했다. 세 번째 학기에는 편입 희망하던 대학들로부터 입학허가서를 받기 시작했고, 네 번째 학기를 마치고는 자신이 희망하던 큼직한 대학으로 편입을 했다.

아이가 지옥 같은 어둠 속을 헤매던 그 첫 학기에,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괴로워 울기도 여러 번. 무조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했다. 그 당시에 나는 이 시에 나오는 엄마처럼 아들에 대한 나의 꿈 그리고 내가 살면서 실패하거나 넘어졌던 일화들을 들려주며, 이 시련을 어떻게 영광스럽게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하곤 했다.
아이는 서서히 안정을 되찾고, 자신감을 회복하고 그리고 결국 웃으면서 엄마의 품을 떠났다. 덕분에 우리는 아이의 대학교육 2년을 ‘'헐값’에 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야, 네가 효자다. 학비 비싼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싸게 공부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치하를 하곤 한다. 돌아보니 모든 것이 은혜로웠다.

남들이 번듯한 대학의 기숙사로 떠날 때, 희망학교에서 입학허가를 못 받았기 때문에 커뮤니티 칼리지로 가는 학생들의 기분이 어떨지 나는 잘 아는 편이다. 그 부모님의 마음이 어떨지도 짐작이 간다. 하지만, 이미 겪어본 입장에서 웃으면서 말씀드릴 수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가 학비도 싸고 정말 좋아요. 계획을 잘 짜서 착실히 공부하면 졸업 전에 원하는 큰 대학으로 편입을 할 수도 있어요. 절대, 절대, 절대 좌절하지 마셔요!”



***

한정된 글자수 안에서 글을 쓰느라 생략하고 지나갔는데, 블로그에서 첨가를 하자면,

실의에 빠진 사람, 실패의 기억에 짓눌려서 자신감을 잃은 사람  (self-confidence가 바닥에 내려간 사람)의 경우 무기력감에 빠져서 눈앞에 해결점이 보여도 아무것도 안하는 수가 많고, 행동화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렇게 무기력감에 빠진 사람을 지도하거나 돕는 방법은 :

1) 아주 구체적인 해결방법을 눈앞에 생생하게 보여줘야 한다
2) 해결의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하여 제시해줘야 한다.  그러니까, "공부만 열심히 하면 잘 할수 있어"라고 말해봤자 소용없고,  


    1. 집근처에 무슨 무슨 학교가 있는데
    2. 일단 거기 카운슬러를 만나보는거야
    3. 카운슬러와 학업계획을 짜보는거야
    4. 첫학기에는 뭐가 되어 있어야하고
    5. 두번째 학기에는 뭐가 되어 있어야 하고
    6. 프로세스는 이러저러해. 생각보다 간단하지?
    7. 이렇게 해서 성공한 사람들이 많이 있어. 그 중에 누구를 알고 있는데 만나볼까?

자 그러니 우선 오늘은 학교 웹사이트부터 좀 들여다보고... 이런식으로 구체화시켜야 한다. 이렇게 차근차근 밟아 나가다보면, 그 사이에 자신감을 되찾으면서 더 큰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전에, 학교에서 어떤 학생이 '히스테리' 증상을 보인 적이 있었다. 시험을 앞두고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 아래서 예기치 못한 행동을 저지른 것이다.  그때, 학생과 마주 앉아서 내가 했던 일:

  1. 현재 당신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뭐지? 한번 정리좀 해볼까?  학생을 안정 시키고, 종이위에 그의 문제들을 적어 나갔다.  개인 삶이 힘든 부분, 학업하는데 힘든 부분, 짓누르는 걱정거리, 기타 문제들
  2. 문제점을 다 적은 후에 이것들을 몇가지로 분류를 했다. (ㄱ) 해결 가능한 문제들 (ㄴ) 어쩔수 없는 문제들 (ㄷ) 애매한 문제들
  3. 해결 가능한 문제들을 다시 두가지로 분류했다. (ㄱ) 사실은 간단히 혼자 해결할수 있는 것들 (ㄴ) 누군가의 조력이 필요한 것들.


일단 문제 상황들을 말로 설명하고 종이에 적어보는 과정에서 학생은 많이 차분해졌다.  그중에서 나는 해결 가능한 문제들을 들여다봤다.  실질적으로 교수인 내가 도와줘서 해결할수 있는 문제도 있었고, 주변 학생들이 도와주면 될만한 문제도 있었다. 시간이 필요한 문제들도 있었다.

그래서 일단 해결가능한 것들을 정리하고 내가 도와줄것은 나도 메모를 하여 처리를 해주고, 주변 학생들의 도움을 청하고,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없으나 마음의 응원을 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상황이 지나고나자  학생은 일시적으로 '패닉'에 빠졌던 것을 스스로 부끄러워했다.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구먼. 우리는 모두 나약한 존재들이고, 우리는 때로 '나 죽겠다'는 최후의 몸짓을 할 때가 있는 것이다. 그때 조금만 도와줘도 잘 견디고 넘어가는 것이다.  '나 죽도록 힘들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꾹참고 죽는것보다 훨씬 좋다. 그런데 모든것이 한꺼번에 밀려오듯 혼란스러울때, 그럴때는 스스로 문제들을 객관화 시키고, 해결 가능한 것 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도록 누군가 곁에서 도와주면 좋다.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11. 4. 13. 08:36


학생들과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과 초상화 갤러리 견학을 다녀왔다.  학생들이 정확히 약속된 시각에 약속 장소에 집합해 주어서 예정대로 초상화 갤러리의 Docent Tour 를 한시간 하고,  내 안내로 미국 현대 미술을 한시간 돌아보고, 약 40분간 늦은 점심식사를 한 후에 오후 두시 반에 나는 자리를 떠야 했다. 학교에서 해결할 일이 있어서.

스미소니안 미술관은 늘, 갈때마다 새로운 무엇이 기다리고 있으므로 언제나 가면 즐겁다. 링컨 갤러리에 Wayne Thiebaud 의 Jackpot Machine (1962) 작품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아래는, 내 제자가 찍어준 사진. 진짜 작품 사진은 별도로 페이지를 만들어야지.  이 작품은 근래까지 Luce Foundation Center 의 구석에 걸려있던 것인데, 지금은 링컨 갤러리에 번듯하게 나와있다.  반가웠다. (자...곧 잭팟이 터지는 겁니다. 일상이 순간 순간 잭팟인것입니다!)



학생들이 오늘의 견학을 무척 즐거워 하였다.  나의 메시지는 이런 것이다. 선생이 되고 싶은 사람은, 혹은 선생은, 뭔가 자꾸만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멋진 것도 보고,  미지의 것에 호기심을 갖고, 좋은 시스템을 발견하고, 그것을 어떻게 생활에, 교육에 적용할 것인지 그러한 것들을 사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가 쏟아져서 코트야드 천창으로 빗물이 흐르는 것을 보면서, 늦은 점심 식사를 했다.  카페에서 와인을 판매하는데, 한병에 23달러쯤 한다. 와인 한병을 사서, 학생들과 조금씩 맛을 보았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 유부초밥을 넉넉히 준비 했고, 각자 과일, 샌드위치, 스넥등 한가지씩을 먹을것을 갖고 왔다.

머리위의 유리 천창으로 비가 쏟아지는데, 우리들은 각자 싸 온 점심을 테이블에 펼쳐놓고, 와인을 마시며 비오는 4월의 한나절을 기념했다. 비오는 날을 아름답게 보내는 방법 -- 스미소니안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의 코트야드에 가서 비가 흐르는 천창을 바라보며 뜨거운 커피, 혹은 와인을 홀짝이는 것이지. (와인은 잔으로도 팔고 -- 5달러쯤 한다, 혹은 작은 병으로도 판다.) 그런데 미술관 코트야드에서 와인 마셔보기는 처음인데, 정말 분위기 좋았다.  별것도 아닌 테이블이 갑자기 귀족의 성찬 테이블로 변모하고 마는 것이다.



학생이 보낸 사진 파일 중에서

이 사진은, 찬홍이가 흘낏 보더니,  링컨의 어떤(?) 신체의 부분(?)을 불가피한 이유로 포토샵 처리 한 것 처럼 보인다는  촌평.  내 학생이 실수로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린 것이었는데, 보여서는 안될 곳(?)을 가리기 위해 일부런 이런 처리를 한다고도 한다. 거기가 어디인지는 나도 잘 모른다.  




찬홍이의 평: 여기 모인 사람들이 모드 점쟎고 세련되고 그런데, 절대 교수같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한 사람 ----> 모친.


왜냐하면, 특히 아래의 사진 때문에.
여기서 유난히 움직임이 커서 사진속에서도 그 '역동성'이 드러나는 '유난맞은' 한 사람 ---> 모친.
(내 학생들은 최대한 얼굴을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편집하여 실은 것이다. 학생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줘야 하므로)
엄마는 왜 유난맞게 설치느냐 이거다. (우리집 애들은 내가 공공장소에서 설치는것을 무척 싫어한다. 하하하. 깔깔)

이건 설치는게 아닌데.

이건 뭐하는거냐 하면, 백남준씨 작품의 생동감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나름 '퍼포먼스'였던거다. (참새가 대붕의 뜻을 어찌 알랴).  백남준씨 작품 Electrionic Highway 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 작품의 비밀을 내가 학생들에게 확인시켜주기 위해서 '굿'을 하고 있는 것이지. 사실, 나의 '퍼포먼스' 덕분에 '백남준'을 재 발견한 학생들이 '신이나서' 나중에는 다들 나처럼 퍼포먼스를 하며 놀았던 것이다.

(미술관은 고요한 물속이 아니다. 그 안에서 관객이 퍼포먼스를 할 수도 있는거다. 백남준씨가 그 창구를 열어 놓고 가신거다.)
 







위 사진은, 오른쪽 구석에 있는 사람이  키 포인트.
중간에 앉아있는 '아줌니'가 조각 작품인데,  너무나 생생하게 만들어 놔서, 내 학생은 이 아줌니가 진짜 사람인줄 알았다는 거다.  그런데 다가가보니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조각작품이었던 것이지.  이리보고, 저리보고, 샅샅이 골고루 들여다보는 '탐구심' 풍만한 학생.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11. 03:18



날이 잔뜩 흐렸지만, 비가 예보되지 않아서 아침에 터키런 파크로 향했다. 일단 American Legion Bridge 까지 다녀 온 후에 위의 지도에 보이는 트레일을 한바퀴 돌았다.  날이 선선하고, 촉촉하고, 그리고 강물이 콸콸 소리를 내며 흘러서 산책하기에 즐거웠다.

터키런 주차장 C 구역 (입구에서 첫번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이 표지판을 만나게 된다.


왼쪽으로 2마일 거리에 American Legion Bridge 가 있다. 거기까지 다녀오면 왕복 4마일.  여기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도 되고, 산책이 즐거울땐, 강변 길을 내쳐 걷는것이다. 이 강변길은 Potomac Heritage Trail 의 일부이다. 오늘, 걷기에 최상의 날씨라서 양쪽을 다 걸었다.


나무에 표시된 색깔을 Trail Blazing 이라고 한다. 하이킹 하는 사람들을 위한 표시 체제이다.  아래 노란색은 Turkey Run Park 영역을 알리는 표시이다. 위의 푸른색은 Potomac Heritage Trail 영역을 알리는 표시이다.  그러니까 이 두가지 가 공존하는 구간은 상이한 트레일이 이 구간에서는 함께 간다는 뜻이다.  그러나가 길이 갈라지면 한가지 색깔만 표시 된다.

그러니까 숲에서 헷갈릴때는 자기가 따라오던 색깔의 트레일 블레이징을 따라 가면 된다. 그러면 원래 계획했던 트레일 선상에 있게 된다. 색깔을 바꾸면, 새로운 트레일에 들어서게 된다.




오늘도 여러가지 야생화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그중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제비꽃.  내게는 보라색, 연보라색 제비꽃은 익숙하지만, 노란색 제비꽃은 처음본다.  터키런 숲에는 노란 제비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American Legion Bridge 아래 도착. 다리의 교각 부분에 낙서를 한 것이 근사해보여서 사진에 담아왔다. 낙서 부근에는 맥주병들이 널려 있었다.  와서 이런 낙서 하면서 맥주도 마시고 유쾌하게 떠들고 했을 것이다. (만약에 맥주를 마시는 것이 경찰 눈에 띄면 티켓을 받게 될 것이다. 미국의 공원에서는 알콜 음료가 금지 되어 있으므로.)







 






새싹들이 돋아나는 숲이 마치 연두색 안개에 휩싸인것 처럼 보였다. 희끄므레한 연두빛 연기가 숲을 감싸고 도는 듯한 느낌. 그런 광경을 카메라에 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세상이 정말로 존재 한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파스텔로 그린듯한 몽환적인 세상이 실제로 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길 걷다가 야생화를 관찰하는 두 신사를 만나서 이야기를 잠시 나눴다.  이분들은 책을 보거나 자신들의 자료를 확인해 가면서 숲에서 발견한 식물의 정체를 파악해 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몽환적인 숲에 모여 서서, Virginia Bluebell 꽃들이 평소보다 2주 정도 일찍 피어났다는 환경 기사와, 터키런에서 발견되는 특이한 식물들과, 뭐 그런, 서로 아는 이야기들을 나눴다.  그 신사들은 책을 보고, 수첩에 스케치를 하고, 메모를 하는 식으로 기록을 쌓아가고 있었다.  나는 주로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가 나중에 웹에서 자료를 찾아서 이름 정도를 확인하는 식이다. 이 신사들이 내가 평소에 궁금해 하던 식물들의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그래도, 내가 제법 똘똘하게 아는척을 하자, 자신들의 책을 사진찍어 가라고 내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메릴랜드에 있는 모 자연과학 단체에 가입할것을 권유했다. 하하하.  내가 구글을 뒤져보고 관심이 생기면 가입하겠다고 대꾸해 주었다. 나는 숲을 다니면서 혼자서 두리번 두리번, 새가 보이면 새 구경하고, 꽃이 보이면 꽃 들여다보고, 물이 흐르면 물 소리 듣고 그러면서 실컷 노는 스타일이다.  집요하게 어떤 대상을 관찰할 의사는 별로 없다.  그냥 이런 준 전문가들에게 귀동냥을 하는 것이 즐겁다.




숲에있는 모든 대상들이 내게는 기쁨의 원천이긴 하지만, 내가 꽃만큼이나 좋아하는 것이 이끼이다. 나는 이끼를 들여다보거나 손끝으로 만져보는 일이 즐겁다. 이끼가 어찌나 부드러운지...  오늘도 이끼 사진을 찍다가 문득 발견한 사실.  내가 좋아하는 이 융단같은 나무 이끼들은 대략 지상에서 3미터 이상은 못 올라가는 것 같다. 나무 이끼들을 보면 대략 내 키 높이에서 확장을 멈춘다. 아주 특별한 경우 내 키 두배 높이까지 올라간 이끼도 있다.

내가 추측하기에 이끼의 종류도 아주 많을테니까,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이 이끼의 생육조건은 사람 키 높이 정도이고, 아마도 다른 종류의 이끼들이 더 높은 곳에서도 생존 할 것이다. 종류별로 생육 조건이 다를 것이다.



지난 금요일에 리버밴드 파크에서 버지니아 블루벨 군락을 보았는데, 터키런에서도 길가에 이 푸른 버지니아 블루벨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아마도 다음주쯤이 피크일테고, 그 이후엔 다 시들어 떨어질 것이다.

이 꽃은 대개가 푸른색인데, 이따금 연분홍색 꽃도 보인다. 그것이 신기해서 찍어봤다.







아 숲에서, 강물 흐르는 소리 들으며 혼자서 잘 놀았다.  하지만, 자연 관찰하는 신사들과 만나서 유쾌한 대화도 하였고, 지나치는 개들이 연신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겨주었으며, 새들이 쉼 없이 노래를 불러주어서 혼자 에덴동산에 다녀 온 기분이다.


Posted by Lee Eunmee
MyColor2011. 4. 10. 06:12



어제 리버밴드 파크에 갔을때, 바로 내 코앞에 이 mocking bird (회색 앵무새)가 날아와 나뭇가지에 앉아 포로롱 포로롱 한참동안 노래를 불렀다.  그래서 나는 가만히 정지한채로 이 새가 포로롱 거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나한테 무슨 할 말이 있는거니?  아니면 내게 무슨 신의 계시라도 전하러 온 요정인거니?

To Kill a Mocking Bird 라는 남부 배경의 미국 소설은 하이스쿨 학생들의 필독서중의 하나이다. '앵무새 죽이기'란 죄없는 순수한 사람/사람들을 희생자로 만드는 잘못된 사회 풍토를 빗댄 제목이기도 하다.

연회색이라고 표현할 만한 색인데, 색채 작업을 하다보니 오히려 푸른 빛이 도는 새가 되어버렸다. 푸른빛이 도는 연회색에 가깝다고나 할까. 크기도 내가 그린 고만한 몸집이다.

내가 이 그림을 그려놓고, 물감이 마르길 기다리는 동안 청소를 하면서 빨래를 널고 있었는데, 문득 돌아보니, 왕눈이가 그림을 지키고 있는듯 그림 앞에 천연덕스럽게 엎드려 있었다. 왕눈아, 혹시 내가 그린 그림이 진짜 새로 보인거냐? 응? 헤헤. ("혁필쟁이가 말씀이 되는 소리를 허셔~" <--- 박선생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왕눈이는 그냥 심심했던 것이겠지. 깔고 앉지 않은것이 다행이지. 하하.

아아, 다가오는 금요일쯤에 왕땡이 털 깍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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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10. 02:48

이 동네 벚나무 꽃을 보면, 일본 병풍에 등장하는, 벚꽃으로 가득한 그림이 연상된다.
눈이 쌓인듯 검은 아스팔트위를 희게 뒤덮은 꽃잎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10. 02:43

Kenwood 벚꽃 지대


어제 비가 많이 쏟아졌다. 오늘 예보를 살피니 흐리긴 한데 비가 올것 같지는 않아서, 비맞을 각오를 하고 산책을 나갔다.  오늘은 아리조나 철교에서 늘 가는 조지타운 방향이 아니라, 그 반대, Bethesda (베데즈다) 방향으로 잡았다. 베데즈다의 Kenwood  벚꽃 구경을 하려고.

 * 오전 7시 30분, 아리조나 철교 출발
 * 오전 8시 30분  4마일 걸어서 베데즈다 시내, 반즈앤노블 책방 도착. 책방이 열리길 기다리며 시내구경하고, 커피 한잔 사먹고
 * 오전 9시부터 10시 20분까지 책방에서 책 구경.
 * 오전 10시 20분 -- 11시 30분 다시 차를 세워놓은 포토맥 애비뉴 도착.  (왕복 8마일 초과)

Capital Crescent Trail 은 0.5 마일 구간마다 마일표시판이 붙어 있어서 그것을 세면서 가면 거리 짐작이 가능하다. 나는 메일랜드 출발점에서 보면 7.5 마일 거리에서 3.5 마일 거리까지 4마일 거리를 왕복한 것이다.  11마일 종착점은 조지타운 톰스 보트하우스. (그러니까 7.5 마일 거리에서 조지타운 종착점 11마일포인트까지 가면 3.5 마일. 이런식으로 걸을 거리 계산을 대충 할수 있다.)

베데스다 시내 못미쳐서 Kenwood 라는 주택지가 나오는데 이곳의 벚꽃나무들이 수령이 백년이 넘는 것들로, 봄이 되면 마을 전체가 벚꽃동산이 된다. 이 벚꽃이 인근에 꽤 유명하다.

비올까봐 방수 잠바까지 입고 갔는데, 비는 오지 않고 흐리고 온화한 날씨라서, 오히려 걷기에는 최상의 날씨였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촉촉하여 편안하게 혼자서 잘 걸었다.


나는 버지니아에 살고 있는데 승용차로 15분쯤 이동하면 워싱턴 디씨이고, 차를 세워놓고 조금 걸으면 메릴랜드두 경계를 넘어간다.  하루에 두발로 세가지 다른 주경계를 들락거린 셈이다. 하하하.
(표지판을 모아 안내 글을 써보려고 표지판 사진들을 찍어봤다.)



본래 Capital Crescent Trail 은 '기찻길'이었다. 교통 수단이 발달하면서 기찻길이 사라지면서 그 자리에 트레일이 조성된 것이다. 그러니까 이 터널도 기차가 지나가던 터널이었고, 내가 '아리조나 철교'라고 부르는 검은 다리도 기차가 지나가던 다리였다.

그런데, 이 터널은, 어찌보면 -- 나 혼자 걸으면서 혼자 생각을 해서 그런지, 성전 건축물 같아 보이기도 한다. 어딘가 숭고해보인다는 말이지... 로마시대 초기 기독교인들은 지하 묘소 카타콤에서 집회를 했다고 하는데, 그들이 이런 곳에서 모였던걸까? 그러면 카타콤의 양식이 성전의 양식인걸까? 뭐 이런 여러가지 건축과 종교와 역사를 나 혼자 오가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했다.



어느 건물에 이런 낙서가 있길래, 하도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양쪽 가장자리에 있는 두명의 친구들이 표정이 조금 다르다. 재미있다.




Kenwood 벚꽃단지에서 셀프카메라. (왜 나는 꼭 내가 들어간 증명 사진을 남겨야 직성이 풀리는걸까. 나는 촌스러워서 그렇다.)


베데즈다 책방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시내 구경.  여기도 조지타운 시내하고 비슷하네...조지타운대학이 없을뿐, 시가지는 비슷하다는 결론. (그러니까 그동안 이 앞을 몇차례 지나면서도 시내 구경을 한가롭게 해보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조지타운 컵케익 분점도 있군...




메릴랜드주 깃발이 예뻐서 그냥 찍어봤다.




이 동네 명소인가본데, 반즈앤노블 옆쪽에 Quatermaine Coffee 라는 카페가 있다. 프렌차이즈가 아닌 지역 고유의 업소인가보다. 


나도 동네 명소에서 커피나 한잔 하려고 들어가서 French Press 를 한잔 주문했다. 그런데,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는 프렌치 프레스가 뭔지 모른다. 나는 막연히 내 친구가 만들어준 프렌치 카푸치노인가? 뭐 그런걸 상상했는데 우유가 들어가고 거품이 있는 부드러운 뭐 그런걸 상상했는데, 그냥 까만 커피를 주더라. 하하하. 내 친구 클레어가 집에서 커피 만들어주면 굉장히 맛있던데...

하지만 내가 늘 먹는 아메리카노하고는 맛이 좀 달랐다. 뭐랄까 거칠고 탁하고, 그러면서도 순하다고나 할까?  아무튼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먹다 보이 입에 맞아서 그걸 맛있게 다 마셨다.

그런데 이 집에서 일하는 직원들, 죄다 영화배우같은 미남들인데 영어 진짜 깔끔하고, 그리고 쿨하면서도 친절하더라. 직원들이 매력이 있어서 내가 또 가봐야할것 같다. 동네 장사라서 그런지 단골 손님과는 잘 아는것처럼 이야기를 주고 받기도 하더라.
아 그런데 내가 프렌치 프레스 주문하니까 What kind of bean? 하고 묻는데, 내가 할말이 있어야지... 내가 커피는 그냥 다 커피라서 아무거나 먹어도 지장없는데, 이 집에서는 커피콩 종류까지 손님이 고르나벼....(나 미쳐부러...)

이렇게 난처한 경우, 나의 전략은 뭔가하면:  "Uh..well...what would you recommend, sir?"  선택을 그쪽으로 넘겨버리는거다. 헤헤헤.  그러니까 그 탐 크루즈같은 점원이 "Uh, you like it strong? or mild or weak?"  이러고 묻는거다.  그래서 내가 Mild 라고 대답해줬다. 호호호. 그러자 "OK, red bean..." 뭐 이런것 같다. 난 커피콩 종류에 특별한 관심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가게 벽에 커피콩에 대한 설명판도 있는것 같았다.  커피 제대로 마실줄 아는 사람은 이 카페를 무척 좋아할것 같다. 나는 커피맛은 잘 모르고, 점원이 멋있어서 여기 또 갈거다.

이곳의 카페 밖에는 예쁜 벤치들이 마련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벤치에서 요기를 하는 것이 많이 보였다.




아홉시에 반즈앤노블에 들어가서 책 보며 놀았다. 하바즈 비즈니스 리뷰 4월자 특집 기사가 흥미로워서 구입해보려고 사진 찍어왔다.



The Playful Brain 책이 꽤 흥미진진하게 씌어졌길래...집에 와서 아마존을 통해 헌책을 주문했다. 돈 아껴서 살아야한다. 하지만 책은 원없이 봐야한다.  헌책을 구입하면...원하는 책을 싸게 볼수 있다.



반즈앤노블에서 반환. (그 전에는 여기서 줄창 가서 시작점까지 간적도 있다. 그것도...겨울에...미쳤지...하하하)



내가 차로 돌아가려면 7.5 라고 씌어진 곳까지 걸어야한다. 사실 그보다 조금 더 가므로 전체 왕복 길이는 8.5 마일 정도 된다.




캐피탈 크레센트 트레일의 전체 지도.






내 차를 세워둔 포토맥 애비뉴의 어느 집에서 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정원에 파란 의자를 내 놓았다. 달력 그림같아보인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8. 23:35

5301 Potomac Ave. NW
Washington D.C., DC 20016

내비게이터에 이 주소를 찍고 운전하여 가면, 잘 정돈된 중산층의 주택가가 한쪽에 있고, 맞은편은 수로와 포토맥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이 나온다.



구글맵에서 제공한 작은 이미지인데, 이 집앞에 늘 차를 대 놓고 산책을 시작한다.  하도 이 동네를 다녀서 어느집에 어떤 개가 사는지, 어느집 벚꽃은 언제 피는지, 뭐 그런 것까지 대충 파악하고 있다.  중산층 사람들의 지역이라 주민들도 친절한 편이다.

이 길이 Potomac Avenue 이다. 왼편엔 주택들. 오른편은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이다.

차를 이쯤에 세워놓고, (안전하다. 아무도 견인해가지 않는다. 차례대로 줄 지어 서면 되는데 늘 여유롭다...) 저기 오른쪽 구석의 숲길로 진입한다.

숲길을 내려 가면 아스팔트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4마일쯤 가면 Bethesda 가 나온다. (Capital Crescent Trail 의 구간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아리조나 철교가 보인다. 검정색 다리. 그 검정색 다리의 야간 조명등이 낮에 켜지고 밤에는 꺼지고 그래서, 내가 여기저기 이메일질 해가지고 정상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찬홍이는 이 다리를 '엄마의 다리'라고 부른다. (잠시 묵념 ㅎㅎㅎ) 그 다리를 건너서 0.5마일쯤 가면 Fletcher's Cove 가 나온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서 수로변을 걸어도 역시 Fletcher's Cove 가 나온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서 반대방향으로 가면 약, 10마일쯤 가면 Great Falls 가 나온다, 그 전에 Billy Goat Trail 입구를 지나치게 된다.



그 Fletcher's Cove 에서 2.5 마일 걸으면 (강변으로 걸어도 되고, 수로변으로 걸어도 된다. 두 길이 병행한다.) 조지타운 입구가 나온다.

조지타운 시내로 올라갈수도 있고, 아니면 내쳐서 하버로 향할수도 있다. 마음내키면 노선을 바꿀수도 있다.




참고로, 정확한 Fletcher's Cove 입구는 이곳의 Boathouse 주소인
4940 Canal Rd NW, Washington D.C., DC 20007

이곳이 되는데, 이 입구의 문제가 뭔가하면, 오전 오후 교통 통제가 이루어지므로 아예 이 방향으로 진입이 불가능한 시간대도 있고, 마찬가지로, 나왔을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달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시간대별로 차량 진행방향 통제를 하므로.  

설령 입구를 찾았다고 해도 진입 하기가 어렵거나, 위험하다. 차를 유턴하듯이 돌려서 좁다란 입구로 들어가야 하기도 하고, 나올때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서로간에 진퇴양난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곳을 어쩌다 방문하는 경우에는 어떻게든 이 입구로 들어와 보트하우스 주차장에 차를 대는 편이고.  이 지역을 잘 아는 사람들은, 위에 소개된 입구쪽을 이용하는 편이다. (게다가 요즘 보트 하우스 입구쪽에 건설공사가 진행중이라 차 갖고 집입하기가 더욱 어수선하다.)


Posted by Lee Eunmee
WednesdayColumn2011. 4. 8. 18:09
체사피크&오하이오(C&O) 트레일의 일부 구간. 오른쪽에 수로가, 왼편에 포토맥강이 펼쳐진 길이다.
체사피크&오하이오(C&O) 트레일의 일부 구간. 오른쪽에 수로가, 왼편에 포토맥강이 펼쳐진 길이다.
1. 조지타운 수로변 사진.
1. 조지타운 수로변 사진.
2. 봄 한철 내내 똑같은 길에 나가 걸으면서 거위들이 부화하여 자라나는 것을 관찰한 적도 있다. 포토맥 강변 거위가족 사진.
2. 봄 한철 내내 똑같은 길에 나가 걸으면서 거위들이 부화하여 자라나는 것을 관찰한 적도 있다. 포토맥 강변 거위가족 사진.
3. Chesapeake & Ohio National Park 조지타운 입구.
3. Chesapeake & Ohio National Park 조지타운 입구.


[길따리 사색하는 이은미의 자연여행] 꽃피는 봄, 온 가족 함께 걸어요
북VA·워싱턴 DC 산책코스 5곳 어때요
기사 링크: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79797

꽃피는 계절, ‘걷기족’들의 계절이 돌아왔다. 인류가 두발로 서서, 손을 사용하여 ‘도구’를 만들게 된 이후로 비약적인 발전이 있다고 문화인류학자들이나 진화론자들은 풀이한다. 수렵 채취 시절의 인류는 생존하기 위해 하루 평균 12마일을 걸어야 했다고 한다. 두 다리를 이용해 걸으면서 인간의 두뇌가 진화를 거듭했기 때문에, 우리의 두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열심히 걸어야 한다고 역설하는 인지과학자도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북 버지니아, 워싱턴DC의 주위에는 포토맥강을 중심으로 수려한 풍광이 펼쳐져 있다. 도시 생활을 하는 걷기족들에게 이곳은 하늘이 내려준 축복의 땅이라고도 할만하다. 짧게는 한두 시간, 넉넉하게는 서너 시간, 혹은 한나절 마음 편하게 걷기에 좋은 장소를 몇 군데 소개하고자 한다.

◇추천할만한 트레일 5 가지

▷내가 가장 자주 나가서 걷는 곳은 워싱턴DC의 플레처스 커브(Fletcher’s Cove)에서 조지타운 하버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대략 왕복 7마일쯤 되는 이곳을 두 시간 정도 걸으면 몸도 마음도 가뿐해진다. 사실 이 구간은 체사피크&오하이오 내셔널 히스토릭 파크(Chesapeake & Ohio National Historic Park)의 일부인데, 멀리 오하이오까지 연결된 흙 길로 전체길이 184.5마일에 달하며 전 구간을 자전거나 도보로 통과하는 것이 가능하다.

내가 조지타운 하버까지의 구간을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조지타운 도심의 책방에 들러 잠시 쉬면서 독서를 하다가 돌아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곳의 왕복 20마일 구간을 온 가족이 함께 걸은 적도 있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던 날 이어서, 괴롭고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곳의 빌리 고우트 트레일(Billy Goat Trail)도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이다. 일부 바위 구간이 나오지만 위험하지 않아 어린이들도 좋아하는 트레일이다.

▷리버벤드 파크(Riverbend Park)에서 크레이트 폴스 파크(Great Falls Park)로 이어지는 강변 숲길은 왕복 4마일쯤 된다. 이 트레일의 특징은 폭포의 상류에 있어서인지 강이 호수처럼 고요하며, 강을 바로 발치에 두고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은 고요한 정원 같아 사색하기에 좋다. 버지니아에서 그레이트 폴스 공원에 입장하려면 주차비를 내야 하지만, 리버벤드 파크는 입장료, 주차비가 무료다. 따라서 리버벤드 파크 트레일을 통해 그레이트 폴스로 진입할 경우 주차비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가볍게 한두 시간, 강변의 말랑말랑한 흙 길을 산책하기에는 이곳이 참 좋다.

▷워싱턴DC에서 메릴랜드의 베데스다를 통과하는 캐피털 크레센트 트레일(Capital Crescent Trail)도 추천 할만하다. DC의 조지타운 하버를 기점으로 한 이 초승달 모양의 트레일의 총 길이는 11마일. 이 트레일을 왕복하면 22마일을 걷는 셈이다. 나는 어느 날 여섯 시간쯤 걸려서 혼자 22마일을 걸은 적이 있다. 이곳의 특징은, 번화가인 조지타운 하버에서 시작해, 역시 아름다운 도시 베데스다를 통과한다는 것. 특히나 벚꽃이 피는 계절에는 베데스다의 벚꽃 군락지를 통과하게 된다. 트레일을 따라 걷다가 만나는 벚꽃의 감동은 평생 잊기 어려운 장면이다. 숲과 도시가 어우러진 트레일이라서 중간에 카페에 들러서 음료수 한잔으로 피로를 달래고 마저 걷기에도 좋다.

▷페어팩스의 버크 레이크(Burke Lake) 트레일은 인근 한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장소다. 트레일 전체 길이는 4.7마일. 걸음이 느린 사람이라도 호수를 끼고 한 시간 반 정도 쉬엄쉬엄 산책을 할 수 있다.

▷터키 런 파크(Turkey Run Park)는 왕복 4마일 거리의 ‘비밀의 화원’ 같은 곳이다. 발이 빠른 사람이라면 한 시간에도 왕복이 가능하고, 쉬엄쉬엄 사색하며 걸어도 한 시간 반이면 충분한데, 숲이 너무나 우거져서 여성 혼자 가기에는 어쩐지 불안할 수도 있겠다. 가족들이나 친구들 두 세 명이 함께 가실 것을 권한다.

▷워싱턴DC 인근의 포토맥강은 양안 모두 자연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 자전거족이나 걷기족이 걸어서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포토맥 강변 어디에서 출발해도 우리는 온종일 강바람을 쐬면서 실컷 걸을 수도 있고 혹은 일부 구간만 산책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트레일 산책을 나갈 때의 주의사항과 요령

▷강변이나 호숫가의 숲길로 산책을 나갈 때는 편안한 운동화에, 간편한 운동 복장, 그리고 썬블락 크림을 바르고 모자, 장갑 등을 착용하면 좋다. 휴대전화도 챙기고 가족에게 어디에 가는지 정확히 고지하면 비상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자동차에는 여분의 물을 항상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자그마한 배낭에 물, 간식을 챙겨서, 걷다가 목마르거나 허기 질 때 요기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배낭이 귀찮다면 지퍼가 달린 옷의 주머니에 별도로 귀중품을 보관하는 것이 좋다. 나는 은행카드를 재킷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숲에서 잃어버린 적도 있다.

▷산책을 꾸준히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트레일 산책 일기를 작성하는 것이다. 나는 산책 할 때마다 트레일 구간을 적고, 소요시간, 거리를 간략하게 메모하는 편이다. 그러면 한 달 단위로 내가 얼마나 걸었나 통계도 낼 수 있고, 걷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는 효과도 있다. 카메라로 풍경 사진을 찍고, 가끔 만나는 신기한 새들의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 블로그에 소개하기도 한다.

◇걷기 관련 서적

걷기와 관련된 책으로 60 Hikes within 60 miles (2nd Ed.) Washington DC including suburban and outlying areas of Maryland and Virginia 을 추천할 만하다. 한 때 이 책을 친구 삼아서 열심히 찾아 다녔었다. 한국어 번역서도 나온 빌 브라이슨의 A Walk in the Woods (나를 부르는 숲)’ 역시 걷기족들을 유쾌하게 해주는 필독서라고 할만하다.

◇관련 웹사이트 링크

이 글에 소개된 트레일들을 살펴볼 수 있는 웹 페이지들

http://www.nps.gov/choh/index.htm

http://www.fletcherscove.com/

http://www.midatlantichikes.com/id163.html

http://www.fairfaxcounty.gov/parks/burkelake/burketrails.htm

http://www.cctrail.org/

http://www.fairfaxcounty.gov/parks/riverbend/trails.htm

http://www.nps.gov/gwmp/turkey-run-park.htm



나는 위크엔드 한면을 상상하면서 글을 써서 송고를 했는데, 신문을 받아 보니 두면에 걸쳐서 큼지막하게 편집이 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사진이 뭐가 적당할지 몰라서 -- 골라서 쓰시라고 여러장 보냈는데, 그것들을 대부분 면에 수용을 하면서 면을 두배로 늘려 놓았다.  (놀라워라)

자전거가 들어간 표지 사진. 내가 꽤 좋아하는 사진인데, 그거 보내면서 '걷기 기사'에 자전거가 좀 안맞지... 하고 걱정을 했었다. 그것이 이렇게 크게 편집이 될 줄은 몰랐다.  조지타운 사진과 국립공원 안내판 사진은 며칠전에 찍은 것이고, 강변의 봄 사진들은 전에 (동일한 계절에) 찍었던 것들이다.

내가 아끼는, 내가 찍은 사진들과 내 글이 신문에 함께 실리니 기분이 좋다. 난 뭐든지 내손으로 뚝딱거리고 해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다. 내가 너무 좋아 탄성을 지르며 사랑하는 것들을 이렇게 신문 매체에 실어보는 것도 참 재미있다. 마치 연인을 친구들에게 공개하는 듯한 기분.  헤헤. 나의 이 헛되게 걸어 돌아다니는 취향은 우리 할아버지의 유전자일 것이다.  면 편집을 내가 상상한 것 보다 더 잘 해주셔서 편집자께도 감사한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8. 08:07





수업 마치고 일찌감치 퇴근하여, 옷을 갈아 입고 Riverbend Park 로 향했다. 도착하니 4시 30분.  Great Falls 전망대까지 가서 폭포 소리 들으면서 앉아서 쉬다가 쉬엄쉬엄 슬슬 걸어서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니 오후 6시. 가뿐한 소풍이다.

약 2마일이 채 못되는 리버밴드 트레일 (리버밴드 파트에서 그레이트 폴스까지 이어지는 길) 길 양편에 이 푸른 꽃들이 정원에 심어놓은 꽃처럼 무리지어 피어있었다.










이 인근 지역은 부자동네이다. 말을 키우는 대 저택도 많이 보인다. 그래서 가끔 말을 타고 산책하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저기 말타고 가는 아줌니하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아줌니가 말을 세우고 말을 걸길래, 말을 칭찬해주고 그리고 조랑조랑 이야기를 했다), 아줌니가 이 파란꽃이 Bluebell 이라고 가르쳐주었다.  자기는 꿈꾸는것 같다고.  뭐, 아줌니는 말타고 산책하시는 폼이 동화책속에 나오는 요정 여왕 같아 보였다.  아줌니는 아마도, 너무너무 아름다운 풍경속에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말을 걸고 싶었을 것이다. 그 느낌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서.... 아마 그랬을 것이다...



나는 혼자 터벅터벅 걸어 갔지만, 이렇게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인사를 한다던가, 말을 붙이면 말을 하면서, 심심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사실, 천지에 피어나는 새싹들과 꽃들이 끊임없이 내게 말을 걸고 있었으니까.








이 흰꽃은 내가 아직 이름을 못 찾아 냈다. 사진만 보면 크기가 짐작이 안되므로 내 손을 출연시켰다. 참 깨알만하게 작은 꽃들인데, 눈물겹게 예쁘더라.





Great Falls 는 가서 보면 그 위용이 느껴지지만, 사진을 찍으면 참 초라하다. 폭포가 넓게 퍼져있고, 우리가 보는 위치가 폭포보다 높은 곳이라서 그러할 것이다. 폭포 아래에서 본다면 달라 보일것이다.






봄바람이 따뜻하고 평온했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