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s2011. 2. 20. 12:32




찬홍이와 함께 Virginia Museum of Fine Arts (http://www.vmfa.state.va.us/Default.aspx ) 에 소풍을 다녀왔다.  내가 아직 감기에서 회복이 다 안된것 같아서 망설였는데, 그냥 갔다. 즐거웠다.

VMFA 는 버지니아의 수도 Richmond 에 있고, 우리집에서는 106마일 거리. 대략 두시간 쯤 달려갈만한 거리이다. (한시간 45분 걸렸다).  주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이므로 입장료 무료.  피카소 특별전이 진행중이라서 특별전을 보기 위해서는 따로 입장표를 사야했는데, 나는 여기저기서 피카소 특별전을 많이 관람했고, 나의 주요 관심사가 따로 있으므로 이번에는 특별전 관람을 안했다. (그래도 시간이 모자랐다.)

이곳은 지난해에, 대폭적으로 리모델링을 하여 재개장을 하던날 박선생과 방문한 적이 있다. 오늘이 두번째 방문이다. 그래서 찾아가는 길이 낯설지 않았다. 

두시간  달리는 동안 찬홍이와 클래식 음악 시디를 틀어놓고, 음악의 작곡자와 제목을 하나 하나 맞추기 놀이를 했는데 유쾌했다. 나는 음악을 들을때 작곡자와 제목을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있고, 그래서 머릿속에 작곡자와 제목이 정확히 떠오르지 않으면 무척 답답해 하는 편이다.  그런데 나의 이런 습관을 우리 식구들은 불편해 한다. (너무 히스테리컬하다는 것이지... 음악을 그냥 즐기면 되지, 꼭 족보 따져 들어야 하는가? 하는것이 나를 부정적으로 보는 우리 식구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그런 나의 습관에 아이들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요즘은 식구들이 내가 묻기도 전에 음악들의 제목을 찾거나 확인하거나 그러는 편이다. 특히 찬홍이의 경우에는 내게 무척 협조적이다. 오늘은 둘이서 신나게 '족보' 맞추기 놀이를 하느라 두시간이 지루한줄 모르게 흘러갔다. (돌아올때도 역시 이 놀이를 하고 왔다. 운전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도착하니 정원에 일본 작가 Jun Kaneko 의 세라믹 공예 작품들이 서 있었다. 우리들이 궁금했던 점은, 이 대형 작품을 어떻게 구웠을까? 이렇게 큰 것을 구울만한 가마를 어떻게 구했을까?  뭐 이런 식이었다.


작년에는 박선생과, 이 물이 찰랑이는 테라스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오늘은 바람이 몹시 불어서 얼른 뛰어서 실내로 들어갔다.  오늘 바람이 어찌나 무섭게 불던지 고속도로에서 차가 막 밀렸다. 내 작은차가 막 옆으로 밀리는거다. 조심조심 운전을 하였다.



실내, 유리창 안에서 바깥의 작품들을 내다보며 찍은 사진이다. 미술관 주변은 리치몬드 역사보존 지역이라서 옛 건물들이 많이 서 있다.



바깥 왼쪽으로 보이는 언덕, 그 아래가 미술관 주차장이다. 주차시설이 아주 넉넉한데, 이곳에 주차하면 하루에 3달러이다. 주차료도 참 착하다. 주차료 3달러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 좋은 미술관을 공짜로 들어가니까.





나는 미국미술을 집중적으로 관찰한 후에 다른 유럽이나 국제 미술을 살피는 편이다. 에드워드 호퍼가 나오면 반드시 기념 촬영을 하고. (상세한 사진도 찍어서 아주 기분이 좋은 중이다. 호퍼 페이지에서 소개하겠다)



미술관 3층에서 내려다보이는 중앙홀.
홀 가운데 Jun Kaneko 의 세라믹 작품이 서 있는것이 보인다.



오늘 내가 이 미술관에 가고 싶었던 특별한 이유는, 피카소 특별전이 아니고, 바로 이 작품 때문이다. Kawase Hasui 라는 일본 근대 판화가가 있다. (이전 페이지에 한번 소개를 한 적이 있을 것이다).  Hasui는 한국(식민지 시절의 조선)에서도 작업을 했던 일본 근대 화가이다. 그가 그린 조선 여인도 참 아름다웠다. 하수이의 판화 특별전시회가 열린다고 해서, 그의 판화를 보러 달려온 것이다.  총 열다섯점이 걸려있었는데, 내가 도착했을때는 열두점만 전시가 되고 있었다. 세점은 사진 촬영한다고 떼어가 버렸다.  떼어간 자리에 조그만 사진만 남겨져 있어서 무척 약이 올랐다. 가장 아름다운 작품 세점을 떼어간것이니까...

열두점의 작품을 상세하게 찍어왔으므로 조만간 카와세 하수이 특별전을 내 블로그에서 선보일 것이다. (아..꿈결처럼 아름답더라...)





찬홍이는 이 거대한 Sol LeWitt 의 벽화 작품에 놀라워했다. (이 미술관에서는 황홀한 솔레윗의 작품을 세가지를 전시장에서 만날수 있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보는 부처를 형상화 한 백남준씨의 작품도 있는데, 물론 비디오 촬영도 해 왔다. (별도의 페이지에서 상세히 정리를 하겠다).  작년에도 여기서 이 작품을 봤었는데, 그 때 박선생과 내가 놓친것이 있었다. 그것을 찬홍이가 찾아 냈다.  해당 페이지에서 소개를 해야지.





Donal Sultan 의 Lemons (1984).
lemon 은 이따금 내가 서명할때 사용하는 내 별명 같은 것이고(내 이니셜이 lem 이라서), 그리고 내가 즐겨 사용하는 향수가 레몬향이고, 이래저래 레몬을 좋아하는데, 레몬 그림이 하도 근사해서.




나는 토요일에 외출하면 반드시 집에 여섯시까지 돌아가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더 머무르고 싶어도 시간이 되면 반드시 떠나야 한다. 아쉽지만 세시반에는 미술관을 떠났다. 열두시부터 세시반까지 쉬지 않고 미술관 안을 돌아다녔다. (점심도 안먹고). 나는 차에서 인절미와 생강차를 먹었는데 찬홍이는 점심도 굶은 놈이 인절미도 차도 안먹겠다고 해서, 녀석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기로 했다.

그래서, 귀가하던 도중 Cracker Barrel (http://www.crackerbarrel.com/ ) 식당에 들어갔다.  이곳은 미국의 대중적인 프렌차이즈 식당인데 음식값이 저렴한 편이고 평이 나쁘지 않다.  실내 인테리어가 미국 시골 밥집 분위기가 나고, 또한 기념품점이 넓직해서 여행객들이 간단히 들러서 식사하고 기념품을 간단히 사기에도 좋다.



찬홍이 말로는, 내가 입은 가죽 자켓이나, 그 안에 성조기가 그려진 셔츠나 스카프까지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카우보이 복장인고로 이 미국식당에 스며드는 완벽한 '위장복'이라고.  내가 이 집 인테리어와 너무나 조화로와서 내가 사람으로 안보이고 인테리어의 일부로 보일거라는 해석이다. (아무튼 애들은 상상력도 풍부하다)






우리가 먹은것.
찬홍이는 닭고기 음식을 주문했고, (닭고기 튀김, 프렌치 프라이, 그리고 이탤리 만두 이렇게 세가지가 나왔다)
나는 그냥 네가지 야채요리를 주문했다.(옥수수, 콩, 사과튀김, 그리고 무슨 나물)
콘브레드와 비스킷은 그냥 서비스.
여기에 음료수와 커피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21달러가 청구되었다.
미국에서 이정도 먹으면서 21달러면 비싸지 않은 편이다. (정말 싸게 먹으려면 맥도널드에 가야 하고...)



오늘 찬홍이와의 미술관 소풍은 정말 즐거웠는데, 찬홍이도 버지니아 미술관이 마음에 든다며 또 오고 싶다고 했다.  나는, 찬홍이가 대학에 가기 전까지 함께 지내는 동안, 주말에 찬홍이를 데리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많이 보여주려고 생각하고 있다. 돈은 좀 아껴쓰고 그대신 많이 보여주고 싶다. (소풍 갈때 점심을 챙기면 돈도 별로 안 드니까, 최대한 많이 다니면서 보여주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싶다.)  그런데 찬홍이도 나하고 돌아다니는 일이 즐거운 모양이다.  지홍이도 있다면 더 좋을텐데...박선생은 나하고 많이 다녔으니까, 내가 돌아갈때까지 조금만 기다리면, 우리는 평생 신나게 구경 다니며 살 것이다. (세상 구경을 하기 위해서 꼭 돈이 많아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미술관의 작품 감상은 차근차근 해당 페이지를 열고~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