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s2011. 4. 13. 08:36


학생들과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과 초상화 갤러리 견학을 다녀왔다.  학생들이 정확히 약속된 시각에 약속 장소에 집합해 주어서 예정대로 초상화 갤러리의 Docent Tour 를 한시간 하고,  내 안내로 미국 현대 미술을 한시간 돌아보고, 약 40분간 늦은 점심식사를 한 후에 오후 두시 반에 나는 자리를 떠야 했다. 학교에서 해결할 일이 있어서.

스미소니안 미술관은 늘, 갈때마다 새로운 무엇이 기다리고 있으므로 언제나 가면 즐겁다. 링컨 갤러리에 Wayne Thiebaud 의 Jackpot Machine (1962) 작품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아래는, 내 제자가 찍어준 사진. 진짜 작품 사진은 별도로 페이지를 만들어야지.  이 작품은 근래까지 Luce Foundation Center 의 구석에 걸려있던 것인데, 지금은 링컨 갤러리에 번듯하게 나와있다.  반가웠다. (자...곧 잭팟이 터지는 겁니다. 일상이 순간 순간 잭팟인것입니다!)



학생들이 오늘의 견학을 무척 즐거워 하였다.  나의 메시지는 이런 것이다. 선생이 되고 싶은 사람은, 혹은 선생은, 뭔가 자꾸만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멋진 것도 보고,  미지의 것에 호기심을 갖고, 좋은 시스템을 발견하고, 그것을 어떻게 생활에, 교육에 적용할 것인지 그러한 것들을 사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가 쏟아져서 코트야드 천창으로 빗물이 흐르는 것을 보면서, 늦은 점심 식사를 했다.  카페에서 와인을 판매하는데, 한병에 23달러쯤 한다. 와인 한병을 사서, 학생들과 조금씩 맛을 보았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 유부초밥을 넉넉히 준비 했고, 각자 과일, 샌드위치, 스넥등 한가지씩을 먹을것을 갖고 왔다.

머리위의 유리 천창으로 비가 쏟아지는데, 우리들은 각자 싸 온 점심을 테이블에 펼쳐놓고, 와인을 마시며 비오는 4월의 한나절을 기념했다. 비오는 날을 아름답게 보내는 방법 -- 스미소니안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의 코트야드에 가서 비가 흐르는 천창을 바라보며 뜨거운 커피, 혹은 와인을 홀짝이는 것이지. (와인은 잔으로도 팔고 -- 5달러쯤 한다, 혹은 작은 병으로도 판다.) 그런데 미술관 코트야드에서 와인 마셔보기는 처음인데, 정말 분위기 좋았다.  별것도 아닌 테이블이 갑자기 귀족의 성찬 테이블로 변모하고 마는 것이다.



학생이 보낸 사진 파일 중에서

이 사진은, 찬홍이가 흘낏 보더니,  링컨의 어떤(?) 신체의 부분(?)을 불가피한 이유로 포토샵 처리 한 것 처럼 보인다는  촌평.  내 학생이 실수로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린 것이었는데, 보여서는 안될 곳(?)을 가리기 위해 일부런 이런 처리를 한다고도 한다. 거기가 어디인지는 나도 잘 모른다.  




찬홍이의 평: 여기 모인 사람들이 모드 점쟎고 세련되고 그런데, 절대 교수같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한 사람 ----> 모친.


왜냐하면, 특히 아래의 사진 때문에.
여기서 유난히 움직임이 커서 사진속에서도 그 '역동성'이 드러나는 '유난맞은' 한 사람 ---> 모친.
(내 학생들은 최대한 얼굴을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편집하여 실은 것이다. 학생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줘야 하므로)
엄마는 왜 유난맞게 설치느냐 이거다. (우리집 애들은 내가 공공장소에서 설치는것을 무척 싫어한다. 하하하. 깔깔)

이건 설치는게 아닌데.

이건 뭐하는거냐 하면, 백남준씨 작품의 생동감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나름 '퍼포먼스'였던거다. (참새가 대붕의 뜻을 어찌 알랴).  백남준씨 작품 Electrionic Highway 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 작품의 비밀을 내가 학생들에게 확인시켜주기 위해서 '굿'을 하고 있는 것이지. 사실, 나의 '퍼포먼스' 덕분에 '백남준'을 재 발견한 학생들이 '신이나서' 나중에는 다들 나처럼 퍼포먼스를 하며 놀았던 것이다.

(미술관은 고요한 물속이 아니다. 그 안에서 관객이 퍼포먼스를 할 수도 있는거다. 백남준씨가 그 창구를 열어 놓고 가신거다.)
 







위 사진은, 오른쪽 구석에 있는 사람이  키 포인트.
중간에 앉아있는 '아줌니'가 조각 작품인데,  너무나 생생하게 만들어 놔서, 내 학생은 이 아줌니가 진짜 사람인줄 알았다는 거다.  그런데 다가가보니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조각작품이었던 것이지.  이리보고, 저리보고, 샅샅이 골고루 들여다보는 '탐구심' 풍만한 학생.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