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Column2011. 3. 26. 01:23




영화보다 생생했던 케네디센터 공연 끝났지만
버지니아 오페라단, 내달 3일 GMU에서 공연


나비부인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73849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19일 케네디 센터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푸치니(Giacomo Puccini, 1858-1954)의 오페라 ‘나비부인(Madama Butterfly)’의 공연이 진행되었다. 워싱턴 국립 오페라단의 공연으로 테너 가수로 유명한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가 감독, 무대 디자인과 의상 및 분장은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이 맡았다.

오페라 ‘나비부인’은 미국인 J. L. Long이 1898년 센츄리라는 잡지에 발표한 소설이었다. 그런데 1903년 이 작품을 무대 연극으로 관람한 푸치니가 영감을 얻어서 곧바로 작곡에 착수하여 1904년 초연을 하였다.

줄거리는 미군 중위 핑커톤이 일본의 항구도시 나가사키에서 15세의 일본처녀 치오치오상(나비)을 아내로 맞이한다. 3년 후 나비부인은 돌아오기로 약속하고 떠난 핑커톤을 여전히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데, 소원대로 항구에 남편이 탄 배가 도착한다. 그러나 정작 나타난 것은 핑커톤이 미국에 가서 결혼한 아내. 나비부인은 혼자 낳아서 키운 아이를 아버지인 핑커톤의 품에 보내기로 약속하고 자결하고 만다.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을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도 나비부인의 아리아 ‘어떤 개인 날(One Fine Day)’라는 곡은 친근한 편이다. 이 노래는 나비부인이 3년 내내 소식 한 번 없는 남편을 기다리며 부르는 것이다.

‘어느 개인 날 그이가 탄 배가 나타날 거야. 나는 언덕위에서 그가 오기를 기다리겠어.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의 가슴이 터져버릴 테니까 나는 그의 얼굴을 보지 않을래….’

내가 어릴 때 구경했던 오페라는 외국어로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 가사를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답답하고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무대 위에 흐르는 자막 덕분에 가수들이 하는 노래 대사들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함께 가수들의 애절한 노래 가사에 마음을 실어 공연을 보니 오페라가 영화보다도 생생하고 감동적이다.

입장표 25달러


케네디 센터 오페라하우스의 입장표는 적게는 55달러에서 300달러까지 여러 계층의 가격이 존재한다. 무대나 오케스트라 가까운 자리에서부터 멀어지면서 가격이 내려가는 구조이다. 나는 지난 3월 15일 공연을 보았는데 내가 아들과 함께 산 입장표는 1인당 25달러였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운 좋게 25달러짜리 저렴한 티켓을 살 수 있었을까? 나비부인 공연 소식을 듣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공연티켓이 이미 거의 예매가 끝난 상황이었고, 15일자 공연 티켓이 몇 장 남아있었는데, 그것은 ‘젊은 예술가(Young Artist)’들이 공연한다는 단서가 붙어있었다. 값도 일괄적으로 25달러였다.

케네디 센터 오페라하우스면 세계적인 무대이고, 무대장치나 오케스트라 모두 뛰어난데, 오직 출연진에서 약간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 같은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출연 가수가 누구인가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아름다운 무대와 오페라를 감상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 싼 표를 사놓고, 동행하는 아들에게도 ‘무대는 대단한데 출연진은 기대하지는 말아라’ 하고 설명을 해줬다.

고등학생 아들 역시, 오페라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대가 된다며 좋아했다. 그런데 공연을 보니, 출연자들은 이 오페라에서 조연으로 연기하는 사람들이었다. 주요 무대에서 조연으로 연기하는 출연자들에게 딱 하루 주연으로 연기할 기회를 준 것이다. 그래서 표 값이 저렴했지만, 그들이 역량이 부족한 가수들은 아니다. 그날은 특히나 플라시도 도밍고가 직접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지휘를 하여, 오히려 예상을 뛰어넘는 공연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덕분에 우리는 아주 싼 값에 고급 공연을 관람하는 행운을 누리게 된 것이다.

조지 메이슨에 오는 나비부인

케네디 센터의 ‘나비부인’ 공연은 이미 끝났지만, 오는 4월 3일(일) 오후 2시 버지니아 오페라단의 ‘나비부인’공연이 조지 메이슨대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관련 웹페이지: http://cfa.gmu.edu/calendar/474/ ) 무대나 오페라단의 규모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벚꽃이 피어나는 봄날, 나비부인의 슬픈 사랑의 노래에 우리의 슬픔을 실어 보내는 것도 위안이 되리라.

Bravo, Brava, Bravi!


참고로, 무대 공연장에서 관객이 박수를 칠 때 Bravo!(브라보) 하고 외치는 것을 많이 보게 되는데, 본래 세 종류의 감탄사가 있다. “Bravo!(브라보)”는 남성 공연자에게, “Brava!(브라바)”는 여성 공연자에게 그리고 “Bravi!(브라비)”는 다수의 공연자에게 찬사를 보낼 때 외친다.

DC 일대 공연장

워싱턴 DC 일대에는 케네디 센터를 위시한 큼직한 공연장이 많이 있다. 그래서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세계적인 공연들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다. 그런데 대중성이 있는 공연은 예매 시작되자마자 가장 가격이 저렴한 가격대의 표가 금세 매진되어 버린다. 이런 저렴한 표를 사는 방법은 평소에 해당 웹사이트에서 공연소식을 체크하다가 맘에 드는 공연 소식을 발견하면 즉시 표를 예매하는 것이다. 이미 입소문 다 난 후에 표를 사려고 하면 웬만한 표는 매진되고 비싼 표만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나는 7월 2일 울프트랩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맘마미아’ 표를 온라인으로 예매해 놓은 상태이다.

또한 표는 가능하면 해당 공연장의 홈페이지에서 혹은 직접 방문하여 예매하는 것이 좋다. 공연 표 판매 대행사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서 표를 살 경우 본래 가격보다 차이가 많이 나게 비싼 가격으로 사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똑같은 표라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서비스료를 내야 하는데 직접 티켓 창구에 가서 사면 서비스료를 절약할 수 있다.

다음은 DC 인근 공연장들의 홈페이지이다. 메일링 리스트에 가입하면 중요 소식을 이메일로 받아 볼 수도 있고, 공연소식을 좀더 일찍 들을 수 있다.

케네디 센터 http://www.kennedy-center.org/

울프트랩 공연장 http://www.wolftrap.org/

스트라스모어 홀 http://www.strathmore.org/

조지메이슨대학 아트 센터 http://cfa.gmu.edu

워너 극장 http://www.warnertheatre.com/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