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ptual Art2010. 12. 24. 12:08




내 지메일에 뜨는 작은 말풍선 모양의 구글 버즈 로고.  무심코 지나치곤 했는데, 오늘은 문득, 이 작품이 솔 레윗의 작품과 꽤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분위기가 참 비슷하다는 말씀이다. 미술 작품을 한참 재미있게 보다보면,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사소한 것에서도 문득, 아 마티스 색채다! 라던가, 아 고호다! 뭐 이러고 혼자 노래를 부를때가 있다.






그런데, 피씨 구석의 이런 단추가 눈에 띈다. MS Windows 로고 역시 구글 버즈와 같은 빨, 파, 노, 초 네가지 원색을 사용하였는데, 그 방향은 버즈와 역방향이다.  윈도우즈 로고와 버즈 로고의 색상이며 배치가 하도 닮아서, 순간적으로 구글과 MS가 기업 합병을 했나?  이런 착각을.  



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10. 12. 24. 11:04

2009년 10월 3일 Cocoran Gallery of Art에서 촬영.  워싱턴 디씨, 백악관 옆에 있는 코코란 갤러리 소장품. 메리 커셋의 '창가의 소녀 Young Girl at a Window.


미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소녀가 입고 있는 흰 드레스가 아랫부분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점점 밝아지면서, 머리의 흰 모자 부분이 눈부시게 희게 빛나는 식으로 빛의 처리를 했으며, 이 흰빛의 극대화를 위해서 배경이 되는 하늘이나 먼 도시의 풍경 역시 소녀의 모자를 중심점으로 펼쳐져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소녀가 무릎에 안고 있는 강아지의 검은 털이나 등뒤 유리창의 푸른빛, 그리고 숲은 어두운 초록색 역시 모자부분의 눈부신 흰빛을 위한 소품처럼 보인다.

그런데, 소녀의 흰빛에 가장 대비되는 것은 발코니의 울타리. 이 울타리는 소녀를 먼 풍경으로부터 단절시키거나 가두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오늘날 시각으로 (혹은 자유를 희구하는 여성의 시각, 혹은 나의 시각에서) 봤을때, 이 그림은 어쩐지 모순적 어두움을 안고 있다. 눈부시게 빛나는 소녀의 모자, 울타리에 갖힌 소녀. 메리 커셋이 이러한 해석을 의도했을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 한장의 그림은 메리 커셋이 무수하게 그린 대상들, 여인과 어린이, 집안의 여인들의 시대적 표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울타리 안에 한정된.


메리 커셋은 그 울타리를 넘었을까?  커셋은 스스로 그 울타리를 넘었다고 믿었을까?
아니면 죽을때까지 그 울타리를 의식하며 살았을까?
나는 그것을 메리 커셋에게 묻고 싶어진다. '당신은 당신의 울타리를 넘는데 성공했는가?'












코코란 미술관에 전시된 위의 작품. 오른쪽에 보이는 홀의 중앙의 중앙에 독보적으로 걸린 작품. 그 앞을 남자 관객이 가로막고 서있다.




렌윅 갤러리 (Renwick Gallery), 백악관 정문 맞은편에 위치한 스미소니안 렌윅 갤러리 2층 홀에 전시된 커셋의 '소녀' 그림. 소품인데 초록색 보넷을 쓴 소녀가 사랑스럽기도 하다.









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10. 12. 24. 10:03

메리 커셋을 소재로 한 픽션 (Lydia Cassatt Reading the Morning Paper), 아침 신문 읽는 여인을 읽은 것은 2008년 2월의 일이다. 커셋의 작품에 모델로 등장했던 메리 커셋의 언니 '리디아 커셋'은 피를 토하는 불치의 병에 걸렸고, 작가는 메리가 언니 리디아를 그린 작품속에 그녀의 병환을 어떤 식으로 그렸는지 설명을 하고 있다. 리디아가 그려진 작품속에 등장하는 핏빛 소품들 혹은 정체 불명의 빛빛 소품들.  당시에 이 소설을 읽고, 후에 필라델피아 미술관이나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등 소설에 소개된 작품들을 찾아 다니며 리디아의 환후를 확인하고는 했었다.  (아쉽게도 당시에 내가 사용하던 작은 디카로는 미술관의 흐릿한 조명아래서 문제의 작품들을 선명하게 촬영할수 없었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메리 커셋은 그저 예쁘장한 여성 취향의 그림을 그린 어줍지않은 미국 인상파 화가 정도로 파악하고 있었으나, 소설을 통해서 메리 커셋을 만난 이후로 그이에 대한 나의 이해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메리 커셋 관련 페이지를 정리하다가 생각이 나서 책 페이지를 만들어본다.

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10. 12. 24. 09:17


(위 그림은 2009년 12월 19일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에서 촬영했다)


메리 커셋 (Mary Cassatt 1844-1926)은 미국의 펜실베니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독일과 프랑스에서 보냈으며, 16세때는 펜실베니아 미술학교 (Pennsylvania Academy of Fine Arts in Philadelphia)에 입교, 미술 수업을 받았다. 이후에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미술 수업을 받고, 평생 프랑스 파리와  인근지역에서 활동한 미국 화가이다. (그이은 결국 82세의 나이로 프랑스에서 운명했다)

메리 커셋은 당시 프랑스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인상파화가 (Impressionists)들중 유일한 미국출신, 여성 화가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나 Edgar Degas 와의 교류가 널리 알려져 있는데, 드가가 메리 커셋의 예술성을 발견하고 커셋의 멘토가 되어 주었다고도 하지만, 커셋 역시 자기 주장이 확실했던 화가였다고 한다.

커셋의 작품들은 대개 '여성'들의 일상적 삶의 풍경에서 그 소재를 취하였다.  이는 당시 여성들의 활동의 폭이 제한적이었음을 대변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의 시각에서 커셋의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남성중심의 시스템에 갖혀있는 극히 제한적인 여성의 삶의 묘사에서 그 한계를 느끼게 되지만, 그것은 21세기 여성의 시각에서 그러한 것이고, 커셋이 살아가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에는 메리 커셋이라는 화가가 화단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이고 그 실력을 인정받을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여성 해방적인' 의미를 갖는다.

이쯤에서 조선의 '신사임당'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물론 신사임당이 유명해진 이유 속에는 조선의 석학 이이 선생의 모친이었다는 것이 한몫 하긴 하지만, 신사임당이 그려낸 화조도는 그 상세한 묘사나 애정어린 시각, 사물을 묘사하고 표현하는 테크닉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뛰어넘는 탁월성이 있다. 그이의 주요 소재가 꽃이나 과일, 작은 짐승들과 같이 울타리 안에 갖혀사는 여인네가 관찰할수 있는 한정된 대상이었다고 해서 현재의 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이를 비판하거나 그 가치를 과소 평가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신사임당이라는 한 여성의 탁월성은 그대로 여성들의 모델이 될만도 하다.

마찬가지로 어머니와 아기, 집안의 여성들의 한정된 일상적 삶의 풍경의 그 제한성이나 진부함으로해서 메리 커셋의 예술성을 폄하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커셋은 여성들에게 입교가 허용되지 않는 미술학교에 들어가고 그림 수업을 받는 담대함을 가지고 그 자신의 예술 세계를 개척한 투사이기도 했던 것이다.






다음은 2010년 1월 16일 워싱턴 디씨의 국립 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Art)에서 촬영한 커셋의 작품들.





상기한 바 대로 프랑스 화가 Edgar Degas 가 커셋의 예술성을 발견한 이래 미술적 멘토, 친구로 평생 지내게되는데, 커셋의 그림의 구도를 함께 의논한다거나 혹은 소품을 어떻게 늘어 놓을 것인지에 이르기까지 드가는 세심하게 조언 내지는 '참견'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셋은 드가의 조언이 맘에 들지 않을 경우 감정을 드러내고 격하게 대응하기도 했다. (기묘한 관계다.) 드가는 커셋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다.  그래서, 이들의 관계 때문인지, 큼직한 미술관에 이들의 그림이 걸릴 경우 드가 작품 옆에는 대개 커셋의 작품을 걸어 놓는다.  오른쪽에서 두번째 작품이 커셋의 The Loge 이고, 그 왼편에 Degas 선생의 작품이 걸려있다.  글쎄,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이들의 관계를 알고 있는 관객으로서는 이 두작품이 나란히 걸려 있는 것을 보면 그만 픽 웃게 된다.  전시를 기획한 디렉터의 의중을 대충 짐작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짝꿍으로 전시되는 작품들은 커셋과 드가 외에도 오스트리아의 클림트 선생과 에곤 쉴레. 클림트가 쉴레의 후원자였고 이들은 격렬한 관계를 유지했었다. 그래서 미술관이 두 사람의 작품을 소장할 경우 기를 쓰고 두 사람 작품을 나란히 전시하는 편이다. (하하하),

































Posted by Lee Eunmee
Conceptual Art2010. 12. 21. 20:14


Conceptual Art 카테고리에 허시혼 뮤지엄의 솔 레윗의 작품을 2009년에 소개한 바 있다.

허시혼 뮤지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3층 솔레윗 홀 (내가 이름 붙인것이다.)  현재는 솔레윗의 작품 앞쪽에 테이블이 있어서 작품의 하단을 가린다 (임시적인 특별 프로그램 때문에 발생한 일이기를 바란다. 미술관에서 예술 작품을 가리는 짓을 한다는 것은 범죄 행위 아닌가?)

소파에서 한 숨 늘어지게, 잠에 빠진 박선생. 이 소파에 기대 앉으면 누구나 잠의 유혹을 느낀다. 등뒤에는 빛이 가득한 솔레윗의 작품이 있고, 눈앞의 유리벽으로는 워싱턴 디씨의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으므로. 둥실 둥실 구름에 떠가는 기분이 들면서 잠이 솔솔 내리는 것이다.


솔 레윗의 빛의 피라미드 앞에 서면, 저절로 온몸이 따뜻해지고, 마음도 유쾌해진다. 행복한 색깔들의 노래.





2010년 12월 20일.





Posted by Lee Eunmee
Diary/Life2010. 11. 22. 06:44

 

 

2005년에서 2007년 사이에, 나는 세장의 손뜨개 담요를 만들었는데,

그때는 공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한장 한장 뜨다가, 막판에 재미가 붙어서 여러가지 모양을 만들어내고 그랬었다.  크기는 1인용 트윈 침대 이불만한것.

 

지금 보이는 것이 1호 작품인데, 당시에 큰놈이 고등학생이었던터라, "우리 지팔이 대학에 들어가면 기숙사로 갈테니 기숙사 보따리에 엄마가 손뜨개질한 이불을 넣어주마" 했었다.  그 후에 재미가 붙어서 2호 작품 (아래)을 짰고,  솜씨가 절정에 이르렀을때, 우리 엄니를 위한 특별판을 하나 만들었었다.  네모칸 안에 사람, 자동차, 새, 뭐 그런걸 짜넣어가지고 이야기가 가득 들어간 이불을 만들어서, 우리 엄니 갖다 드렸다.

 

1호 작품을 지홍이는 집에서 사용했고 기숙사에는 가지고 가지 않았다. 1호 작품은 내가 워싱턴에서 지내는 동안 겨울에 정말 잘 사용하고 있다. 얇은 담요 위에 이거 덮으면 정말 따뜻하다. 며칠전에 청소하다가 지팔이 침대위에 덮어놨던 1호를 소파위에 걸치니 의외로 집안 분위기가 아주 좋아지는거라.  (요새, Anthroplogies 나 뭐 멋쟁이들 패션몰에 가보면 이런 손뜨개질한 것으로 인테리어 장식을 하는 곳이 많다.)  그런데, 내가 작품을 살펴보니 파스텔톤으로 일치시킨 2호 작품보다, 야수파 그림을 연상시키는 1호 작품이 더 근사해보인다.  1번은 그냥 아무거나 닥치는대로 짠거고 2번은 일부러 실의 색깔을 잘 골라서 짠것인데, 우연성에서 빚어진 서툰듯한 작품이 오히려 예술성이 높아 보인다.

 

 

소파등에 걸쳐진 것이 1호

파스텔 계열의, 왕눈이가 덮고 있는것이 2호.

 

 

집에는 다채로운 색상의 저 털실 뭉치가 한바구니 가득있다. 이불 하나 더 짜도 될 분량이다... 요새 털실들이 자꾸만 나를 유혹을 하는데... 아직 손은 못 대고 있다.

 

내가 이 Granny Square 라고 미국 사람들이 부르는 모티브 짜기를 시작한 것은, 다분히 Nanny McPhee 영화의 영향때문이었을것이다.  지난 여름에 Nanny McPhee Returns 라는 후속작도 극장가서 찾아 보았지만, 몇해전의 그 내니 맥피의 '색상의 감동'을 나는 잊을수가 없다.  내니 맥피에 엄마를 잃은 아이들이 나오는데, 그 아이들의 침대가 알록달록하게 꾸며져 있었다. 모두, 손뜨개한 이불들이었다. 그때, 그것이 너무너무 예뻤던거라...  (나는 지금도 내니 맥피 1편 2편 디비디를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색깔이 너무 예뻐서.)

 

나는 모티브 짜기 해서 조끼도 만들어 입고 싶고

모티브 짜기 해서 목도리도 만들고

모티브 짜기 해서 모자도 만들고

모티브 짜기 해서 방석도 만들고

온통 네모 네모 네모를 짜서 이리저리 연결시키면서 놀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하지만, 시작을 못한다. (그거 시작하면 폐인 될까봐.)

 

이제 결전의 나날들이다.

Thanks Giving 휴가기간동안 찬홍이 어플리케이션 준비 작업을 하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전에 입학신청 절차를 모두 마치고 크리스마스때 놀겠다는 야심찬 계획.  오늘도, 학교 카운슬러에게 보낼 자료를 작성해야 하는데, 찬홍이는 온종일 작업하고 있고, 나는 골치가 아파서 머리를 싸매고 앉아있다. 나도 어서 작성해서, 오늘 계획한 것을 모두 마쳐야만 한다...

 

대학원생들은 기말 프로젝트때문에 난리가 났을것이고, 나는 나대로 할일이 태산이다.  살면 살수록 더 큰 파도가 몰려오는것 같아.  그래도 학생때는 손뜨개 이불도 만들수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여유도 없으니, 사는게 왜 갈수록 힘들어지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타이레놀이나 먹고, 마저 일을.

 

아, 12월 3일에는 스미소니안에서 인터뷰가 있다. 그것도 잊으면 안된다.

 

 

조각이불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나는 이렇게 야금야금 다채롭게 만들어내는 삶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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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Pop Art2010. 11. 19. 04:45

2010년 10월 20일 워싱턴 디씨, 스미소니안 초상화 박물관에서 촬영

 

퀴즈 1)  작품속의 이 사람은 누구 일까요?

 

     문: 아니 뭐냐, 왜 이렇게 쉬운 문제를 내는거냐? 함정인가?

     답: 아니 함정 없는데요. 그냥 맞추시라고...

   

 

퀴즈 2) 이것은 누구의 작품 일까요?

 

퀴즈 내고, 나중에 이야기 하는 방법도 재미있겠다~ 

사실, 이 작품의 주인공과 작가를 연결지어서 작품을 들여다보면, 이 속에 미국 Pop Art 의 속성이 다 들어있다고 할 만하다. 그러니까, 작품의 주인공과 작가를 짐작한다면, 이를 토대로 스스로 한번 '팝 아트'가 이런것인가? 하고 논리화 할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사과씨 2010/11/16 12:41 답글수정삭제

레이건 전 대통령 같아요..^^
(지금 저자신을 시험 중..ㅋ)


내 친구 사과씨님이 나의 '문답식' 이야기에 답을 주셨으므로, 이야기를 하듯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정리를 해보겠다.

이 작품속의 주인공은 지금은 작고한  Ronal Reagan (1911-2004) 전 미국 대통령이다. 이 작품은 1985년, 그러니까 앤디 워홀이 사망하기 2년전, 레이건 대통령 재임중에 제작된 것으로 워홀은 1953년 영화배우 시절 레이건이 등장했던 남성복 Van Heusen 의 광고를 그대로 자신의 작품에 옮겨다 놓았다. 다시 말해서, The new revolutionary collar on Van Heusen centry shirts won't wrinkle... ever! (이 벤 휴센의 신세기 셔츠의 새로운 혁명적 칼라는 절대 주름이 생기지 않습니다!) 도 모두 그대로 광고에 있던 것이다.

상단의 필름 스트립같은 네모칸 속의 문안도 살펴보자:
You can twist it 비틀어도
You can twirl it  돌려도
You can bend it 접어도
You can curl it  구부려도

 

그러니까 아무리 잡고 비틀어도 절대 주름이 생기지 않는 혁명적인 셔츠라는 광고이다. 요즘 식으로 따지면 wrinkle free shirt 쯤 되겠다.

 

이 작품 한장에서 나는 '팝 아트'의 진수를 모두 찾아볼수 있다고 가늠한다.

 

팝 아트는 Populist Art 를 줄인 말이다.  요즘 한국 사람들은 Populism (포퓰리즘)이라는 말을 매우 부정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뭐 대략 '저급한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저급 문화'쯤으로 이 말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나로서는 이 Populism 을 중립적으로, Elite 주의에 상대되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나는 내 성향적으로 사회의 엘리트가 되어서 살아가기보다는 대중속의 평균인이 되어 살기를 희망하는 편이고, 그래서 평균인들의 집단인 대중, 그  populist 들과 연대하기를 꿈꾼다. 그것이 나의 포퓰리즘이다.  미국의 팝 아트는 엘리트 아트에 대한 반발이다. 엘리트 아트란 무엇인가?  소수의 상류층이 향유하던 고급 예술을 가리킨다.  흔히 미국의 팝 아트의 원조를 앤디 워홀로 대충 파악하고 있으나, 미술사적으로 추적해 올라가면, 팝 아트의 원조는 영국이었다. 유럽이 2차대전의 폐허에서 날아든 것은 미국의 헐리우드와 공장에서 찍어낸 대량 생산 제품들과 대중 문화.  디즈니 만화가 마릴린 몬로가, 공장 생산 배급품이 폐허를 점령해갔고 사람들은 물자의 빈곤에 시달렸다. 1953년에서 1956년 사이 (한국이 2차 대전의 종언과 함께 광복을 맞이하여 (1945) 건국을 하고 (1948) 그리고 다시 한국전을 거치고 난 그 시절, 영국에서는 헐리우드산 광고판이나 대중문화를 이용한 미술 사조가 잠깐 일어났었다.  이것이 미국 팝아트의 시발점이 된다고 미술사가들은 해석한다.

 

미국의 팝아트의 대표적인 인물들은 누가 있을까?

 

Jasper Johns (1930 - )  : 성조기, 과녁

Robert Rauschenberg (1925 - 2008) : 낡은 이불, 넝마, 꼴라쥬

Andy Warhol (1928-1987) : 공장 생산 깡통, 대중 적인 스타들, 이상한 영화들, 닥치는대로 무한 재생

Roy Lichtenstein (1923 - 1997) : 디즈니 만화를 크게 재생, 뭐든 크게

Robert Smithson (1938-1973) : 사막을 캔버스로 작업

 

위에 대충 팝아트의 대표적인 작가들과 그들의 주요 작업을 내 식대로 정리해 놓았다 (나는 그들을 이런 식으로 기억한다는 뜻이다.) 팝 아티스트의 주요 작업에 들어가는 요소들을 다시 나열하여 보자.

 

  1.  삶속에서 발견되는, 그러나 그동안 정통 화단에서 외면되어 왔던 다양한 소재, 성조기, 과녁, 만화, 깡통, 상자, 대중적인 여배우, 평범한 일상, 간판, 땅, 대지, 넝마 쪼가리, 코골고 자는 남자
  2. 대량 생산 체제 (mass production): 깡통, 포장 상자, 만화책 쪼가리

 

이상의 요소들이 팝 아트를 구성하는 성격이라고 한다면, 위의 레이건의 초상에서 어떤 식으로 반영이 되었는지 살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일단,  이 초상화는 워홀이 레이건 대통령 재임시에 제작한 것인데, 원래 그가 빌려온 소재는 1950년대 레이건 대통령이 영화배우를 하던 시절의 광고였다.  그러면 이 작품만 들여다보면 뭐가 보이나?

  1.  대중의 스타, 배우가 보인다
  2. 그는 현재 진짜 스타 - 대통령이다.
  3. 이것은 광고이다. (누군가가 만들어낸 광고이다)
  4. 워홀은 남이 만든것을 빌려다 재활용 했다.
  5. 낡은 광고를 커다란 작품으로 확대 재생 시켰다. (--> 리히텐시타인을 연상케하지 않는가?)
  6. 이것은 공장에서 찍어낸 나이롱 샤쓰를 광고하는 것이다. (공장에서 찍어낸 깡통과 다를것이 없다)
  7. 기존의 드레스셔츠의 개념은, 다림질을 빳빳이 하는 것이 미덕이었지만 (high art), 이 나이롱 셔츠는 주름이 가지 않아 다릴필요가 없다 (low art = pop art) --> 지금도 진짜 멋쟁이 남자들은 이런 드레스셔츠를 거부하고 풀먹이고 다림질해야 하는 정통 셔츠를 고집하는데 그것이 정말 고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8. 주름이 가지 않는 나이롱은 그자체가 싸구려 미덕이라고 할만하다. 아주 대중적이라는 뜻이다.
  9. 미국의 대통령이라면 초강대국의 황제와 같은 위치이지만, 그는 전직 대중배우이다.  대통령이라는 현재 직업도 수퍼스타급이지만, 그의 과거 경력 역시 대중문화의 수퍼스타였던 것이다.
  10. 광고 문구를 보라, new, revolutionary, century, won't wrinkle!   이 문구에서 셔츠라는 말만 빼면 그대로 대통령을 위한 홍보물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비틀고 돌리고 접고 내동댕이를 치고 발로 밟아도 전혀 흠집하나 만들어 낼수 없는, 이 위대한 '나이롱' 샤쓰. 이것은 얼마나 위대한 아이러니인가?

 

 

 

 

 

애초에 1950년대에 만들어진 셔츠회사 광고는 셔츠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레이건의 정체성과는 크게 연결되지 않았다.  그런데 30여년 후 1985년에 앤디 워홀이 기존의 광고를 집어다가 자신의 작품으로 재 탄생 시켰을때, 워홀의 작품 속에서 이 광고 초상화의 주인공은 샤쓰가 아닌 레이건이 되고, 광고 문안은 샤쓰를 위한것이 아닌 레이건을 정의하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광고를 빌려다 쓰는건 워홀이 아니라도, 누구든 할수 있다. 하지만, 워홀의 시각 속에서 광고는 초상화가 된다.  워홀이 애초에 이 광고를 기획한 것도 이 광고에 참여한것도 아니었다. 워홀은 기존에 이미 남이 창조해 놓은 것을 가져다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내 놓았다.  그리고, 이것이 '팝 아트'이다 -- 손끝에 널려있는 '이미 만들어진 것들' 혹은 공장에서 아무 개성없이 대량 생산한 것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재 구성하는것.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아예 작품에 손끝 하나 대지 않고 머리로만 개념을 만들어서 작품을 탄생시키는 사람들이 Conceptual art 작가들이다.).

 

 

* http://www.tvparty.com/movreagan3.html  <-- 오리지날 광고 이미지를 볼수 있는 곳.

 

 

 

 

Posted by Lee Eunmee
WednesdayColumn2010. 11. 19. 00:46
BMA 제공 팜플렛 사진 일부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15709
2010년 11월 16일 화요일

요즘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 미술관(The Baltimore Museum of Art)에서는 Warhol The Last Decade(워홀 마지막 10년)라는 주제의 앤디 워홀(1928~1987)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10월 17일에 전시가 시작되었으며 내년 1월 9일까지 이어질 것이다.

워싱턴 지역에서 사는 것의 장점으로, 나로서는 아무 때나 무료로 드나들 수 있는 각종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들 그리고 아름다운 포토맥 강변의 트래킹 코스를 망설임 없이 꼽는다. 볼티모어 역시 워싱턴 지역에서 한 시간 안에 닿을 수 있는 거리의 역사적인 항구 도시이고, 이곳에도 꼭 가 볼만한 미술관이 몇 군데 있다. 볼티모어 미술관의 특징은 유럽 미술의 거장 ‘앙리 마티스’ 컬렉션이 미국 내 최대 규모로 있다는 것이고, 유럽과 미국의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요소요소에 숨어있어 숨바꼭질하듯 작품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앤디 워홀 기획전을 한다기에 아들 녀석과 함께 미술관 산책을 다녀왔다.

워홀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앤디 워홀’ 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들이 있다. 알록달록한 마릴린 먼로의 초상화, 실물과 일치하게 그려낸 캠벨 수프 깡통 그림. ‘전기의자’라고 불리는 사형대 사진. ‘도대체 이것이 그림이야 장난이야? 이것이 예술이야?’ 우리는 의문에 빠질 수도 있겠다.

워홀은 미국 미술사에서 ‘팝 아트(Pop Art)’ 예술가로 분류되는데, 이는 대중생활 속에서 모티브를 얻고 대중과 호흡하는 미술 조류를 일컫는 것이다. 미국의 팝아티스트 중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이들은 앤디 워홀 외에도 미국 성조기를 다양하게 표현해낸 제스퍼 존스(Jasper Johns)나 낡은 이부자리에 물감을 흩뿌리고 폐품을 수집하여 콜라주를 시도한 라우셴버그(Rauschenberg) 등이 있다.

워홀은 사실 ‘워홀은 이것이다’라고 정의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채로운 작업을 펼친 작가인데, 피츠버그의 카네기 대학에서 상업미술을 전공한 그는 뉴욕 맨해튼으로 가서 광고미술가로 활약을 하였다. 너무나도 재능이 넘쳤던 그는 상업미술에만 안주하지 못하고 다양한 디자인과 새로운 영역의 미술 분야로 넘나들었다. 그는 폭발하듯 다양한 작업을 거치면서, 그동안 예술의 소재가 되지 못했던 우리 삶 속의 다양한 요소들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깡통 음식 혹은 포장 상자의 무한 재생 작업, 의문의 죽음을 당한 여배우 사진의 무한 재생, 전혀 영화 같지 않은 일상의 지루한 영화들이다.

이번 특별전에 선보인 워홀의 작품은 무엄하게도 종교적 아이콘 예수의 무한 재생이었다. 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작품을 영사기로 되쏘는 식으로 본뜨기를 한 후에 스크린 작업을 하는가 하면, 역시 최후의 만찬에 그려진 예수의 얼굴 이미지를 캠벨 깡통처럼 100회가 넘도록 반복 재생시켰다. 그리고는 길거리 낙서, 그라피티를 연상케 하는 작품 속에 문제의 예수 얼굴을 삽입시키기도 한다. 이것은 신성모독인가 신성의 대중화 인가?

혹자는 1987년 의문사한 워홀의 사망 원인과 그가 말기에 작업했던 예수 이미지의 신성모독을 연결시키기도 한다. 어쨌거나, 그의 죽음은 그가 즐겨 작업했던 여배우 마릴린 먼로의 죽음만큼이나 의문을 남기고 있다.

볼티모어 미술관(http://www.artbma.org/)은 평소에도 다수의 워홀 작품을 전시하는 편이다. 그러므로 이 기획전 뿐 아니라 상설전시장에서도 워홀의 주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기획전의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지만, 상설 전시장의 작품은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참고로 전시 기간 중 오는 21일까지는 미술관에 음식 깡통 한 개를 가져가면 성인 입장료 15달러에서 2달러 할인을 해준다. 다가오는 추수감사절에 사회단체로 보낼 캔 음식을 모으는 행사인가 본데, 깡통 모티브를 갖고 놀았던 워홀을 기념하는 이 아이디어 역시 워홀만큼이나 발랄해 보인다. 물론 나도 깡통 한 개 갖다 내고 입장료를 할인받았다. 유쾌했다.


앤디 워홀이라는 '거인'을 어떻게든 정리하고 싶어서 밍기적거리다가 장장 1년을 보낸것 같다.  (어쩌면 앤디 워홀이라는 거인 때문에, 내 블로그의 미국미술 정리가 자꾸만 미뤄진것 같기도 하고.) 이제 슬슬 어떻게든 이 큰 산을 넘어서서 내가 본래 계획했던 일들을 마무리 해야겠다는 절박한 느낌도 든다.  말 꺼냈으니 정리하면 되겠지...

 

 

Posted by Lee Eunmee
Pop Art2010. 11. 16. 04:52

볼티모어 미술관 2층, 현대미술 전시장은 여러개의 연결된 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입구쪽 자그마한 방에, 다음과 같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문제 1)  아래의 세가지 작품은 세명의 각기 다른 작가들이 작업 한 것이다.  혹시 이 작품들의 작가들을 짐작하시는 분? 

 

 * 하나는 쉽게 맞출것 같다

 * 두개까지도 맞추는 분이 있을것이다.

 * 세개 모두 작가를 맞춘다면, 당신은 전문가일 것이다.

 

하나도 못맞췄대도 속상해하지 마시길. 관심 없으면 재미 없는 것이고, 몰라도 상관 없는 것이므로. :-)

 

 

 

 

문제 2) 그런데 이 세가지 작품이 왜 한방에 있을까? 

 

답은...나중에요... (신변잡기는 이제 작작 좀 하고, 블로그 제목에 맞게 미국 미술 좀 들이 파야겠지요... 하도 안쓰니까 이제 작가들 이름도 가물가물 해져요.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해요...)

 

 

 

 

2010년 11월 13일 볼티모어 미술관에서 촬영

 

2010년 11월 13일 볼티모어 미술관에서 촬영

 

 

2010년 11월 13일 볼티모어 미술관에서 촬영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0. 11. 15. 00:07

 

사진을 클릭하여 펼쳐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생각한것:

 1. 립밤을 여러개 사다가, 차에 하나, 핸드백에 하나,  산책용 배낭에 하나, 책상위에 하나, 학교 책상에 하나 이렇게 놓아둔다. (추우니까 입술이 자꾸 터져서.)  그러니까 최소한 네개를 사야 하는군 (지금 하나 있으니까.)

 

 2. 겨울 목도리 통짜로 된거 (고리모양) 이놈을 늘 산책용 배낭에 넣고 다닌다.  산책하다가 어딘가에 앉아서 쉬고 싶을때 '방석'으로 요긴하게 사용할수 있겠다. (오늘은 털모자 벗어서 깔고 앉았다.)

 

참, 대단하게 심각한 생각을 하셨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0. 11. 14. 23:57

 

afoxboys.jpg

My friends: I miss you

 

2010년 11월: 1차 목표 60마일

 

 

  1. Wednesday November 3, 2010 :school 3 miles
  2. Thursday November 4, 2010 : school 3 miles (rained all day, went out in the evening.)  --> 6 miles  내가 왜 걸을까?  오래 살고 싶어서?  뭐 이런 생각을 해 봤는데, 그냥 걷는게 좋아서 나간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열이 나도 나가는 이유는?  걷겠다는 약속도 지키고 싶고, 그리고 열이 나고 아파도 걷다보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서 나가는 것이다.  기분이 좋아지니까. 최소한 걸을때 만큼은, 기분이 좋다.
  3. Friday November 5, 2010 : georgetown 6 miles  --> 12 miles 비가 갠 아침, 촉촉하고 좋았다.
  4. Sunday November 7, 2010: riverbend park -- great falls trail 4 miles --> 16 miles
  5. Friday November 12, 2010: riverbend park -- great falls trail 4 miles --> 20 miles
  6. Saturday November 13, 2010 riverbend park -- great falls trail 4 miles --> 24 miles
  7. Sunday November 14 2010 georgetown 6 miles --> 30 miles

 

 

10월 기록은 아래에:

 

 

 

 

 

 

 

 

 

 

 

 

 

 

 

9월 기록은 아래에

 

 

8월 기록은 아래에

 

 

 

 

 

 

 

 

 

 

이전 기록은 아래에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0. 11. 9. 19:13

http://en.wikipedia.org/wiki/Osage_orange

 

 

hedge-apple 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 이 가을철 과일은 얼핏 보기에 '뇌' 모양이다.

가을이 되면 강변에 수십개가 소복히 쌓여있기도 한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여다보고 그 정체를 알고 싶어 하지만, 이것이 무엇인지 도통 감이 안잡힌다는 표정이다.

 

이게 뭐냐고 사람들이 물으면, "Brain fruit!" 이라고 농담으로 답을 하는데, 역시 듣는 사람도 내가 '농담'하고 있음을 알고 웃고 만다.  가끔, 포토맥 강변에서 길을 걷다보면 노랑 머리 사람들이 내게 이것저것 물어오는데, 길을 묻거나, 식물에 대해서 묻거나, 시원하게 답을 해주거나, 혹은 나도 모르겠다며 우리의 무지를 공유하게 될때, 문득 내가 깨닫게 되는 것 -- 내가 저사람들 눈에 이방인으로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I feel I am one of them. It feels good.

 

얼마전에도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서 이걸 들여다보며 침팬지같은 표정으로 궁금해하다가 내게 이것의 정체를 묻는데, 내가 정답을 알려주지 못했다. (나도 몰라서.)

 

오늘 아침 문득, 잠에서 깨어났을때, 요놈 생각이 나서, 구글에서 brain shaped fruit, northern virginia 를 넣고 뒤져보니 결국 정보가 나오고 만다.  osage-orange. 북미 자생 나무. 오크보다 목재가 더 튼튼하고, 과일은 인간이 먹을수 없다. hedge apple 이라는 별명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낙엽이 지기전에, 이 과일이 떨어져나온 나무, 그 나뭇잎도 사진을 찍어와야지.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0. 11. 8. 02:28

 

 

 

Riverbend Park 에서 Great Falls Park로 향하는 강변 오솔길에서 붉은 왕관을 쓰고 있는  딱따구리 (pileated woodpecker)를 발견했다.  마침 나지막한 강변 나무 줄기에 매달려서 나무를 쪼아대고 있었다.  대개 딱따구리가 숲에서 발견될때는 높다란 나무 기둥에 매달리는 식이라서 육안으로 발견을 해도 사진 촬영은 힘든데 (망원카메라나 큼직함 DSLR이라면 좋겠지만 똑딱이로는 포기를 해야 한다)  -- 오늘은 운이 좋았다.  내 똑딱이가 포착할 수 있는 거리에서 발견이 된 것이다.

 

그래서, 똑딱이로 동영상을 찍었다.  :)

 

 

 

 

 

 

 

 

딱따구리를 발견하여 촬영한 나무 밑에서, (너무나 기쁜 나머지) 무슨 탐사대 대장처럼, 셀프 기념촬영. 하 하 하.  아침에 얼음이 얼을 정도로 추웠다. 그래서, 털벙거지 쓰고 단단히 차리고 나갔는데, 해가 뜨면서 날이 따스해졌다.  그렇지만, 돌아올때도 모자를 벗지 않았다. 쌀쌀했다.  (목소리...도...나쁘지 않은거 같애... 앞으로 혼자서 다큐 찍으면서 돌아다니는 뭐냐 그 인디펜던트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그거 해도...될거 같어. 장비 좋은거 사가지고... :)   )

 

아. 비디오 장비 가볍고 좋은거 사가지고 제대로 트래킹 다녀봐? 

(----> 너 그러다 백수 되겠다는거냐?  학교나 잘 다녀라.....)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0. 11. 8. 02:27

 

 

Riverbend Park 는 미국 워싱턴 디씨 인근의 국립공원인 Great Falls Park 상류에 있는, 역시 포토맥 강변의 공원이다.  Riverbend Park 에서 시작하여 강변 산길을 따라 약 2마일쯤 걸어 내려가면 Great Falls Park 버지니아쪽 공원 관리소가 나온다. 

 

(Great Falls Park 는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양안에 걸쳐있는데, 강 건너편이 메릴랜드이다. 양쪽에서 보이는 폭포의 풍경이 약간씩 차이가 나고 개성도 다르다. 마치 나이아가라 폭포의 풍경이 캐나다쪽과 미국쪽에서 볼때 차이가 나듯.  Great Falls Park 는 메릴랜드 쪽 전망대는 입장료를 안 받는데, 버지니아 에서는 공원 입장료를 차 한대당 5달러씩인가(?) 받는다.  공원이 아름다우니 입장료 내는것이 억울하지는 않지만...돈을 안낼수 있으면 안 내는 것이 상책이지...)

 

인근의 Riverbend Park는 Great Falls Park보다 상류의 공원인데, 이곳은 입장료를 안받는다.  그러니까, Riverbend Park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강변 오솔길을 따라서 강을 따라 슬슬 걷다보면 Great Falls Park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불법도 아니고, 그것이 허용되어 있다. Great Falls 에서 입장료 받는것 역시 '자동차 주차비' 명목일 뿐이다.

 

그런데, 입장료 문제가 아니고...Riverbend 에서 Great Falls 까지 내려가는 그 강변 숲길이 그 자체가 예술이다. 어떤 면에서 Great Falls 주변의 트레일보다 Riverbend 에서 이어지는 트레일이 훨씬 아름답기도 하다.

 

Riverbend 에서 시작되는 트레일의 특징은, 이곳이 강이면서 호수와 같다는 것이다. 풍광 아름답고, 강이 바로 지척에 이어져있고, 언제든지 강변에 서서 발을 담그거나 손을 씻어도 된다. 사람 통행로와 강이 멀리 떨어져있는것이 아니고 바로 내 발 끝에 강이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Great Falls 직전에 나지막한 '댐'이 있다. 그래서 댐 덕분에 그 상류의 물은 호수처럼 고요하다.

 

 

 

댐을 지나면 이어서 험한 바위로 이루어진 Great Falls 가 나타나는데

댐 상류가 정적의 세계라면

Great Falls 쪽은 폭포 소리로 역동적인 세계이다.

 

 

 

사진 사이즈 줄여 놓으니까 그 위용이 사라지고 마는데,

Great Falls 는 '그야말로' 위대하다.

지난주에 비가 많이 왔는데, 덕분에 물이 많아서 폭포가 더욱 위용 넘쳤다.

한참동안 전망대에서 물소리를 들었다.

바다에 간듯 기분이 좋아졌다.

 

이 미친듯 흐르는 물의 상류로 가면, 위의 사진같은 고요한 물의 세계가 있는 것이다.

자연은 참 신기하고도 신기하다.

 

 

 

 

 

 

폭포 옆, 그늘진 도랑에 비친 나무와 물위에 떠있는 낙엽들.

마치 우리나라 자개장의 무늬같았다 (검은 바탕에 알록달록 붙어있던 조개껍데기들.)

 

 

 

2010년 11월 7일 오전 리버벤드에서 그레이트폴스까지 왕복한 길에서

 

* http://americanart.textcube.com/814   강변 길에서 만난 딱따구리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0. 10. 30. 05:41

 

지나다니다보면 이 벼랑가에서 젊은 아이들이 담배도 아닌 요상한 것을 말아서 피우기도 한다. 파란 연기.  바람에 묻어오는 그 냄새를 조금 맡아도 골치가 아파서 자리를 피하곤 한다.

 

나는 물고기 지느러미처럼 빛나는 강물을 내려다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황홀경에 빠지는 편이다. 이렇게 햇살이 투명한 날은 강 전체가 한마리 빛나는 거대한 물고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커다란 한마리 물고기.

 

 

위는 오전

아래는 오후.

 

시월도 속절없이 가고 마는구나.

 

 

 

 

 

Posted by Lee Eunmee
Diary/Life2010. 10. 25. 23:17

 

 

일주일 사이에 오파운드 감량하고 득의양양

평소에 벨트 없이 입던 바지를 그냥 빨아서 입고 나왔더니 질~질 흘러내려서 대략 난감.

 

금요일 오후까지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마무리를 끝내고 퇴근했는데

토요일은 시체놀이(?)로 보내고

일요일 아침에는 침대에서 깨어났을때

잠시

기억 상실 모우드

-- 근데 여기가 어디지?

-- 여기가 어딜까?  (치매 걸린 분들이 아마 이런 증상일것이리라...)

-- 나 지금 어디있는거지?

-- 아아, 여기 내 방이구나

-- 여기가 미국이야 한국이야?

-- 나 왜 여기 이러고 있나?

-- 오늘이 언제지?

 

곰곰 생각하다가

컴퓨터 켜 놓고 보니 10월 24일이래.

달력 보니 일요일.

아하, 그렇구나.

 

옛날에, 우리 아빠 돌아가셨을때

삼일장 치르던 마지막날,

산소 근처 천막에 잠깐 누워서 깜박 잠이 들었었는데

그때, 깨어났을때 비슷한 경험을 했었지.

내가 어디있는지 전혀 모르겠는 증상.

 

한국에서 전화 와서 뭐 물어보길래

"왜 모두들 자기 일 하나 해결 못하고, 나한테, 나한테 묻는거야? 내가 한국 가서 그거 해결해줘야 해?"

이러고 소리소리 지르고...

소리소리 지르니까 기운이 나서

기운이 난 김에

집안 청소하고

빨래하고

쓰레기장으로 변한지 오래된 부엌 청소하고

 

 

아침에 찬홍이 맛있는 고기샌드위치 두개 만들어 보내고

나도 출근하여

오랫만에 카메라 앞에 앉아서 이리저리 표정 만들어보다가

--그래. 난 이 표정이야. 난 죽을때도 이 표정으로 죽어야 해.

--사람들이 의지할수 있는 자신만만한 표정. 이 표정에 속아서 결혼한 중생도 있는데. 일관되게 이 표정으로 사는거지.

 

입맛없고 기운없어서 워킹 못나가고 그냥 하루하루 견디고 있다.

뭐 곧 회복하고, 쌩쌩하게 돌아다닐 것이니~

만사는 잘 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신이 특히 애지중지하는 착하고 귀염둥이이니까 (이거 내가 왕눈이한테 매일 하는 말인데...착하고 귀염둥이--문법에 어긋나지만, 그래도 '착하고 귀염둥이!' 라고 말한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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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10. 10. 21. 10:41

http://americanart.textcube.com/380  에서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에 전시된 라이더의 작품들을 소개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Jonah 라는 작품을 다시 올려본다.

 

사진을 한번 클릭 한 수에 다시 클릭하면 확대된 이미지가 보인다. 큰 이미지로 보면 야훼 (하느님)와 요나 (조나)의 표정까지 상세하게 보인다.

 

하느님이나 요나의 표정을 보면서, 나는 작가인 라이더의 인간적인 측면을 상상하게 되는데, 어쩌면 닮은꼴처럼 보이는 '하늘의 하느님'과 '물에서 허우적거리는 요나'의 표정이 라이더의 자화상 처럼 보이는 것이다.

 

라이더의 그림을 나는 '엄숙'하다고 바라봤었는데, 오늘 우연히 이 작품속의 '표정'들을 발견하고는 - 어쩌면 라이더는 순진무구한 소년같은 영혼을 유지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이런 상상을 하게 되었다.

 

 

 

 

2010년 10월 20일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에서 촬영.

 

 

 

 

 

 

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10. 10. 21. 08:57

Flying Dutchman

completed by 1887

Albert Pinkham Ryder (1847-1917)

oil on canvas mounted on fiberboard 36.1x43.8 cm

 

Images introduced here are Albert Pinkham Ryder’s paintings on view at the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on December 29, 2009. For viewers’ better understanding the whole scale of this particular painter’s artworks, I added title tags right next to each piece.

 

Presently, SAAM holds 28 pieces of Ryder, and here is the full list of artworks at the Smithsonian: http://americanart.si.edu/collections/search/artwork/results/?id=4199.

 

Put your cursor on the image and click twice, you will have a better view of these photos.

                                                                                      --RedFox.

 

 

알버트 라이더에 대해서 제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좀, 어이없는 계기 때문인데요. http://americanart.textcube.com/105 제가 에드워드 호퍼에 대해서 시리즈로 정리를 한 바 있는데,  에드워드 호퍼의 한장의 그림이 저를 매우 가렵게 했습니다.  바로 이 그림입니다.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중에서 (1층에 있습니다) 왼편이 Cape Cod Morning,  그리고 오른쪽의 '집' 그림 제목이 Ryder's House 였던겁니다.

 

케이프 카드라는 곳은 미국지도 보면 나옵니다. 바닷가의 유명한 휴양지이지요. 그리고 문제의 Ryder's House 도 이곳에서 호퍼가 그린것이라고 알려져있는데, 그런데 Ryder가 누구길래 그 집을 그렸냐 하는거죠.  궁금한거죠. 가려워 미치는거죠. 미술관의 작품 안내문을 봐도, 이 집의 정체는 안밝혀주고 뭐 그림의 구도나 색채에 대해서만 '잔소리'를 하는겁니다.  내가 궁금한것은, 라이더가 누구이고, 라이더의 집이 왜 중요한가 뭐 이런건데요.

 

 

 

그렇게 가려운 세월을 보내던중, 에드워드 호퍼 관련 서적에서, 간단히 지나치는 언급중에, 이 집이 미국미술가 Ryder의 집이었다는 내용이 있는겁니다. 딱 한줄짜리 내용이었습니다. "미국미술가 Ryder가 이집에 살았어? 그런데, 호퍼는 그 사람 집을 왜 그렸대? 친구였대? 뭐지?"  이렇게 혼자 머리를 벅벅 긁으며 중얼중얼 하는거죠. 네, 저는 혼자 중얼거릴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입니다.  이 '라이더'의 집이 미국미술가의 집이었다는 것도 '사실'인지 아닌지 애매하고, 이 집이 작은 오두막인지 커다란 집인지도 애매합니다.  그림에서는 작아보이지만 실제로는 커다란 집이라고도 하고요. '사실'로 확인된 정보를 저는 별로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같은 미술관 2층에서 아예 '라이더'로 '도배'가 된 전시실 하나를 만났습니다.  언뜻 보기에 멀미가 날 것같은 바다 그림, 그리고 어딘가 종교적인 분이기가 팍팍 나는 그림들이 촘촘히 박혀있는 전시실에 들어섰는데, 이름표를 들여다보니 Ryder 였습니다.  (갸가 갸여?  이 라이더가 그 라이더인감?  거시기가 거시기여? -- 혼자 또 중얼중얼).

 

그런데 또 들여다보니, 오매, 요 사람 라이더(1847-1917)가  에드워드 호퍼 (1882-1967)보다 한세대 앞선 사람이긴 헌데, 딱 '호퍼'급이네~ 이런 기분이 사사삭 드는겁니다. 왜 호퍼를 연상시키는가하면

 

 1. 호퍼(1882-1967)가 바다와 배를 즐겨그렸는데, 그 바다와 배의 구도가 라이더(1847-1917)와 비슷해요

 2. 신비한 쓸쓸함이 묻어나요

 3. 고집스러운 의지, 은둔자의 고집스러움, 혹은 결연함 같은것이 느껴져요.

 4. 딱 loner (외톨이) 풍이에요.

 

이런것은 물론, 제가 받은 인상입니다.  미술비평가들은 Ryder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로 (1) Marsden Hartley (2) Jackson Pollock 이 두사람을 꼽습니다.  이들이 자신의 미술세계에 영향을 준, 혹은 최초의 미국 근대미술가로 '라이더'를 칭송했기 때문입니다 (Hughes, 1997. pp 362-365)).  그러면, 왜 라이더가 미국 현대 미술의 '아버지'급으로 인정을 받았는지, 책에서 읽은 내용을 전하기 전에, 그냥 그림이나 살펴보지요.  그림을 보다보면...뭐가 잡히겠지요.

 

 

 

요나 (Jonah)

 

Jonah ca.185-1895

Albert Pinkham Ryder 1847-1917

oil on canvas mounted on fiberboard 69.2x87.3cm

 

요나...는, 구약에 나오는 이야기이지요. 요나가 거대한 물고기에게 삼켜졌다는 일화인데요.  라이더가 '구약'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그림을 그렸군요.

 

 

이 글을 적고나서 8개월이 흘렀습니다.

또 가서 이 작품을 봤습니다.  이번에는 홀에 앉아서 '킨들'을 꺼내어 구약의 Jonah 를 찾아 읽어보았습니다. 제가 성경 이야기를 잘 몰라요.  그래서 찾아 읽어보니 조나 (요나)가 야훼의 '심부름'을 피해서 도망을 갑니다.  그러니까 야훼가 '요놈 네가 도망가봤자 내 손바닥 안이니라' 이러시는 것이지요.  조나가 배을 타고 도망을 가니까 풍랑이 일게 하고, 커다란 물고기의 뱃속에서 '반성'하게 만든 것이지요.  그 후에도 조나가 뭐라고 투덜대니까 야훼가 야단을 치고 그럽니다.  저는 그 '조나 (요나)' 장을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 작품을 찬찬히 뜯어보다가 아주 재미있는 것을 발견 했습니다.  위의 사진을 두번 클릭하면 좀더 큰 이미지로 볼수 있는데요, 가만 보면 그림 윗부분, 구름 중앙 부분에 하얀 산신령 같은 이미지가 보입니다. 아, 야훼 이십니다.  하하하.  야훼의 오른손 (우리가 보기에 왼편)에는 검은 공 같은것이 들려 있습니다.  아무래도 야훼의 손 안에 있는 '지구'가 아닐까 상상해봅니다.  아랫쪽 가운데에 물에 빠진채 두 손을 들어 올린 조나가 보이고, 그 윗쪽 오른쪽에  큰 물고기가 보입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운명이나 사명을 피할 길이 없을 때는 받아들여야만 하겠지만, 우리는 도망 가고 싶을 때가 더 많을겁니다.  투덜이 조나가 낯설지 않은 이유는, 매일 거울 속에서 조나와 만나기 때문일겁니다.

 

 

 

 

 

날으는 네덜란드인

Flying Dutchman

completed by 1887

Albert Pinkham Ryder (1847-1917)

oil on canvas mounted on fiberboard 36.1x43.8 cm

 

http://americanart.textcube.com/292  삽화가 하워드 파일 (1853-1911)의 페이지에서 Flying Dutchman 의 전설을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요, 똑같은 전설을 라이더는 이렇게 그려냈군요.  파일의 작품은 1900년에 그려졌고, 이 작품은 그보다 3년전에 탄생했군요.  동일한 소재를 작가들이 어떻게 구현해냈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군요.

http://americanart.textcube.com/292 해당 페이지

 

 

 

기울어진 배

With Sloping Mast and Dipping Prow, ca.1880-1885

Albert Pinkham Ryder 1847-1917

oil on canvas mounted on fiberboard 30.4x30.4cm

 

 

 

 

 

 

떠나는 페가수스

 

Pegasus Departing, by 1901

Albert Pinkham Ryder 1847-1917

oil on canvas mounted on fiberboard, 36.1x43.8cm

 

 

페가수스는 신화속의 날개달린 말 입니다.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죽었을때, 메두사가 흘린 피에서  나타난 말이라는 설도 있고, 바다의신 포세이돈과 메두사 사이의 자식이라는 설도 있는데요. 날개달린 말, 페가수스의 등위에 페르세우스가 타고 있지요. 페르세우스와 페가수스는 안드로메다 공주를 구원해주기도 하고, 음악의 신들의 샘이 말랐을때 페가수스가 샘을 만들어주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전원

Pastoral Study, 1897

Albert Pinkham Ryder 1847-1917

oil on canvas mounted on fiberboard, 60.9x74.6cm

 

 

연인들의 배

 

The Lover's Boat ca.1881

Albert Pinkham Ryder 1847-1917

oil on wood 28.9x30.5cm

 

'연인들의 배'라는군요. 

 

이 그림을 보니까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가 생각났는데요. 이런 시가 있거든요.

 

Meeting at Night
   Robert Browning (1812-1889)

The gray sea and the long black land;
And the yellow half-moon large and low;
And the startled little waves that leap
In fiery ringlets from their sleep,
As I gain the cove with pushing prow,
And quench its speed i' the slushy sand.


Then a mile of warm sea-scented beach;
Three fields to cross till a farm appears;
A tap at the pane, the quick sharp scratch
And blue spurt of a lighted match,
And a voice less loud, through its joys and fears,
Than the two hearts beating each to each!

 

Browning 의 또다른 시, Porphyria's lover 라는 시도 있고요.  옛날에는, 이런 드라마틱한 사랑의 시도 즐겨서 낭송하고 그랬는데요.  미지의 어떤...사랑을 꿈꿀때.  옛날에요.  아직 인생이 뭔지, 사랑하고 헤어지고 그런게 뭔지 잘 알지 못할때. 어릴때는 어떤 '드라마'를 꿈꾸쟎아요.  지금은, '환멸'의 시대를 사는것도 같아요. 인생에는 환상의 시대가 있고, 현실의 시대도 있고, 그리고 환멸의 시기도 있는듯 한데요.  환상의 등불들이 하나, 하나, 하나 꺼져가는 시기.  특히 무엇이 나를 서럽게 한다거나 실망시켜서가 아니라,  무수히 빛나던 것들이 하나 하나 꺼져가는거죠.  그런데, 라이더는 아마도 죽을때까지 삶에 대한 어떤 환상을 간직했던것도 같아요. 이런 그림을 그린것을 보면.  (그러니까, 그가 예술가이겠지요.)  아니 가만있자, 1881년이면 1847년생이니까, 34세.  음, 34세면, 아직 뭐 연인들의 보트라던가 이런 환상을 갖고 있을만도 한 나이가 아닐까... ㅎㅎㅎ. (그래, 아직 인생에 대한 어떤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던 시기였는지도 모르지.)

 

 

 

 

 

 

달빛

 

Moonlight, 1887

Albert Pinkham Ryder 1847-1917

oil on mahogany panel, cradled  40.4 x 45.0 cm

 

휘영청 밝은 보름달에, 배 한척이라. 달빛이 내 뺨에 가득 어리는듯 평화로운 풍경이죠.....

 

 

 

 

울린의 딸

 

Lord Ullin's Daughter, before 1907

Albert Pinkham Ryder, 1847-1917

oil on canvas mounted on fiberboard

52.0x46.7cm

 

스코틀랜드에 전해내려오는 이야기 입니다. 율린의 딸이 마을의 청년과 사랑에 빠졌을때, 율린은 불같이 화를 내며 이들의 사랑을 반대 했습니다. 그 청년은 율린의 집안과는 원수 집안의 사람이었으니까요. (로미오와 줄리엣 얘기 같죠?)

 

율린의 딸은 애인과 도망을 칩니다. 율린의 딸이 애인과 야반도주를 하여 호숫가에 이르렀을때 풍랑이 몰아칩니다. 율린의 딸은 뱃사공에게 호수를 건너게 해 달라고 사정을 합니다.  뱃사공은 풍랑이 위험해서 배를 몰고 나가고 싶지 않아 거절합니다. 율린의 딸은 제발 호수를 건너서 도망하게 해달라고 애원을 합니다.  뱃사공은 내키지 않지만, 이 사랑하는 연인들을 위해 노를 저어 나갑니다.

 

율린의 딸이 도망친것을 알게 된 율린은 부하들을 이끌고 딸을 잡으러 달려옵니다. 잡기만 하면 이 '년놈들을' 죽여버려서 가문의 수치를 씻어버리리라 다짐하지요.

 

비운의 연인들을 싣고 풍랑을 헤치며 나아가던 뱃사공은, 그러나 그 자신도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배는 풍랑에 뒤집히고 맙니다. 율린이 딸을 잡기 위해 호숫가에 이르렀을때, 풍랑은 잠잠해지고 호숫가에 이제는 시체가 되어버린 율린의 딸이 물결을 따라 밀려옵니다.  한 팔은 사랑하는 남자를 잡고, 한 팔은 구조를 요청하느라 내 뻗친채 뻗뻗한 시체가 된 처녀의 몸이 호숫가에 밀려옵니다.  두 년놈을 잡아 죽이리라 장담하던 율린은 자신을 책망하며, 가슴을 치며 통곡합니다.

 

 

Lord Ullin's Daughter

http://www.rampantscotland.com/poetry/blpoems_ullin.htm

 

 

Thomas Campbell (1777-1844)

 

A Chieftain to the Highlands bound,
Cries, 'Boatman, do not tarry;
And I'll give thee a silver pound
To row us o'er the ferry.'

'Now who be ye would cross Lochgyle,
This dark and stormy water?'
'Oh! I'm the chief of Ulva's isle,
And this Lord Ullin's daughter.

'And fast before her father's men
Three days we've fled together,
For should he find us in the glen,
My blood would stain the heather.

'His horsemen hard behind us ride;
Should they our steps discover,
Then who will cheer my bonny bride
When they have slain her lover?'

Outspoke the hardy Highland wight:
'I'll go, my chief - I'm ready:
It is not for your silver bright,
But for your winsome lady.

'And by my word, the bonny bird
In danger shall not tarry:
So, though the waves are raging white,
I'll row you o'er the ferry.'

By this the storm grew loud apace,
The water-wraith was shrieking;
And in the scowl of heaven each face
Grew dark as they were speaking.

But still, as wilder blew the wind,
And as the night grew drearer,
Adown the glen rode armed men-
Their trampling sounded nearer.

'Oh! Haste thee, haste!' the lady cries,
'Though tempests round us gather;
I'll meet the raging of the skies,
But not an angry father.'

The boat has left a stormy land,
A stormy sea before her-
When oh! Too strong for human hand,
The tempest gathered o'er her.

And still they rowed amidst the roar
Of waters fast prevailing;
Lord Ullin reach'd that fatal shore-
His wrath was chang'd to wailing.

For sore dismay'd, through storm and shade,
His child he did discover;
One lovely hand she stretch'd for aid,
And one was round her lover.

'Come back! Come back!' he cried in grief,
'Across this stormy water;
And I'll forgive your Highland chief,
My daughter!- oh, my daughter!'

'Twas vain: the loud waves lash'd the shore,
Return or aid preventing;
The waters wild went o'er his child,
And he was left lamenting.

 

 

 

 

계속...

 

 

 

 

 

참고문헌:

 

Robert Hughes (2009), American Visions: The Epic History of Art in America (pp. 352-365), New York: Random House.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0. 9. 18. 00:22

one

 

 

꽃에 한참을 매달려 있던 나비는

훌쩍 날아 올라 저만치 팔랑거리고 사라졌다.

풀벌레들이 뭐라고 저희들끼리 떠들길래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비만 쳐다봤다.

 

 

 

two

 

 

 

 

 

 

 

 

 

Friday, September 17, 2010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0. 9. 18. 00:05

 

자라 한마리가 투명한 9월의 햇살 아래에서

한가롭게 물풀을 씹어먹고 있었다.

느릿 느릿.

주위로 물고기들이 지나갔고

하늘의 구름은 물속으로 내려와서 쉬고 있었다.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지나갔다.

자라는 느릿느릿 물풀을 씹어 먹었다.

 

Friday, September 17, 2010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