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ptual Art2010. 12. 24. 12:08




내 지메일에 뜨는 작은 말풍선 모양의 구글 버즈 로고.  무심코 지나치곤 했는데, 오늘은 문득, 이 작품이 솔 레윗의 작품과 꽤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분위기가 참 비슷하다는 말씀이다. 미술 작품을 한참 재미있게 보다보면,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사소한 것에서도 문득, 아 마티스 색채다! 라던가, 아 고호다! 뭐 이러고 혼자 노래를 부를때가 있다.






그런데, 피씨 구석의 이런 단추가 눈에 띈다. MS Windows 로고 역시 구글 버즈와 같은 빨, 파, 노, 초 네가지 원색을 사용하였는데, 그 방향은 버즈와 역방향이다.  윈도우즈 로고와 버즈 로고의 색상이며 배치가 하도 닮아서, 순간적으로 구글과 MS가 기업 합병을 했나?  이런 착각을.  



Posted by Lee Eunm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Conceptual Art2010. 12. 21. 20:14


Conceptual Art 카테고리에 허시혼 뮤지엄의 솔 레윗의 작품을 2009년에 소개한 바 있다.

허시혼 뮤지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3층 솔레윗 홀 (내가 이름 붙인것이다.)  현재는 솔레윗의 작품 앞쪽에 테이블이 있어서 작품의 하단을 가린다 (임시적인 특별 프로그램 때문에 발생한 일이기를 바란다. 미술관에서 예술 작품을 가리는 짓을 한다는 것은 범죄 행위 아닌가?)

소파에서 한 숨 늘어지게, 잠에 빠진 박선생. 이 소파에 기대 앉으면 누구나 잠의 유혹을 느낀다. 등뒤에는 빛이 가득한 솔레윗의 작품이 있고, 눈앞의 유리벽으로는 워싱턴 디씨의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으므로. 둥실 둥실 구름에 떠가는 기분이 들면서 잠이 솔솔 내리는 것이다.


솔 레윗의 빛의 피라미드 앞에 서면, 저절로 온몸이 따뜻해지고, 마음도 유쾌해진다. 행복한 색깔들의 노래.





2010년 12월 20일.





Posted by Lee Eunm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Conceptual Art2010. 2. 18. 10:31

 

2008년 12월 4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촬영

 

 

 

새 학기들어서, 심기일전하여, 연구 작업에 충실해보려고

전에 사용하던 노트북을 꺼내서 데이타 파일들을 정비하던중 우연히 발견한 사진.

 

2008년 12월 4일.  나는 내 친구의 차를 얻어 타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갔었는데요.  내 친구는 빽도 좋아서 거기를 무료 입장을 시켜주었지요. 차도 공짜, 입장료도 공짜. (만고의 김삿갓 놀음이었어요 랄라~  )

 

퀴즈:

 

(1) 저~만치 있는 왕따시 커다란 사진같은 초상화 (힌트, 사진같은 초상화)의 작가는 누구일까요?

(2) 이 가까이에 보이는 하얀 골재 네모탑, 이거는 누가 디자인을 했을까요?

 

제 최근 페이지들을 보셨다면 짐작이 가실겁니다.  (아아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씀, 그것은 진리~  )

 

(개강하는 첫주라서 정신이 없네요. 수업준비도 해야하고, 컨벤션 발표 자료도 만들어야 하고. )

 

 

 

 

 

 

 

Posted by Lee Eunm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Conceptual Art2010. 2. 11. 00:04

Serial Project, 1 (ABCD) 1966

Baked enamel on steel units over baked enamel on aluminium

50.8 x 398.9 x 398.9 cm

(대략, 4미터짜리 정사각형 위에 51센티 높이의 도형들)

Sol LeWitt 1928-2007

2009년 9월 29일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촬영

 

 

앞서서 Sol LeWitt (1928-2007) 의 페이지들을 열었는데요

 http://americanart.tistory.com/category/Conceptual%20Art

 

제가 단순히 그의 작품들을 대충 살피면서 몇가지 열거한 그의 특징들이 있었습니다.

 

1. 삼각형 (혹은 사면체), 사각형(혹은 육면체)들이 어떤식으로든 평면적으로 혹은 입체적으로 교 차한다

 2. 선과 면들이 평면적으로 어루러져서 입체감을 드러내거나, 혹은 입체면이 평면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3. 결국, 선과 선, 삼각형, 사각형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4. 단순하다 (군 말이 필요가 없다)

 5. 경쾌하다.

 6. 작가의 싸인이 없지만, 작가의 개성을 감추지는 못한다. (너무나도 개성이 돋보인다)

 

 

회화나 예술을 따로 전공하지 않는 평범한 관객의 시각에서 이렇게 눈에 보이는대로 열거를 해 본 것인데요, 어쩌면 이런것들이 솔 레윗의 평생의 예술을 대략 정리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솔 레윗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면 그에 대한 설명으로 두가지가 나옵니다.

 1. 개념예술(conceptualism)이라는 '어휘'를 최초로 도입한 미국의 현대예술가다.

 2. 미니멀리즘 (minimalism) 작가다.

 

맞는것 같죠?  우리가 대충 살펴보면서 대강 짐작했던 사항들을 미술비평가들은 이렇게 두가지로 정리 해 놓는거죠: 개념미술과 미니멀리즘 예술가.  예술을 '물리적인 대상'이 아닌 '아이디어' '개념'으로 시도했다는 면에서 개념예술가였던 것이고,  군말이 필요없이 단순한 형태를 추구했다는데서 미니멀리즘을 찾아볼수 있는거죠.

 

위의 뉴욕 현대미술관에 전시된 Serial Project 관련 문건에 LeWitt 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고 합니다:

 

"The aim of the artist would not be to instruct the viewer but to give him information. Whether the viewer understands this information is incidental to the artist; he cannot foresee the understanding of all his viewers. He would follow his predetermined premise to its conclusion avoiding subjectivity. Chance, taste, or unconsciously remembered forms would play no part in the outcome. The serial artist does not attempt to produce a beautiful or mysterious object but functions merely as a clerk cataloging the results of his premise."

http://www.moma.org/collection/browse_results.php?criteria=O%3AAD%3AE%3A3528&page_number=3&template_id=1&sort_order=1  페이지에서 발췌했습니다.

 

"예술가의 목표는 관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관객에게 정보를 주는 것이다. 관객이 주어진 정보를 이해하는가 아닌가 하는 것은 예술가가 통제할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술가는 모든 관객이 자신의 의도를 이해할거라고 예견해서는 안된다. 예술가는 주관성을 배제한채로 그 자신이 정한 전제가 결과에 이르도록 한다.  우연, 취향, 무의식적으로 기억된 형태들은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연작의 예술가는 아름다움이나 신비한 것을 만들어내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단지 그가 세운 전제의 결과들을 카탈로그로 만드는 직공의 역할을 할 뿐이다."

 

그런데 솔 레윗을 미니멀리스트라고 부르지 않고 개념주의 예술가로 칭하는 이유는, 개념주의가 미니멀리즘보다 한 발 더 앞으로 나간 개념이라서 그럴것입니다.  미니멀리즘이 감정이 분출하는 군더더기들을 배제하고 극단적인 사물의 고유의 형태을 향해 나아갔다고 정리한다면,  개념예술은 이러한 미니멀리 즘적 예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예술가의 '아이디어' 자체를 예술이라 보고, 그 아이디어가 시각적인 혹은 물리적인 것으로 구체화되는 과정에 개입되지 않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미니멀리스트가 자신의 작품을 직접 제손으로 제작했다면, 개념예술가들은 '아이디어'만 제시할뿐 내 손으로 만드는 행동조차도 배제하러 들었다는 것이지요.  위에 솔 레윗이 적은바와 같이 예술가 자신의 취향이나 우연성, 주관성등을 작품에서 배제시키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카탈로그'를 만드는 직공에 자신을 비유 한 것입니다.

 

"the idea itself, even if not made visual, is as much a work of art as any finished product." (Pohl, 2008, pp 495)

"비록 시각적으로 구체화되지 않는다 하더도,  아이디어 자체는 완성된 작품과 마찬가지의 작품이다." 이 말은 솔 레윗의 1967년 발언이라고 하는데요,  앞서의 페이지에서 본 것처럼 솔 레윗은 '작품에 대한 지시'만 한장 적어서 보내는 것으로 작품 활동을 했쟎아요 (작곡자의 악보처럼). 이에 대한 그의 설명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작품에 대한 지시사항, 그것이 완성된 작품과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지요.  때로는 그것이 구체적인 결과물을 낳지 못할때도 있지만 말이지요. (악보가 있는한, 그 음악은 언제든지 연주가 가능한거쟎아요.)

 

 

개념주의(Conceptualism)는 네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1. 예술작품은 아이디어나 컨셉(개념)이지 물질적인 대상이 아니다.  예술작품을 형성하는 아이디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술작품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작품 자체를 시각적으로 보지 않아도 예술작품을 이해하는 것은 가능하다. (뭔 소리다냐? 할수도 있죠. 동의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 RedFox)

 

2. 개념예술에서 예술작품과 언어사이의 경계가 흐릿해집니다. 예술작품을 '아이디어'로 정의하므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지요. '아이디어'는 언어로서 구체화 되는 것이므로.  솔 레윗이 그의 '아이디어'를 종이위에 몇줄의 문장으로 끄적거려주면, 그 지시사항에 따라서 누군가가 예술작업을 하지요 (우리가 그 지시사항대로 작업을 한다고 칩시다). 그러면 솔 레윗과  그 작업을 하는 '나'의 해석이 이 예술의 본질을 구성하게 됩니다. 작가와 나와 아이디어의 결과물을 연결해주는 것은 '아이디어를 구체화 한 언어'죠.

 

3. 개념예술은 예술의 상업성에 비판적 시각을 견지합니다.  인류 역사를 보면, 예술은 돈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오죽하면 '플란더스의 개'에서 얘기했듯, 가난뱅이는 그 잘난 예술 작품을 '구경'하기도 어려웠겠습니까.  대우그룹의 총수였던 김우중씨가 세계적인 콜렉터였다고 하는데요, 그분이 나라에 갚아야 하는 빚이 엄청나다는데요, 미술 경매인들이 김우중씨 몰락했다고 하니까, 그 미술품좀 시장에 내 놓으라고 회유를 했다는데, 그래도 그는 꿈쩍도 안 했다고 합니다.  저는 다른 정치적인 논의를 할 생각은 없고요, 이게 무슨 말인가하면, 예술이 '아름다움'이네 '인류 문화'어쩌네 해봤자, 이게 언제부터인가 돈놓고 돈먹기식의 축재수단, 투자 수단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아이오와 주립대가 2007년 홍수로 물에 잠겼을때,  그 대학 미술관 소장품이었던 잭슨 폴락의 작품을 팔아서 미술대를 살리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하쟎아요.  작품 하나 살리면 대학 살림이 피는거죠. 이게 다 뭐란 말입니까? 정말 한장의 그림에 그러한 가격이 매겨지는 것이 합리적인 것일까요?  단지 잭슨 폴락의 싸인이 들어있으면 걸레쪼가리도 비싼값에 팔려나가고, 뭐, 이게 온당한걸까요?   개념예술가들은 바로 이런 현상에 강한 물음표를 제기하는거죠.  작곡자의 '악보'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연주되쟎아요. 그 악보를 누군가 혼자서 독점 할수는 없는거죠.  개념예술가의 '아이디어'역시 누군가가 독점을 할수는 없는거죠.  이들의 아이디어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4. 물리적으로 만들어진 예술작품보다 그 작품의 '아이디어'를 더 중시한 개념예술가들은 예술작품의 소유가 불러오는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서도 비판적입니다. 3번과 같은 맥락인데요, 미국에서도 그랬고, 현재 세계여러나라에서, 사람들이 돈 좀 벌면, 작품 사들이죠. 마치 우리가 보통 고급 학력으로 자신의 포장하듯, 가질거 다 갖추고 돈이 너무 많아서 골치 아픈 사람들이 가는 곳이 미술품 시장인데요, 그래서 대개 재벌집 여사님들이 고급 옷으로 치장을 하고 보석도 모을만큼 모은 다음에 서로 누구네집에서 뭐 사들였다더라 경쟁하듯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들을 수집하쟎아요. 제가 미국에서 돌아다니면서 구경한, 재벌들의 후원으로 세워진 박물관의 소장품들이 따지고 보면 다 서로 이렇게 경쟁하고 뭐 그런 결과인데요. 예술작품에 대한 이해보다는, 누가 누구의 것을 몇점이나 가졌다더라 식의 악세사리로서의 예술품. 혹은 끼리끼리 사이에서 '없으면 지는거다' 라던가 '너는 피카소 없지? 난 피카소가 열점이나 있단다'식의 문화 권력 놀이. 이런 현상에 대해서 이들은 비판적이었습니다.

 

 

솔 레윗(1928-2007)은 러시아 출신의 유태인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고향은 커넥티컷주의 하트포드시. 한국전에도 참전했던 사람입니다. (아, 한국하고도 인연이 있던 분이군요...) 1960년대에 Jasper Johns, Robert Rauchenberg, Frank Stella 등과 어울리며 활동을 했습니다. (쟁쟁한 이름들이지요!)  예술에서 Conceptualism (개념주의)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사람입니다. 제가 앞서서 소개한 그의 작품들이 대개 그의 개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들입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서 찍어와야 할 작품이 있는데, 나중에 업데이트해드리겠습니다.

 

 

개념예술은...제가 잘 모르던 분야였는데, 이것에 대해서 공부하면 할수록, 이것참, 혁명적인 아이디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술의 권력화...이것은 사실은 예술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것이쟎아요.  2002년에 사망한 프랑스의 사상가 브르드외가 프랑스 시골출신의 수재가 1960년대에 파리에서 공부하면서 발견 한 것이 언어/문화의 권력화 현상이었거든요. 문화가, 혹은 언어가 '차별'의 수단이 되고, 문화/언어가 사회적 권력의 수단이 되더라는 것을 이 촌뜨기 수재 청년이 직시하고 직감했는데요.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 솔 레윗이라는 러시아 유태인계 이민자의 아들도 '미술'이 미술의 본질에서 벗어나 상업주의와 결탁하고, 미술품이 권력의 악세사리가 되는것을 문제시한 것이지요. 각기 다른 대륙에서, 각기 다른 분야에서, 비슷한 연령의 청년들이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세상과 부딪쳐 나간것도 같군요.

 

 

사실 저 위에 제가 올려놓은 작품 사진, 저 사진 찍을때, 저는 솔 레윗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요즘 솔 레윗 들여다보다가 문득, "아, 전에 이 사람 이런 작품 어디서 봤는데..." 하다가 찾아보니 나오더라구요. 지금은 저 작품이 왜 저기 놓여있는지, 저것이 무엇을 말하려고 한 것인지 대충 알지요.  아이고, 아는만큼 보이는거죠...

 

 

 

 

 

참고자료:

 

http://www.moma.org/collection/browse_results.php?criteria=O%3AAD%3AE%3A3528&page_number=3&template_id=1&sort_order=1

 

Frances K. Pohl (2008), Framing America: A social history of American Art (2nd Ed.). New York, NY: Thames & Hudson

 

Stephen Little (2007). ...isms: Understanding Art.New York, NY: Universe Publishing

 

 

Posted by Lee Eunm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Conceptual Art2010. 2. 10. 13:10

2009년 9월 19일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촬영

 

2009년 가을, 햇살 좋던날 필라델피아 미술관에 갔었지요.  사실 저는 여기서 앤디 와홀의 작품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비극의 주인공 재클린이 보이지요.

 

 

 

2009년 9월 19일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촬영

 

그런데 재클린의 푸른색의 비극이 보이던 건너편에, 이번에는 불길한 붉은색, 푸른 색조의 뭔가가 보이는겁니다. 다가가서 보니 역시 앤디 와홀의 '전기의자'였습니다. 사형수들이 앉는다는 전기의자 말이지요.  재클린의 비극만큼이나 이 전기의자, 불길하죠...  불길한데, 충격적이죠.  그리고, 사람들은, 어떤 '충격'에서 쾌감을 느끼기도 하지요. (사람, 참 복잡해요...).

 

그렇게 제가 '앤디 와홀'님의 불길하고 충격적인 작품에 눈독을 들이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이 이 파란 천장입니다. "뭐냐 이거, 동그라미, 세모, 네모, 가위표 다 있네 이거...천장에다가도 별 짓을 다 했어요..."  뭐 별일이다 싶어서 사진도 찍고, 그렇게 그냥 지나쳤던 것인데요.

 

 

 

 

 

Wall drawing #351, 1981

Chalk and latex paint on plaster

 

On a blue ceiling, eight geometric figures: circle, trapezoid, parallelogram, rectangle, square, triangle, right triangle, x.

 

Sol Lewitt (1928-2007)

2009년 9월 19일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촬영

 

 

벽화 351번으로 알려진 이것은 1981년작 입니다.  물론 이 천장화를 그리기 위해서 솔 레윗이 직접 미술관에 온것은 아닙니다. 그는 그저 그의 '지시 노트'만 보냈을 뿐입니다.

 

파란색 천장에, 여덟가지의 기하학적 도형: 동그라미, 사다리꼴, 평행사변형,  직사각형, 정사각형, 삼각형, 정삼각형. 가위표.

 

 

솔 레윗의 지시에 따라서, 필라델피아 미술관의 어느 돔형 천장에 이런 천장화가 완성되었고,  그렇게 천장화가 탄생했습니다. 솔 레윗은 작업을 감독하러 나타나는 행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은 솔 레윗이 이탈리아의 아씨씨(Assissi) 지방에 있을때 창작해 낸 것이라고 하지요.  돔형 천장은 르네상스기의 성당 천장을 연상시키지요.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시스틴 성당 벽화도 이런 둥근 천장에 그려진 것이지요. 르네상스기의 천장과 21세기의 개념미술이 만나면 필라델피아 미술관의 천장화와 같은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지요.

 

제가  이전 페이지를 통해서 솔 레윗의 작품 사진을 올리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런데, 미술 미평책을 들여다 볼 필요도 없이,  솔 레윗의 작품들을 그냥 시대 무시하고 주루룩 살펴보니 이들이 갖고 있는 어떤 속성이 보입니다.   어느 시기의 어떤 형식의 작품이건 간에 솔 레윗의 작품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면들은:

 1. 삼각형 (혹은 사면체), 사각형(혹은 육면체)들이 어떤식으로든 평면적으로 혹은 입체적으로 교차한다

 2. 선과 면들이 평면적으로 어루러져서 입체감을 드러내거나, 혹은 입체면이 평면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3. 결국, 선과 선, 삼각형, 사각형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4. 단순하다 (군 말이 필요가 없다)

 5. 경쾌하다.

 6. 작가의 싸인이 없지만, 작가의 개성을 감추지는 못한다. (너무나도 개성이 돋보인다)

 

그러니까, 이 솔 레윗의 개념미술 작품의 재미있는 점이 뭔가하면, 작가가 작품에 직접 개입하지도 않고 악보 던져주듯 개념만 던져주는 식으로, 자신의 창작품에서 한발짝 물러서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고안해낸, 혹은 개념화한 작품은, 그 사람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전달하면서 작품 자체가 그 사람의 시그니처 (signature)가 되더라는 것이지요.

 

이런 현상을 놓고, 우리의 소비 행태를 생각해보면요,

 

가령, 청소년들이나 젊은이들, 혹은 이제 명품에 눈을 뜬 사람들은 - '나는 명품이오'하는 물건들을 삽니다. 가방에 그 회사의 상징 무늬를 크게 새긴다거나 혹은 무늬가 확실히 눈에 띄는 브랜드의 물건을 사지요. 멀리서만 봐도, 그 무늬만 봐도 이것이 얼마나 비싼(!) 물건인지 알아봐줘야 하는거죠.

 

그런데, 웬만한 명품브랜드들을 섭렵했거나 혹은 돈이 지천으로 깔려서 딱히 돈 많다는것 티 낼 필요도 없는 진짜 선수들...이런 선수들은 '눈에 띄는 브랜드'를 잘 안쓰죠.  오히려 브랜드가 뭔지 도무지 짐작이 안되는 물건들을 두르고 돌아다닙니다. 헤헤헤.

 

개념미술 작품에는 작가의 서명이 없습니다. 하지만, 알만한 '선수'들은 서명도 없는 그 '명품'을 알아보고 잘난척을 하지요.  사실 아무런 표시를 안해도, 어떤 물건의 '개성' 자체를 감추기는 힘들지요. 솔 레윗이 작가 싸인을 안해도 그 작품 자체가 작가를 드러내는 것이지요.  개념미술 작가들은 '작가'가 '작품'에 개입하는 것에 의문을 품고, 작가가 작품으로부터 한발 떨어지는 시도를 했지요만, 그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작품 자체가 갖는 작가 고유 컨셉의 정체성은 작가에게서 아주 분리될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페이지에서 Sol LeWitt 의 예술, 그리고 개념 미술이 무엇인지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2010년 2월 8일 RedFox.

 

 

 

 

 

 

 

 

 

 

 

Posted by Lee Eunm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Conceptual Art2010. 2. 10. 11:40

 

 

2010년 1월 20일 National Gallery of Art, Sculpture Garden

 

 

건널목 너머로 보이는 것이 워싱턴 디씨 내셔널 몰에 있는 국립미술관의 야외 조각공원입니다.  제가 사진을 찍는 이쪽은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의 서관(서쪽 건물) 앞이지요.  저만치에 워싱턴 마뉴먼트가 보이지요.  은색 밴이 서있는 뒷쪽으로 보이는 세모모양이 솔 레윗의 '피라미드' 작품이 있는 조각공원 입니다.  이 조각공원의 중앙에 분수대(연못)가 있고요. 봄, 여름, 가을에는 분수가 피어오르지만, 겨울에는 이곳이 스케이트장이 되지요.

 

조각공원을 지나 계속 가면, 자연사 박물관 (Smithsonian Museum of Natural History)이 나오지요.  그 자연사 박물관 입구에는 화석처럼 변한 아주 오래된, 거대한 나무형상이 있고요, 그리고 쇠가 중간중간에 무늬를 이룬 아주 오래된 쇠바위가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의...소장품들은...지구가 만들어낸 예술품들이지요.  그리고 그 예술품을 가장 잘 안내할수 있는 사람은, 과학자들이지요. 

 

 

 

 

 

 

 

Four Sided Pyramid (4면의 피라미드)

First Installation 1997, Fabricated 1999

Concrete Blocks and Mortar

458.2 x 1012.2 x 970.9 cm

 

 

자, 여기 솔 레윗의 피라미드 뒷편으로 보이는 건물이 국립 미술관 서관(West Building)입니다.

 

 

2010년 1월 20일 촬영

 

 

 

그러니까, 저의 극히 개인적인 취향인데, 저는 로댕 이외의 조각가나 조각작품에 대해서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요.  오죽하면 제가 '미국미술' 블로그를 열어놓고서는 평면적인 회화만 들여다보겠습니까.  저는 조각작품에 대해서 그냥 별 관심을 못 느낍니다.  그러므로, 제가 이 조각공원을 오가며 들를때에도 그냥 상식차원에서 부르조아의 거미라던가, 리히텐스타인의 작품을 쓱~ 보고 지나치는 정도였고요, 특히나 이런, (혹은,...이따위)  블럭으로 세워놓은 피라미드 따위, 관심도 없었다고 봐야지요.  헤헤헤.

 

 

그런데요, 제가 2010년 1월에 국립미술관 동쪽 빌딩에 있던 솔 레윗의 작품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난 후에, 며칠후에 이 조각공원 앞을 지나치는데, 이 피라미드가 눈에 띄는겁니다.  그리고는, 거의 본능적으로 혼자서 중얼거렸던 것이지요. "저거, 저거..저것은...솔 레윗인가봐..."

 

역시나, 다가가서 확인해보니 솔 레윗의 작품이었던 겁니다.

 

 

저는 사실, 이것을 보고 나 자신이 왜 솔 레윗을 떠올렸던것인지도 스스로 설명하기가 힘듭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솔 레윗의 어떤 본질을 파악하고 나자, 길거리에 서있던, 내가 무시하고 지나치던 이 피라미드가 문득, 소리를 내는 겁니다. 뭐라고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그래서 저절로 알아지는거죠. 

 

제가 http://americanart.textcube.com/371  페이지에서, 허시혼의 벽화를 통해 솔 레윗의 매력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적은 적이 있는데요. 사각형 안의 삼각형. 2003년 작품. 사실 이것은 어찌보면 피라미드이지요.  그리고 조각공원의 사면체 피라미드 작품은 1997년 작품인데요. 이 두 작품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요, 두 작품 모두 '피라미드'를 표현한 것인데, 하나는 색깔로, 하나는 입체로 표현한 것이죠. 두가지 모두 사각형과 삼각형의 조화라는 면에서는 상통하죠.  그러니까, 제가 의식하지 못했겠지만, 허시혼 벽화에 햇살처럼 표현된 피라미드 형상을 기억하던 저는, 솔 레윗에 대해서 좀더 알게 된 후에, 길거리에서 이 피라미드를 보면서, 부지불식간에 이 조각물의 정체를 파악한거겠지요.

 

'부지불식'이라는 표현이 있쟎아요.  이것을 인지심리학적으로 풀이하지면 '암묵적 지식'이지요. 내가 안다고 인지하지도 못하면서 알고 있는 상황.  나는 허시혼의 솔 레윗 벽화와  조각공원의 솔 레윗 피라미드를 의식적으로 연결시키지 못했지만, 암묵적으로 파악을 한거죠.  (사람의 인식 체계는 우리 자신이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신비하기까지 해요.)  그래서 '저것은 솔 레윗인가봐'하고 다가가서 확인해보는 순간, 아, 솔 레윗이었던거죠.

 

 

그런데요,  무조건 '감'으로만 무엇을 파악하는것으로 끝내서는, 지식의 탑을 세울수가 없지요. '감'이 맞아떨어질때, 혹은 막연히 무언가를 느끼거나 안다고 생각할때, 그때 우리는 논리적인 자세로 '공부'를 해야 하지요.  수업중에 저는 종종 "지금 그 개념을 당신의 언어로 설명해보라"고 요구할때가 있습니다.  학생들은 대개 얼버무리며 "알지만 설명을 못하겠다"고 하지요.  "알면 왜 설명을 못하는가? 설명을 못한다면 당신은 정확히 안다고 할수 없다"고 저는 좀 쌀쌀맞게 대응하는 편입니다.  대충, 아는척 하지 말라는 주문인 것이지요.  뭔가 희미하게 파악은 하되, 논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면, 안다고 말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학교에서는 학문을 해야 하므로.   그렇지만, 제가 어떤 사람의 '감' 자체를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암묵적인 어떤 인지 과정이 분명 있지요.  그런데 학문에서는 이것을 구체화하고 논리화해야 하는 것이지요.

 

평소에 무심코 지나치던, 별 재미 없어보이던 '피라미드'가 갑자기 눈에 들어오고, 어떤 감이 잡힐때, 내가 저절로 무엇을 알게 되었다는 것에 흥분하고 기뻐하는 것도 좋지만, 어떻게 해서 나는 그것을 저절로 알게 되었을까?  파악해보려는 노력도 필요하죠.  음, 그것이 제가 사는 방식인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너처럼 그렇게 앞뒤 논리를 따져보고 그래야 해?  그것이 과학적이기나 한거야?  이런 반론을 제기 하고 싶은 독자도 있으실겁니다.  모든 사람이 그럴 필요까지야 있겠습니까...  그냥, 그것이 제가 사는 방식이라는 것이지요. 모두 다 똑같다면 이세상 사는 재미가 없겠지요.)

 

 

 

솔 레윗이 그렇게 제게 다가와 둥지를 틀었습니다.

 

 

2010년 2월 8일 RedFox

 

 

 

 

Posted by Lee Eunm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Conceptual Art2010. 2. 10. 10:43

(사진에서 왼쪽의 벽)

Wall Drawing #65,

Lines not short, not straight, crossing and touching, drawn at random using four colors, uniformly dispersed with maxim density, covering the entire surface of the wall.

First installation, 1971

 

red, yellow, blue, and balck color pencil

2001.9.25.

 

Drawn by Hidemi Nomura, Kalisma, Kristin Holder, and Kathryn Morales

 

(번역)

 

벽화 65번

선은 짧거나 직선이어서는 안되며, 서로 교차하고 닿아야 한다, 네가지 색깔로 무작위로 그려야 하며, 벽 전체에 걸쳐서 최대한 조밀하게 그러나 균등하게 분포해야 한다.

최초의 설치는 1971년에 있었다.

 

빨강, 노랑, 파랑, 검정 색연필이 사용되었다.

2001년 9월 25일 작업하였다.

 

작업자는 히데미 노무라, 칼리스마, 크리스틴 홀더, 캐스린 모랄레스.

2010년 1월 16일 워싱턴 국립 미술관 동관 (East Building, National Gallery of Art)에서 촬영

 

 

 

 

 

워싱턴의 국립 미술관 1층 (혹은 지하층)의 현대미술관에서 발견한 솔 레윗의 작품입니다.  그런데요, 사람들은 이것이 '작품'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그냥 지나갑니다. 제가 함께 갔던 동행에게 물어봤거든요, "솔 레윗의 벽화, 봤어?"   대체로... 몰라요... 몰라도 문제 될 것은 없죠. 어차피 모르고 지나가는거니까요.  사람들이 작품 앞에서 기념사진 찍고 그러거든요. 이 앞에서는 안찍어요.  그냥 '벽'처럼 보이니까요.  그런데 이 벽을 들여다보면 색연필로 이러한 낙서를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솔 레윗의 작품입니다. 그냥 평범한 벽처럼 보입니다. (아는 사람 눈에만 보여요~)  (아니, 사실 벽 구석에 자그마한 이름표가 붙어있으니까 들여다보면 이것이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그러니까,  미술가 솔 레윗 (1928-2007)은  위에 제가 대충 번역한 분홍색 '지시사항' 이것만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만을 창조해 낸 것이지요. 그리고, 이 개념을 바탕으로 정말 이 벽화의 작업을 한 사람들은 히데미, 칼리스마, 홀더, 모랄레스 이렇게 네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2001년에 바로 이 벽에 바로 이 미술 작업을 하던 이 네사람이 하루종일 무엇을 했는지 관찰을 했다는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었거든요.  그냥 미술학도로 보이는 네 사람이 오전에 나타나더니, 하루종일 네자루의 '색연필'을 가지고 이 벽에 이런 '낙서'를 했대요. 그리고 저녁때가 되자 작업을 모두 마치고는 손을 털고 자리를 떠났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벽화의 원작자로 알려진 솔 레윗 (1928-2007)은 워싱턴에 나타나지도 않았고요, 솔 레윗의 지시사항과 네가지색 색연필만 가지고 나타난 네명의 사람들이 (아마도 솔 레윗의 문하생이거나, 뭐 미술학도들 이었겠지요) 미술관에 나타나서 온종일 지시사항대로 작업을 하는 것으로 이 벽화는 탄생했고,  미술품의 값은 솔 레윗이 챙겼겠죠 :) 헤헤.

 

이는 마치, 작곡자가 오선지위에 음표로써 음악을 창조해 내면, 연주자가 그 악보를 바탕으로 연주를 하는 식인거죠.  작곡자가 반드시 연주까지 할 필요는 없는거쟎아요.  연주는 연주자가 하는건데, 연주자의 역량에 따라서 아름다운 음악이 될 수도 있는거고, 괴상한 음악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베에토벤의 교향악 악보는 동일하겠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연주하는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나쟎아요.  지휘자에 따라서 교향악단의 역량이나, 그날의 분위기, 청중의 반응, 혹은 개별적인 연주자의 그날의 상황에 따라서 그 음악은 천상의 하모니가 되기도 하고,  들어주기 괴로워서 중간에 모두들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불협화음이 될수도 있고요.  솔 레윗의 미술은, 작곡자의 악보와 같았던 것이지요. 연주자의 변수를 인정해주되, 악보는 영원한거죠.  이런식의 회화에 대한 시각은, 이전의 전통적인 회화, 미술에 대한 시각과는 조금 차이가 나죠?

 

예, 그래서 이런 식의 예술을 개념 예술 (Conceptual Art)이라고 하는데, 솔 레윗이 이 '개념 예술'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예술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요,  우리들도 솔 레윗의 '지시사항'에 따라서 네자루의 색연필을 잡고 작업을 하여 우리의 방 벽 일부를 꾸몄다고 한다면, 우리는 솔 레윗의 벽화를 우리식으로 '연주'해 낸것이지요.  별거 아닌거같죠? 사실 별거 아닐수도 있는데요. 그 별 것 아닌 것을 '처음' 생각해 낸 것 자체는 참 별스러운 것이었죠.  그렇죠?  콜롬부스의 달걀이죠.  별것 아닌데, 그 사람이 그걸 생각해낸거죠...

 

 

 

 

 

Objectivity, 1962, oil on canvas

127 x 127 x 24.8 cm

2006년 1월 16일 National Gallery of Art, East Building 에서 촬영

 

 

 

 

 

 

 

Wall Drawing #681 C:

A wall divided vertically into four equal squares separated and borderd by black bands. Within each square, bands in one of four directions, each with color ink washes superimposed. 1993.

(벽은 네개의 정사각형과 검정 선으로 분할된다. 네개의 정사각형 내부는 각기 네가지 방향중의 한가지를 택하여 색깔막대를 채운다. 색깔 잉크들은 겹쳐진다.)

Colored ink washes

image (size of installed drawing): 1127.8 x 304.8 cm (대략 11미터 x 3 미터)

Sol LeWitt 1928-2007

2010년 1월 16일 National Gallery of Art, East Building 에서 촬영

 

즐겁죠?  이런 작품을 보면 '명랑'이란 어휘가 생각나요. 기분이 아주 명랑해져요.  저절로 웃음이 나요.

 

 

'지시사항'을 솔 레윗이 적을때, 그의 머릿속에는 어떤 이미지가 있었던 것일까요? 그가 머릿속에 떠올린 이미지와, 이 지시사항대로 어떤 다른 사람이  작업을 한 결과는 일치하는 것일까요?  작업을 한 사람은 어떤 의도를 갖고 작업을 했을까요?  그리고 이 작품앞에서 희희낙락 유쾌하게 사진을 찍는 내가 이 작품을 해석하는 방법과, 작업자의 의도와,  이 작품의 설계자(솔 레윗)의 의도는 일치할까요?  아닐걸요.  솔 레윗도 예술 작품의 이러한 한계, 이러한 속성을 꿰뚫어본것이겠지요.

 

 

2010년 2월 8일 RedFox

 

 

 

Posted by Lee Eunm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Conceptual Art2010. 2. 10. 07:15

 

이미지는 클릭하면 커집니다.

 

2009년 9월 24일 스미소니안 허시혼 미술관에서 촬영

 

워싱턴 디씨에는 참 매력적인 장소가, 많지요.  '제국'의 행정수도답게 모든 국립 박물관들을 무료로 개방해 놓고, 아무나 편히 느나들라는 여유를 부리는 덕에, 차비만 있으면 사실 일년 내내 백수질 하면서 쏘다닌대도 싫증이 안날만한 곳이지요.  워싱턴 디씨의 이런 무료입장 가능한 박물관들 중에서, 제가 열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장소가 바로 이곳, Hirshhorn 미술관안에서도 바로 이곳이지요.

 

이곳이 들어서면 개념미술 (Conceptual Art)의 창시자로 알려진 Sol Lewitt 의 큼직한 벽화가 그려져있고, 그리고 중앙에 전망좋은 유리벽과, 앉으면 침대처럼 편히 뒤로 젖혀지게 되는 무지무지 푹신하고 편안한 소파가 있지요.  이 소파의 품에 기대어 유리벽 밖을 내다보면 워싱턴에서 가장 아름다워보이는, 내셔널몰의 아름다운 박물관 건물들이 줄지어 보이지요.  자연사박물관도 보이고.  뭐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허시혼을 지나칠때면, 그러다 잠시 그곳에 들를때면, 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윗층으로 이동하여 전시장 한바퀴를 빙 돌다가 이 푹신한 소파에 기대누워서 긴 한숨처럼 다리를 펴고 창밖을 내다보기를 좋아하지요.

 

 

 

 

Wall Drawing #1113: On a wall, a triangle within a rectangle, each with broken bands of color 2003, acrylic

Drawn by Patrick Burns, Stevens Jay Carter, Larry Colbert, Megan Dyer, Joy Hayes, Thomas Ramberg, and  Michelle Talibah

 

Sol LeWitt 1928-2007

2009년 9월 24일 스미소니안 허시혼 미술관에서 촬영

 

 

 

이 그림의 작가가 Sol LeWitt 이라는 사람인데요,  이 사람 이름 Sol 을 말할때마다 '햇님'을 연상하게 됩니다.  오 솔레 미오 - 오 밝은 태양 너 참아름답다!  우리가 고등학교때 '필수적'으로 불렀던 이탈리아 가곡 오 솔레미오에서 그 솔이 햇님이라쟎아요.  그래서 솔~ 하면 눈부신 햇님이 연상이 되는거지요.  하필, 제가 솔 레윗이라는 작가의 존재에 대해서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된 작품도 바로 이 작품, 햇살이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이리저리 반사하는 색채같은 이 눈부신 작품이거든요.  이 작품과 솔 레윗이라는 이름이 참 잘 어울려요. 

 

 

작품 제목이 길죠. 벽화 번호 1113. 사각형 안에 삼각형. 각 삼각형은 끊어진 색깔막대로 이루어져 있음. 말하자면 이것이 제목이기도 하고, 그리고 이것이 이 작품의 '개념'이기도 해요.  제목 아래에 Drawn by ... 아무개들이 그렸다는 메시지가 적혀 있지요.  그러니까 이 작품의 개념(제목, 지시사항)을 만들어낸 작가는 솔 레윗이고, 이 개념에 따라서 직접 벽화작업을 한 사람들은 바로 저기에 이름적힌 저 사람들이지요. 작가가 직접 와서 그림을 그리고 칠을 한것이 아니고, 작가는 '개념'만 적어줬고,  그걸 저 사람들이 와서 지시사항대로 구현해 낸 것이지요.  작가는 손하나 까딱 안했다구요.  이 작품에는 솔 레윗의 싸인도 없고, 그의 흔적도 찾아볼수 없어요.  단지 작품이 거기 존재할 뿐이죠.  이것이 말하자면 '개념미술'의 성격입니다.

 

 

 

 

 

Wall Drawing #356BB: Cube within a cube 2003, acrylic on wall surface

Drawin by Patrick Burns, Stevens Jay Carter, Larry Colbert, Megan Dyer, Joy Hayes, Thomas Ramberg, and  Michelle Talibah

 

Sol LeWitt 1928-2007

2009년 9월 24일 스미소니안 허시혼 미술관에서 촬영

 

 

 

 

 

 

 

2009년 9월 24일 스미소니안 허시혼 미술관에서 촬영

 

 

 

 

 

 

2009년 9월 24일 스미소니안 허시혼 미술관에서 촬영

 

 

 

 

 

2009년 9월 24일 스미소니안 허시혼 미술관에서 촬영

 

 

이곳은 제가 워싱턴 디씨에서 좋아하는 장소중에 열 손가락 안에 꼽는 곳입니다. 이 소파에 기대 앉으면, 참 푹신하고 편안하고 좋아요.  게다가 사람도 별로 안오는 곳이라서 하루종일 이대로 있을수도 있어요.  이곳에 누군가와 함께 와 본적은 없습니다. 어쩐 일인지 이곳에 오게 될땐 늘 혼자였습니다.  이곳은 워싱턴을 겉핥기로 하루이틀에 지나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아는 사람만, 한가로운 사람만, 백수만, 심심해 미치겠는 사람만 오는 곳이지요. 이곳에 들어서면 오늘처럼 흐리고 눈이 뿌리는 날에도 햇살이 쨍쨍 내리 쬐는 기분이 들것입니다. 솔 레윗의 그림이 있으니까.

 

 

2010년 2월 8일 RedFox

 

Posted by Lee Eunmee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