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ptual Art2010. 2. 10. 10:43

(사진에서 왼쪽의 벽)

Wall Drawing #65,

Lines not short, not straight, crossing and touching, drawn at random using four colors, uniformly dispersed with maxim density, covering the entire surface of the wall.

First installation, 1971

 

red, yellow, blue, and balck color pencil

2001.9.25.

 

Drawn by Hidemi Nomura, Kalisma, Kristin Holder, and Kathryn Morales

 

(번역)

 

벽화 65번

선은 짧거나 직선이어서는 안되며, 서로 교차하고 닿아야 한다, 네가지 색깔로 무작위로 그려야 하며, 벽 전체에 걸쳐서 최대한 조밀하게 그러나 균등하게 분포해야 한다.

최초의 설치는 1971년에 있었다.

 

빨강, 노랑, 파랑, 검정 색연필이 사용되었다.

2001년 9월 25일 작업하였다.

 

작업자는 히데미 노무라, 칼리스마, 크리스틴 홀더, 캐스린 모랄레스.

2010년 1월 16일 워싱턴 국립 미술관 동관 (East Building, National Gallery of Art)에서 촬영

 

 

 

 

 

워싱턴의 국립 미술관 1층 (혹은 지하층)의 현대미술관에서 발견한 솔 레윗의 작품입니다.  그런데요, 사람들은 이것이 '작품'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그냥 지나갑니다. 제가 함께 갔던 동행에게 물어봤거든요, "솔 레윗의 벽화, 봤어?"   대체로... 몰라요... 몰라도 문제 될 것은 없죠. 어차피 모르고 지나가는거니까요.  사람들이 작품 앞에서 기념사진 찍고 그러거든요. 이 앞에서는 안찍어요.  그냥 '벽'처럼 보이니까요.  그런데 이 벽을 들여다보면 색연필로 이러한 낙서를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솔 레윗의 작품입니다. 그냥 평범한 벽처럼 보입니다. (아는 사람 눈에만 보여요~)  (아니, 사실 벽 구석에 자그마한 이름표가 붙어있으니까 들여다보면 이것이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그러니까,  미술가 솔 레윗 (1928-2007)은  위에 제가 대충 번역한 분홍색 '지시사항' 이것만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만을 창조해 낸 것이지요. 그리고, 이 개념을 바탕으로 정말 이 벽화의 작업을 한 사람들은 히데미, 칼리스마, 홀더, 모랄레스 이렇게 네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2001년에 바로 이 벽에 바로 이 미술 작업을 하던 이 네사람이 하루종일 무엇을 했는지 관찰을 했다는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었거든요.  그냥 미술학도로 보이는 네 사람이 오전에 나타나더니, 하루종일 네자루의 '색연필'을 가지고 이 벽에 이런 '낙서'를 했대요. 그리고 저녁때가 되자 작업을 모두 마치고는 손을 털고 자리를 떠났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벽화의 원작자로 알려진 솔 레윗 (1928-2007)은 워싱턴에 나타나지도 않았고요, 솔 레윗의 지시사항과 네가지색 색연필만 가지고 나타난 네명의 사람들이 (아마도 솔 레윗의 문하생이거나, 뭐 미술학도들 이었겠지요) 미술관에 나타나서 온종일 지시사항대로 작업을 하는 것으로 이 벽화는 탄생했고,  미술품의 값은 솔 레윗이 챙겼겠죠 :) 헤헤.

 

이는 마치, 작곡자가 오선지위에 음표로써 음악을 창조해 내면, 연주자가 그 악보를 바탕으로 연주를 하는 식인거죠.  작곡자가 반드시 연주까지 할 필요는 없는거쟎아요.  연주는 연주자가 하는건데, 연주자의 역량에 따라서 아름다운 음악이 될 수도 있는거고, 괴상한 음악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베에토벤의 교향악 악보는 동일하겠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연주하는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나쟎아요.  지휘자에 따라서 교향악단의 역량이나, 그날의 분위기, 청중의 반응, 혹은 개별적인 연주자의 그날의 상황에 따라서 그 음악은 천상의 하모니가 되기도 하고,  들어주기 괴로워서 중간에 모두들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불협화음이 될수도 있고요.  솔 레윗의 미술은, 작곡자의 악보와 같았던 것이지요. 연주자의 변수를 인정해주되, 악보는 영원한거죠.  이런식의 회화에 대한 시각은, 이전의 전통적인 회화, 미술에 대한 시각과는 조금 차이가 나죠?

 

예, 그래서 이런 식의 예술을 개념 예술 (Conceptual Art)이라고 하는데, 솔 레윗이 이 '개념 예술'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예술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요,  우리들도 솔 레윗의 '지시사항'에 따라서 네자루의 색연필을 잡고 작업을 하여 우리의 방 벽 일부를 꾸몄다고 한다면, 우리는 솔 레윗의 벽화를 우리식으로 '연주'해 낸것이지요.  별거 아닌거같죠? 사실 별거 아닐수도 있는데요. 그 별 것 아닌 것을 '처음' 생각해 낸 것 자체는 참 별스러운 것이었죠.  그렇죠?  콜롬부스의 달걀이죠.  별것 아닌데, 그 사람이 그걸 생각해낸거죠...

 

 

 

 

 

Objectivity, 1962, oil on canvas

127 x 127 x 24.8 cm

2006년 1월 16일 National Gallery of Art, East Building 에서 촬영

 

 

 

 

 

 

 

Wall Drawing #681 C:

A wall divided vertically into four equal squares separated and borderd by black bands. Within each square, bands in one of four directions, each with color ink washes superimposed. 1993.

(벽은 네개의 정사각형과 검정 선으로 분할된다. 네개의 정사각형 내부는 각기 네가지 방향중의 한가지를 택하여 색깔막대를 채운다. 색깔 잉크들은 겹쳐진다.)

Colored ink washes

image (size of installed drawing): 1127.8 x 304.8 cm (대략 11미터 x 3 미터)

Sol LeWitt 1928-2007

2010년 1월 16일 National Gallery of Art, East Building 에서 촬영

 

즐겁죠?  이런 작품을 보면 '명랑'이란 어휘가 생각나요. 기분이 아주 명랑해져요.  저절로 웃음이 나요.

 

 

'지시사항'을 솔 레윗이 적을때, 그의 머릿속에는 어떤 이미지가 있었던 것일까요? 그가 머릿속에 떠올린 이미지와, 이 지시사항대로 어떤 다른 사람이  작업을 한 결과는 일치하는 것일까요?  작업을 한 사람은 어떤 의도를 갖고 작업을 했을까요?  그리고 이 작품앞에서 희희낙락 유쾌하게 사진을 찍는 내가 이 작품을 해석하는 방법과, 작업자의 의도와,  이 작품의 설계자(솔 레윗)의 의도는 일치할까요?  아닐걸요.  솔 레윗도 예술 작품의 이러한 한계, 이러한 속성을 꿰뚫어본것이겠지요.

 

 

2010년 2월 8일 RedFox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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