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에 해당되는 글 360건

  1. 2011.07.22 [엄마] 2011년7월20일(수) 야생말이 사는 섬 (2)
  2. 2011.07.22 [엄마] 2011년7월20일(수) 야생말이 사는 섬 (1)
  3. 2011.07.19 [엄마] 2011년7월18일 -- 아름다운 정원 9
  4. 2011.07.18 [엄마] 2011년 7월 17일(일)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 -동영상
  5. 2011.07.17 [엄마] 2011년 7월 16일 (토) 카삿 카페 + 엄마의 때때옷
  6. 2011.07.17 [엄마] 엄마가 리버벤드 파크에서 그린 풍경
  7. 2011.07.16 [엄마] 해는 왜 뜨고 지나? 2
  8. 2011.07.15 [엄마] 칼레의 시민 (메트로폴리탄)
  9. 2011.07.14 [엄마] 20011년 7월13일 셰난도어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동영상 1, 2) 2
  10. 2011.07.14 [엄마] 2011년 7월13일 셰난도어 엄마사슴 아기사슴, 아기곰 4
  11. 2011.07.13 [엄마] 2011년 7월 12일 뉴욕: 엄마가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2
  12. 2011.07.13 [엄마] 2011년 7월 12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식당과 정문 앞 광장 4
  13. 2011.07.13 [엄마] 2011년 7월 12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전시장 2
  14. 2011.07.13 [엄마] 2011년 7월 12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
  15. 2011.07.11 [엄마] 2011년 7월10일 (일) 볼티모어 미술관 식당에서 (동영상)
  16. 2011.07.10 [엄마] 조지타운에서 아침 식사
  17. 2011.07.09 [엄마] 2011년 7월8일 (금) 연꽃구경 --엄마 동영상 2
  18. 2011.07.09 [엄마] 2011 년 7월8일 (금) 연꽃구경 -- 연꽃나라
  19. 2011.07.08 [엄마] 2011년 7월7일(목) 반즈앤노블 책방에서 2
  20. 2011.07.08 [엄마] 엄마의 워싱턴 신작들 : 갤러리~ 4
Diary/엄마2011. 7. 22. 02:56

친코티그 섬에서 배를 타고, 말들이 사는 아싸티크 섬 가까이로 간다. 이 섬의 주위를 돌면서 야생말과 야생 생물을 관찰한다. 여기 찍힌 말들은 내 작은 디지탈 카메라를 최대한 줌인하여 찍은 것들이다 (귀챦아서 큰 카메라를 안갖고 갔는데, 후회 막급이었다.)

카누를 탄 사람들이 섬가로 가서 말 가족을 구경하고 있다. 왼편에 말 부부가 보이고, 오른편에 망아지가 엄마 아빠 쪽으로 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바닷가에서 수초를 뜯어먹고 있는 말.



말 주위에 이글릿 이라는 백로같이 생긴 새들이 있다. 이들은 말과 공생관계로 보인다.

섬의 평지 여기저기에서 말들이 풀을 뜯고 있다. 


이글릿이 말의 잔등에 올라 앉아있다. 말은 개의치 않는듯하다.

뭐 이렇게 섬 주변의 생물들을 구경하면서 바다위를 둥둥 떠 다닌다.
날이 쨍쨍하고 뜨거웠는데, 얇은 차양시설의 배 안에서는 더운줄 모르겠더라.  바람이 선선했던 까닭이다.



내 앞에 앉아있던 이 커플은, 내것같은 커다란 캐논 카메라와 작은 디지털카메라 이렇게 두가지를 갖고 와서 사진을 찍었었는데, 나중에, 배에서 내리기 직전에 작은 디지털카메라를 바다에 빠뜨렸다. 그걸 어떻게 찾나, 바다에 빠진걸...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뒷자리의 아기가 울어대서, 좀 짜증이 났다. 한두푼도 아니고 43달러씩이나 내고 (셋이면 120달러가 넘는데) 배를 탄건데, 새벽부터 일어나 세시간이나 쉬지도 않고 달려왔는데, 우리 엄마가 평생에 한번 보는 말섬인데, 배 탄 내내 뒤에서 아기가 소리를 지르며 울어대니까, 피곤하고 짜증나고 그랬다. 그렇지만 엄마는 아무 말씀 안하셨고, 찬홍이도 잠자코 있었고, 나는 이들을 피해서 저기 앞에 빈자리로 가고 싶었지만, 나도 꾹 참았다.  우리 가족이 자리를 욺겨버리면 이 사람들이 더욱 난처한 기분이 들을 것 같아서 (자리를 옮기면 --너 싫어서 우리가 자리 옮긴다--는 메시지가 분명하니까, 그런 짓을 하면 안될것 같았다.) 인내의 시간이었다.  나는 사진을 찍는척, 자리에서 일어나 애 울음소리에서 멀어진 곳에 내내 서 있었다. (나중에는 애 엄마가 애 달랜다고, 내 쪽으로 자꾸만 오길래 내가 화가 나서 머리 꼭지가 돌았지만, 그래도 내색하지 않았다. 애가 우는건 애엄마 잘못이 아니고, 애가 우는건 애 잘못도 아니고, 누구의 잘못도 아닌거니까, 내가 참아야 하느니라~ )



아무튼 나는 한가로운 말을 구경하러 간 것이니까,말에 집중 하자구!














말 구경을 잘 했다. 사실 '돌고래'도 보고 싶었는데, 오늘은 돌고래가 나타나지 않았다. 옛날에 플로리다에서는, 바다에서 헤엄치다 보면 멀리 돌고래들이 보였었는데... 그리운 플로리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22. 02:37
워싱턴에서 180마일정도 동쪽으로 달리면 오션 시티라는 대서양 연안의 휴양지가 나오는데, 그 인근에 Assateague 라는 섬이 있다.  이곳은 한마디로 '말(馬) 섬' 이라고 할만하다. 야생 말 300여 마리가 살아가는 섬이다.  엄마에게 이 섬을 보여드리기로 했다. (나도 말로만 듣고 처음 가보는 곳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밥을 짓고, 씻고, 먹을것좀 챙기고 이럭저럭하다가 나가서 주유소에서 개솔린을 채우고, 출발한 시각이 5시 45분.  목적지인 섬에 도착한 것이 9시 정각.  논스톱으로 세시간 15분만에 189마일 거리를 달려 갔다.

애나폴리스 베이 브리지 가는 길에 찬홍이가 찍은 아침 해. 여섯시 반쯤이었나보다.


이윽고 펼쳐지는 바닷가 습지대의 초원.



우리가 도착한 곳은 Chincoteague 섬의 유람선 선착장.



선착장에 피크닉 테이블이 있길래, 준비해간 도시락을 펼쳐놓고 늦은 아침을 먹었다. 수박, 아침에 지은 밥, 단무지와 초고추장, 김, 찐호박, 피칸 파이. 저 수박은 내가 거의 다 아작을 냈고, 찬홍이와 엄마는 밥을 먹었다. (요즘 나는 거의 수박 도깨비이다. 하루에 평균 한통의 수박을 먹어치우고 있다. 찬홍이의 일상은 매일 나가서 수박을 한덩이씩 사갖고 오는 것이다.)


일인당 43달러를 내고 타는 유람선. 이 작은 배를 타고 섬 주위를 돌면서 말이나 새, 그밖의 자연 관찰을 한다.
나는 언라인으로 승선비를 모두 내고 영수증을 프린트 해 갔는데, 선장은 스마트폰을 뒤지더니 내 이름을 확인하고 만다. 영수증따위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좋은 세상이다.)








이 알록달록한 보자기는 테이블보도 되고, 담요도 되고, 만능으로 사용하는데, 몇해전 스미소니안 마프리칸 박물관에서 기념품으로 구입한 것이다. 아프리카의 여인들이 손바느질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원래 용도는 아프리카 남자들의 '치마'라고 한다. 키가 커다란 아프리카 남자들이 이 보자기를 허리에 두르고 서있는걸 상상하면 되겠다.  우리는 이걸 야외 테이블보로 사용하고, 바닷가에서 아프리카 놀이를 했다.




배가 떠나기를 기다리며 놀이에 열중하고 있는 찬홍이와 나. (엄마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무관한 표정.)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9. 11:51


워싱턴 디씨에 한국 정원이 잘 가꿔진 저택이 있는데, 그 댁 안주인의 배려로, 오후에 엄마 모시고 가서 정원구경도 하고, 밥도 얻어 먹고 왔다.  엄마는  미국에도 이런 한국 정원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엄마를 정성껏 대접한 안주인의 사려깊음에 깊은 감동을 받으신 듯 하다. (찬홍이는 할머니 덕분에 덩달아 인생공부 제대로 했다. 왜냐하면 그댁 안주인께서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기 때문이다.)





비밀의 화원처럼 숨겨진 정원을 신나게 돌아보고 있는 엄마와 나, 그리고 찬홍이. 


한국탑에서는 탑돌이를 하면서 각자 소원을 빌기도 했다. 나의 소원? 나의 소원은 '통일'이다. 아니, 내 말은, 그러니까, 이런데서 탑돌이 하면서 소원을 빌을 때는 그래도 양심상 좀 공공의 이익에 부합되는 원대한 소원을 빌어야 하는것 아닌가...


 

우리를 맘껏 뛰놀게 내버려둔 이댁 안주인의 사려깊음에 감사 드린다. 이 세상에 우리 셋만 있는듯한 호젓한 시간이었으니까.








엄마에게 특히나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아무래도 늙으신 엄니가 딸의 온갖 행패와 구박을 꾹꾹 참으면서 착하게 세상 구경을 하는것을 보고 주위분들이 엄니에게 좋은 구경을 시켜드리려고 작정을 하신듯 하다.  오늘의 구경을 위해서 음으로 양으로 마음을 써주신 분께 감사를 보내드린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8. 09:10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7. 00:28


토요일. 오늘은 찬홍이가 태권도장에 가야하고, 저녁에 나가야 하는 바쁜 날. 그래서 오늘은 아침에 알링턴의 카삿 카페로 나들이를 했다.  벽에 지역 화가들의 그림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엄마가 특히 좋아하는 곳.  오전 아홉시.

엄마를 위해서는 프렌치 토스트. 내것은 수란에 감자, 과일을 곁들인것. 찬홍이는 -- 소세지 요리.




엄마의 접시를 보시라~ (미국 생활 25일만에 미국 할머니가 다 되셨다.)


길거리 늑대그림이 그려진 광고판이 예뻐서. (사랑스러운 바보 늑대.)



삭당에서의 엄마의 옷차림과 현재의 옷차림에 차이가 난다.


바로 이 옷가게에서 엄마가 옷을 하나 사셨다. 현재 입고 있는 옷. (피카소 그림중에서 핑크 시대의  삐에로를 연상시키는 무늬와 색감이다).

전에 엄마 모시고 카삿 카페에 왔을때, 이웃의 옷가게 구경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엄마가 이 옷을 무척 탐을 내셨다. 내가 보기엔 옷에 비해서 값이 터무니 없어 보여서, '다른데 가면 더 좋은것 많으니까 참으시라'고 했었다.  그런데  오늘 보니 이 옷이 40% 할인하는 옷걸이에 걸려있었다.  (그 값이면, 뭐, 여전히 좀 비싸지만, 그래도 살만하네~)  그래서 이 옷을 사게 되었다.  돈이야 엄마 돈 엄마가 쓰시는것이고, 나는 코치만 하는거다.  엄마는 입고 싶던 옷을 사서 만족. 나는 할인가에 사서 만족. 우리 모두 만족~

즐거운 인생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7. 00:16



2011년 7월 15일 금요일. 리버벤드 파크.  유은렬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6. 01:12




엄마는 아침 해가 뜰때의 색깔과, 한낮의 해와 해가 넘어갈때의 해의 색깔이 모두 각기 다른 이유를 잘 모르신다.  왜 어떤 사람은 해를 빨갛게 칠하고, 어떤 사람은 해를 노랗게 칠하는지, 무엇이 정답인지 내게 물으신다. (난감하도다).  그리고 마침내는 왜가 어떻게 뜨고 지는건지 물으신다.  엄마 눈앞에 지구본이 있어도, 엄마에게 지구는 평평한 세상이다.  그리고 동쪽에서 해가 올라와서 서쪽으로 내려가는거다.

저녁을 먹고나서 한가롭게 앉아있는 내게 이런 질문을 하시길래, 마침 눈앞에 지구본과 플래시가 보이길래. 엄마를 앉혀놓고 엄마 앞에 지구본을 놓고, 내가 커다란 플래시를 들고 서서 지구본을 플래시로 비추며 해가 뜨고 지는 원리를 눈앞에서 보여주었다. "해가 가만히 있는데, 지구가 빙그르 도니까. 해가 비추는 곳은 낮이고, 해가 안보이는 반대편은 밤이고. 그러니까. 지금 한국에 해가 비추고 있으니까, 여기 워싱턴은 그 반대에 있으니까 밤이지. 자 플래시는 가만히 있으니까, 엄마가 지구를 돌려봐."

엄마는 해와 지구의 관계를 눈으로 보면서 확인 하셨다. (제대로 알아 들으신것 같아 보였다.) 
"엄마를 집안의 태양이라고 그러지? 엄마는 중심이야. 해와 같은거야. 항상 빛나고 있어.  태양은 항상 빛나. 꺼지지 않아. 그리고 자식들은 지구처럼 태양을 중심으로 바삐 움직이는거야.  지구는 태양의 새끼야."


나는 지구나 태양이 별이라는 얘기를 해준다. 엄마는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이다. 별은 저렇게 작고, 태양은 저렇게 크고, 지구는 이렇게나 크고 넓은데, 지구가 아주 작은 별이라니?  
"엄마 저기 저 밖에 저 나무 보여? 저 나무 진짜 그 앞에 가보면 우리 아파트보다 키가 큰 나무야.  그렇지?  그런데 여기서보면 저 나무는 아주 작아보이고, 나는 아주 커보이지?  나는 가까이에 있으니까 커 보이는거고, 저 나무는 멀리 있어서 아주 작아보이는거야.  그러니까 별이 작아보이는 이유는 아주 아주 아주 멀리서 빛나고 있기 때문이야.  지구의 엄마는 태양이지만, 사실은 태양에게도 엄마별이 있어. 태양도 결국 어떤 별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을거야.  우주는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어."

엄마는, "아유, 무서워. 우리가 그런 속에 살고 있는거니?  그러면 우리가 사는 지구를 잘 지켜야 하는거구나. 지구를 어떻게 해야 지키니?"

나는 픽 웃으면서, "엄마 그래서 환경보호론자들이 운동도 하고 그래~ 그래서 '환경보호'를 해야 하는거지." (엄마는 지구와 환경보호의 관계를 이제 이해하는 눈치이다.)

엄마는 해와 달이 어떤 관계인지 묻는다. 해는 낮에 뜨고 달은 밤에 뜨니까 둘다 아주 큰 별인가보다고 생각하신다.  그래서 나는 다시 물체와 거리와 시각의 문제를 설명해준다.  작은것도 가까운것이 커보이고, 큰것도 멀면 작아보이고.  그런식으로 해와 지구와 달의 관계를 설명한다. 엄마는 한가지 원리는 제법 정확히 이해하시는것 같다: 달의 엄마는 지구, 지구의 엄마는 해. 지구는 해의 새끼, 달은 지구의 새끼. 지구에게도 새끼가 있군. 저렇게 큰 달이 지구의 새끼군!


이제 엄마는 "그런데 달은 왜 맨날 사람을 따라다니니?"하고 묻는다. 하하하. 그래서 나는 다시 지구본에 플래시를 비춘다. 플래시를 멀리서 가까이서 비춰본다. 플래시를 멀리서 비추면 지구의 절반이 달빛을 받게 된다. 플래시를 가까이서 비추면 일부분만 빛을 받게 된다. 

"엄마, 엄마가 이 지구위에 대한민국, 그 속에서도 일산에 살고 있어. 이 지구본에서 일산을 찾기가 힘드니까 그냥 서울이라고 치자고. 서울 여깄지. 이 먼지만한 점이 서울이야.  이 먼지만한 서울 속에 먼지보다도 작은 인간이 꼬물꼬물 걸어가고 있어. 엄마, 인간이 몇시간을 걸어도 그 움직이는 것이 보이지도 않을거야. 그렇지?  달에서 보자면 인간이 제자리에 있는것처럼 보일거야. (엄마, 끄덕끄덕)  바로 그거야. 인간이 걷는 걸음으로 아무리 걸어봤자, 달하고 인간의 거리가 별로 변하는게 없어.  그러니까 달이 따라오는것처럼 보이는거야.

만약에 엄마, 이 지구위에 아주 커다란 거인이 있어서, 거인이 달빛 아래서 성큼성큼 걸으면, 세걸음만에 거인은 달빛 밖으로 가버릴걸. 그 거인은 달이 따라온다는 생각을 안 할거야.  달과 거인의 거리가 변하니까.  (엄마, 끄덕끄덕).


엄마는 사람들이 이런것을 어떻게 알아냈느냐고 묻는다. 
"엄마처럼 이런것이 궁금한 사람들이 있었어. 그런 사람들이 질문을 하고 답을 찾고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이지. 그러니까, 엄마도 아주 위대한거야. 모르는것에 대해서 질문을 하는게 중요해. "

나는 엄마가 무식해서 한심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엄마 자식이고, 엄마는 나를 낳아 키웠으니까. 엄마가 모르는것은 내가 설명 해 드리면 되는것이니까. 나는 엄마가 아직도 뭔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인것이 자랑스럽다.  내가 모르는것은....나도 공부해야 하는거지.  어차피 달에서 보기에 엄마의 지식이나 내 지식이나 차이가 없어보일걸. 하하하. 내 눈에도 달이 나를 따라오는것으로 보이기는 마찬가지이니까. 하하하. 지식은 ...허망한거다. 어차피 지식은 허망한거다... 하지만 지식은 달콤한 사탕처럼 달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사탕이 필요하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5. 01:36



메트로폴리탄에 로댕의 '칼레의 시민'이 있다.  높다란 유리벽 너머로 뉴욕 센트럴파크가 펼쳐져 있다. 이 조각품 왼쪽에 카페가 있다.

작품 칼레의 시민의 배경이 되는 역사가 있다. 백년전쟁 당시에 영국군이 프랑스 칼레지방을 정복한다. 칼레 시민들은 완강하게 저항하다 패배하고 마는데, 영국의 에드워드 3세는  저항이 심했던 칼레 지방 사람들이 괘씸했을것이다. 그는 칼레의 모든 사람들을 죽이고 싶어했다.  하지만 주변의 만류도 있었고, 결국  칼레를 대표하는 여섯명을 처치하겠다고 했다.

누가 칼레를 위해 죽을 것인가? 

이때 칼레의 어느 귀족이 '내가 죽겠다'고 자원하고 나섰다.  그러자 칼레의 고위 귀족들이 차례차례 나섰다. 여섯명의 자원자가 나타났다.  결국, 에드워드 3세는 이 여섯사람을 방면하고, 칼레의 시민 어느누구도 희생당하지 않았다.

'귀족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례가 될 만하다. (아무나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것은 아니다.)

이야기도, 로댕의 작품도 모두 감동적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나를 감동시킨 것이 있다.

나는 이 작품앞에서 엄마에게 별다른 설명을 안하고 그냥 지나쳤다. 엄마도 별 말 안하고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내가 휠체어를 미는대로 그냥 가만히 지나가셨다.

그런데, 나중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앞 계단에서 스케치를 할때, 엄마는 이 칼레의 시민을 스케치를 하셨다. 여섯명의 사람이 모여 서 있는 그림.  "엄마,, 근데 이건 뭐야?" 내가 이 사람들의 정체를 모르고 엄마에게 묻자, 엄마가 말했다. "그 조각있쟎아. 사람들이 서 있는 조각. 그 사람들이 여섯명이 서 있었어. 그치?"

엄마는 제목도 모르는채로 그 여섯명의 사나이를 기억하고 있었다. (난 사실 칼레의 시민이 여섯인지 다섯인지 기억을 못하고 있었다.)  엄마는 이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채로, 이것을 선명하게 떠올리고 있었다.  (이 대목에서, 나는 엄마가 뭘 모른다거나, 무식하다거나, 딴소리만 해 댄닫거나, 내 말귀를 못알아듣는다고 단정할수 없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엄마는 분명, 내가 못보는 - 모르고 지나치는 것들을 보고 있다.

나는 엄마에게 작품 칼레의 시민의 배경 이야기를 해 드린다.  엄마는 내가 해 드리는 얘기를 기억할까? 알수 없는 노릇이다. 엄마는 자신의 스케치에 칼레의 시민이라고 적어 놓았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4. 09:35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4. 09:02




집으로 돌아오기 위하여 공원 입구로 차를 모는데 눈앞에 아기 사슴 한마리가 한가롭게 나타났다.  가만히 차를 세우고 내가 카메라를 가지고 다가가도 사슴은 도망가지 않았다. 아기사슴은 오히려 신기하다는 듯 나를 자세히 보기위해 다가오기까지 했다. 그래서 이 아기사슴과 그 어미를 동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사슴 촬영을 마치고 다시 천천히 차를 모는데, 이번에는!  곰 한마리가 한가롭게 길가에 나타났다. 숲에서 나와서 차가 다니는 기슭으로 혼자 산책을 나온것 같았다. 곰은 내 차를 발견하자 다시 숲으로 가서 몸을 숨기더니 움직이지 않고 내 차를 바라봤다.  곰이 내 앞을 어정거리는 동안 나는 차를 세우느라고 카메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내가 카메라를 집어 들었을때 곰은 이미 나무 그림자로 숨은 후 였다. 내 육안으로 보이는 곰을 차창을 통해 카메라로 잡았는데, 상태가 좋지 않아 곰의 윤곽을 잡아내기 어렵다.  하지만 사진 중앙에 곰의 코를 비롯한 얼굴 형상이 보인다. (숨은그림 찾기).

내 일생에 '야생 곰'을 두눈으로 보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그것은 엄마와 찬홍이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오늘은 우리 세명에게 아주 운이 좋은 날 인것 같다.

단지 눈앞에서, 살아있는 곰을 봤다는 것 만으로도 오늘은 기분이 참 좋다. (그것을 엄마와 함께 봤다는것도 아주 자랑스럽다. 엄마도 아주 좋아하셨으니까.)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3. 20:50


오후 다섯시, 미술관을 출발한 이후에, 조수석에 앉아있던 엄마가 엄마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내가 운전을 해야 하므로 차창밖의 생생한 거리 풍경 사진을 찍을수가 없어서 엄마한테 숙제를 드렸다, "엄마, 한번 저 풍경을 찍어봐!"

엄마는 서툴지만 그럭저럭 창문 유리에 카메라를 갖다 대고 열심히 사진을 찍으셨다.




뉴욕의 아름다움은, 번쩍거리는 초고층 건물들 사이사이로 낡은 건물들이 삐뚤빼뚤 채워져 있고, 그 사이 좁은 길을 활기차게 걸어가는 사람들.














링컨터널 표시판이 보인다. 링컨터널을 통과하면 맨하탄을 빠져나와 뉴저지로, 남쪽으로 달리게 된다.





링컨터널을 빠져나와 뉴저지의 고가 차도에서, 멀리  맨하탄이 눈에 들어온다. 신기루처럼 아쉽게 아쉽게 우리 시야에서 멀어져가는 도시.



오후 여덟시 반 쯤, 델라웨어 강을 건너면서 강 건너로 붉고 둥근 해가 지는 것을 보았다. 엄마가 사진을 찍겠다고 카메라를 켜는 사이에 (엄마가 서툴게 카메라를 들고 쩔쩔매는 사이에) 해가 '꼴까닥' 넘어가고 말았다. (아쉬움.)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3. 12:46

여러시간 쉬지 않고 미술관을 둘러보고 세시쯤, 느지막히 미술관의 전망좋은 레스토랑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센트럴파크가 바로 창밖에 펼쳐진 곳에 식당이 있었고, 식당 통로에는 로댕의 '칼레의 시민' 조각상이 있었다. 음식 값이 '배가 아프게' 비쌌지만, (그래 좋다, 전망 좋은 자리 값이다...) 이러고 그 비싸고 맛도 없는 음식을 사 먹었다. (나만 갔으면 이런거 안 사먹을텐데, 엄마에게 이런 멋진 식당에서의 점심 식사, 그 추억을 만들어드리고 싶었다. )

엄마도 사실은 이 파스타에서 '미국냄새'가 난다고 많이 안드시고 찬홍이에게 다 주셨다. 그리고는 식전에 제공된 맨빵을 잡수셨다.  하하하.



식사를 마치니 오후 네시.  지하 차고에서 전시장으로 집접 들어온터라, 엄마가 정문 풍경을 못 보셨다. 그래서 정문으로 나가서 계단에 앉아서 한시간 가까이 사람 구경을 하며 보냈다.  늘 그러하듯, 정문 앞에서는 악사들이 연주를 했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그림처럼 알록달록 했다. 늘 그러하듯 관광객들중에 애국심 드높은 한국인이 악사에게 팁을 듬뿍 준듯,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갈때마다 나는 거리의 악사가 연주하는 애국가를 듣는다).  뉴욕 한가운데서 들리는 애국가에 대해서 나의 기분은 좀 복합적인데, (1) 애국가를 들으니 반갑네  (2) 그런데 꼭 여기서 애국가를 연주해야 직성이 풀릴까? 난 차라리 뉴욕 한복판에서 '섬집아기'라던가 혹은 '동백아가씨'같은 노래가 나오는 것이 훨씬 분위기 있고 정감이 있으며, 그래서 더욱 고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들거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여간에 공짜로 음악을 듣는 처지이므로  고마울뿐이다.




단체로 노래를 하는 가수들도 보이고


핫도그를 사 먹기 위해 길게 줄 지어 선 사람들. (엄마가 안계셨다면, 찬홍이와 나도 여기서 각자 핫도그와 프레첼 같은것을 사 먹고 점심을 때웠을것이다.)




바람을 쐬면서 스케치를 하는 유여사.




7월의 햇살.


오후 다섯시에 미술관을 출발하여. 밤 열시반에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해가 붉게 지는 것도 보았고, 달이 떠서 따라오는것도 보았다.  무탈하게 뉴욕에 다녀와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3. 12:31



이천여년전 그리스의 조각들을 보면, 그리고 당시에 피어나던 철학과 과학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참 인간이 매력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름답지 않은가...
(엄마가 무릎에 덮고 있는 것은, 몇해전에 내가 손바느질로 만들었던 조각이불(양면 조각보)이다. 내가 엄마를 모시고 다니다보니, 미국의 실내가 서늘해서 휠체어에 가만히 앉아있는 엄마에게는 추운 느낌이 든다.  나는 움직이니까 덥지만, 엄마는 춥다.  그래서 내 카디건을 늘 갖고 다니다가 덮어 드리는데, 오늘은 아예 그 조각보를 챙겨갔다.  야외에서 밥먹을때는 식탁보로 사용하고, 추울땐 덮개로 사용하고, 외출에서 돌아오면 후루룩 빨아 널면 그만이다.  엄마는 '이것을 어떻게 만든거냐'고 꼬치꼬치 물으시는데, 내심 그것이 탐이 나시는 눈치이다.  뭐, 엄마가 좋다면 내것을 드려도 되고, 내가 새로 하나 만들어서 드려도 되고...




그런데 사천여년전의 이집트 예술 쪽으로 넘어가게되면 경이를 느끼게 된다.

사천여년전의 나일강변의 사원을 그대로 맨하탄 한복판에 옮겨다 놓았다.  배포한번 크다. 금싸라기같이 비좁은 맨하탄 한복판에 이집트의 사원이라니...





스핑크스를 보니 집에 두고온 왕눈이 생각이 난다. (불쌍한것 혼자 온종일 나를 기다리고 있겠구나...)



엄마는 아무래도 엄마가 익숙하게 보아온 인상파 화가들 시절의 그림들 앞에서 기쁜 표정이었다. 모네의 수련꽃을 무척 반가워하셨다.



엄마에게 추상미술은 난해한 개념이다... 추상미술을 하겠다고 덤벼들기는 했는데...그런데 대체 추상미술이라고 하는 것들은 왜 이렇게 가지각색이고, 왜 딸년은 여기 있는 모든 것을 추상미술이라고 하는건지 도통 알수가 없는 것이지...





아무 그림도 안그리고, 그냥 색만 칠해놓은것도 그림이라고 딸년은 종알거리는데, 이것이 어째서 그림인걸까?  알수가 없는 노릇이다. 이런거라면 누군들 화가가 못되겠는가?  유여사는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그림 앞에서 난감해지는 것인데...



갈수록 태산, 도무지 이것들이 다 무엇이란 말인가?




뭐 대략 이렇게 몇시간을 돌아다녔다는 것이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3. 12:17



새벽 세시에 일어나서 밥 짓고, 초밥 싸고, 먹을 것 챙기고, 이럭저럭 하다가 아침 다섯시에 뉴욕을 향해서 출발했다. 
 


가던 중간에 델라웨어에서 아침 식사.

점심은 뮤지엄 식당에서 사 먹고, 저녁은 아침에 챙겨간 것으로 해결했다 (그래도 밥과 과일이 남았다.) 넘치는 준비정신이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1. 09:01


(화면을 클릭하거나 화면 하단 오른쪽 화살표 단추를 클릭하면 전체화면으로 보실수 있습니다.)

오늘 메뉴
 * 엄마는 핫케이크 (핫케이크에 시럽과 크림)
 * 찬홍이는 햄버거 샌드위치
 * 나는 지중해식 호무스 랩

식전에 빵과 잼, 크림을 갖다 주므로 그것으로 일단 시장기를 면할수 있다.  엄마는 어제 조지타운 식당에서 잼을 너무 많이 (공격적으로) 잡수신 결과,  배탈이 나셔서 다 토하고, 아주 큰일이 날뻔하셨다.  그래서 저녁과 아침을 된장국으로 달랬는데, 미국식당에서 마땅한 것이 없어서 그중 순한 핫케이크.

엄마는 시장하셨던듯 그것을 아주 맛있게 달게 잡수셨다. (나는 엄마가 배탈이 날까봐 조마조마).  오늘은 별 탈이 없어 보인다. 다행이다. 엄마는 내가 상상하는것보다 더 연약하시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나는 엄마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조심 해야 한다.  이번주에 뉴욕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엄마의 건강이 걱정이 된다. 편도 다섯시간의 운행 시간을 엄마가 잘 버티실지 가늠이 안된다. 

헬렌켈러는 '일생에 단 3일 , 세상을 볼 수 있다면...'  꼭 보고 싶은것중에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꼽았다. 나는 그 미술관을 엄마의 눈에 담아드리고 싶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10. 00:37


엄마가 어제 연꽃 구경이 고단하셨나보다. 입술이 부르트셨다.  토요일은 찬홍이와 내게는 오후에 여러가지 행사가 있는 날이라서 분주하게 들락거려야 한다.  그래서 오전에 조지타운에 나가서 밥을 먹는 것으로 엄마의 오늘 행사를 잡았다.  (나는 매일 하루에 한가지씩은 엄마에게 뭔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고 작정을 했다).

장소는 박선생과 찬홍이와, 친구와 들르곤 하는 조지타운의 식당.  정원의 테이블이 비어 있어서 그쪽에서 자리를 잡았다.  엄마와 찬홍이는 토마토 오믈렛을 주문했고, 나는 두부 샐러드를 주문해봤다. (두부 샐러드는 오늘 처음 시도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각종 '베리' 종류를 담은 과일 한그릇. (strawberry, blueberry, raspberry).  아이스티~

엄마는 접시에 담긴 모~든 음식을 싸그리 비우셨다.  (놀라운 일이다).  엄마는 나처럼 비위가 약해서 서양 음식을 잘 못 드신다. 그래도 가끔 서양식당에 모시고 가는 이유는, 이질적인 문화라도 조금은 경험을 해 보는것이 외국에 나갔을때 해 볼수 있는 것이라서 그렇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은 '학습'이다.  가만히 엎드려서 자기가 아는것만 되풀이해서 경험하는 것 보다는 낯설어도 자꾸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것이 건강에 좋다.  그래서 외국식당에 갈때는 엄마한테 먼저 다짐을 하고 간다, "엄마, 오늘 가는데는 서양 식당이니까, 엄마 입맛에 잘 안맞을지 몰라. 기대는 하지 말고, 그냥 미국 구경하는 셈 치고 가보셔. 어차피 밥하고 된장국은 집에서 먹으면 되는거니까..."

그런데 엄마는 접시에 날라져온 오믈렛과 야채 샐러드와 빵과, 그리고 따로 담겨나온 과일을 아주 '싸그리' 해 치우셨다. 찬홍이 왈, "할머니하고 나하고 무시무시하게 먹었다!"


엄마가 모든 음식을 해치울수 있었던 이유는, 이 집에서 제공하는 오가닉 잼에 있었다. 이집에서는 유기농 식품이라는 딸기잼, 자두잼, 피넛버터 세가지를 병에 담아 무한 제공한다.  그런데 내가 엄마 접시에 담아 드린 세가지 잼에 엄마가 맛을 들이셨다. 잼이 개운하고 맛있는거라~  잼이 너무너무 맛있으니까, 나중에는 저기 접시에 담겨있는 빵을 다 먹어 치운 후에도 맨 잼을 퍼 잡수셨다.  하하하. 


이집에서 제공하는 빵이 구수하고 좋은데, 껍질이 딱딱해서, 내가 살만 파서 엄마를 드리고, 나는 껍데기 부분만 먹었다. 엄마의 테이블 매너도 많이 좋아지셨다 (물론 가끔 실수는 하시지만, 그래도 엄마는 배운대로 하려는 노력과 의지를 보여주신다.)


엄마가 그 잼이 너무너무 맛있다고 하셔서, "집에 사갖고 갈까? 나 없을때 엄마가 이걸로 빵하고 먹을까?" 했더니 그러라고 하신다. (되게 맘에 드셨군...).  "몇병 사서 한국에도 싸갖고 갈까?" 하고 물었더니, "비행기에서 안깨지까?" 하고 걱정을 하신다. 다시 말해서, 한국에도 갖고 가고 싶다는 뜻이다.  엄마의 화법이 그런 식이다. 한국에도 갖고 가? 하고 물을때 '그래, 갖고 가자'가 아니다. '비행기에서 안깨지까?' 하는것이다.  엄마의 이런 화법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우리 언니이다. 우리언니는 마치 아기 엄마가 아기를 이해하듯, 그렇게 엄마의 화법을 이해한다.

깔깔대고 웃으며 야외 테이블에서 즐거운 아침 식사를 마치고, 잠시 조지타운 시내를 산책하였다.


식당에서 산 잼병 보따리를 들고 서있는 찬홍이.(잼을 다섯병이나 샀으니깐...)
내 동생이 사드린 엄마의 파란 모자가 챙이 넓어서 이렇게 볕이 뜨거운날 쓰고 다니기에 참 좋다.



조지타운 행차를 마치고 돌아 오는길, 길에서 농부가 수박을 팔길래 그것도 한통 사가지고 ~
엄마는 집에 오자마자 매일 먹는 약을 꺼내 드시고는, 벌써 침대에 누워 세상 모르고 주무시고 있다. 날이 뜨겁다. 여름 한낮의 달콤한 잠이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9.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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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선에 따라서, 색깔이 확 차이가 나네... 아, 이쯤되면... 동영상 전용 카메라를 구입하고 싶어진다는 것이지....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9. 00:52


워싱턴의 7월은, 나에게는 연꽃의 계절 입니다. 집에서 자동차로 30분쯤 가면 다다르는 Kenilworth Aquatic Gardens 는 연꽃으로 사랑받는 워싱턴의 명소입니다.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니 아침 일곱시에 개장을 한다기에, 오전 6시 30분에 출발하여 7시 정각에 도착했습니다.  마침 키 큰 연꽃들이 절정을 향해 치닿고 있는 듯 해 보였습니다.


전에 "엄마, 워싱턴에는 내 키보다도 커다란 연꽃들이 피어나" 하고 설명을 해 드린적이 있는데, 마침내 오늘, 내 소원대로 엄마에게 정말 커다란 연꽃밭을 보여드리게 되어서 내심 무척 기뻤습니다.



늪지대에는 부들이며 다른 습지 식물들도 곱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백련' -- 흰 연꽃은 꽃잎 끝이 발그레하게 물들어 있습니다.

 


이 연꽃밭을 모두 둘러보는것만으로도 엄마의 느린 걸음으로 한시간이 훌쩍 지나 갑니다.




연꽃에서는 작약과 비슷한 향이 은은하게 났습니다.

작약처럼 꽃잎이 겹겹으로 이루어진 연꽃도 보입니다. 한송이가 내 머리통보다 큽니다.



풍경속의 엄마는 모네 그림속의 초록과 빨강을 연상케 합니다. 나는 이 구도로 그림을 그려볼까 합니다.




엄마가 오랫만에 허리를 쭉 피셨습니다.


이렇게 연꽃나라를 둘러보고 아침의 산책을 마쳤습니다.



올해도 연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한번쯤 더 가보고 싶기도 합니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8. 10:28


꽁보리에 콩을 넣은 밥을 지어, 된장 쌈이랑, 나물이랑 해서 저녁을 편안하게 먹고, 동네 마실을 나갔습니다. 반즈앤노블 책방. 엄마에게 미술책을 잔뜩 가져다 안겨놓고, 각자 한가로운 저녁시간.  찬홍이는 다른 매장에 어슬렁대고 돌아다니고, 나는 나대로 책 구경을 하면서 이리저리 산책을 하고. 엄마는 꼼짝없이 앉아서 미술책을 열심히 보시고. 

나는 요즘 구스타프 클림트의 예술에 꽂혀서, 그의 책을 들여다 볼 때가 많습니다.


엄마는 주로 20세기 현대 미술 중심으로 책을 갖다 드리고 있습니다. 명색이, '추상미술'의 세계로 나아가고 싶다고 하시므로... 아하, 엄마는 아직도 추상미술의 개념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나는 똑같은 설명을 백번도 넘게 되풀이합니다. 엄마가 영영 모른다 해도, 그렇다고 해도, 나는 되풀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몰라도 할수 없지만, 그래도 내가 포기하면 안됩니다.

 

엄마가 폴 클레의 작품을 좋아하셔셔, 이 책을 한권 아마존에서 주문했습니다. 현장에서 사면 세금포함 20달러가 넘는데, 아마존에서 사면 15달러이므로. 엄마는 내가 아마존에서 책 검색하는 것을 보시더니 -- "이 깜깜한 밤에 아무도 없는데 어디서 책을 사니?" 하고 물으십니다. 하하하. 주문을 했으니 곧 책을 받아 볼수 있습니다. 즐거운 인생입니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엄마2011. 7. 8. 07:16

엄마가 워싱턴에 '유학'을 와서 새로 그린 작품들 입니다. 엄마는 한국에서 가져온 작품들도 손을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엄마가 새로이 눈을 뜨면서 앞서서 그린 작품들을 다시 만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카페트 위에 얇은 다 떨어진 면 카바를 깔고, 그 위에 다시 신문지들을 늘어 놓고, 이곳에서 매일 작업을 합니다. 나도 가끔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놉니다.

이 네편의 작품들은 Blue 라는 제목을 달아주면 좋을것 같습니다. Blue I, Blue II, Blue III, Blue IV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