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엄마2011. 7. 8. 10:28


꽁보리에 콩을 넣은 밥을 지어, 된장 쌈이랑, 나물이랑 해서 저녁을 편안하게 먹고, 동네 마실을 나갔습니다. 반즈앤노블 책방. 엄마에게 미술책을 잔뜩 가져다 안겨놓고, 각자 한가로운 저녁시간.  찬홍이는 다른 매장에 어슬렁대고 돌아다니고, 나는 나대로 책 구경을 하면서 이리저리 산책을 하고. 엄마는 꼼짝없이 앉아서 미술책을 열심히 보시고. 

나는 요즘 구스타프 클림트의 예술에 꽂혀서, 그의 책을 들여다 볼 때가 많습니다.


엄마는 주로 20세기 현대 미술 중심으로 책을 갖다 드리고 있습니다. 명색이, '추상미술'의 세계로 나아가고 싶다고 하시므로... 아하, 엄마는 아직도 추상미술의 개념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나는 똑같은 설명을 백번도 넘게 되풀이합니다. 엄마가 영영 모른다 해도, 그렇다고 해도, 나는 되풀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몰라도 할수 없지만, 그래도 내가 포기하면 안됩니다.

 

엄마가 폴 클레의 작품을 좋아하셔셔, 이 책을 한권 아마존에서 주문했습니다. 현장에서 사면 세금포함 20달러가 넘는데, 아마존에서 사면 15달러이므로. 엄마는 내가 아마존에서 책 검색하는 것을 보시더니 -- "이 깜깜한 밤에 아무도 없는데 어디서 책을 사니?" 하고 물으십니다. 하하하. 주문을 했으니 곧 책을 받아 볼수 있습니다. 즐거운 인생입니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