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엄마2011. 7. 13. 12:31



이천여년전 그리스의 조각들을 보면, 그리고 당시에 피어나던 철학과 과학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참 인간이 매력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름답지 않은가...
(엄마가 무릎에 덮고 있는 것은, 몇해전에 내가 손바느질로 만들었던 조각이불(양면 조각보)이다. 내가 엄마를 모시고 다니다보니, 미국의 실내가 서늘해서 휠체어에 가만히 앉아있는 엄마에게는 추운 느낌이 든다.  나는 움직이니까 덥지만, 엄마는 춥다.  그래서 내 카디건을 늘 갖고 다니다가 덮어 드리는데, 오늘은 아예 그 조각보를 챙겨갔다.  야외에서 밥먹을때는 식탁보로 사용하고, 추울땐 덮개로 사용하고, 외출에서 돌아오면 후루룩 빨아 널면 그만이다.  엄마는 '이것을 어떻게 만든거냐'고 꼬치꼬치 물으시는데, 내심 그것이 탐이 나시는 눈치이다.  뭐, 엄마가 좋다면 내것을 드려도 되고, 내가 새로 하나 만들어서 드려도 되고...




그런데 사천여년전의 이집트 예술 쪽으로 넘어가게되면 경이를 느끼게 된다.

사천여년전의 나일강변의 사원을 그대로 맨하탄 한복판에 옮겨다 놓았다.  배포한번 크다. 금싸라기같이 비좁은 맨하탄 한복판에 이집트의 사원이라니...





스핑크스를 보니 집에 두고온 왕눈이 생각이 난다. (불쌍한것 혼자 온종일 나를 기다리고 있겠구나...)



엄마는 아무래도 엄마가 익숙하게 보아온 인상파 화가들 시절의 그림들 앞에서 기쁜 표정이었다. 모네의 수련꽃을 무척 반가워하셨다.



엄마에게 추상미술은 난해한 개념이다... 추상미술을 하겠다고 덤벼들기는 했는데...그런데 대체 추상미술이라고 하는 것들은 왜 이렇게 가지각색이고, 왜 딸년은 여기 있는 모든 것을 추상미술이라고 하는건지 도통 알수가 없는 것이지...





아무 그림도 안그리고, 그냥 색만 칠해놓은것도 그림이라고 딸년은 종알거리는데, 이것이 어째서 그림인걸까?  알수가 없는 노릇이다. 이런거라면 누군들 화가가 못되겠는가?  유여사는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그림 앞에서 난감해지는 것인데...



갈수록 태산, 도무지 이것들이 다 무엇이란 말인가?




뭐 대략 이렇게 몇시간을 돌아다녔다는 것이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