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4. 22. 09:14




찬홍이와 메릴랜드주의 베이 브리지 (Bay Bridge)와 Sand Point State Park 로 소풍을 다녀왔다.  '다리'로 소풍을 가는 사람도 있는가?  ===> 나.  나는 베이 브리지를 경이롭게 바라보는 편이다. 엄청 길고 높은 다리이다. 이 다리를 몇차례 건너본 경험이 있는데, 이 다리를 건널때마다 '나 죽어서 다시 태어나면 다리 짓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

사실 이 다리를 건너서 몇마일 가면 아웃렛이 있다.  그래서 '다리' 구경삼아, 다리 건너 아웃렛에 가서 구경하다가, 다시 다리를  건너와서 다리 앞에 있는 Sandy Point State Park 로 가는 것이 소풍의 전체 진행 방향이 되겠다.  아웃렛에 가서는 기웃거리고 구경하다가 올리브색 가디간 (4철 입을 만한 것)을 하나 싼 값에 사고, 써브웨이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는 해변으로 향했다.




저기 보이는 것이 베이 브리지. 그리고 이곳이 샌드 포인트 파크이다.

사실 이 파크에서 2007년 겨울에,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 온가족이 여기에 들러서 사진 찍고 놀다가 가방을 놓고 자리를 떠난 것인데, 집으로 돌아오던 도중 내 가방을 아무도 안챙겼음을 깨닫고, 다시 차를 돌려서 이곳에 돌아왔다.  그때 이 해변에서 금속 탐지기로 동전을 줍던 사나이가 내 가방을 발견하고, 지갑속에 수백달러와 함께 온갖 신분증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고스란히 이곳 경비 경찰에게 맡겨 놓고 있었다.  그래서 내 지갑은 안전하게 내게 다시 돌아왔다.

그 후에, 2009년 4월에 지금은 귀국한 내 제자, 나의 조교였던 여학생과 컨퍼런스 발표를 위해 함께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곳을 지나치면서 여기 다시 들렀다. 그때 내 제자와 찍은 사진들을 아직도 잘 보관하고 있다. 나의 첫 제자였고, 그리고 내가 무척 사랑하는 학생이다. 지금은 모 국제학교에서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오늘. 세번째 방문이다.  그러니까...그 이래로, 나는 바다에 가 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늘 바다를 그리워하면서도, 내 생활이란것이 간단치가 않았고, 늘 걱정 근심거리들이 널려 있었고, 나는 바다에 나갈 여유가 없었다.  오늘 바다가 참 아름다웠다. 그래서 서울에 간 박선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작정하고 집 나오면 한시간에 올 수 있는 거리에 바다가 있었는데, 나와서 바닷바람 쐬면 좋았을 것을.  워싱턴에서 마음고생만 하다가 귀국하고 말았다. (다음에 워싱턴에 오면 내가 바다 구경 시켜준다. 약속.)


찬홍이도 플로리다로 돌아간것 같다고 좋아했다. 날씨가 4월의 날씨답게 따뜻한듯 하면서도 쌀쌀맞아서, 공기는 차고, 투명하고 그랬다.  나는 원래 성격이, 물가에 가면 한 겨울에도 일단 물에 발을 담가야 ...그래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므로, 집 나설때부터 반바지 입고, 그리고 차에 샌들을 싣고 나갔다. 그래서 신나게 물 놀이를 할 수 있었다.





갈매기 녀석들과도 놀고.







파도하고 오랫만에 놀았다.  (나 여기 여태 안오고 뭣 한거지? 응?  나 여기 또 와야지!)




내가 '살찐 유지태'라고 부르는 우리 잔삐도 오랫만에 아주 기분 좋은 표정. 













 



이 해변에는 갈대밭이 있는데, 갈대 숲이 아주 깊다. 2007년 겨울에도 이 곳에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같은 장소에서 또 기념 사진.




멀리 베이 브리지가 보이는 해변 숲.

오랫만에 맨발로 바닷가 모래 사장을 맘껏 걸었다. 그래서 발이 시원하고 좋다.  이렇게 바닷가를 걷고 오면 나른하면서도 시원하고 상쾌해서 오히려 피로가 다 날아가 버린듯한 기분이 든다.


* 아 요즘 내가 목도리와 장갑을 꼭 착용하는 이유는, 햇볕 알러지가 생긴것인지, 노후한 탓인지 손등이나 목이 햇볕에 노출이 되면 가렵거나 따끔거리고 아프다. 그래서 목을 감싸주고 손등을 가려줘야 안심이 된다. 그래서 이 장갑 한켤레를 저녁이면 빨아놓고 잔다. 아침이면 아직 덜 마른 것을 끼고 나가서 운전을 한다. (특히 운전할때 왼손이 햇볕에 그대로 노출이 되는데, 그렇게 한시간 쯤 지나면 손등이 아프다.)  썬 크림도 발라주고, 스카프나 장갑으로 가려주고, 그러면 아무렇지도 않고 좋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21. 06:42



버크 레이크 산책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  양말을 한 켤레 샀다.  등산용 양말이다. 정가는 15달러쯤 하고, 내가 산 할인가는 5달러이다. 그래도 양말 한켤레에 5달러 짜리는 나도 머리 털나고 처음 사보는거다.

원데이하이크 홈페이지에 복장에 대한 간단한 안내가 나와 있는데, 면양말을 신지 말라고 한다. 땀이 배인채로 신발 안에 오래 있으면 아마도 발 건강에 안 좋은 모양이다.  그대신 두툼한 야외용 전문 양말을 신으라고 해서, 큰 맘 먹고 한 켤레 마련했다.  신발은 현재 신고 다니는 운동화가 적당히 '낡아서' 가장 편안하다. 

잠바는 아주 얇은 비옷 대용 잠바를 언라인으로 하나 주문해 놓았다. 비가 오나 안오나 그것을 착용하면 더위나 추위를 막아줄수 있을 것이다.


30마일 하이킹을 위해서 더 사야할 것은 없을 것 같다. 썬크림이나 열심히 발라주면서 걸으면 되겠지. 
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11. 4. 21. 06:12



지난 3월 31일에 필립스 콜렉션에서 만난 현대 화가 쌤 길리엄.  내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서 끄적인 낙서에 그가 친필 서명을 남겨 준것을 오늘 액자를 사다가 담아 놓았다. (액자 6달러).   :-)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21. 05:47
찬홍이와 아침에 버크 레이크에 가서 한바퀴 돌고, 점심 먹고, 돌아왔다.  봄의 호숫가, 나무들이 새옷을 갈아입고, 눈부신 연두로 빛났다.










나를 매혹시키는 것은 이런 풍경이다.  물에 비친 풍경. 물에 비친 세상.  나는 눈앞의 풍경보다, 물에 반사된 풍경에 도취된다.









 



캐나다 거위는 순하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공원 근처에서 지내는 거위들은 특히 더 순하다. 사람이 다가가도 대충 피하는 수준이고, 빵 부스러기라도 손에 쥐고 있으면, 다가와서 달라고 꽉꽉대기까지 한다.  내가 길을 가로막고 성가시게 굴자, 이리 저리 피하더니 냉큼 물속으로 가버리고 만다.  사람이 물 속 까지는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Posted by Lee Eunmee
WednesdayColumn2011. 4. 20. 19:39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86316

4월의 마지막 토요일, 다가오는 30일에 포토맥 강변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일년에 단 하루 날을 잡아서 100킬로미터(60마일)를 걷는 행사를 하는 것이다.

조지타운의 톰슨 보트하우스에서 시작되는 C&O수로(Chesapeake & Ohio Canal)는 총 길이 184.5마일(296.9킬로미터)로 워싱턴 디씨에서 메릴랜드, 웨스트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까지 이어진다. 주로 산업 운송수단으로 활용되던 이 수로는 기차를 비롯한 교통의 발달로 사라질 뻔 했다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오히려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명소로 탈바꿈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1974년부터 진행된 이 100킬로미터 걷기 행사는 2000년부터 50킬로미터 행사가 추가 되었다. 100킬로미터 팀은 새벽 3시에 출발하고, 50킬로미터 팀은 오전 10시에 중간 지점에서 이들과 합류하여 100킬로미터 도착점인 ‘하퍼스 페리(Harpers Ferry)’에 이르게 된다. 일년에 딱 하루 진행되는 이 ‘걷기’ 행사를 위해 미국의 각 주와 해외에서 150여명의 사람들이 와서 모인다고 하는데 올해에는 나도 작은 아들과 50킬로미터 걷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나의 최장거리 걷기 기록은 22마일이다. 총 거리 11마일인 Capital Crescent Trail 을 한번 왕복한 경험이 있다. C&O 트레일을 왕복 20마일 걸은 적도 한 번 있다. 대략 15마일 거리의 걷기는 이따금 혼자서 하곤 했다. 체인브리지 부근에서 시작하여 강변을 따라 걷다가 내셔널 몰 지역에 이르러 박물관 구경을 하고 혼자서 터덜터덜 걸어서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김삿갓’ 같은 한나절의 방랑을 혼자서 하는 것이 나의 달콤한 취미이기도 하다. 체인브리지 부근에서 시작하여 조지타운까지의 왕복 8마일 거리의 강변길은 내가 버지니아에 사는 동안 가장 자주 나가서 걸으며 걱정 근심을 강물에 흘려보낸 곳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하루에 30마일을 걷는 일은 내게도 하나의 ‘도전’이 될 것이다. 그것을 잘 해내기 위해서 나는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걸으러 나가고 있다. 근력을 키워서 나의 ‘작은 도전’을 성공시키고 싶은 것이다.

마라톤도 아니고 걷기 가지고 무슨 호들갑을 떠는가 하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사실, 나는 어릴 때부터 ‘미련 곰딴지’로 통했다. 행동이 굼뜨고, 운동도 잘 못하고, 특히 달리기를 하면 숨이 찼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과 고무줄놀이나 술래잡기 놀이하는 것 보다 혼자서 방구석에서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놀았다. 이런 내게 가장 자신 있는 운동이 ‘걷기 운동’이다. 걷기를 잘 한다고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저 오랫동안 천천히 걷는 일에 익숙한 편이다. 내게는 혼자 걸으면서 사색하는 일이 아주 기쁜 일이다.

미국의 초절주의 철학자 쏘로우(Henry David Thoreau)는 말했다. “나의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생각이 흐르기 시작한다.” 시계추같이 매일 정해진 시각에 동네 산책을 한 것으로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 칸트. 그에게서 ‘산책’을 빼앗았다면, 그의 ‘비판론’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산책을 하면서 수업을 했다고 한다. 그것이 후의 ‘소요학파’의 모태가 된다.

걷기가 단지 사색에만 좋은 것은 아니다. 걷기는 우리 건강을 증진시키며 우리의 심성도 다스려 준다. 화가 날 때 나가서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오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분노가 가라앉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하루 날을 정해서 원없이 실컷 한번 걸어보는 것이다.

이 걷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미리 등록을 하고, 거리와 상관없이 일인당 45달러를 회비로 내야 한다. 돌아오는 차편이 필요한 사람은 미리 셔틀버스의 좌석을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http://www.onedayhike.org/ )에 안내가 되어 있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