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5. 2. 23:00

원데이 하이크 이후에 우리가 생각하는 거리 기준:

7마일을 2시간에. 

뭐냐하면 두시간쯤 걸려서 7마일을 걸으면 Support Station 이 꼬박꼬박 나와주었기 때문에, 지금은 7마일은 걸어야 걷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가령, 내가 포토맥에 나가서 걸을때, 조지타운까지는 대략 단방향 3.5 마일 거리, 그리고 베데즈다 까지는 단방향 4마일 거리인데, 나는 대개 조지타운이나 베데즈다에 도착하면 뜨거운 커피라도 기념으로 사 마시는 '낭만'을 구가하고 지냈다.  그런데 지금은 3.5 마일이나 4마일은 '어쩐지' 애들 장난같이 여겨지고 그냥 한번에 7마일은 걸어줘야 '약간 걸었다'는 느낌이 들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7마일 갔다가 7마일 와줘야 그래도 제법 걸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서 지도 보면서, 포토맥 강변에서 내가 아직 두발로 걷지 않은 부분을 걷고 싶다는 충동을 강하게 느꼈다.  일단 다가오는 주말에라도 Great Falls 메릴랜드주 입구에 차를 세워놓고, 거기서부터 Whites Ferry 까지 걸어갔다 오면 어떨까, 이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날씨가 후텁지근하지 않다면 나 혼자서라도 한번 해 볼만한 거리이다.)

아, 온몸에 나무의 수액이 스며 드는듯, 나는 나가서 푸른 숲속길을 걷고 싶은 욕망으로 차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몸은 연구실에...이것이 현실. ㅎㅎ)


그러니까, 위의 지도가 C & O 포토맥 수로에서 Great Falls 부터 Whites Ferry 까지의 거리를 보여주는데, 23.7 마일이라고 한다.  그러면 내가 Great Falls 입구 Angler's Inn 앞에 차를 세워놓고 Whites Ferry 까지 갔다가 다시 원위치로 오면 47.4 마일 거리이다. (거의 오십마일 거리이군).  이걸 혼자 하루에 한다는 것은 오십마일 행군을 아무런 도움 받지 않고 나혼자 배낭에 먹을것 마실것 다 챙겨 넣고 가는것과 마찬가지이다.  힘들것이다.  그러면 이것을 '두번'에 나눠서 해보면 어떨까. 일단 그레이트 폴스에서 시작해서 약 15마일 가서 돌아온다. 그 후에 그 점에서 다시 출발해서 진도 나가는 것이다. 그러면 두번에 해결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토요일, 일요일에 나눠서 해보면 어떨까? 

강이 나를 부른다.  나는 포토맥강에 미쳐있다. 이것이 문제다.


***

그러니까, 내가 생각해보면, 사람은 이렇게 성장하는 것이다. 뭔가 자신의 '기록'을 깨고 그 너머에 가보는거다. 그러면, 그 후에는 시야가 넓어지고, 자신의 능력이 훨씬 큰데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사람은 새로운 것에 다시 도전하고,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 나간다.  물론 기록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뭔가 미지의 세계 (자신이 갖고 있는 미지의 능력)를 향해서 자꾸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 할것이 아니다.  헤치고 자꾸만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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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5. 2. 07:33

 

세번째 스테이션을 벗어나면서부터 찬홍이는 피곤하다며 나보고 먼저 가라고 했다. 자기는 자기 패이스대로 갈테니까 나는 맘놓고 그냥 먼저 가라는 것이다.  나는 앞장서서 가면서 가끔 뒤를 돌아봤는데 찬홍이가 멀리서 손짓을 하곤 했다. 나는 일부러 길 밖의 다른 곳도 둘러보면서 천천히 갔건만 찬홍이는 곧 내 시야에서 벗어났다.

내가 한참 가다가 뒤를 자꾸 돌아보니까, 내 뒤에서 걸어오다가 나를 질러 가던 남자가 내게 물었다.

남자: "너, 네 남자친구 기다리고 있는거니?"
나  : 남자친구?
남자: 머리에 헤드폰 쓴 그 남자친구 기다리는거 아니니?
나  : 응...머리에 헤드폰 쓴 애 기다리는거 맞는데, 그애는 내 남자친구가 아니라 내 아들이거등...
남자: 엇..그러니?  그 애는 음악 듣느라고 자꾸만 뒤처지더라. 근데 네 아들이라구?
나: 응.
남자: 그럼, 네 아들이면, 너 지금 무척 걱정되겠다
나 : 아니, 나중에 오겠지 뭐...

이러고 또 각자 길을 갔는데, 이 남자가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는 자원봉사자한테 길에 서서 "저기 오는 저 여자가 아들을 잃어버렸다"고 '신고'를 한 모양이었다. 자원봉사자가 오더니 "너 아들 잃어버렸다며?" 하고 묻는다.  그러더니 그 사람들이 더욱 걱정스런 표정으로 "네 아들 번호가 뭐지?  우리가 찾아 볼까? 어디서 잃어버렸지?" 뭐 이러고 계속 묻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아니 걱정하지마, 있다가 나타날거야. 걔가 원래 좀 느려 He's kind of slow..and I am fast. That's the trouble." 뭐 이러고 태평하게 말했는데, 그 자원봉사자들은 심각한 표정이었다. 아니 엄마인 내가 걱정도 안하는데 저이들이 왜 걱정이지?  내가 너무 태평한건가? 하지만, 찬홍이는 over 18 이라서 이미 주니어급에도 못낀다구. 걱정을 할걸 하셔야지.

자원 봉사자들은 그래도 내 곁을 안 떠났다. "넌 괜챦니? 너 물 필요해? "

이사람들 이러다가 "자식 버리고 혼자만 살겠다고 먼저 가버린 악질 엄마"로 나를 관계기관에 신고하는거 아닌가 몰러... 자원봉사자들은 '어떤 여자가 아들을 잃어버렸다'는 말에 -- 내 용모를 보고는 --> 내 아들이 한 열살쯤 되는 애라고 상상을 했는가보다. 찬홍이는 열아홉살이라구...하하하.


내가 마지막 스테이션에 도착하여 이제나 저제나 이놈을 기다리는데 정확히 40분 후에 이놈이 저기서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나타났다.  40분이면 내가 최소한 2마일을 걷고도 남을 시간인데 저놈이 이제야 꾸물거리고 나타나는거다.




그래가지고 그때부터 나의 도착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이제부터 찬홍이와 나의 고행이 시작되었다. 지금 이 사진 이후에는 더이상 풍경 사진이 없다. 내가 찬홍이를 '모시고' 어둠속을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끝없어 보이는 '고행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퍼스 페리에 도착한 후에 볼리바 커뮤니티 센터까지 가기 위해서는 약 1마일의 '언덕길'을 올라가야 했다. 평지도 아니고 언덕길 1마일. 찬홍이가 하퍼스 페리에 도착하여 다 왔다고 좋아하다가, 모임 장소까지 가려면 언덕길 1마일을 올라가야 한다는 말에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으로 투덜대며 성질을 냈다. 그 와중에도 "이런 길을 예수님은 십자가도 짊어지고 채찍을 맞으면서 올라가셨겠구나...기가막혀..." 하고 신세한탄을 했다.  근데 솔직히 나는 찬홍이가 그런 신세한탄을 할때, 나야말로 십자가 지고 골고다 언덕 오르는 예수님의 심정에 대해서 생각했다.  나도 피곤해 죽겠는데, 이 180 파운드짜리 웬수덩이 자식을 부축을 하면서, 그 신세한탄과 불평을 들어주고 달래주면서 언덕을 올라야만 하는 것이다.  아이구야.  애자식이 어찌나 아프다고 '지랄'을 하는지 내가 나 발아픈것은 내색도 못했네...에잇. 하하하. 아이고.  아무리 힘든들 온 인류의 죄를 십자가에 걸머지고 피흘리며 언덕을 오르신 예수님만 하랴마는.


그래서 한밤에 깽깽대며 언덕위의 그 장소에 이르자 사람들이 일제히 박수치며 환영해주었다.  사진속에 입장하여 박수를 받으며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왼편에 그들의 가족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기네 식구를 픽업하기 위해 직접 이곳으로 온 사람들일 것이다. 가족들이 픽업하러 온 사람들은 자기에 차를 타고 떠나고, 나같이 아무도 없는 사람은 셔틀을 이용해서 메트로 스테이션으로 가고 그랬다.

 



나도 180 파운드 덩어리 짊어지고 오느라 녹초가 되었지만, 그래도  워킹 마치고 기진맥진한 노인분들에게 음식도 날라다 드리고 그랬다. 그래서 "너는 내년에 100 킬로 걸어도 되겠다. 아직도 생생하고 활기가 넘친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다.  나로서는 180 파운드 덩어리를 내려 놓은 것만으로도 몸이 날아갈듯 가벼웠다.  :-)   그래도 내 자식이 가장 귀한 나의 십자가임을 내가 아노라.  아, 함께 걸었던 이름도 모르는 이 사람들이 다시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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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1. 5. 2. 07:09

 

11ㅅ;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의 사진들. 

5마일을 걸은후 샌드위치와 과일을 먹고 11시 30분쯤 출발하여 서쪽으로 걸었다. 대략 7마일을 두시간쯤에 걸으면 음식보급대가 나왔다.  중간 중간에 자원 봉사자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물 줄까? 간식 필요하니?" 하면서 계속해서 우리들을 살폈다.  그러니까. 이런 식의 배려가 걷는 이들에게 굉장히 위안이 되었다.  설혹 혼자 이 걷기에 참가했대도 그이는 혼자가 아니었다.  누군가 그를 기억하고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시스템이 놀라웠다.)

사진속에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데, 저 만치 깨알만하게 보이는 이들이 걷기 참가자들이다. 시간이 갈수록 서로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그저 멀리 앞 뒤로 사람들이 보일 뿐이었다.



처음에는 동료, 친구와 시끌벅적하게 이야기 꽃을 피우던 사람들도 점점 거리가 멀어져갔고, 그리고 말 수가 줄어들었다.  우리들은 말이 없어졌고, 서서히 자연과의 대화 모우드로 변해갔던 것이다.



서쪽으로 서쪽으로 가는 동안 오른쪽에 수로, 왼편에 물이 놓게 찬 포토맥 강이 이어졌다. 나는 물 위를 걷는 것 같았다. 길가의 들꽃들도 그림속의 꽃처럼 풍성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온세상이 형광빛 초록 이었다.  마치 '이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을 걷고 있는 듯한 풍경이었다.

나는 이 속을 걸으면서 축복이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내게 막 퍼붓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는 이 대자연으로부터 조건없는 사랑을 폭우처럼 받고 있다는 그런 완벽한 기쁨. 햇살도 바람도, 청랑한 공기도 모두 내게 노래를 불러주고 있는 것 같았다. 온종일 '원없이' 걷고 싶다는 내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그런 완벽한 날씨 속에서.

모든 것은 나를 위해서 오래 전부터 준비 되어 온것 같다는 이 환상적인 느낌...








7마일 거리 후에 나타나는  Support Station 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




 

 



다시 출발.





또다시 7마일 후의 Support Station
내가 샌드위치에 고기를 넣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자, "그럼 치즈는 먹니?" 묻더니 치즈를 '두장'을 얹어주면서 나를 보고 생긋 웃던 자원 봉사자. 왼쪽에 치즈를 들고 있던 분이 저것을 올리더니 한장을 더 올려서 샌드위치를 만들어주셨다.  그러니까 이럴때, 나는 눈물이 나게 고맙다.

나는 어릴때부터 '고기'를 못 먹는다고 밥상머리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괄시'를 받으며 컸다. '고기도 못먹는 바보'가 나였다. 대놓고 야단을 쳤다기보다는 그냥 고기 못먹는 것이 자랑도 아니었고, 다른 사람 성가시게 하는 이상한 존재처럼 사람들은 바라봤다. 그래서 나는 성인이 된 후에도 여러사람과 식당에 갔을때는 -- 설령 그 집에 보신탕집이나 추어탕, 삼겹살, 삼계탕 집이어도 절대 고기 안먹는다는 것을 내색하지 않고 설렁설렁 밥과 김치 이런 것을 먹으면서 고기를 먹는척 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길들여져 왔다.

미국에서 음식 사먹을때는 Vegetarian Food 가 있는지 묻고 당당하게 주문 하는 것에 익숙하다.  그래도 돈도 안 받고 자원봉사로 우리들을 보살펴주는 이런 분들이, 내가 고기 안먹는다고 하자 "그럼 치즈 두장 얹어줄까?" 하고 진심으로 나를 보살펴주는 태도에는 그만 감격하고 만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땐 이런 자세여야 한다고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찬홍이도 곧잘 내 보조대로 따라와 주었다.  여기서부터 다음 스테이션까지 가는 동안 찬홍이는 나보다 한참 뒤쳐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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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1. 5. 2. 06:29

 

2011년 4월 30일 토요일


아침 8:40.  Shady Grove Metro Station 에 차를 주차시키고 Emily 를 만나서 그이의 차에 올랐다. 에밀리의 남편 Erick 이 운전을 해 주었다. 차에는 에밀리, 데이비스, 나, 그리고 찬홍이가 승차했다. (우리 넷은 워킹에 참가하고, 에밀리의 남편 에릭은 운전해주고 집에가서 친구하고 온종일 논다고 한다. 왜 워킹을 안하냐고 했더니 "난 1년 내내 걷는것 합산하면 30마일쯤 나올것" 이라며 웃었다.  에릭은 흑인 에밀리는 백인 여성 부부였다. 둘이 정다워보였다.)

광장 구석에서 등록자들은 각자의 번호판을 받아서 옷에 달았다.  이 번호는 중간 지점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개인별 통과 기록을 적을때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찬홍이는 438 번, 나는 411번이었다.

출발전에 Whites Ferry 광장에서 Mike Darzi (왼쪽 모자쓴 남자)가 몇가지 안전 수칙과 진행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틈틈이 물과 소금기 있는 음식을 먹으라는 것. 지치지 않게 행동하라는 것. 건강에 무리가 생기면 즉시 중단하라는 것등.



오전 10시. 계획대로 걷기가 시작되었다.  전체 거리를 채우기 위하여 이 지점에서 동쪽 (워싱턴 방향)으로 일단 2.5마일 걸어간 후에 다시 그 지점에서 반환하여 온다. 그러면 5마일이 채워진다. 그 후에 본래 목적지인 Harpers Ferry 방향으로 25마일을 걸어간다. (그러니까 100 킬로를 워싱턴에서 출발하여 여기까지 온 선수들은 여기서 다시 자신이 왔던 2.5마일을 거슬러 올라갔다가 와야한다. 목표 거리를 채우기 위해서이다.) 물론 모든 출발점과 통과점은 자원봉사자들이 길목에서 번호를 대조하면서 기록을 한다.  중간에 탈락하는 사람도 이들에게 보고를 하고 이탈해야 한다. 중간에 사라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



나처럼 50 킬로에 참가한 사람은 250명으로 집계가 되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우르르 몰려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탈자가 생기고 간격이 벌어지면서 한적하게 드문드문 걷는 모양새로 바뀌었고, 밤이 되었을때는 오직 멀리서 보이는 손전등의 불빛만이 사람의 흔적을 알려주었다. 





 




오전. 씩씩하게 걷고 있는 찬홍이




그래서 2.5마일 반환점을 찍고 다시 돌아와 5마일을 마친 지점에서 처음으로 간식을 먹었다. 자원봉사자들이 즉석에서 만들어준 샌드위치. 나는 고기 빼고 야채로만 만든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이 샌드위치가 내 생애에서 가장 맛있는 샌드위치로 기억될 것이다. 5마일 아침 공기속에 즐겁게 걷고 나서 한입 베어먹은 야채 샌드위치의 그 신선한 맛.





Support Station 의 음식물 테이블에 마련된 간식들. 저쪽에 있는 분들은 샌드위치를 정성껏 만들어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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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5. 1. 22:09



새벽 네시에 일어나서, 챙긴 물품들.
완두콩밥 지어놓은 것에다 후리가케와 김을 부셔 넣고 주먹밥도 만들었다. 찬홍이와 내 가방에 골고루 분산시켜서 넣을것들.
물, 주먹밥, 트레일 넛 봉지, 영양바, 귤 이런것들은 반반씩 각자 가방에 책겨 넣을 것들이고,
찬홍이 발에 물집 방지 블리스터 밴드 붙여주고
어제 스프레이 썬스크린도 샀으니까 찬홍이 팔 다리에 뿌려주고, 얼굴에 발라주고 내 가방에 갖고 다니다가 수시로 뿌리고 바르고 그래야지.
모자는 차에 있으니까 됐고.
옷은 최대한 가볍게, 반바지, 반팔. 그렇게만 입고 가겠다.  목에는 목도리 두르고, 장갑 끼고.

30마일이니까 평균 시간당 3마일 (5킬로미터) 잡으면 열시간.  처음엔 시간당 4마일을 걷겠지만, 나중에 느려질것이다.  중간에 물이나 음식 보충하는데가 있다니까  물걱정을 안해도 될 것 같은데, 전에 참가했던 사람이 '중간에 과일이 먹고 싶더라'고 썼길래 '이사람도 나처럼 과일 중독자구나' 생각하고 귤을 좀 챙겼다. 나도 과일 없으면 현기증 난다.

Flash light 는 소형 12달러주고 LL Beans 에서 샀는데, 평소에도 여름 밤에 포토맥 걷고 올때, 어둠 속에서 산길 오르기가 힘들었었다.  핸드폰을 켜가지고 그걸 의지해서 산길을 올랐었는데, 이번기회에 장만해서 기쁘다.

새벽 세시에 걷기 시작한 사람들은 지금 열심히 새벽공기를 가르며 가고 있을것이다. 나도 내년에는 그 팀에 합류해야지.

나는 아침 여덟시반에 락빌의 Shady Grove 메트로 역에 차를 세워놓고, 에밀리를 만나서 그이의 차를 얻어타고 Whites Ferry 까지 간다. 거기서부터 오전 10시부터  30마일 행군하면 Harpers Ferry 에 도착한다. 아마 오후 8시쯤 될 것이다.  그러면 거기서 '환영'을 받은 후에,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Shady Grove 메트로 역으로 돌아온다.  거기서 내 차를 운전해서 집으로 온다. 아마도 집에는 대략 자정 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굴도 모르면서, 생판 모르는 사람인 나에게 라이드를 제공하거나 나의 교통편을 신경써준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걷는 일도 유쾌할 것이고, 그렇게 우리들이 서로 협력하여 뭔가 함께 이뤄 내는 경험도 뿌듯할 것이다. 끝까지 (끝은 없지만) 걸어보는 경험은 나를 더 멀리 더 멀리 가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인생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여태까지의 통계로는 이번 걷기에서 50마일 신청자는 250여명 되고, 100마일 신청자는 100 여명이라고 한다. 350명이 제한 인원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이 일정 거리에서 음료수와 간식,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

꼴랑 (우리 형부가 쓰는 부산 사투리--'겨우'라는 뜻) 요런것을 준비 해 놓고는 마음만은 'A Walk into the Woods' 의 Bill Bryson 부럽지 않다. 심지어 현재 빌 브라이슨을 조소하는 중이다. 하하하. (하룻강아지가 범을 능멸하는도다 하하하)  그 책 읽으면서 빌 브라이슨 아저씨를 엄청시리 부러워했는데, 아무튼 나도 떠난다 이거쥐~ 

빌 브라이슨이 그의 '괴상한 친구'와 떠난 여행만큼이나, 우리 귀냄이 느리동댕 거북이 찬홍이녀석하고 걷는것도 만만치 않을걸. 아이구야 벌써 한숨 나온다.

짐을 챙기면서 새삼 한가지 감사한 일이 있다.  내가 박선생하고 포토맥이나 숲으로 걸으러가면 박선생이 항상 가방을 내가 짊어지게 했다. 그리고는 자기가 입고 있던 잠바가 무겁다고 벗어서 내 가방에 꾸역꾸역 넣어주고는 자기는 가뿐하게 걸으면서도 힘들다고 뭐라뭐라 늑장을 부렸다.  세상에 남자하고 여자하고 산길을 가는데, 여자가 가방 짊어지고, 그 가방에 남자 짐까지 우겨 넣고 가는 팀이 몇팀이나 되겠는가.  내가 그 시집살이(!)까지 다 하고 산 사람이다.

내가 포실하니 공주노름 하면서 무거운 가방은 남자등에 매달고 평소에 다녔다면, 이렇게 가방을 싸지는 못하리라. 평소에 나를 단련을 시켜 주신 그 은혜가 하해와 같다. 오오 박선생의 은혜는 높고도 높아서 내가 이루 다 웬수를 값을길이 없노매라. 위 덩셔둥셩

  ***

결과: 짐싸기 평가

Support Station 에서 샌드위치, 스넥, 오렌지, 포도, 물, 각종 스포츠 음료수를 잔뜩 준비 해 놓고 실컷 먹이고, 싸가도록 유도하였다.  그러므로 위의 가방에서 '음식,스넥, 물'은 다 빼도 되겠다. 만약을 위해서 '물병 한개'와 간단한 트레일 믹스나 약간 준비하면 된다.

썬 스크린 크림도 의료팀이 제공하고 있었다. 그냥 작은것 하나 챙기면 되겠다.  물집은, 평소에 나처럼 걷는 사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그냥 최대한 가벼운 복장 (반팔, 반바지)에 모자, 목도리, 장갑 착용하고 물 한병, 트레일 믹스 한줌, 현금 약간, 카드, 운동화 평소에 신던 아주 편한것 이렇게 준비하면 되겠다.  (전화, 카메라, 손전등)

양말은 특별히 마련한 스포츠 양말이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 내가 평소에 산책 나갈때 신는 것은 남대문 시장에서 만원에 열한켤레 살수 있는 제일 싼 나이롱 양말인데, 그런것 신다가 두둑한 스포츠 양말 산으니까 정말 푹신하고 좋더라. 신발은 평소에 신던 뉴 밸런스 운동화 였는데, 폼은 안나도 정말 발이 편했다. (합격).  내가 눈여겨 보니 100 킬로 행진한 사람, 발 빠른 사람들은 그냥 평범한 운동화 (내것같은)들을 신고 가볍게 움직이고 있었고,  등산화에 하이킹 복장 갖추고 형식 갖춘 분들이 오히려 속도가 느렸다.  아무래도 많이 다녀본 사람들은 길을 정확히 알고 있으니까 간단히 대비를 하고, 길을 잘 모르는사람들은 심각하게 대비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  

한가지, 사고 싶은것. Dirty Girl's Gaiters 라는 것이 있다. 운동화 위에 커버를 씌워주는 것 같은 물건인데. 얇은 스판덱스로 만들어진 그 커버를 착용하면 길 걸을때 작은 돌멩이가 운동화 안으로 튕겨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사람들이 그것을 많이 착용했다. 그것은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착용하고 다녀야지. 평소에도 운동화에 돌멩이 튕겨 들어가서 걷다가 서서 돌멩이 털어내곤 한다.

 http://www.dirtygirlgait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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