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5. 23. 20:45



어제 조지타운에 갔을때, 그 곳 워킹 전문 신발가게에서 이 샌달을 발견했다.  내가 찾던 트레킹 샌달.  앞코가 막혀 있어서 발가락을 다칠 염려가 없고, 나머지 부분은 열려 있어서, 계곡을 지나치면서 물놀이를 하기에도 좋고 걷기에도 편안한.

여러모로 내 성미에 맞는 것이어서, 이름을 외워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마존으로 검색을 하니 신발가게에 전시되지 않았던 다양한 색상이 보이는데, 푸른 물빛 (아쿠아) 색깔과 주황색 두가지 중에서 갈등을 겪다가 , 주황색으로 결정을 했다. 가격은, 매장보다 6달러쯤 저렴.

내가 아마존으로 써치를 하던 사이에 이 신발의 가격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광경을 보았다.  나는 6달러쯤 할인된 가격으로 주문을 했는데,  몇시간 후에 다시 확인해보니 가격이 정상가로 올라가 있다. (현재는 정상가에 판매가 된다).  주문량이 올라가면 그에 비례하여 가격이 올라가고, 주문이 없으면 가격이 떨어지는 시스템처럼 보인다... 내가 주문 단추를 누르는 순간 나의 행동이 전체 가격에 영향을 끼쳤을수도 있다...   (물빛 파란 신발은 정상가격이었다가 지금은 할인가에 팔리고 있다.)

여름에 강변을 산책 할 때는 이런 신발이 좋겠지. 이 신발이 오면 바닷가에도 놀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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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5. 23. 11:53



조지타운 가는길에 이 거위가족 사진을 많이 찍었다. 

아기 한마리는 수로 둑에서 어미 (혹은 아비)와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고, 나머니 아기 네마리는 수로에서 아비(혹은 어미)와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수로에서 놀던 아기들이 아비를 따라서 일제히 기슭으로 와서 둑위로 아기작 아기작 걸어 올라왔다.  그런데 이들이 걸어올라오는 길 입구에서 민들레가 목을 길게 빼고 서 있었다.

나는 민들레를 중심에 놓고, 이 가족이 민들레 곁을 통과하는 장면들을 사진기에 착착 담았다.  (어찌나 예쁘던지...)

거위를 그리는 연습을 좀 해가지고, 이 장면을 내식으로 그림으로 그리고 싶다. 주인공은 민들레...

민들레는 물에 들어가 헤엄을 칠수도 없고 둑 위로 올라갈수도 없다. 그래서 민들레는 목을 길게 빼고 있는거다. 더 멀리 가고 싶어서. 아기 거위들은 민들레에게 물 속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면서 무럭무럭 자란다. 민들레는 하루 하루 늙어간다.

얼마후 아기거위의 등에 날개가 자라날 무렵, 민들레는 홀씨가 되어 멀리 멀리 더 멀리 날아가고, 아기들도 민들레를 따라 가기 위해서 날개짓을 하게 될 것이다.

민들레 민들레 소풍 갑니다.


(내가 숲이나 나무, 풀이나 새 이런 것들을 보지 못하고 사람들 속에서만 둘러싸여 살아간다면, 나는 우울증에 걸려서 시들시들 말라가다가 마침내 죽게 될 것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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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5. 23. 03:14


찬홍이와 조지타운에 다녀왔다.  키브리지 아래에 사는 거위 가족이 한가롭게 물가에서 놀고 있었다. 이 가족에게는 새끼가 다섯마리 있다.  새끼들이 일주일 사이에 껑충 자랐다.

캐나다 거위는 사람을 크게 경계하지 않는다. 어느정도 거리만 유지하면 사람따위 신경쓰지 않고 자기네 일상을 살아간다.  근처를 지나는 사람중에 이들에게 못되게 군 사람이 없었던 모양이다.








내 손 등 크기의 아주 통통한 땅거북이를 보았다. 이놈은 물에서 헤엄치고 사는 '자라'와는 확실히 다르게 생겼다.  일단 '땅거북이'라고 내가 이름을 지었지만,  웹의 뒤져서 이놈의 정확한 이름을 찾아 내야지. 


거북이의 등은 황금색 얼룩으로 덮여 있었다.  마치 햇살이 얼룽얼룽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것역시 위장색의 일종일 것이다.  낙엽이나 바위에 햇살이 얼룽거리는 듯한 착시.




찬홍이는 내가 거북이를 들어 올리는 것을 '동물 학대'라고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나는 이 녀석을 해칠 생각이 추호도 없고, 그저 한번 '높이 나는듯한 유희'를 제공하려는 것 뿐이다. 내가 아니면 누가 이 거북이를 지상에서 높이 띄워 주겠는가...

그래서 잠시 공중을 맛본 거북이는 다시 풀숲으로 내려져서, 제 갈길을 갔다.


http://en.wikipedia.org/wiki/Box_turtle

웹을 검색해보니, 이 친구는 Box Turtle 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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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Life2011. 5. 21. 04:22





거북이 방 침대에 거북이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는 왕눈이.
우리집은 금요일 오후에, 거북이가 하학하여 집에 오면 그 때부터 청소를 한다.  금요일 오후에 주로 빨래며, 청소 그런것들을 하고 주말을 태평하게 보내는 것이다.  거북이가 진공청소기를 돌리는 동안 왕땡이가 이불 뒤집어 쓰고 앉아있는 모습이 하도 예뻐서 사진을 몇장 찍었다.  아이고 깜찍한 우리 왕땡이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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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5. 21. 00:20

 

지난 며칠, 비가 쏟아지곤 했었다. 간밤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집중 폭우.  아침에 포토맥에 나가니 강에 물이 불어서 붉은 강물이 콸콸 소리를 내며 급하게 흘러 내려갔다.  플레쳐즈 코브, 선착장도 물에 잠겼다.  강 기슭에 가니 물결이 파도처럼 밀려 오곤 했다. 왕눈이는 무서운지 물가에 다가가지 않고 토끼처럼 깡충대며 파도를 피했다.  그것이 재미있어서 자꾸만 기슭으로 왕눈이를 끌고 갔다.  (나는 심술을 잘 부린다.)  내일은 찬홍이하고 바닷가에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파도하고 놀고 싶다.

뱀딸기가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익어가고 있길래 빗물과 이슬에 젖은 것을 하나 따서 먹어보았다. 사르르 녹는 뱀딸기.  미국 사람들은 이것을 따 먹을줄 모른다.  새와 사슴의 먹이가 되리라.


허티써클도 짙은 향을 뿜어내고 있었다. 여름, 가을이 올 때 까지 이 허니써클은 피고 지고 할 것이다.




비가 온 탓에 수로변 길에 물 웅덩이가 많았다.  이따금 자전거가 지나칠때면 나는 왕눈이와 길 가에 서서 자전거가 지나가기 편하도록 기다려주곤 했다.  그러면 사람들은 Thank you!  Good Morning!  외치고 미소를 날려주고 가곤 한다. 우리들은 그렇게 서로의 존재에게 인사를 날린다.

그런데, 어떤이가 지나치길래 내가 왕눈이의 목줄을 단단히 잡고 길을 비켜줬건만, 그이는 본척도 않고 지나쳤다. 문득, 그 사람에 대해서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인사성도 없는 인간...'   

그때 내 주위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빗물과 아침 이슬에 푹 젖은 나무와 꽃들이 아침 바람에 살랑이며 싱그러운 바람을 내 뺨으로 날리고 있었다.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던거다. 그래서 나는 문득 깨달았다.  "너는 이 아름다운 햇살과, 바람과, 나무와, 풀과, 꽃과, 새소리에 대해서 일일이, 하나하나에게 진심으로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하고 개별적으로 인사를 날린적이 있니? 넌 늘 고맙다는 말도 안하고 그냥 지나치쟎아.  그런데 새삼스럽게, 너의 그 하잘것 없는 작은 친절에 대해서 어떤이가 무심코 지나친 일에 대하여 분개한다는 말이냐? 너 참 어리석고 고마운줄 모르는 존재가 아니냐?"

그래서 나는 내 곁의 나무와 풀에 일일이 눈을 맞추며, "고맙다 나무야" "고맙다 강물아" "고맙다 햇살아" "고맙다 뱀딸기야. 네가 참 예쁘기도 하구나" 하고 인사를 보내 보았다. 내가 죽을때까지 쉬지 않고 인사를 한대도, 나는 인사를 다 못할것이 뻔했다.  그래서 마침내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러니, 나는 내가 얼마나 사랑을 받고, 은혜를 받고 있는지 그 점에 열중하기로 하자.  나머지 일은 그냥 지나치기로 하자. 그렇게 생각했다.


성벽에 유리병이 깨진채 나뒹구러져 있었다.  이렇게 고마운 아름다운 풍광을 유리조각들이 위협하고 있었다.  왕눈이 개줄에 달려있는 개똥 봉지를 하나 풀어서 유리조각이며 페트병, 그리고 다른 쓰레기들을 개똥봉지에 담았다.  위험한 것들이 치워졌다.  조지타운에 갈때마다, 나는 아주 조금씩이라도, 쓰레기를 치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내가 저 고마운 나무와 강물에 보내는 사랑의 인사일 것이니.  사랑은 실천으로 완성 되는 것이리라.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