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4. 8. 23:35

5301 Potomac Ave. NW
Washington D.C., DC 20016

내비게이터에 이 주소를 찍고 운전하여 가면, 잘 정돈된 중산층의 주택가가 한쪽에 있고, 맞은편은 수로와 포토맥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이 나온다.



구글맵에서 제공한 작은 이미지인데, 이 집앞에 늘 차를 대 놓고 산책을 시작한다.  하도 이 동네를 다녀서 어느집에 어떤 개가 사는지, 어느집 벚꽃은 언제 피는지, 뭐 그런 것까지 대충 파악하고 있다.  중산층 사람들의 지역이라 주민들도 친절한 편이다.

이 길이 Potomac Avenue 이다. 왼편엔 주택들. 오른편은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이다.

차를 이쯤에 세워놓고, (안전하다. 아무도 견인해가지 않는다. 차례대로 줄 지어 서면 되는데 늘 여유롭다...) 저기 오른쪽 구석의 숲길로 진입한다.

숲길을 내려 가면 아스팔트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4마일쯤 가면 Bethesda 가 나온다. (Capital Crescent Trail 의 구간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아리조나 철교가 보인다. 검정색 다리. 그 검정색 다리의 야간 조명등이 낮에 켜지고 밤에는 꺼지고 그래서, 내가 여기저기 이메일질 해가지고 정상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찬홍이는 이 다리를 '엄마의 다리'라고 부른다. (잠시 묵념 ㅎㅎㅎ) 그 다리를 건너서 0.5마일쯤 가면 Fletcher's Cove 가 나온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서 수로변을 걸어도 역시 Fletcher's Cove 가 나온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서 반대방향으로 가면 약, 10마일쯤 가면 Great Falls 가 나온다, 그 전에 Billy Goat Trail 입구를 지나치게 된다.



그 Fletcher's Cove 에서 2.5 마일 걸으면 (강변으로 걸어도 되고, 수로변으로 걸어도 된다. 두 길이 병행한다.) 조지타운 입구가 나온다.

조지타운 시내로 올라갈수도 있고, 아니면 내쳐서 하버로 향할수도 있다. 마음내키면 노선을 바꿀수도 있다.




참고로, 정확한 Fletcher's Cove 입구는 이곳의 Boathouse 주소인
4940 Canal Rd NW, Washington D.C., DC 20007

이곳이 되는데, 이 입구의 문제가 뭔가하면, 오전 오후 교통 통제가 이루어지므로 아예 이 방향으로 진입이 불가능한 시간대도 있고, 마찬가지로, 나왔을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달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시간대별로 차량 진행방향 통제를 하므로.  

설령 입구를 찾았다고 해도 진입 하기가 어렵거나, 위험하다. 차를 유턴하듯이 돌려서 좁다란 입구로 들어가야 하기도 하고, 나올때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서로간에 진퇴양난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곳을 어쩌다 방문하는 경우에는 어떻게든 이 입구로 들어와 보트하우스 주차장에 차를 대는 편이고.  이 지역을 잘 아는 사람들은, 위에 소개된 입구쪽을 이용하는 편이다. (게다가 요즘 보트 하우스 입구쪽에 건설공사가 진행중이라 차 갖고 집입하기가 더욱 어수선하다.)


Posted by Lee Eunmee
WednesdayColumn2011. 4. 8. 18:09
체사피크&오하이오(C&O) 트레일의 일부 구간. 오른쪽에 수로가, 왼편에 포토맥강이 펼쳐진 길이다.
체사피크&오하이오(C&O) 트레일의 일부 구간. 오른쪽에 수로가, 왼편에 포토맥강이 펼쳐진 길이다.
1. 조지타운 수로변 사진.
1. 조지타운 수로변 사진.
2. 봄 한철 내내 똑같은 길에 나가 걸으면서 거위들이 부화하여 자라나는 것을 관찰한 적도 있다. 포토맥 강변 거위가족 사진.
2. 봄 한철 내내 똑같은 길에 나가 걸으면서 거위들이 부화하여 자라나는 것을 관찰한 적도 있다. 포토맥 강변 거위가족 사진.
3. Chesapeake & Ohio National Park 조지타운 입구.
3. Chesapeake & Ohio National Park 조지타운 입구.


[길따리 사색하는 이은미의 자연여행] 꽃피는 봄, 온 가족 함께 걸어요
북VA·워싱턴 DC 산책코스 5곳 어때요
기사 링크: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79797

꽃피는 계절, ‘걷기족’들의 계절이 돌아왔다. 인류가 두발로 서서, 손을 사용하여 ‘도구’를 만들게 된 이후로 비약적인 발전이 있다고 문화인류학자들이나 진화론자들은 풀이한다. 수렵 채취 시절의 인류는 생존하기 위해 하루 평균 12마일을 걸어야 했다고 한다. 두 다리를 이용해 걸으면서 인간의 두뇌가 진화를 거듭했기 때문에, 우리의 두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열심히 걸어야 한다고 역설하는 인지과학자도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북 버지니아, 워싱턴DC의 주위에는 포토맥강을 중심으로 수려한 풍광이 펼쳐져 있다. 도시 생활을 하는 걷기족들에게 이곳은 하늘이 내려준 축복의 땅이라고도 할만하다. 짧게는 한두 시간, 넉넉하게는 서너 시간, 혹은 한나절 마음 편하게 걷기에 좋은 장소를 몇 군데 소개하고자 한다.

◇추천할만한 트레일 5 가지

▷내가 가장 자주 나가서 걷는 곳은 워싱턴DC의 플레처스 커브(Fletcher’s Cove)에서 조지타운 하버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대략 왕복 7마일쯤 되는 이곳을 두 시간 정도 걸으면 몸도 마음도 가뿐해진다. 사실 이 구간은 체사피크&오하이오 내셔널 히스토릭 파크(Chesapeake & Ohio National Historic Park)의 일부인데, 멀리 오하이오까지 연결된 흙 길로 전체길이 184.5마일에 달하며 전 구간을 자전거나 도보로 통과하는 것이 가능하다.

내가 조지타운 하버까지의 구간을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조지타운 도심의 책방에 들러 잠시 쉬면서 독서를 하다가 돌아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곳의 왕복 20마일 구간을 온 가족이 함께 걸은 적도 있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던 날 이어서, 괴롭고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곳의 빌리 고우트 트레일(Billy Goat Trail)도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이다. 일부 바위 구간이 나오지만 위험하지 않아 어린이들도 좋아하는 트레일이다.

▷리버벤드 파크(Riverbend Park)에서 크레이트 폴스 파크(Great Falls Park)로 이어지는 강변 숲길은 왕복 4마일쯤 된다. 이 트레일의 특징은 폭포의 상류에 있어서인지 강이 호수처럼 고요하며, 강을 바로 발치에 두고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은 고요한 정원 같아 사색하기에 좋다. 버지니아에서 그레이트 폴스 공원에 입장하려면 주차비를 내야 하지만, 리버벤드 파크는 입장료, 주차비가 무료다. 따라서 리버벤드 파크 트레일을 통해 그레이트 폴스로 진입할 경우 주차비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가볍게 한두 시간, 강변의 말랑말랑한 흙 길을 산책하기에는 이곳이 참 좋다.

▷워싱턴DC에서 메릴랜드의 베데스다를 통과하는 캐피털 크레센트 트레일(Capital Crescent Trail)도 추천 할만하다. DC의 조지타운 하버를 기점으로 한 이 초승달 모양의 트레일의 총 길이는 11마일. 이 트레일을 왕복하면 22마일을 걷는 셈이다. 나는 어느 날 여섯 시간쯤 걸려서 혼자 22마일을 걸은 적이 있다. 이곳의 특징은, 번화가인 조지타운 하버에서 시작해, 역시 아름다운 도시 베데스다를 통과한다는 것. 특히나 벚꽃이 피는 계절에는 베데스다의 벚꽃 군락지를 통과하게 된다. 트레일을 따라 걷다가 만나는 벚꽃의 감동은 평생 잊기 어려운 장면이다. 숲과 도시가 어우러진 트레일이라서 중간에 카페에 들러서 음료수 한잔으로 피로를 달래고 마저 걷기에도 좋다.

▷페어팩스의 버크 레이크(Burke Lake) 트레일은 인근 한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장소다. 트레일 전체 길이는 4.7마일. 걸음이 느린 사람이라도 호수를 끼고 한 시간 반 정도 쉬엄쉬엄 산책을 할 수 있다.

▷터키 런 파크(Turkey Run Park)는 왕복 4마일 거리의 ‘비밀의 화원’ 같은 곳이다. 발이 빠른 사람이라면 한 시간에도 왕복이 가능하고, 쉬엄쉬엄 사색하며 걸어도 한 시간 반이면 충분한데, 숲이 너무나 우거져서 여성 혼자 가기에는 어쩐지 불안할 수도 있겠다. 가족들이나 친구들 두 세 명이 함께 가실 것을 권한다.

▷워싱턴DC 인근의 포토맥강은 양안 모두 자연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 자전거족이나 걷기족이 걸어서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포토맥 강변 어디에서 출발해도 우리는 온종일 강바람을 쐬면서 실컷 걸을 수도 있고 혹은 일부 구간만 산책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트레일 산책을 나갈 때의 주의사항과 요령

▷강변이나 호숫가의 숲길로 산책을 나갈 때는 편안한 운동화에, 간편한 운동 복장, 그리고 썬블락 크림을 바르고 모자, 장갑 등을 착용하면 좋다. 휴대전화도 챙기고 가족에게 어디에 가는지 정확히 고지하면 비상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자동차에는 여분의 물을 항상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자그마한 배낭에 물, 간식을 챙겨서, 걷다가 목마르거나 허기 질 때 요기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배낭이 귀찮다면 지퍼가 달린 옷의 주머니에 별도로 귀중품을 보관하는 것이 좋다. 나는 은행카드를 재킷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숲에서 잃어버린 적도 있다.

▷산책을 꾸준히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트레일 산책 일기를 작성하는 것이다. 나는 산책 할 때마다 트레일 구간을 적고, 소요시간, 거리를 간략하게 메모하는 편이다. 그러면 한 달 단위로 내가 얼마나 걸었나 통계도 낼 수 있고, 걷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는 효과도 있다. 카메라로 풍경 사진을 찍고, 가끔 만나는 신기한 새들의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 블로그에 소개하기도 한다.

◇걷기 관련 서적

걷기와 관련된 책으로 60 Hikes within 60 miles (2nd Ed.) Washington DC including suburban and outlying areas of Maryland and Virginia 을 추천할 만하다. 한 때 이 책을 친구 삼아서 열심히 찾아 다녔었다. 한국어 번역서도 나온 빌 브라이슨의 A Walk in the Woods (나를 부르는 숲)’ 역시 걷기족들을 유쾌하게 해주는 필독서라고 할만하다.

◇관련 웹사이트 링크

이 글에 소개된 트레일들을 살펴볼 수 있는 웹 페이지들

http://www.nps.gov/choh/index.htm

http://www.fletcherscove.com/

http://www.midatlantichikes.com/id163.html

http://www.fairfaxcounty.gov/parks/burkelake/burketrails.htm

http://www.cctrail.org/

http://www.fairfaxcounty.gov/parks/riverbend/trails.htm

http://www.nps.gov/gwmp/turkey-run-park.htm



나는 위크엔드 한면을 상상하면서 글을 써서 송고를 했는데, 신문을 받아 보니 두면에 걸쳐서 큼지막하게 편집이 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사진이 뭐가 적당할지 몰라서 -- 골라서 쓰시라고 여러장 보냈는데, 그것들을 대부분 면에 수용을 하면서 면을 두배로 늘려 놓았다.  (놀라워라)

자전거가 들어간 표지 사진. 내가 꽤 좋아하는 사진인데, 그거 보내면서 '걷기 기사'에 자전거가 좀 안맞지... 하고 걱정을 했었다. 그것이 이렇게 크게 편집이 될 줄은 몰랐다.  조지타운 사진과 국립공원 안내판 사진은 며칠전에 찍은 것이고, 강변의 봄 사진들은 전에 (동일한 계절에) 찍었던 것들이다.

내가 아끼는, 내가 찍은 사진들과 내 글이 신문에 함께 실리니 기분이 좋다. 난 뭐든지 내손으로 뚝딱거리고 해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다. 내가 너무 좋아 탄성을 지르며 사랑하는 것들을 이렇게 신문 매체에 실어보는 것도 참 재미있다. 마치 연인을 친구들에게 공개하는 듯한 기분.  헤헤. 나의 이 헛되게 걸어 돌아다니는 취향은 우리 할아버지의 유전자일 것이다.  면 편집을 내가 상상한 것 보다 더 잘 해주셔서 편집자께도 감사한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8. 08:07





수업 마치고 일찌감치 퇴근하여, 옷을 갈아 입고 Riverbend Park 로 향했다. 도착하니 4시 30분.  Great Falls 전망대까지 가서 폭포 소리 들으면서 앉아서 쉬다가 쉬엄쉬엄 슬슬 걸어서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니 오후 6시. 가뿐한 소풍이다.

약 2마일이 채 못되는 리버밴드 트레일 (리버밴드 파트에서 그레이트 폴스까지 이어지는 길) 길 양편에 이 푸른 꽃들이 정원에 심어놓은 꽃처럼 무리지어 피어있었다.










이 인근 지역은 부자동네이다. 말을 키우는 대 저택도 많이 보인다. 그래서 가끔 말을 타고 산책하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저기 말타고 가는 아줌니하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아줌니가 말을 세우고 말을 걸길래, 말을 칭찬해주고 그리고 조랑조랑 이야기를 했다), 아줌니가 이 파란꽃이 Bluebell 이라고 가르쳐주었다.  자기는 꿈꾸는것 같다고.  뭐, 아줌니는 말타고 산책하시는 폼이 동화책속에 나오는 요정 여왕 같아 보였다.  아줌니는 아마도, 너무너무 아름다운 풍경속에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말을 걸고 싶었을 것이다. 그 느낌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서.... 아마 그랬을 것이다...



나는 혼자 터벅터벅 걸어 갔지만, 이렇게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인사를 한다던가, 말을 붙이면 말을 하면서, 심심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사실, 천지에 피어나는 새싹들과 꽃들이 끊임없이 내게 말을 걸고 있었으니까.








이 흰꽃은 내가 아직 이름을 못 찾아 냈다. 사진만 보면 크기가 짐작이 안되므로 내 손을 출연시켰다. 참 깨알만하게 작은 꽃들인데, 눈물겹게 예쁘더라.





Great Falls 는 가서 보면 그 위용이 느껴지지만, 사진을 찍으면 참 초라하다. 폭포가 넓게 퍼져있고, 우리가 보는 위치가 폭포보다 높은 곳이라서 그러할 것이다. 폭포 아래에서 본다면 달라 보일것이다.






봄바람이 따뜻하고 평온했다. 











Posted by Lee Eunmee
WednesdayColumn2011. 4. 6. 18:57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79343

천재지변을 겪는 와중에 일본이 보인 ‘독도’ 관련 망발에 대해 한국정부나 한국인들의 감정은 매우 복잡해 보인다. 나 역시 매우 착잡한 심정이다. 그 착잡한 심정으로 미국에서 발견되는 지도들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얼마 전, 스미소니언 아시아 미술 박물관인 프리어 갤러리(Freer Gallery)와 자연사 박물관(Smithsonian Natural History Museum)을 둘러보았다. 이 두 스미소니언 계열 박물관에서 동일한 지도에 각기 지명을 다르게 표기한 것을 확인했다.

현재 한국의 동해바다는 ‘동해(East Sea)’라고 한국 측의 지도에 표기가 되거나, 혹은 ‘일본해(Sea of Japan)’로 일본 측의 지도에 표기가 되고 있다. ‘동해인가? 일본해인가?’가 한국과 일본 사이의 외교적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결국 이번에 문제가 된 ‘독도’ 역시 이 동해바다 문제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은 이런 외교적 분쟁이 될 만한 지역의 표기를 어떤 식으로 하고 있을까? 나는 세 가지 각기 다른 표기 방법을 확인했다.

첫째, ‘일본해(Sea of Japan)’. 프리어 갤러리의 아시아 불교 관련 전시장에서는 불교의 전파 내용을 소개하는 안내판에서 Sea of Japan이라고 표기했다. 이런 표기는 역시 이곳의 일본 병풍 전시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둘째, ‘동해(East Sea)’. 프리어 갤러리의 한국 도자기 전시장의 안내판에는 동일한 바다에 대하여 East Sea라고 표기했다. 한국 관련 전시장이라서 표기에 신경을 쓴 것일까?

셋째, 표기 생략.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의 한국관에도 안내판이 있고, 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이 지도에는 바다에 대한 표기를 아예 생략했다.

정리해보면, 프리어 갤러리에서는 아시아 관련 안내판이나 일본 관련 안내판에는 ‘일본해’로 표기하고, 오직 한국 전시장에서만 ‘동해’로 표기했는데, 결국 이 박물관에서는 일본해라고 두 번 표기하고, 동해라고는 한 번 표기했다. 자연사박물관의 한국관은, 그곳이 한국관 임에도 불구하고 어쩐 일인지 바다 이름 표기를 생략하고 지나갔다.

프리어 갤러리는 일견 공평한 듯 해 보이지만, 그들이 한국관이 아닌 곳에서는 일괄적으로 ‘일본해’로 표기를 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자연사 박물관의 한국관에서는 아예 ‘동해(East Sea)’라고도 표기도 안 한 것 역시 마음에 걸린다. 지도를 제작할 때 정보나 자료를 제공한 한국 측의 관련 단체는 어떤 역할을 한 것인가? 여러 가지 의문점과 생각들이 교차했다.

미국 내에서 동해를 Sea of Japan이라고 표기한 지도는 이곳 외에도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예일대 출판부 같은 유수의 대학 출판사가 제작한 책에도 Sea of Japan이라는 표기를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다.

현재 미국에 사는 나는 이런 문제들을 내가 개인 자격으로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일단은 자료 수집을 위하여 이러한 지도가 보이는 대로 사진을 찍어 모아두고 있다. 그런데, 어떤 방법이 체계적인 문제 해결 방법인지 알 수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다. 개인자격으로 사진파일들을 모두 모아서 박물관 책임자들에게 메일이나 서신을 띄우면 어떨까? 이런 고민도 해보고,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는 미국에서 살다가 혹시 어딘가에서 이런 지도가 발견되면 상세하게 사진을 찍고 알려달라는 부탁도 한다.

한일간의 동해를 둘러싼 영토 관련 분쟁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고, 정부가 뚜렷한 원칙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민간차원의 노력도 애매해지기 십상이다. 어쨌거나, 이제 나는 내가 우리의 바다 ‘동해’와 ‘독도’를 위해 개인 차원에서 무엇을 실천할 수 있는지 많은 전문가에게 질문을 하고 조언을 듣고 싶다.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는 우리 개개인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체계적인 대응 방법을 의논할 때가 온 것일지도 모른다. 차분하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3. 12:11



제퍼슨 기념관  정면, 계단 앞에서 어느 노인을 발견했다.
노인은 휠체어에 앉아 계셨고, 추운 날씨 때문에 온몸을 모포로 감싸고 계셨다.
누군가가 노인의 휠체어 앞에 무릎을 굽히고 엉거주춤 서서 노인의 귀에 뭐라고 속삭이더니 곧바로 몸을 돌려 계단을 올라갔다.  노인은 휠체어에 앉은채로 손을 약간 움직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웃으셨다. 노인의 시선을 따라 나도 눈길을 돌리니, 계단 위로 노인의 가족인듯한 사람들이 올라가면서 연신 뒤를 돌아보는 것이 보였다.

그러니까,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는 휠체어에 앉아 계시고, 그를 모시고 온 가족들은 모처럼 소풍 나온 길에 제퍼슨 기념관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 계단을 오르고 있는 것이다.  노인은 벚꽃보다 환하게 웃으시면서 연신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는 괜챦으니 안심하고 구경하고 오너라) 이런 메시지처럼 보였다.

가족에게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할아버지는 행복해 보였다.  연신 뒤를 돌아보는 댓명의 사람들도 선량해 보였고, 쾌활해 보였다. 

인생은 짧다. 그리고 모든 것은 허망하게 끝 날 것이다.  하지만, 봄 날 꽃이 피어나고, 우리가 이따금 꽃밭에서 노는 일은 허망한 삶속에서 전광석화같은 기쁨으로 각인 될 것이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