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4. 1. 6. 13:10

2024년 1월 5일 (금)

 

나는 이제 '과일 폭식' 습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나로서는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떨어져 지내던 미국의 가족들은 놀라워한다. 하루 온종일 과일을 먹어대던 엄마가 과일을 안먹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밥+국 대용으로 요즘 사람들이 하듯 '샐러드'로 한끼니를 때울때, 여러가지 채소와 과일(주로 사과)을 섞은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때, 나는 거리낌없이 그 속에 들어간 과일 조각들을 맛있게 먹는다.  혹은 식후에 사과 한조각을 먹기도 한다.  그러나 사과나 오렌지를 이유도 없이 통째로 간식으로 먹지는 않는다. 

 

이런 과일 폭식에서 벗어난 후의 나의 상태는 -- 머리가 가뿐하다. (너무 지나치게 많은 과당이 내 몸에 좋지 않았을지 모른다.).  이전보다 피로감도 덜하다.  그럭저럭 과일 끊은 이후에 타이레놀을 먹는 일도 없고, 감기 몸살도 없이 잘 지내고 있다. 휴가와 휴식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피로감이나 감기 몸살이 없는 것을수도 있다.

 

 

 

2023년 12월 8일 (금)

열흘쯤 전에 과일을 끊겠다는 작은 결단을 한 이래로, 나는 정말로 과일을 끊었다.  뭐 과격하게 뭘 끊겠다는 결의를 한것은 아니고, 그냥 과일 폭식을 절제하겠다는 정도였는데, 일단 과일을 안먹겠다고 생각하니 -- 정말로, 과일을 먹지 않게 되었다. 

 

매일 서너개씩 먹던 사과도, 근처 농산물도매시장에서 박스 박스 박스로 사 들여서 한나절에 없애곤 하던 단감, 샤인머스켓, 귤, 그외의 시시철철이 나와서 나를 불러대던 과일친구들을 거들떠도 보지 않게 되었다.  남편이 도시락 챙겨주면서 꼬박꼬박 챙겨주던 사과한알, 삶은계란 한개, 요거트 한개 중에서도 사과는 먹지 않고 남겨 가지고 돌아왔다.  그래서 이제 남편은 점심 아이템에서 사과를 빼준다. 

 

아침에 눈뜨자 마자 냉장고에서 과일을 꺼내 먹고, 학교에 가기전에 또 과일을 먹고, 학교에서도 과일을 우적우적 먹고, 집에 오자마자 냉장고를 열어 과일을 먹고, 식후에, 잠자기전에 먹어대던 그 과일잔치가 모두 중단되었다.  그런데, 금단 증상도 없다. 내가 이렇게 쉽게 과일을 끊을수 있는 것은 -- 내가 추측하기에 -- 내가 정한 체중감소에 성공하면 나는 다시 과일을 먹을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과일과 내가 영원히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이별하고 있다는 것을 과일도 나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남자친구가 군대가면 내가 태평하게 기다리듯, 과일은 군대를 간거고 나는 기다리는거다. 

 

예전에 위장 문제로 커피를 끊을때도 그냥 단박에 그걸 끊었다.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의사선생님이 '만성위염'인데 이거 그냥 놔두면 위암이 될수도 있고 주의하는게 좋겠다는 그냥 일상적인 조언을 해주셨는데 -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술도 담배도 안하는데 뭘 개선할까? 내가 습관적으로 하루에 서너잔, 독하게 마시는, 내 피는 커피로 이루어졌다고 말하던 내 커피습관을 개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날로 커피를 끊었다.  그때도 나는 그냥 '그럼 커피를 좀 줄여볼까?' 생각했고, 그걸로 커피를 끊었다. 물론 지금도 가끔 스테이크를 먹을때, 블랙커피를 주문해서 거기다 물을 타서 보리차같이 연하게 만들어서 조금 마시기도 한다. 필요하면 어쩌다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습관적으로 커피마시는 것은 하지 않는다. 지금도 내 연구실에는 이러저러한 사람들이 갖다 준 여러가지 캔커피나 뭐 병에 들은 커피들이 즐비한데, 나는 그걸 혹시 비상약처럼 쓸일이 있을까 싶어서 그냥 놓아두고 있긴 하지만 손이 가지는 않는다. 너무 피곤하고 카페인이 필요하면 그걸 열어서 조금 먹겠지. 

 

과일을 쉽게 포기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나는 새삼 깨닫게 되었다.  '어? 나, 뭐 잘 끊네. 쉽게 끊네!'  그냥 마음이 스스로 동하면 그렇게 되는것 같다.  '단박에' 무언가 깨달을 때, 스스로 그 필요성을 자각할 때, 그때 행동이 쉬워지는듯 하다. 

 

....

 

나는 아주 재미있는 식성을 갖고 있는데, 나는 먹을줄 아는게 제한적이다. 내가 먹을수 있는건 - 과일, 채소, 생선, 쇠고기구이, 국수 정도이다. 나는 쇠고기 살코기 구이 이외의 거의 모든 육류를 입에 대지 않는다. 그건 내 선택이나 취향이 아니라 타고나기를 그렇게 타고났다. 그러니까 테레비에서 아무리 프라이드치킨 광고를 해도 그것은 내게는 스폰지 광고와 다를바가 없다. 삽겹살파티는 내게는 악취나는 연기투성이 현장일 뿐이다. 아무것도 내 미각을 자극하지 않는다. 마라탕이건 양꼬치건 족발이건 순대건 뭐건간에 그것들은 그냥 흙덩어리이다. 내 입에 들어갈 소재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제법 건강한 식생활이 가능한 편이다. 온갖 나물이나, 온갖 채소, 과일이 들어간 샐러드만 평생먹어도 나는 태평하게 잘 살수 있다.  가끔 어지럼증이 생기면 스테이크를 먹으러 가거나 생선구이를 먹는다. 그래서 대체로 나는 여태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왔다.  그런데 갱년기를 지나면서, 몸이 둔해지고, 쉽게 지치고, 결과적으로 운동부족으로 건강에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다.  '여기서 더 진행되면 위험해. 운동해. 체중 감소해' -- 이것이 최근에 내가 받은 종합건강진단 내용이다.  지금 내가 먹는 것중에서 줄일것은 별로 없다. 운동만 조금 더 하면 되겠다.  과일을 끊고 열흘, 매일 장거리 산책 - 1킬로그램 감량했다. 

 

 

 

 

 

 

 

2023년 11월 28일 

 

애주가가 술을 끊는것이 어려운 일이듯,
애년가가 담배를 끊는 것이 어려운 일이듯,
내게는 과일을 끊는 것이 술담배 끊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나의 몸은 '과일'로 구성되었다고 말 할수 있을 정도로 나는 과일을 폭식하는 편이다.  과일을 못 먹으면 짜증이나고, 생각이 잘 안나고, 몸의 기능이 현저히 둔화된다. 그런데, 최근의 건강검진 결과를 보면 내가 성인병을 슬슬 걱정할 단계에 이르렀다. 체중을 줄여야하고 운동을 착실히 해야한다. 

 

 

 

체중을 줄일때, 먹는것에서 가장 많이 줄여야 할것이 '과일'이다. 

 

 


운동의 경우 - 몸이 노화되면서 한번 운동하면 일주일을 몸져 누워있어야 할 정도로 체력이 저하된 관계로 이 역시 쉽지 않다. 운동한번 하고 일주일 누워있을것인가, 운동 안하고 그냥 그럭저럭 지낼것인가 - 그것을 고민해야 할 정도이다. 아무래도 실내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것이 방법일것 같다. 실외에서 하면 영락없이 기침 감기에 걸려서 종일 콜록거린다. 

 

 

어쨌든, 상황이 걱정스러우니,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남들이 술, 담배, 커피를 끊듯 나는 과일을 끊어야 한다. 

 

 

내가 과일을 얼마나 먹냐하면 - 귤 한상자 사면 하루면 다 끝났다.  단감 만원어치 사고 그날 하루에 다 해결본다. 포도 한상자는 이틀이면 끝이다. 삼시세끼 밥챙겨먹으며 간식으로 먹는게 그 정도이다. 그것도 사생결단으로 먹는게 아니라 나름 '자제'하며 먹을때 그정도 이다. 아마도 '과일 먹방'을 하면 -나도 꽤 잘 할 것이다. 남들이 라면을 열개씩 먹을때 나는 라면 두개면 땡이지만, 과일 먹기라면 무한대다. 

 

 

그렇지만 이제부터 당분간 과일을 끊기로 한다. 체중을 한 5킬로그램 정리하면 그 때 과일을 조금 먹을수 있을 것이다. 나의 과일 끊기 전략은 의외로 단순하다.

 

 

1. 방울토마토를 무한대로 먹는다.
2. 사과는 하루에 한개 정도만 먹는다. 


 

방울토마토는 무한대로 먹는 대신에 - 사과는 하루에 한개나 반개 정도로 만족하고, 나머지 과일을 일체 입에 대지 않겠다는 것이다.  뭐 방울토마토가 있으니까 그래도 나는 외롭지 않다. 하하하.  (일단 오늘부터 12월 말까지만 실천해보고...)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3. 12. 10. 23:22

 

토요일에 친정에 들러서 엄마를 모시고 미장원에 들렀다. 파마한지 오래된 짧은 커트머리의 엄마가 초라해보여서 파마를 해드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엄마는 거동하기도 힘들고 하니까, 언제부턴가 파마를 안하셨다. 그냥 귀챦고 힘들어서이다.  그래서 내가 모시고 가서 머리를 라면처럼 보글보글 파마를 하기로 한거다. 노인들은 그렇게 파마를 하면 훨씬 씽씽해보이고 한결 젊어보이신다.  

 

나는 파마기 없는 짧은 커트머리의 백발의 노인 모습이 슬프다. 왜냐하면, 요양원에 계시는 할머니들 헤어스타일이 다 그러하기 때문이다.  짧게 깎은 커트머리.  위생에 가장 편리할 것이다. 단지 그러한 이유로 요양원에 계시는 분들 머리는 다 똑같다.  엄마는 자기 집에서 살고 있는데 벌써부터 요양원 헤어스타일이 될 필요는 없다. 나는 엄마가 요양원에 가시는 일이 없어 자기가 살던 집에서 이 세상을 하직하시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람의 일은 그러나 장담할수 없다. 단지 소망할 뿐이고 - 하나님께서 나의 소망을 알고 계시니...뭐 알아서 해주시겠지.

 

엄마를 모시고 미장원에 가니 수년간 그자리를 지카는 '노인 전문' 미장원 원장님 (그곳은 너무 작고 초라해서, 젊은이들은 찾지 않고 주로 파파 할머니들이 찾으신다. 그래서 나는 그곳을 노인전문 미장원이라고 부른다) 은 딸보다도 더 살갑게, 진심에서 우러나는, 본래 타고나기를 그렇게 타고난 사람처럼 노인을 공경하고 친절하다.  그 원장님이 나를 반기며 그러신다, "아이구, 늙어봐 아들 다 소용없어. 딸이 최고지. 따님이니까 이렇게 파마도 해드린다고 하는거지."  나 듣기 좋으라는 칭찬의 말씀이다.

 

내가 엄마를 모시고 어딜가나, 사람들은 듣기좋은 칭찬의 말처럼 "아들 다 소용없어. 엄마는 딸이 있어야 해. 저것 좀 봐. 딸이 있으니까 저렇게 엄마를 모시고 다니지..." 이런다.

 

그런데, 나는 문득 그 소리가 참 듣기가 싫어진다. 

 

 

늙으면 아들 다 소용없고 딸이 최고라는 그 말씀속에 들어있는 속뜻은 이런거다 -- 아들 높이 받쳐서 잘 키우고, 딸은 아무렇게나 대충 막 키워도 나중에 효도하는건 그 막키운 딸이다.  나는 나에 대해서 함부로 대했던, 나의 존엄성에 신경쓰지 않고 대충 키웠던 내 부모님에 대해서 마음속에 분노를 품고 성장한 사람이다.  돌아보면 비교적 유복하게, 평범하고 훌륭하신 부모님 슬하에서 큰 고생 안하고 잘 자랐으므로 불평의 여지가 있어서는 안되지만 - 그런 가운데에서도 아들과 딸 사이에 차별을 했던 것 역시 사실이어서 나는 그 차별에 분노하면서 성장했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보면 나는 불평해서는 안되는 유복한 사람이지만, 남매들 사이에 경험한 '차별'에 대해서도 선명한 기억을 갖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 '차별'의 기억이 이따금 나를 '배은망덕'한 인간으로 몰고간다. 

 

그래서 남들이 '딸이 좋지'라고 말을 할때, 나는 속으로 혼자서 말한다, 나를 식모 새끼처럼 키워놓고, 이제 나이 먹으니까 여전히 만만해서 나를 종년처럼 부려먹기가 좋지?  말 안해도 알아서 척척 챙겨주니까 부려먹기 참 만만하지?  -- 이렇게 속으로 분노하고나서 못난 나의 모습에 내가 실망한다.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못되 처먹은 인간인 것인가? 

 

'딸이 좋다'라는 말 속에 들은 그 불쾌한 함의 -- 비록 미천하나 나중에 나에게 도움이 될 비천한 존재. 

 

나는 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내게 딸이 없음을.  늘그막에 종년처럼 부려먹을 딸이 내게 없는것이 참 다행이다. 왜냐하면, 나는 딸을 종년처럼 부려먹고 싶지 않은데, 만약에 내게 딸이 있다면 결국 나는 늙어서 그에게 의지하게 될테니까. 그의 부담이 되고 말테니까. 그러니까 차라리 없어서 다행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내 딸아. 나는 네가 이 세상에 - 내 곁으로 오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너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으니까. 너를 슬프게 하고 싶지도 않고, 너를 화나게 하고 싶지도 않은데 내가 그걸 지킬 자신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네가 내 곁에 오지 않은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딸아, 이것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딸에게 나는 이렇게 말해준다.

 

내 두 아들은 내게 무심하다. 엄마가 너무나 씩씩하게 잘 살아내고 있으므로 그 자식들은 태평하다.  나는 내게 무심한 두 아들에 대하여 아무런 불만이 없다.  내 걱정 말고 너네나 잘 살아라.  내가 죽을때까지 그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도 하나님께서 알아서 해주시겠지. 나는 하나님만 의지할거다. 그러고 싶다.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살다가 천국으로 가야 할텐데 ...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3. 11. 13. 14:44

 

근처 메가박스에 가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최근작 (은퇴후 리턴 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을 보았다. (2023, 11, 11)

 

 

이세상을 지나 - 바다세상(무덤의 세상)을 지나 - 저쪽 세상 이야기가 진행될때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 뭐랄까 내가 기대하던 환상적인 뭔가가 빨리 나와줘야 하는데 안나오고 지리멸렬하게 이어지는 줄거리에 슬슬 졸음이 왔었다. 조금 졸다가 하일라이트 장면부터 다시 즐겁게 관람. 

 

 

졸았던 것은 내가 피곤해서 그랬던 것이고, 대체로 마음에 들어서 다시 한번 더 볼 생각이다. 미국에서는 12월에 개봉한다고 하는데, 미국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다시 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다. 

 

 

왜 좋은가? 묻는다면, 뭔가 분석적으로 설명을 해야 할 것 같은데 - 그것은 내가 중간에 졸은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에서 뭔가 놓쳤을지도 모르므로) 지금은 곤란하고, 전체적으로 보자면  여전히 환상적인 화면이 나의 가슴을 뛰게 하고, 그리고 내 앞에 주어진 삶에 대하여 나는 어떤 책임이 있는가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3. 11. 13. 14:37

 

영어클럽 회원들과 함께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봤다. (2023년 11월 9일 목요일).  어린이 일곱명을 포함한 남녀노소 17명이 관광버스까지 빌려서 길막히는 저녁시간 '서울구경, 연극구경.'

 

 

이 작품은 넷플릭스에서 일본영화로 몇해전에 보다가 졸려서 끝까지 안봤었다. 이 작품을 선정한 것도 내가 아니다. 여차저차해서 연극 관람을 할 기회가 생겼을때, 팀원이 제안했고 나는 아무 생각없이 승인을 했을 뿐이다.  사실 7시30분에 시작된 연극을 관람하면서도 나는 지루하고 졸립다는 생각을 떨쳐내지는 못했다. 피곤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랫만에 정통연극무대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다고 생각하고 피곤한 눈을 비벼가며 연극을 다 봤는데 - 함께 갔던 시민들, 어린시민들 모두 아주 재미있었다는 평이었다. 나도 버스를 타고 심야를 달려 돌아오며 반추해보니 여러가지로 의미있던 연극 관람이었다. 

 

 

일단 1인 5역, 1인 3역을 해 낸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었고 (아, 저렇게도 가능하구나!), 대단한 무대효과없이 평이하게 조명과 음향으로만 이끌어간 연극이 '무공해 식품'을 먹고 난 후의 신선함, 건강함, 편안함과 닿아있었다.  주제나 스토리는 시간이 갈수록 길고 고요한 여운을 준다. 며칠간 그 연극 생각을 골똘히 했다.  좋은 작품이었다.  다시 영화를 꺼내보면 뭔가 다른 맛을 느낄수도 있을것 같다. 

 

 

 

(영어클럽회원들과 연극공연을 보러 갔던 이유는 - 우리가 이번 주말에 영어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때문이다. 연습도 없이, 단 한번의 리허설을 하고 무대에 올린다. 나의 담대함이라니...)

 

Posted by Lee Eunmee
Scrap Book2023. 11. 1. 16:59

 

 

영종도에 있는 '성수미술관'이라는 미술 놀이 카페에 가보게 되었다. 일에 둘러싸여 사는 인생이라 이런 곳이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마침 소속 기관 워크샵의 일부 프로그램으로 이곳에서 '그림놀이'하는 일정이 포함되어 있어서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성수미술관'은 이런 형태의 프렌차이즈 카페 인 듯 하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이미 준비된 미술 재료들을 이용하여 그림 그리는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자기가 그린 그림을 갖고 나오는. 

 

 

 

바다를 내다보며 마음 편히 그림을 그린다니. 한시간 반 정도 시간을 보냈는데, 그 시간이 세상에서 다시 없이 즐거운 시간처럼 여겨진다. 서툴지만 신나게 그림에 열중할수 있어서 였을 것이다.

 

 

 

 

우리가 '교육 기관'이라서 - 나의 컨셉은 - 지금 내가 하는 작업은 '등대'같이 어둠에 빛을 보내는 것이라는 메시지이다.  뭐, 서툴지만 한시간 반 만에 컨셉 잡고 대충 완성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이보다 더 잘 그릴 자신도 없고, 딱 내가 그림 그리는 실력 그대로이다. 

 

 

 

다음에 거기 또 가서, 시간 제약없이 다시 한번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재미있었다. 

 

 

 

이 이후에는 파라다이스시티라는 곳에 가서 뭐 쿠사마 야요이의 대형 '호박'도 보고, 커다란 의자도 보고, 눈이 호사를 누리고, 심각한 회의도 하고 그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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