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s2010. 1. 24. 12:06

 

공식 홈페이지: http://artbma.org/

메릴랜드주의 항구도시 볼티모어에 있는 미술관

입장료 : 무료

 

워싱턴에서 대략 60마일 거리.  차로 한시간 반 안쪽에 도착할수 있는, 항구도시 볼티모어에서 가장 자랑할만한 미술관 입니다.  볼티모어 미술관이 특히 자랑할만한 것으로는, 북미에서 앙리 마티스의 주요 작품들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회화와 조각품이 오백점이 넘고, 그 밖의 마티스 작업 습작까지 합치면 그 숫자를 헤아리기 힘들정도라고 합니다.  소장품들에 대해서는 차근차근 소개 페이지들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전에 필라델피아 미술관 페이지에서 소개한적이 있는것으로 기억하는데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작품은 미국에 10점이 있는데, 볼티모어 미술관에 그중 하나가 있습니다. 제가 본 것은 (1) 필라델피아 미술관 (2) 디트로이트 미술관 (3) 볼티모어 미술관 이렇게 세곳의 작품입니다. (나머지도 언젠가 다 보고싶습니다.)

 

 

Locations of Original Monumental Size Bronze Casts

http://en.wikipedia.org/wiki/The_Thinker

United States

University of Louisville, Louisville, KY
Nelson-Atkins Museum of Art, Kansas City, MO
Stanford University, Palo Alto, CA
Philadelphia Rodin Museum, Philadelphia, PA
California Palace of the Legion of Honor, San Francisco, CA
Columbia University, NYC, NY
Baltimore Museum of Art, Baltimore, MD
Detroit Institute of Arts, Detroit MI
Cleveland Museum of Art, Cleveland OH (damaged)
Norton Simon Museum – Pasadena CA

 

 

 

 

 

 

 

 

생각하는 남자하고 악수 했어요.  저사람 왼손에 내 왼손을 넣고 잡는거죠.  아하, 생각하는 남자하고 나하고는 왼손잡이구나!  제가 나중에 따로 페이지 열고 보여드리겠지만, 이 작품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찍었는데, 아 정말 근사한(?)  남자였습니다...

 

 

그 유명한 The Kiss.  이것 며칠전에 '국립미술관'에 있던 작품 제가 보여드렸죠 (http://americanart.textcube.com/319) .  오늘 작품은 일단 덩치가 훨씬 크고요 세밀한 부분을 보면 약간 차이가 있어요.  역시 페이지 따로 열고, 이야기를 해 드리지요... (으흐흐. 너무 좋아서 으흐흐. 벌써 눈이 풀렸어요. 눈동자가 맛이 갔쟎아요 벌써. 하하하.)

 

 

뮤지엄 카페테리아가 넓고, 분위기 좋고, 그리고 가격도 정상적이에요. 뮤지엄 식당이라고 폭리를 남기는 것 같지 않아요. 뮤지엄 카페테리아라고 반드시 직물 테이블보를 덮어주는데요, 표면위에 흰종이를 한장 덮어줍니다.  식사 마치면 그것 치우고 새 종이를 덮는거죠. (걸레질하는 대신에. 테이블보를 새로 갈 필요도 없고요). 느낌이 청결하고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테이블마다 작은 용기에 크레용을 몇개 담아놓습니다.  아이들이 심심하면 크레용으로 테이블에 낙서하면서 놀으라는거죠.  저 역시 낙서를 좋아하고.

 

식당은 야외 조각공원을 면하고 있는데, 제가 실내 전시물에 정신을 파느라 조각공원에 나가보지도 못했습니다.  겨울이라 일단 나가기가 싫지요.  이곳은 집에서 가까운 거리라서 제가 다섯번쯤 놀러왔습니다. 계절마다 분위기가 다르지요.  올때마다, 작품에 대한 느낌도 다르고요.  조각공원도 아름다운데, 나중에 날 따뜻해지면, 그때 다시 가보지요 뭐.

 

 

 

 

 

 

제가 요즘, 잭슨 폴락 한테 꽂혀있는 중이라, 폴락을 발견하면 '무조건 당신이 좋아요' 모우드로 변하고 맙니다. 뭘 제대로 알고 좋아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좋아요... (위로받아요...  설명하기 힘들지만, 폴락 작품 보면, 가슴속에 바윗덩어리같이 누르고 있는 어떤...슬픔이 잠시 잊혀져요.  죽을때까지 갖고 가야할 슬픔을 잠시 잊을수 있어요. 그게 아마 미술작품의 치유력인지도 몰라요. )

 

 

오늘 제가 찍어온 작품 사진이 삽백장도 넘어요...  아아...부자가 된거죠... 아, 오늘 하루, 천국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고맙게 생각하고, 제 책임과 의무와 그리고 사명과...그런것들에 충실한 일주일을 맞이해야죠. 힘을 얻어갖고 온 하루였습니다.

 

 

 

 

Posted by Lee Eunmee
Books2010. 1. 22. 12:03

Isms: Understanding Art

 

아마존 링크 (2004년판)

 

 

동일한 저자의 동일한 책이지만, 내가 구입한 책의 실제 커버는 위의 아마존 링크 커버와는 차이가 난다. 내 책 커버가 더 따뜻해보이고 예쁘다. 내것은 2007년판

 

 

국립미술관 (NGA)에서 제값 다 주고 샀는데, 아마존에서 할인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내것은 최근 판이라구... ).  나같이 미술사/미술비평을  전공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헛갈려하는 각종 미술계의 '--이즘/주의' 에 대하여 간략한 소개를 잘 해놓았다.  서양미술 사조, 서양미술 흐름을 주제별로 살펴보기에도 좋다.  

 

이런책은, 운전자라면 차에 놓고, 어디서 차 세워놓고 사람 기다리고 그럴때, 그때 읽으면 기다리는 지루함도 날려버릴수 있고 좋다. 혹은, 화장실에 놓고 오가며 보거나... 최근에 담배 끊은 사람이 담배 생각나서 미치겠을때 펴봐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헤헤 담배를 안 끊어봐서 그 고통을 잘 모른다...)  잠깐 잠깐 보기에 좋게 설계되어있다. 아무데나 펼쳐서 봐도 좋고.  만족.

 

redfox.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10. 1. 21. 09:51

National Gallery of Art 국립 미술관

 

말하자면, 오늘은 Museum Day (박물관 소풍날)이라고 할 만 합니다.  아침에 스미소니안 캐슬의 사무실에  인터뷰가 있었거든요.  인터뷰 끝내고, 놀았지요.

 

우선 지난 토요일에 갔었던 National Gallery of Art 에 갔었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보고 싶던 것들을 제대로 다 못봤으니까. 전 보고 싶은 것을 못보면 꿈에도 아른거리고, 자꾸 눈앞에 아른거려서...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 세상에는 내가 보고싶으나 볼수 없는 것들이 참 많다. 이 세상에는 내가 보고싶으나 볼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내가 가슴에 한이 맺힌 채로 죽을 것이다...  나는 결국 그럴 것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한 스러운 인생 살고 있으니까,  볼 수 있는것들은 가서 보기로 하자.  가서 보기로 하자. 가슴에 자꾸만 한을 쌓지 말자.]  그러니까, 어차피 나간김에 또 간거죠.

 

흠, 국립 미술관이 '홀랑' 뒤집어진 분위기 입니다. 익숙하던 것들이 엉뚱한 곳에 배치되어 있어 영 어색한데다가,  전에 내가 가서 보았던 미국 사실주의 화가들의 그림 전시장이 싹 없어지고, 지금 공사중. 아이고 아이고. 보고싶은 내 그림들. 아이고. 곧 새단장을 하고 나타나길 바라는 수 밖에요.

 

National Gallery of Art, 2010년 1월 20일 촬영

휘슬러의 작품들이 모여있는 갤러리에서 도슨트가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뭐 세계 명화들, 로댕의 작품들, 골고루 실컷 보고, 서관과 동관 사이의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히 점심도 사 먹고요. 음, 책도 샀어요.  무슨 무슨 'ism (이즘)'들에 관한 정보를 총망라해 놓은 책이군요. 하하. 미술 사조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인데요. 한가지 실수. 책의 편집자가 영국인이고 영국에서 교육받고 활동하는 사람이라서,  미술사조에 대한 설명의 영국 미술 중심으로 하는겁니다.  예컨대 제가 미국의 social realism 에 관해서 요즘 쓰고 있쟎아요.  혹시나 싶어서 social realism 쪽을 찾아보니, 영국 미술사 쪽에서 설명을 해 놓은겁니다. 아차 싶었죠.  책 구입 영수증 갖고 있으니까, 카페테리아 옆의 책방에서 반납하고 다른 책 고를수도 있었지만,  기왕에 내 손에 들어온거, 제 안목을 넓히는 뜻에서 보기로 했습니다. (난 너무 미국 미술에 몰두해 있는 나머지, 세계 미술사의 흐름에 무감각해질수도 있어. 그러면 미국미술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안돼. 미국미술은 세계 미술의 일부이니까 말이지.) 

 

 

새로 장만한 책

 

 

점심으로 먹은 스트로베리 나폴레온과 커피. 국립미술관 서관과 동관을 잇는 지하 통로에 위치한 카페테리아. 삼각뿔 모양의 유리 천창으로 흘러들어오는 빛과 폭포. (왼편 구석쪽에 책방의 끝자락이 조금 보입니다.)

 

 

 

국립 미술관 동관 (East Building)은 현대미술관입니다.  제가 호레이스 피핀 페이지를 완결하려고 하는데요, 이 장면을 꼭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쟁쟁한 세계의 20세기 초 현대식 미술품으로 가득찬 동관 전시실에 당당하게 걸려있는, 딱 한점이지만 위풍당당한, 딱 한점이라서,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현저히 작아서 더욱 기품있어보이는 피핀의 작품입니다. 보세요. 국립미술관이 자랑하는 마티스 갤러리 입구쪽에, 그리고 잭슨 폴락, 로스코, 뉴만등이 기다리는 갤러리 초입에 걸려있는 그림입니다.  피핀이 동관 현대미술이 심장부 같은 지점에 오두마니 걸려있는겁니다.

 

관객들은 이 그림이 무엇인지, 왜 이것이 여기 걸려있는지 잘 알지 못하지요. 오직 '피핀'을 아는 사람만 그 의미를 아는거죠.  심지어 매일 이자리를 지키는 미술관 경비 아저씨 (흑인 경비아저씨)도 이걸 잘 몰라요.  오늘 제가 서서 그림 들여다보고 있으니까, 흑인 경비아저씨가 다가와 말을 걸더라구요. 그래서 피핀에 대해서 그에게 설명해줬죠.  "이 사람 마흔이 넘도록 자신이 화가인줄도 몰랐고, 아무도 신경도 안썼다. 이 사람이 화단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을때, 쟁쟁하던 당대의 화가들이 - 나도 저렇게 그릴수 있다면! 하면서 한탄을 할 정도였다. 이 작품이 괜히 여기 있는게 아니다..." 

 

 

일층의 프랑스 소품 갤러리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보석같은 작품들을 실컷 구경했습니다. (사진 편집하다가 에러가 자꾸 발생해서, 오늘은 포기.  다음에, 몇가지 보여드리지요. 오늘 왜 자꾸만 에러가 나는지 모르겠어요.)

 

 

 

 

동관 입구로 나와서 슬슬 자연사 박물관 방향으로 가는길이죠. 오른편에 보이는 건물이 국립미술관 서관 (현대 이전 작품들을 주로 전시하는 곳) 건물입니다.  워싱턴 마뉴먼트 오른편으로 둥근 지붕 보이는 곳이 자연사 박물관이지요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

 

 

 

 

 

국립 미술관 조각공원

 

그런데 국립미술관 서관과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 사이에는 '국립 미술관 조각공원'이 있어요.  오늘 사실 그 조각공원에 일부러 들렀는데요. 개념 미술의 창시자로 알려진 So Lewitt 의 조각작품이 거기 있거든요. 사진 찍었죠.  나중에 Sol Lewitt 소개할때, 그때 보여드릴게요.

 

조각공원에 2009년 하반기에 새로운 조각물이 들어왔나봐요. 근래에 새로 발견한 조각이거든요. 이 나무요. 스테인레스 나무에요.  지난 토요일에는 이 나무에 새 한마리가 앉아있는것도 봤거든요. 저새는 조각인가 아닌가? 궁금해서 한참 쳐다보고 있으니까 휙 날아가더라구요. 오늘은 새가 앉아있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제목하고 작가, 나중에 적어 넣을게요.)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

 

... 자연사 박물관 입니다.  박물관 입구 오른쪽에는 화석이 된, 바위같은 나무덩어리가 있구요, 왼편에는 줄무늬 철 바위가 있지요. 내 상상력으로는 다다르기 힘든 아주 오랜 세월의 역사를 보여주는 두가지, 천연 조형물들이라고 할만한데요 ...  그런데, 내 속에도 그렇게 아주 아주 아주 오래된 '유전자'가 있겠지요. 그 세월보다 더 오래된 유전자가 있으니까, 내가 여기 있는거쟎아요...

 

여기는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입니다. 

 

 

 

 

 

 

 

스미소니안 캐슬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에서 정면으로 건너다보는 스미소니안 캐슬 (인포메이션 센터) 입니다.  아침에 저곳 2층에서 스미소니안 직원을 만나 인터뷰를 했었지요....

 

 

 

 

Freer Gallery 프리어 갤러리

 

아시아권 예술품을 전시하는 스미소니안 프리어 갤러리에도 들렀습니다. 제가 일전에 이곳에 전시된 듀잉의 작품들을 소개한 적이 있지요.  이곳은 휘슬러의 작품 전시장입니다.  국립 미술관에서도 휘슬러 작품들을 사진기에 담았고, 이곳에서도 휘슬러의 작품들을 빠짐없이 사진기에 담았지요.  조만간 휘슬러 이야기를 쓰게 되겠지요?

 

 

 

스미소니안 메트로 역

 

그리고, 스미소니안 메트로 스테이션에서 메트로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저기 보이는 초록색 둥근 지붕의 건물. 저기가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 입니다. 음...제가 좋아하는 곳이지요...

 

 

오늘, 미술관에서, 경비 아저씨들이 한가하고 심심하니까,  (하하) 저한테 말걸고, 얘기해주고 그래서  그들만이 알고 있는 별것 아닌 이야기를 듣고 그랬는데요... 가령, 잭슨 폴락의 No 1 (1번) 에 '바퀴벌레' '딱정벌레'가 화석처럼 물감을 뒤집어 쓰고 굳어버린채로 있는것을  경비 아저씨님이 몸소 손가락으로 가리켜서 보여주셨지요. 하하. 원래 담배꽁초도 붙어있는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안보인다며 "찾으러 들면 이상하게 안보이다가, 아무 생각 없을땐 잘보이더라" 하면서 혼자 한탄.  잭슨 폴락 작품에 바퀴벌레 붙은 화석, 사진 찍어왔거든요.  헤헤. 나중에 정리해서 보여드릴게요.  오늘, 이상하게 자꾸 에러가 나서 사진 정리를 잘 못하겠어요.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10. 1. 17. 22:50

 

국립 미술관 (http://americanart.textcube.com/308)에 갔다가, 기념품을 샀는데

 

뭐 샀냐하면

 1. 모네의 The Artist's Garden of Vetheuil (1880) 판액자: 전시장에서 봤는데, 하도 따뜻해보여서

 2. 커셋 (아이들), 르동 (나비), 새 (오드번)의 그림 카드 : 엄마한테 카드 보내드리려고

 

그런데, 모네 그림 뒷판에서 발견한 것

 

 


 

이런 액자나 사진 사면, 반드시 작품 정보가 어딘가에 적혀 있게 마련인데, 이 작품에 대한 정보. 

작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제목 머라머라~  이탈리아 말~

 

이거이 모네 입니다요~  (헤헤)

그래서, 이것을, 그대로 영수증과 함께 갖고 있다가, 다음에 국립미술관 갔을때, 가서 환불받을까 말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림 정보 멋대로 아무렇게나 붙여놓으면 안되는거지요. 그것두 국립미술관에서.

 

(아무튼, 제목 편집증환자라서, 이런거 보면 잠이 안와요 잠이. 헤헤헤 하하. // 요놈아 편집증이면 살때부터 확인했어야지, 왜 나중에 발견해가지고 시비를 허느냐~   )

 

아, 모네의 저 그림, 전시장에서 보면, 세상이 다 나른해지고 좋더라구요.  눈부신 세상이 느껴져요.  우리 엄니한테 보여드리고 싶은 그림이에요.  (아, 우리 엄니가 여길 한번 오시면 참 좋겠다...)

 

 

아아, 미술관에서 세계 여러나라의 명화들을 보고 오면,  '아, 나는 왜 미국미술 블로그를 열어가지고 ... 저런 아름다운 다른 나라 명화들 얘기를 안하고 마는가' 이런 한탄이 나올때가 있거든요.  근질근질 한거죠, 황홀한 작품들 사진을 올려놓고 '자랑질'을 하고 싶어서.  하지만, 꾹 참고, 미국미술만... 안그러면 그 넓은 미술의 대양에서 이리저리 떠돌다 빠져죽을게 뻔하므로.  뭔가 한가지 주제로만 가야 한다는 결론이긴 한데

 

아 그렇지만 가끔 미치게 좋은 세계의 작품들 사진을 슬슬 올리면서 '자랑질'을 해야만 할것도 같아요. 하하하.  약올리는 차원에서 하하.  (난 너무 산만한게 문제야. 산만해. 정신을 차려야만 해...)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10. 1. 17. 22:05

 

Delaware Art Museum 에서 활동하는 미술 안내인

 

 

박물관이나 미술관등, 공공 전시장을 다니다보면, 자원봉사로 전시 안내를 해주시는 분들을 만날수 있다.  이런분들을 미국에서는 Docent (도슨트)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이런 분들은 대개 미술관이나 해당 전시관에 자원 봉사자로 등록을 하고, 관련 교육을 받은후 활동을 하는 것이다.  어떤 전시장을 찾을때, 전시장 전반에 관한, 혹은 특정 전시 행사에 대한 안내를 받고 싶다면, 사전에 홈페이지를 검색하여 어떤 안내 프로그램이 있는지, 무료인지 유료인지, 미리 예약해야 하는지, 시간 맞춰가면 누구나 안내 받을수 있는 것인지 살펴보고 일정에 포함시킬것인지 결정하면 된다.

 

만약에 해외 여행중에 어떤 전시장을 찾을때, 이런 '전문 안내인'의 안내를 받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리고 해당 언어를 익히 알고 있거나 즐겁게 배우는 입장이라면, 꼭 이런분들의 안내를 받을 것을 권한다. 가령, 영어공부 하는 사람이 미국에서 이런 도슨트의 안내를 받을 기회가 생기면, 기꺼이 따라 다니며 구경하고 들으시면 좋을것이다. (영어 듣기 공부 해결되면서 교양도 ~  ^^).  이런분들은 '자원봉사'로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므로 사명감에 불타서 굉장히 성실하고 정성껏 활동을 하실 뿐 만 아니라 '팁'을 바라거나 받지도 않으므로 그냥 열심히 들어드리고 고개 주억거리고, 눈맞추고 흥미를 보이는 것으로 그분들께 '보람'을 선사할수 있다.

 

내가 워싱턴 바닥에서 '백수질' 을 하던 시절, 오갈데가 없어서 심심하던 시절, 허구헌날 포토맥강에 가서 피지도 못하는 담배만 작살내다간 '백수'에서 '폐인'으로 스킬 상승하는건 시간문제다 싶어, 겁이 덜컥나서 차비만 있으면 문제 해결되는  스미소니안 국립 박물관들을 하나하나 섭렵하는 것으로 미치겠는 실업자 시절의 강을 용케 건넜는데,  뭐 할일도 없고 한가하니 이런 '전문안내인'들의 안내도 착실히 받으면서 '국립박물관'들이 주는 온갖 '무료' 서비스의 혜택을 두루 섭렵을 한바 있다.

 

그러다보니 별별 도슨트님을 다 겪어 본 것이지...  (백수질도 이렇게 하면 신선노름이었을것이다...) 이리저리 겪은 결과 내가 파악하게 된 '전문 도슨트'가 갖춰야 할 덕목 몇가지를 스스로 정하게 되었다. (이것은 물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1. 도슨트의 덕목중의 '왕중왕'급,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시간을 정확히 지킨다'이다.  한시간짜리 프로그램이면 죽어도,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한시간인거다.  50분에 끝내면 용서가 되지만, 61분에 끝내면 용서가 안된다. 무슨 말씀인가하면 규정된 시간안에 모든'설법'을 끝장을 내 줘야 한다는거다. (너무 아는것이 많아서 할 말이 많으면 따로 시간내고 사람 모집해서 특강을 하던가,  할말 많은것도 시간안에 정리해서 끝내줘야 하는거다.)

 

 2. '수다를 늘어놓지 않는다.' : 별것도 아닌 자기 삿적인 일화를 들이대며 귀한 시간을 보내서는 안된다.  자신이 안내해야 하는 것의 요점을 정확히 숙지하고 이를 수행해야 한다. (내가 경험한바, 1번 안 지키는 사람이 2번도 안지킨다. 최악이다).

 

 

 

 3. 제대로 공부해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도슨트가 무료 자원봉사이건 아니건간에 기왕에 다른 사람들을 안내를 하겠다고 왔을때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정보를 정확히 숙지해야 한다.  사실 내가 도슨트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슨 석박사급 전문 지식은 아니다. 그냥 평이한 안내만 해줘도 고맙다. 내가 잘 모르는 평이한 내용을 그가 전해주면 내게는 아주 도움이 된다.  그런데, 가끔 나는 도슨트가 '허당을 짚는' 것을 발견한다.  제목이 없는 작품을 가리키면서 '재료'부분 명시된 것을 '제목'이라고 설명한다던가,  그림에 앨범이 그려져있는데 그것을 책이라고 설명한다던가.   이런 사소한 실수를 저지를때,  미리 들여다보고 사진기에 담아서 자료 확보하고, 그러느라 안내지까지 상세히 읽었던 나같이 세밀한 사람에게는 그런 실수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의 실수를 공개리에 반박하지는 않는다.  사소한 실수는 지나가도 무방하다고 판단하므로.  (죽을일은 아니니까...).  그냥, 좀, 사실 확인도 정확히 안해보고 사람들을 안내하는 일이 안타깝다는 생각은 한다. (좀 미리 기본 안내문이라도 읽고 와서 설명을 하시지...)

 

 

 

이 세가지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번,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2번, 그리고 기억해야 할 것이 3번이다.  사실 3번항목, 도슨트가 사소한 정보를 잘 못 전달하고, 잘 못 알고 그러는 문제는 1번 2번이 잘 지켜질경우 용서가 된다.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어떻게 다 아는가? 틀릴수도 있는것이지. 뭐 그낭 컨디션이 안좋으면 생각이 안날수도 있고.  그러나 1번 2번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켜야 하는 중대한 사항이다.  1번 2번에서 망가지면 제아무리 똑똑해서 하늘을 날아도 이미 그는 차라리 없는게 나은 존재가 되고 만다.

 

내가 만났던 도슨트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분:

 

코코란 미술관에 처음 가던날, 나혼자 미술관 문여는 시간에 맞춰서 일찌감치 가서 전시물들을 세밀하게 살피고 그리고 시간이 되어 안내를 받으러 갔는데, 아시아계의 멋쟁이 중년 여성이 나와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코코란 미술학교 졸업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는 "한시간 안에 이 좋은 것들을 다 어떻게 안내를 하나..." 하면서 '너무 좋은게 많은데 시간은 너무 짧음'을 안타까워 하였다. 중국계 여성이었는데,  중국계의 영어 액센트였지만 아주 발랄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우리들을 안내했다. 그의 손에는 몇장의 카드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미리 준비된 동선에 따라서, 우리들을 편안하게 의자에 앉도록 배려를 해 가면서 그림 안내를 해 주었다. 그는 손목시계와 준비된 카드들을 번갈아보면서 시간을 체크하고 전달해야 할 내용을 체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물이 흐르듯 유연했다.

 

이 사람은 미술 석사 학위까지 갖고 있는 전문가였고, 그리고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정해진 시간안에 많은 새로운 정보로 나를 기쁘게 해 주었다.  (내가 또 한편 기뻤던 요소는,  비록 한국인은 아니지만 나와 비슷한 아시아계, 머리 다 커서 미국에 입국하여 공부하고 그리고 미국 본바닥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그가 아주 좋은 롤모델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때 함께 안내를 받았던 사람들은 미국 백인들, 미국 각지에서 온 고등학교 미술선생님들이었었다.).

 

 

나는 대부분 도슨트들에게서 좋은 인상을 받고, 안내가 끝났을때 감사하다는 인사를 반드시 한다. 가르쳐줘서 고마우니까.  가끔, 이게 아니다 싶으면 바람 새듯 그냥 그자리를 빠져나가는 편이다.  (그래도 된다.).  그러니까, 이게 아니다 싶으면 안내 받다 도망가버리는거고, 맘에 들면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입장이니까, 끝까지 자리를 지켰을땐 만족했다는 뜻이고, 그러니 감사 인사도 해야 하는 것이고.  내가 위의 세가지 덕목을 왜 블로그에 적는가하면, 혹시라도, 미술관 안내를 하려는 분이 있다면 참고해주십사 하는 것이다.  그러면 관객이 고마워할거라는 것이다.

 

언젠가, 미술관에서 혼자 노는데, 누군가가 "한국분이시죠?"하고 반색을 한다. "네..."  그는 반가워하면서 자신이 이제 곧 여기서 한국어로 안내를 하게 되어있다며 안내 받으러 왔냐고 물었다. '아닌데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를 무조건 반가워하니까 나도 어쩐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네..." 이러고는 그 한국인의 한국어 안내를 받게 되었다.  이거 내 계획에 없던건데... 하지만 저렇게 반색을 하니 빠져나가기가 애매하네... (항복. 아 난 얼마나 마음이 약한가).

 

그분은 아름다운 모국어로 (아, 영어에만 둘러싸여 있다가 한국어로 설명 들으니 귀가 다 행복하구나~ 달콤하여라~) 아주 친절하게 안내를 시작하셨다... 내가 모르던 내용도 많이 알려주셨다. 친절하고 박학하고, 열정이 넘치고, 여러가지로 장점이 많은 분이었다.  하지만 내가 학교에서 학생들 프레젠테이션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그분의 안내를 평가하게 된다면 그분은, 좋은 점수를 기대할수 없을 것이다. 

 

 

 1. 시간을 지켰는가?  한시간짜리 프로그램을 1시간 45분만에 끝냈다.  오 마이 갓  (다리 아프실텐데...)

 2. 가족 얘기를 많이 하셨다.  (난 그분의 가족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

 3. 내가 나름 존경하는 한국의 원로 석학에 대하여 '미국책 베껴서 발표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함부로 이야기를 했다. 그 학자는 미술하고 상관도 없는데 갑자기 왜 상관도 없는 주변지식을 논하는가? (자신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망각한걸까?  미술관 안내인이면 미술관 안내에 촛점을 맞춰주셔야 하는데...촛점 상실. 내가 만약에 그 남의책 베껴먹기 했다는 학자의 조카나 동생이었으면 어쩌려구?  그것이 얼마나 실례인지 모르는가... ).

 4. 기본 정보 착각 내지는 망실 (이것은 앞의 사항이 지켜질경우 내가 별로 신경 안쓰는 부분이다...내 수업에서는 얄짤없이 점수 깎지만,  뭐 여기는 미술관이니까.)

 

나는 그래서 그분의 안내자세와,  거기서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자리를 떠나지도 못하고 지키고 있어야 했던 나의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곰곰 해보다가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보았다: "만약에 내가 일정이 촉박한 대통령부인인데, 혹은 대통령인데, 내가 시간을 내어 미술관에 갔다고 쳐보자.  그리고 그분이 한국 대통령인 나를 안내한다고 상상해보자.  그분이 한국 대통령인 나를 안내할때도 오늘과 같은 안내를 하셨을까?   아닐걸.  아닐걸.  그분은 시간 정확히,  동선 정확히 그려가면서 아주 체계있는 안내를 해 내셨을거다."

 

그러면, 답은 나오네.  미술관 안내인은, 그것이 직업이건 자원봉사이건 뭐건 간에, 유능한 안내인으로 존경을 받으려면, 그가 안내하는 평범한 관객들을 마치 국가정상이나 다른나라에서 온 국가정상을 안내하듯, 존경하는 마음으로, 치밀하게 계획세워서 정확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내 안내를 받는 사람을 '최고의 관객'으로 존경하는 마음으로 안내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안내 받는 사람들을 앞에 세워놓고 무슨 '훈장질'하려는듯 세월아 네월아 멋대로 흘러라 이러면서 갈팡질팡해서는 안된다는 말씀이다.

 

그래서 나의 결론:

 

(1) 내가 혹시 나중에 누군가를 안내할 일이 있을때

(2) 내가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할때

 

나는

 

(1) 나의 청중을 '국가원수'를 대하듯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며, 국가원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듯 빈틈없이 준비를 하며  (상대가 누구이건 차별없이)

(2) 청중이 나로부터 '존중받았다'는 느낌이 들도록

행동해야 한다. 이래야만 내가 프로페셔널의 세계에서 살아남을수가 있다.

 

 

 

또한가지, 그러면 그 한국어로 안내 하신분이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그분은 한번 돌아봐야 한다, 혹시 그분이 미국인들을 상대로 영어로 안내를 하실때도 시간 초과하고 안내 내용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늘어 놓으시는지. 나는 그분이 미국인/국제적인 관객들 상대로 영어로 안내할때는 시간도 잘 지키고 잡담도 별로 안하실거라는 상상을 한다.  아마도 '모국어'로 '한국인/한국계' 사람들을 안내하다보니 정서적으로 좀더 친밀감을 느끼면서 좀더 속의 말을 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함정'이다.  그것이 그분의 '문제'일수 있다.  자제하셔야 한다. 같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한국어권 관객을 상대로 푹~ 퍼지시면 실격이다.  푹 퍼지지 말고 미국인이건 국제인이건 동등한, 동질의 관객으로 한국인을 대해야한다.

 

 

그가 하고 있는 일은 미술관에서 안내를 하는 것이다. 그 안내에 촛점을 맞추셔야 한다. 나머지 하고 싶은 말은 안내 끝나도, 아쉬워서 자리 못떠나는 정 넘치는 관객들이 있다면 그분들과 따로 시간을 내서 하시면 된다.  안내인은 안내인의 본분에만 충실해주면 된다.  시간 정확히 엄수하고, 잡담의 욕망도 자제하고, 미리 짜여진 계획에 따라 정확히 안내를 하고, "안내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이 다 되었사오니 오늘 일정은 여기서 마치기로 하겠습니다.  이제부터 각자 관람을 즐겨주시고, 혹시 제게 따로 질문이 있으신 분?  "  이렇게 마무리 해주셔야 한다. (나 안내인 교육 받은적 없지만...상식적으로 생각할때 이러하다는 것이다. 그냥 상식선에서만 정리가 되어도 나는 감사해 할 것이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