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ism/EdwardHopper2009. 12. 4. 09:15

Edward Hopper (1882-1967)

New York Pavement (1924 or 1925)

뉴욕의 보도

Oil on Canvas

75.6 x 62.9cm (가로 x 세로)

 

 

크라이슬러 미술관에서 '월척'을 낚은 기분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1924년이나 1925년 작품으로 추측되므로 그가 42세때, 아직 세상이 '대가'의 출현을 알아보지 못하던 시기의 그림이라 할 만 합니다.  '뉴욕의 보도'라는 제목처럼 뉴욕 시내의 어떤 건물 앞 풍경을  맞은편 건물 2층이나 3층 혹은 옥상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각도로 잡아 놓았습니다.  얼핏 수녀복을 입은듯한 여인이 유모차를  밀며 걸어가는데 이 여인의 머리 두건이 펄럭거리는 것으로 보아 바람이 휙 부는듯 합니다.  도심의 골목길 앞을 지날때 문득 불어오는 골바람일지도 모르지요.

 

여인의 나부끼는 머리두건이나 그의 방향성에서 어떤 움직임이 느껴지지만, 그외의 모든 장치들은 요지부동으로 꼼짝도 않겠다는 태도로 무겁게 버티고 있습니다. 회색돌로 이루어진 건물과 역시 같은 색조의 보도에는 어떤 틈새도 보이지 않습니다.  유모차속의 아이의 얼굴도 보이지 않습니다.  건물의 창 안쪽으로 노란 블라인드가 드리워져 있고, 가운데 창은 커튼도 열려있지만, 커튼 안은 캄캄하기만 할뿐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수녀처럼 보이는 이 사람의 검은 옷과, 유모차의 검정빛, 그리고 건물 입구나 유리창 안의 검정색은  노란 블라인드와 대조를 이루면서 더욱 어둡게 느껴집니다.

 

저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서 '엄마, 아버지, 아이들' 이런 '가족'이 어우러진 풍경을 본 적이 없고, 아이들이나 아기를 본 적도 없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이 그림이 '아기'가 등장하는 유일한 그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에서조차 '아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단지 우리가 '아기'의 존재를 추측할 뿐. 

 

우리에게 호퍼의 그림이 외롭거나, 쓸쓸하거나, 혹은 을씨년 스러워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의 그림에 '미래'를 상징하는 '아이'가 없어서 그런것은 아닌지...  문득, 유모차를 끌고가는 검은 제복의 유모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어머니와 아기의 관계가 아닌 을씨년 스러운 제복을 입은 (저승사자 같아보이는) 유모의 보호를 받는 이 아기가 행복할것 같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그림이 아주 암담해보이지 않는 이유는 아기를 덮고 있는 붉은 천,  유모의 붉은 뺨, 건물 2층 부분에 보이는 붉은 벽돌 일부, 그리고 창문 블라인드의 햇빛같이 고요한 연노란색이 여기저기서 '생기'를 보내기 때문인데요, 이런 미묘한 생기 때문에 우리들은 호퍼의 쓸쓸맞아 미치겠는 그림앞에서 아쉬운듯 아쉬운듯 떠나지 못하고 맴돌게 되는 것 같습니다.

 

 

2009년 12월 3일 redfox

 

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09. 12. 4. 08:43

http://americanart.textcube.com/184  에드워드 힉스가 꿈꾼 평화의 나라 페이지에서 퀘이커 교도였던 힉스가 즐겨 그린 소재 두가지를 소개한바 있습니다. 한가지는 미국 정착사를 바탕으로 한 '평화의 왕국' 주제이고, 또 한가지는 성서를 바탕으로 한 '노아의 방주' 주제입니다.

 

http://americanart.textcube.com/190 버지니아 남부 해안도시인 Norfolk 에 위치한 크라이슬러 미술관에서는 에드워드 힉스의 또다른 역사화를 두 점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Washington at the Delaware  c. 1849

델라웨어의 워싱턴

Oil on Canvas

90.2cmx71.1cm (가로 세로)

 

 

이 그림은 훗날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 되는 조지 워싱턴이 미국 독립전쟁 당시 영국군을 공격하기 위하여 델라웨어강을 건너는 역사적인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힉스가 독창적으로 창작했다기 보다는 현재 보스톤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Thomas Sully 의 Passage of the Delaware (1819)  525.8cm x 372.2cm 를 본떠서 그린 것입니다.

 

Thomas Sully 의 그림

 

 

남의 그림을 그대로 베껴 그린것이 뭐가 대단하다고 박물관에 모셔 놓는가?  이런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에드워드 힉스가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받은바 없고, 그자신이 순수 예술가라기보다는 마차를 장식하거나 표지판을 잘 만들어내는 '기술자'였고,  혼자서 익힌 그림 재주가 뛰어나서 다른 사람의 그림이 맘에 들때 이를 베껴그리거나 이런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거나 팔면서 살았다는 측면을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를 '풍속화가'로 분류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퀘이커 교도들이 '평화주의자'들이므로 전쟁을 거부하고, 그래서 병역도 거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열렬한 퀘이커 교도였던 에드워드 힉스가 워싱턴의 역사적인 '전쟁'을 즐겨 그렸다고 하는 것이지요.  에드워드 힉스는 워싱턴과 독립군을 '신의 대리인'으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의 애국심이 그의 종교관에도 영향을 끼친 것인데,  '호국불교' 정신하고도 비슷하군요 =) .

 

 

 

 

 

The Declaration of Independence, 1776   c.1840-1845

1776년 독립선언

Oil on Canvas

74.3cm x 65.4 cm (가로세로)

 

 

1776년 독립선언을 묘사한 이 그림의 이마에 THE DECLARATION OF INDEPENDENCE 1776 이라고 새겨진 것이 보입니다.  힉스가 '표시판' 만드는 기술자였다는 대목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에드워드 힉스를 '순수 미술'의 차원에서 보기는 힘들고, 오히려 '생활속의 장인'의 측면에서 해석할때 그의 정체성에 생생하게 다가갈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때로 저는 이렇게 서툰 환쟁이들을 좋아합니다. 우리 엄마의 그림과 많이 닮았거든요.)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09. 11. 30. 00:48

 

크라이슬러 미술관 홈페이지: http://www.chrysler.org/

이 페이지의 사진들은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를 보실수 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주 남단의 해안도시 Norfolk시에 크라이슬러 미술관이 있습니다.  1933년 Norfolk 지역의 자연, 미술 박물관 (Norfol Museum of Arts and Sciences) 으로 처음 문을 열었던 이곳은 1971 Walter P. Chrysler Jr. 가 그가 선대로부터 상속받았거나 그 자신이 수집했던 미술품들을 한꺼번에 기증하면서 '크라이슬러 미술관'으로 변신하게 됩니다.  Walter P. Chrysler Jr. 는 크라이슬러 자동차를 탄생시킨 Walter P. Chrysler 의 아들입니다. 

 

워싱턴에서 Norfolk까지는 대략 200마일 거리. 자동차로 네시간 거리입니다. (왕복 여덟시간). 아침 여덟시쯤 출발하면 정오쯤에 넉넉히 도착하고, 오후 다섯시까지 한가롭게 미술관과 인근 지역 구경을 하다가 저녁을 먹고 여유있게 운전을 해도 집에 밤 열시나 열한시에 도착하게 되므로 크게 부담스러운 거리는 아닙니다.

 

이곳은 입장료 무료입니다. 특별전시를 할 경우 특별전시장 입장료만을 별도로 부과하기도 하고,  자발적으로 푼돈을 입구의 모금함에 넣을수도 있습니다. 관람객들의 자발적 기여를 유도하기는 하지만, 강제적이지 않으므로 편안하게 드나들수 있습니다.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면 코트야드 (안마당) 천장 유리를 통해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천장에 휘늘어진 색깔보자기 설치물은  Sam Gilliam 의 Norjolk Keels (1998)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파란 하늘이 내다보이는 철제 프레임과 알록달록하게 펄럭이듯 늘어진 보자기들 전체를 묶어서 볼때 작가의 의도가 드러납니다.  철제프레임과 파란 하늘과, 펄럭이는듯한 보자기들은 마치 푸른 하늘아래/혹은 파란 바닷물결 위에 둥실둥실  떠있는 노폭(Norfolk)앞바다의 배 같기도 하지요.

 

 

 

이것은 2층 전시실 복도에서 다른 각도로 잡아 본 것입니다.  눈부시게 환한 입구가 보입니다. 그 입구 바깥에 파란 바닷가 펼쳐져 있어서 그 바닷물이 찰랑거리는 물결 그림자가 미술관 벽에 반사가 되기도 하는데, 실내에 잡히는 바닷물결 그림자를 보는 기쁨도 큽니다.

 

 

 

 

 

크라이슬러 가문이 재벌답게 세계 여러나라의 귀한 미술품들을 골고루 수집하였고, 1층에서는 이집트 특별전도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아시다시피 제가 '미국미술'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므로 아프리카나 아시아 그밖의 고대 문화재등은 건성으로 보고 지나간 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회화나 비슷한 시기의 유럽회화 쪽 전시장에서 보냈습니다.  이곳은 2층의 미국 건국 초기의 작품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벽에 걸려 있는 회화 작품 중에는 얼마전에 소개되었던 Edward Hicks 의 그림도 보입니다. (찾아보시겠습니까?  이미지가 작아서 찾기 힘드시겠지만...)

 

 

 

 

풍경화가 Bierstadt (비어슈타드) 의 대형 풍경화가 왼쪽에 보이는군요.

 

 

미국이 강세를 보이는 현대 미술 전시실입니다. 칼더의 모빌 작품도 보이고, 오른쪽에는 리히텐시타인의 작품도 보이지요.

 

 

 

 

아하,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는데, 이곳에 백남준씨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었습니다. Hamlet Robot (1996) 이라는 작품입니다. 열세개의 모니터에서 각기 다른 이미지들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왕관을 쓰고 있고요. 오른속엔 긴 칼, 왼손엔 해골이 들려있습니다.  (백남준씨 페이지는 따로 열 생각인데, 그때 그의 작품들에 대해서 좀더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1층 구석에 단아한 카페가 있었는데,  저는 간단히 아이스티를 주문해서 마셨습니다. 음료수 가격이 스타벅스 커피 가격보다 저렴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깔끔한 테이블, 정중하고 정다운 써빙, 깨끗한 유리잔 이런 것들이 어우러진 상태에서 스타벅스 커피값보다 싼 음료수라... 이정도면 이 미술관의 카페는 최고점수를 주고 싶어집니다.

 

 

 

 

기념품가게에 예쁘장한 물건들이 많이 보입니다만,  특별히 뭘 사지는 않고 구경만 하게 됩니다.  그래도 예쁜 물건들 구경하면 기분이 좋아지쟎아요.  저는 - 늘 그러하듯, 이곳에서 '미국미술화집'을 한권 샀습니다. 이 미술관이 소장하는 미국미술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깃들여져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거의 폐관 시간이 다 되어 미술관을 나와 바깥 구경을 했습니다. 이곳은 노폭의 'Historic Site (역사 유적지)'입니다. 그래서인지 '유럽'의 마을을 연상시키는 고풍스런 예쁜 집들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이 집들중에는 역사 유적지로 보존되고 관람객들에게 공개가 되는 곳도 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직접 방문하지는 못했습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인근의 역사 박물관이나 고가들을 구경하러 다녀도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오후 다섯시의 햇살.   박물관 정문 앞에서는 안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두개의 붉은 지붕 건물이 보입니다. 파란 바닷물이 찰랑거리지요. 이 물이 저녁햇살에 반사되어 미술관 안의 벽에 그림자가 집니다.  저는 이 파란바다보다, 흰 벽에 찰랑거리던 그 '그림자'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무엇에 매혹될때, 우리는 가끔 실체가 아닌 '그림자'에 빠지기도 하는데,  때로는 그것이 '그림자'인줄 알면서도 그것을 사랑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림자'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지요.  그것은 인간이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인간에게 '상상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요.  상상력을 버리고 현명해지기보다는, 어리석은채 상상력을 간직하는 쪽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지요...

 

 

 

 

 

 

이곳에서 감상했던 작품들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것은, 이 것이었습니다.

 

 

Paul Gauguin 폴 고갱의 The Loss of Virginity (처녀성의 상실) (1890-1891).  누워있는 여자의 오른손에는 시든 꽃 한송이가 보이고 (전통적인, 처녀성 상실의 이미지) 왼쪽 가슴에는 여우 한마리를 안고 있습니다.  발끝은 서로 모아져있고, 발치 아래의 바위는 남근 모습과 꽤나 닮아있습니다.  그런데 저 언덕아래의 사람들은 왜 그려 놓은 것일까?  문득 이런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다 알겠는데, 저 언덕아래 사람들은 뭔가? 작가는 왜 그들을 그려 놓은 것일까?  관망자? 혹은 결혼식 하객들인가?  이 그림은 우울해보이지도, 명랑해보이지도, 초현실적으로 보이지도 않고...그냥...눈길을 끌면서 사람의 발걸음을 꽉 움켜쥐는군요.  이 그림에서 한참동안 떠나지 못하고 기웃거리고 기웃거리다, 전시실들을 한바퀴 다 둘러본후에 또 가서 들여다보고...그랬습니다.  우울하지도, 명랑하지도,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데 꽤 매혹적인 그림입니다.

 

 

 

 

 

석고 조각작품실에 스케치북과 미술도구가 놓여져 있었다. 아무나 그림 그리고 싶으면 그리라고.

 

 

 

 

 

2009년 11월 28일 밝고 따뜻한 토요일에 방문.

Posted by Lee Eunmee
Books2009. 11. 30. 00:38

American Art at the Chrysler Museum: Selected Painting, Drawing, and Sculpture

 

 

American Art at the Chrysler Museum

: Selected Painting, Drawing, and Sculpture (Hardcover)

Margaret Jarman Hagood (Author)

 

http://americanart.textcube.com/190 미술관샵에서 샀다. 편집이나 색상 모두 마음에 꼭 든다.  작품사진 상태가 선명하고, 작가 설명, 작품 설명을 상세하게 잘 정리해 놓았다.  45달러.

 

 

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09. 11. 26. 06:39

Edward Hicks 관련 페이지를 두개를 열었습니다.

 

1. http://americanart.textcube.com/184

2. http://americanart.textcube.com/185

 

해당 페이지 관련 간단한 '확인' 퀴즈 입니다. (앞으로 어떤 주제의 글을 한꼭지 마치면 퀴즈 페이지를 하나 만들기로 했습니다 = )  )

 

 

1. Edward Hicks 가 즐겨그린 주제가 두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가)

   나)

 

 

2. Edward Hicks가 속했던 종교집단은 무엇인가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

 

 

3. Edward Hicks 의 그림속에 등장하는 동물 이름 다섯가지를 적어보세요

 

  1. _____________________

  2. _____________________

  3. _____________________

  4. _____________________

  5. _____________________

 

 

 4. Edward Hicks 가 남긴 그림들중 생각나는 작품 제목이 있습니까? 제목이 무엇인가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1. 제목: ______________________

  2. 내용: ______________________

 

 

 

 

수고하셨습니다. 정답은 해당 페이지에서 찾아 보셔요.  =)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