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포근한 겨울, 토요일 아침.
국립 미술관으로 소풍을 갑니다.
워싱턴 마뉴먼트 앞에 차를 세워놓고, 씩씩하게 걸어서 갑니다.
가는 길에 조각공원 연못에서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나도 작년엔 여기서 스케이트를 탔었지...)
멀리, 중앙에 보이는 허시혼 현대 미술관, 그리고 그 앞에 리히텐쉬타인의 '리본같이 생긴' 노란 조각작품도 보입니다.
걷다가 지쳐서, 미술관에 도착하자마자 카페테리아에서 도시락을 먹습니다. 유부초밥과 뜨거운 차한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오늘의 목표 지점은 '현대미술'이 모여있는 국립 미술관 동쪽 빌딩. 서쪽 빌딩 입구로 들어간후 지하 통로를 통해 동관으로 가는데요. 이곳은 빛의 길 입니다. 지하 통로입니다. SF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지요.
몇가지 현대미술 특별 기획전이 있어서 보러 왔는데, 아쉽게도, 특별전 작품들은 모두 '사진 촬영 금지'라서 눈으로만 구경을 해야 했습니다. 여전히 칼더의 대형 모빌이 반깁니다. 멀리 벽에 보이는 색종이같이 조각조각 붙어있는 것은 Kelly 의 작품입니다.
몇달만에 가본 것인데, 연말 사이에 미술관 전체 전시장이 대대적으로 새로 조직된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서관에 있던 것들이 동관으로 이동했고, 변화가 심하군요. 심지어 이곳에 몇해동안 들락거린 도슨트 조차 이렇게 확 바뀐줄 몰랐다며 정신없어 합니다. (몇해동안 조용하더니 어떤 변화를 모색하는듯 하군요.)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 작품을 모아놓은 전시실인데요 (서관에 있던것들이 동관으로 대거 이동). 중앙에 보이는 큰 그림이 모네의 그림이지요.
인상파 그림 이어집니다. 오른편에 보이는 것이 모네이고요. 저 안쪽에 보이는 작품들은 세잔느.
제가 좋아하는 영국의 표현주의 작가 작품인데요. 왜 이 작가의 그림을 좋아하는가하면,
열정이 끓어 넘쳐서, 액자 안에 얌전히 있을수 없어서, 액자 전체를 그림판으로 활용한, 그 파격이 매력적이라 그렇습니다. 이글이글 끓는 난로속의 조개탄 같기도 하고, 수박 같기도 한, 전체적으로 열정적인 분위기가 힘차고 좋습니다.
벽면 전체, 통유리창. 그 유리창 밖의 워싱턴 디씨 풍경, 그 자체가 예술이라는 것이겠지요.
Sol Levit 이라는 개념미술의 창시자가 있거든요. 그 작가의 벽화 작품입니다. 제가 이 작가를 소개하고 싶어서 근질근질 한데요. 때가 되면 짠짜잔~ 하고 소개해드리지요.
자, 앤디 와홀과, 리히텐스타인과 로젠퀴스트가 있군요.
아, 드디어 국립미술관 소장의 Horace Pippin 을 만났습니다!~ 제가 호레이스 피핀의 페이지를 진작 만들어 놓고도 마무리를 못한 이유가, 이 작품을 제 눈으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거든요. 이걸 꼭 본후에 마무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작품을 마티스 전시실 옆에서 발견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지요...선구적인 20세기 현대미술 속에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호레이스 피핀! 오, 저는 이 전시장을 기획한 큐레이터님을 무조건 존경하기로 했습니다...
왼쪽부터 클라인, 스틸, 잭슨폴락 두점이 보입니다.
마티스 색종이 오려서 만든 작품 전시실 입구입니다. 마티스의 싸인도 근사해보이지요? 마티스의 명랑한 색감을 좋아합니다.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지요. 오늘, 덕분에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워싱턴 디씨, 국립 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Art), 동관 (East Building) 에서
2010년 1월 16일 Red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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