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2011. 1. 14. 20:33

The College Application Essay, Revised Edition

http://www.amazon.com/College-Application-Essay-Revised/dp/0874477115/


찬홍이 대학 입학 신청 작업을 위해서 내가 참고 했던 책.  몇해전에 지홍이한테 사줬던 책이다. 이것 보고 참고해서 대학 가라고.  (지홍이를 내가 제대로 잡고 도와주지 않은 것이 두고두고 미안하다.)  지홍이는 혼자서 고생을 좀 했다. 찬홍이는 일단 내가 이것을 훑고, 자신감을 갖고 챙겨 줄 수 있었다.

컬리지보드에서 발행한 것이다. 제목은 [대학 입학 신청 에세이]이지만 미국의 대학 입학 준비를 위한 대략적인 안내가 내용의  1/3 쯤 차지한다. 이 책 한권 있으면 대략적인 스케줄까지 짤수 있다는 뜻이다. 3학년때 뭘 하고,4학년 올라가서 뭘 어떻게, 언제 준비하면 될지.

에세이에 대한 부분은 상식적인 미국식 글쓰기 형식을 정리 해 놓은 수준이다. 마지막 파트에 실제 대학 입학 신청 에세이 예제가 소개 되고 첨삭이나 평가를 통해서 실질적인 안내도 곁들이고 있다. 미국식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토플 영작]으로 알려진 형식을 따른다.

미국의 학생들은 초등학교부터 대학원 박사과정에 이를때까지 결국 원칙적으로 동일한 '규범'을 따르는 작문 교육을 받는다.  다섯개의 문단을 기본으로 하고, 1문단에 모든 것(2-3-4-5문단의 내용)을 때려 넣고 - 2,3,4,문단에 예시와 토론을 하고, 5문단에 다시한번 1문단을 다른 말로 정리하면서 한가지 아이디어를 덧붙여주면 거의 완벽한 모델이 된다. 결국 1문단의 첫문장에 글 전체의 '핵심'을 어떻게 넣는가로 승패가 판가름이 난다고도 볼수 있다. 단순무식의 표상이라 할 정도로 정형화된 형식이라서 유럽 지성들, 혹은 크리에이티브 라이팅 하는 사람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이런 규범을 따라서 손해볼 것이 없다.

이 책에 소개된 안내도 결국 이런 식이라서, 한번 정독하고, 대체로 자신감을 얻었다. SAT 작문도 이와 같은 규범을 따른다.

에세이 쓰기 작업을 마칠즈음에야 찬홍이의 '눈'이 떠진듯.  "그래서 엄마가 맨날 밥상머리에서 -- 그래서 뭐라는거야?  하고 물으셨군요..." 한다. 중언부언 두서없이 이야기를 늘어놓는 식구들이나 학생들에게, 들어주는 나는 머리가 복잡하고 다른 일로 너무 피곤하니까, "그래서 뭐? 용건이 뭐야?" 하고 대뜸 물을때가 종종 있다.  (내가 너무 피곤해서 그런다).  이럴때 내게 이야기하던 가족이나 학생은 상처입은 얼굴로, 뭔가 핵심을 전달하려고 애쓰는데...가족간의 대화가 이러면 안된다.  대화는 비즈니스가 아니니까.   하지만, 남에게 평가받기위한 글은 '비즈니스'처럼 작성하는 것이 좋다.  먼저 용건부터 말하고, 용건에 필요한 부가적인 설명 곁들이고, 그 용건이 자기에게 왜 중요한지 덧붙여주면 듣는 사람은 논리적으로 앞뒤 판단하고 알아들을수가 있는 것이지.  미국식 글쓰기가 말하자면 그런 전형을 따른다.

내가 글 평가하는 사람이라고 치자. 나는 하루에 수백편을 읽고 점수를 매겨야 한다고 치자. 남의 글이 재미있겠는가? 처음부터 핵심 정확히 전달해주고 부가 설명을 해줘야 내가 끝까지 읽거나 할 것이다. 끝도없이 이상한 소리만 나열하고, 핵심이 뭔지 모르겠는 글은 읽다가 던질것이다.  바로 그거다. 읽는 사람을 배려해주면, 평균 이상의 글쓰기가 가능해진다.

미국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이나, 그 학생을 돌보고 싶은 보호자가 한번쯤 정독하고 자기 점검을 할 만한 책이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