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Art History Sketch2009. 12. 27. 23:59

 

프리어 갤러리의 듀잉과 타이론 전시실.  왼편에 있는 작품들이 듀잉. 오른쪽 벽에 걸린 작품들이 타이론의 풍경화들입니다.

 

듀잉의 작품, 왼쪽부터 (1) The Four Sylvan Sounds, (2) Before Sunrise, (3) After Sunset, (4) The Blue Dress 가 차례차례 보입니다.  대강 전시실이 이러한 분위기이고, 전시실에 걸린 작품들의 실제 크기가 이정도 된다는 '감'을 독자들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사진에 찍힌 전시물외에도 입구쪽에, 그리고 다른 전시실에 작품들이 있으므로, 제가 프리어에서 '사냥해온' 작품들을 차례차례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전시된 작품은 '모두/깡그리' 찍어왔습니다 ^^)  <--- 이 돌쇠식 열정~ (아이참...사진 기술을 좀 익혀야 하는데...제가 게을러서요...전 아무래도 선생님이 필요해요...게으른 사람들에게는 '교실'이나 '선생님'이 동기가 되지요.  이 대충주의를 버려야 하는데...

 

 

 

이 전시실에 걸린 작품들은 디트로이트에 기반한 독신 사업가 프리어씨가 디트로이트 외곽에 저택을 지으면서 실내 장식을 목적으로 주문한 것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File:Charles Lang Freer House.jpg

디트로이트시에 1887년 세워진 프리어씨의 저택

 

이 집이 지어진 19세기 말 (1887년)은 미국이 남북전쟁 (Civol War, 1861-1865)을 넘어서서 산업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황금 시대를 구가하던 때 입니다. 그래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까지의 시기를 황금시대 (Gilded Age)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이 Gilded Age 는 '허클베리핀의 모험'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미국의 '진정한 소설가, 이야기꾼' 마크 트웨인 (Mark Twain)이 처음 소개한 표현입니다.  피츠버그의 카네기와 록펠러, 디트로이트의 헨리 포드와 그리고 철도용 기차 사업가였던 프리어등 모두 당대의 재벌들이었지요. 이 신흥 산업국가 미국의 재벌들은 경쟁이라도 하듯이 (걸신들린듯) 유럽의 명품들이나 아시아의 명품들을 사냥하고 포획하고 서로 자랑하는 것으로 삶의 기쁨을 누렸던 듯 합니다.  (제 표현이 너무 냉소적으로 느껴지신다면...죄송합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뭐 돈갖고 해볼거 다해보고 더이상 할게 없어서 이런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돈이 있어야 문화고 뭐고 있는거니까. 특히, 문화는 돈이 없으면 끝장이 나고 맙니다... )  저야 그저 부자들의 이런 취미 덕분에 그거 헐값에 구경하는 은혜를 누리고 있으므로 불평의 여지가 없지요~ ~   앗참, 2009년 8월에 코넥티컷주 하트포드에 있는 마크 트웨인의 저택을 구경했는데요, 이 아저씨도 집안을 무슨 '중세 사원'처럼 금박으로 장식을 했더라구요.  아주 금칠갑을 했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마크트웨인에게 실망을 하고 돌아서고 말았지요.)

 

 

그래서 이렇게 황금시대를 구가하던 미국인들이 20세기 초반을 지나면서 1930년대 대공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인데요.

 

 

 

그림으로 가지요.  =)

 

'화환 Garland'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도대체 어디에 화환이 있다는거야?"하고 나름 두리번거리게 만드는 제목입니다. 여자의 왼손끝에 뭔가 희미한것이 보이실텐데요. 아주 작고 희미한 꽃줄입니다. 그 꽃줄을 시계차듯이 손목에 감지요. 그 보일락말락한 희미한 꽃줄을 그림의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미술사가들은 Thomas Wilmer Dewing (1851-1938)이 1920년 이후에는 그림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하는데요 (그러고보니 1920년대와 그 이후에 제작된 그림이 안보이는군요. 안그렸다는 뜻인가봐요) 그런 견지에서 보자면 1916년에 그려진 이 작품은 그의 말기작에 해당된다 할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은 프리어씨의 저택을 장식하기 위해 제작된 것은 아니고 후에 프리어씨가 사들인 것입니다.

 

여인이 앉아있는 의자나 테이블의 다리가 아주 가늘고 간결하지요? 테이블위의 도자기의 딱딱함과 반지르르함이 간결한 화면과 조화를 이룹니다. 여성의 자세나 표정도 '조각상'처럼 정제되어 있고 '고요'합니다. 오직 살아있는 생명체는 여성의 손에 들린 꽃줄 뿐인것 같습니다.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그러나 화면의 정 중앙에 배치한 꽃줄이 화면 전체에 고요한 '생기'를 불러일으키는듯 해 보입니다.

 

 

The Garland (화환) c. 1916

Oil on Canvas

2009년 12월 프리어갤러리에서 촬영

 

 

 

이 피아노라는 작품은 1891년 프리어가 듀잉에게서 사들인 최초의 작품입니다. 듀잉이 작업하던 뉴욕의 스튜디오에서 발견하여 사들였다고 합니다. 당시에 프리어는 그가 새로지은집의 치장에 열중해 있었고, 실내 일부를 듀잉이 맡아서 치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듀잉이 실내장식을 맡은 방에 듀잉의 작품을 걸은 것이지요 (아 돈있는 사람들은 이러고 노는군요 헤헤헤.  난 돈 없으니까, 내가 실내장식 하고, 내가 내 그림 걸고 그러면 되는거지요 하하하.  우리는 셋방에 살아도 재벌과 다를게 없습니다. 내가 내 공간을 장식하고 내 작품을 그려 붙이고, 내가 나를 부려먹고, 내가 나의 명령을 받고, 뭐 혼자서 다 하면 됩니다.)

 

화면이 여전히 간결하죠?  절제되어있고, 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같지도 않습니다. 그냥 그림을 보고, 음, 편안하고 좋구나 이러면 되겠지요. 그래서 듀잉의 그림은 어릴때 침을 흘리며 들여다보던 아슴프레한 요정들의 세계 그림 같아요. 그냥 보면 좋은거죠. 편안하고, 아늑하고...

 

The Piano (피아노) 1891

Oil on Wood Panel

2009년 12월 프리어 갤러리에서 촬영

 

 

 

 

 

 

'네가지 숲의 소리'는 듀잉이 뉴햄프셔주의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한 것입니다. 뉴햄프셔는 뉴잉글랜드 지방의 일부입니다. 저도 지난 여름 (2009년 8월)에 뉴햄프셔주의 농가 (시인 Robert Frost 가 살았던 농장)를 가본적이 있는데요, 뉴잉글랜드의 여름의 숲의 정경이 바로 이 그림속에 스며있다고 할 만 하지요. 그림을 제작하던 당시 듀잉이 프리어와 주고받은 편지에 이런 사연이 있었다고 합니다. "I wish you could be here taking in this cool fresh air filled with bird notes and scents of flowers... 당신이 이곳에 와서 새들의 노래와 꽃향기 가득한 이 차고 상쾌한 공기를 마실수 있다면 좋을텐데요."

 

 

저는 듀잉의 이와같은 서술이 '사실'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뉴잉글랜드 지방까지 갈것도 없이 제가 살고 있는 버지니아, 워싱턴 지역만해도 강변의 숲길이나 호숫가 숲으로 가면 바로 이런 몽환적인 초록색의 숲에 몸을 잠기게 됩니다. 특히나 이른 봄, 겨울나뭇가지에 새순이 돋기 시작할때부터 녹음이 우거질때까지, 매일 매일 나가서 숲길을 걷다보면 그 연초록이 짙은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색조의 변화가 서서히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워싱턴에서 듀잉을 발견하고, 그 이듬해 봄 내내 숲길을 산책하면서 제가 깨달았던것 - "아하, 듀잉의 그림은 근원지가 미국이었구나. 그는 환상의 세계가 아닌, 그가 눈으로 본 아름다운 세상을 화폭에 옮긴것이구나."  물론, 그의 그림에 나타나는 주인공 여성들은 모두 환상의 세계에 살법한 뮤즈들처럼 보이지만, 그의 작품들의 배경은 뉴잉글랜드 지방의 초록색 풍경이었던 것이지요.

 

 

이 네폭 병풍은 듀잉이 '일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1895년 듀잉은 파리에서 작업하고 있던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화실에서 일본화와, 휘슬러가 작업하던 일본풍 작품들을 발견하고 일본화 기법에 감탄을 하게 되지요. 듀잉이 이 네폭 작품 작업을 하던 당시에 프리어 역시 여러점의 일본 병풍작품들을 사들이고, '일본화'의 영향이 듀잉의 그림세계에도 스며들었다 할만하지요.

 

 

 

The Four Sylvan Sounds (네가지 숲의 소리) 1896-97

Oil on Wood Panel

2009년 12월 프리어 갤러리에서 촬영

 

 

 

Before Sunrise 작품 작업을 하고 있을때 듀잉은 일본을 방문중이던 프리어로부터 일본화를 한묶음 전달 받습니다. 그리고 일본화의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그는 Kitakawa Utamaro 의 작품들에 열광하였고, 그의 작품에도 일본식 등불이 등장하게 됩니다. Before Sunrise 화면 뒷쪽의 작은 여자가 들고 있는 것이 일본식 랜턴입니다. 심지어 그는 이 작품을 Dedicated to Utamaro (우타마로에 헌정함)이라는 제목으로 부르기도 했다는 군요.  그리고 그의 작품을 거는 방에 우타마로의 작품도 함께 전시를 하여 두 작품이 어떻게 연관되는지 보여주고 싶어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우타마로의 작품을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 (이제부터 18금) 흠...켁...춘화 작품도 엄청시리 많십니다...ㅋㅋ.  아무튼, 앞으로도 여러차례 논의가 되겠으나 근대에 일본화가 서양미술가들에게 끼친 영향을 '막대'합니다. (orz)  입맛이 씁쓸하지만, 사실은 사실이죠 뭐...

 

 

 

 

 

Before Sunrise (해뜨기 전) 1894-95

Oil on Canvas

2009년 12월 프리어갤러리에서 촬영

 

 

 

 

After Sunset 은 Before Sunrise 와 같은 크기의 그림입니다. 해뜨기전에 붉게 물든 하늘이 보였는데, 해가 지고 난 후에는 저 숲 가장자리에 기웃이 보이는 것은 저녁달 일까요?  이 작품은 듀잉이 'The Pink Dress'라고도 불렀다고 하는데, 다음에 보이는 그의 The Blue Dress'와 짝을 이루고 있지요. 분홍 드레스의 아가씨와 푸른 드레스의 아가씨의 포즈가 일치합니다.

 

 

 

After Sunset (해가 진 후) 1892

Oil on Canvas

2009년 12월 프리어 갤러리에서 촬영

 

 

듀잉은 프리어 저택의 방에 전시된 그의 작품들 중에서 특히 이 작품을 사랑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The Blue Dress (푸른 드레스) 1892

Oil on Canvas

2009년 12월 프리어 갤러리에서 촬영

 

 

 

 

 

 

다음에 소개되는 작품들 역시 프리어의 소장품들입니다.  악기를 들고 있거나 연주하는 세명의 아가씨들이 각각 그림의 주인공들입니다. 그림 속의 악기, 연주는 시각적인 예술과 청각적 예술의 조화를 가능케하지요.  우리는 그림을 보면서 상상속에서 악기의 소리, 울림, 곡조를 듣고 흥얼거리게 됩니다.  참, 예술지상주의적인 작품들이지요.  듀잉의 작품들속에는 인간사회라는 것이 존재하는것 같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아름다운 여인들과, 아름다운 악기.

 

이것이 듀잉의 세계입니다.  아마도...듀잉이 미술사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어쩌면 사람들의 삶의 양태로부터 동떨어진 너무나 예술지상주의적인 듀잉의 미술에 대한 태도가 아마도 비평가들이나 미술사가들에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도대체 '이슈'가 없쟎아요.  부자들의 눈을 기쁘게 하는 장식물로 적당했을뿐...  한마디로, 그에게는 페이소스 (pathos)가 없었다는거죠.

 

(계속...)

 

 

 

Girl with Lute (류트와 소녀) 1904-1905

Oil on Wood Panel

2009년 12월 프리어 갤러리에서 촬영

 

 

 

Lady Playing the Violincello (바이올린 첼로를 연주하는 숙녀) ca. 1908

Oil on Wood Panel

2009년 12월 프리어 갤러리에서 촬영

 

 

 

An Artist (예술가) ca. 1906

Oil on Canvas

2009년 12월 프리어 갤러리에서 촬영

 

 

 

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09. 12. 27. 08:19

 

 

Lady in Black and Rose (검정색과 장미색 드레스를 입은 숙녀) c. 1905-1909

Oil on Panel

44 x 55 cm (가로 세로)

2009년 11월 피츠버그 카네기 미술관에서 촬영

 

 

 

Morning Glories (나팔꽃) c. 1900

Oil and Canvas on Three Panel Boards

183 x 164 cm (세폭 전체 크기)

2009년 11월 피츠버그 카네기 미술관에서 촬영

 

 

이전 페이지, 디트로이트 미술관 ( http://americanart.textcube.com/234 )소장 듀잉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논의했던 듀잉 작품의 특징들이 이곳에서도 여전히 발견됩니다.

 

그런데, 이전 페이지에 이어서 뭔가 새로운것을 발견 하셨는지요?

 

음...'액자' 디자인이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고 있지요? 일단 금박이고, 액자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액자에 새겨진 무늬들이 일정합니다. 한 사람의 작품처럼 보이지요? 어쩐 일인지 알 수 없으나 듀잉의 작품들을 감싸고 있는 액자들은 모두 '동일범'(?)의 소행처럼 보입니다.

 

이 액자들을 디자인 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퀴즈로 남겨 둬 볼까요?)

 


 

 

 

 

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09. 12. 27. 07:58

 

음, 제가 갖고 있는 토마스 윌머 듀잉의 작품 사진 파일이 많은 편입니다.  이것들을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하다가,  미술관별로 그림 소개를 하고 그리고 전체적인 정리를 하는 것이 이 아름다운 그림들을 감상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 듀잉의 그림은,  설명보다는, 그냥 그림이 전해주는 '느낌'을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듀잉의 그림속에 어떤 사회, 문화, 정치, 역사적인 '메시지'가 있는것도 아니고  화면가득한 '색채'와 색깔의 각기 다른 깊이 (tone)이 주는 것을 관조하는 것이 그림 감상의 포인트라고 봅니다.

 

습자지에 먹물이 번져가는 것을 지켜보듯, 그냥 편안하게요...  듀잉의 그림중에는 '악기'를 들고 있는 여인들, 혹은 악기 제목의 작품들도 많이 보이는데, 같은 맥략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타줄이 퉁 하고 울릴때, 잔잔하고 길게 퍼지는 소리... 딩.....이런 소리는 소리가 '들린다'기보다는 소리가 스며들죠. 

 

 

Summer (여름) 1893

Oil on Canvas

디트로이트 미술관 소장

2009년 10월 31일 사진촬영

 

 

 

Classical Figures (고전적 형상) 1898

Oil on Panel

디트로이트 미술관 소장

2009년 10월 30일 촬영

 

 

 

 

The Recitation (낭송) 1891

Oil on Canvas

디트로이트 미술관 소장

2009년 10월 31일 촬영

 

 

 

 

자, 위의 세작품에 보이는 듀잉화의 공통점들을 찾아볼까요?  제가 미술 전문가가 아니고 그저 '교양인' 수준으로 미술품을 '구경'하는 차원이라서, 뭐랄까, 미학적 분석보다는...음...텍스트 분석하듯 하는 점이 있는데, 그냥 미술을 '읽는' 저의 개성이라고 해두지요. 네, 인정합니다. 저 미술가 아닙니다. 미술 비평가도 아닙니다. 저는 텍스트(언어)를 주로 분석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만물을 텍스트 읽듯 들여다보는 편입니다. 이제 그림을 있는 그대로 그냥 들여다보는겁니다.

 

세 작품의 공통점으로 어떤것이 있을까요?

 

(1) 그림속의 주인공들이 모두 '여성'들입니다.  남자 안보이지요?  :)  '여름'과 '낭송'에서는 각각의 화면에 두명의 주인공들이 들어있습니다.  세폭 병풍같이 생긴 작품 속에는 한폭마다 한명의 여자가 그려져 있지요.

 

(2) 모두 유화이군요.

 

(3) 배경이 모두 초록색 계열이지요.

 

(4) 그리고 배경이 모두 '자연'입니다.  인공적인 '건물' 같은것은 안보이지요?

 

(5) 안개가 낀듯 화면들이 대개 '아슴프레'하지요?  사진사가 사진 실력이 없긴 하지만, 원래 작품이 이래요. 촛점이 어긋난것처럼 아슴푸레한 것이 이 세작품의 공통점입니다.

 

(6) 여성들이 현실적으로 보이십니까? 아니지요? 팔은 가늘고 하체는 무척 길죠.  '이상화'된 여성의 체형인것처럼 보입니다.

 

 

자 이런 공통점 외에 다른 특징을 혹시 찾아내셨는지요?  찾아내셨으면 제게도 알려주십시오.  :)

 

이 그림들을 보면 어떤 음악이 떠오르시나요? Secret Garden 의 몽환적인 음악이 잘 어울릴것 같지 않은가요?  (예...제가 꽤 촌스러운 사람이라서...헤헤.)

 

 

 

 

 

다음페이지로 넘어가겠습니다.

 

2009년 12월 redfox

 

 

 

 

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09. 12. 27. 06:32

 

 

 

 

2007년 워싱턴 지역으로 이사온 후에 워싱턴의 각종 국립 미술관들을 들락거리는 동안, 제 눈에 띄면서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화가가 Thomas Wilmer Dewing (1851-1938) 일것입니다.  듀잉의 작품을 자주 대하면서도 제가 관심있게 들여다보거나 주목하지 않았던 이유는, 아무래도 제가 과문한 탓으로 이 작가의 이름이 낯설었고, 따라서 미술사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작가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 제가 이름을 알고 있는 미국미술가가 별로 많지도 않았지요)

 

그리고, 제가 듀잉의 아름다운 작품들을 '제끼고' 지나치곤 했던 이유는, 이 작품들이 한편 아름다워 보이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여인들이 너무나 '동화적'으로 아름답고, 풍경역시 동화책속의 풍경처럼 몽환적으로 느껴져서, 어쩐지 '심각해 보이지 않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한편. 듀잉의 초록색이 스며든 환상적인 작품들이 전시된 곳을 지나칠때면 저는 혼자서 '푸른 옷소매'라는 노래를 흥얼거리곤 했는데요.  푸른 옷소매 (Green Sleeves)라는 영국의 민요곡은 우리에게도 꽤나 친숙합니다.  많은 음악가들이 이 곡을 연주했고, 노래를 했지요. 유튜브를 검색해봐도 다양한 연주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신비한 민요의 '가사'를 정확히 알고, 노래부를수 있게 된것은 대략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해에 클래식 기타를 처음으로 가슴에 안고, 대학에서 클래식기타를 가르치는 음악교수로부터 개인지도를 받기 시작했지요.  그해에, 그러니까, 제가 온갖 경제적 빈곤함을 벗어나 슬슬 용돈벌이를 시작했는데, 그렇게 용돈벌이를 시작하는 기념으로, 첫 월급으로는 뭐 싸구려 동남아산 독일제 오디오세트를 들여놨고, 그 다음으로 클래식 기타를 산 후에 한동네에 살고 있는 선생님을 만나 기타를 튕기기 시작했지요. 카르카시 기타곡집을 연습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부교재로 영화음악곡을..."하고 우물우물 제안을 하니까,  스승께서는, 아무거나 영화음악곡집을 가져 오라고 했지요. 서점에서 영화음악 기타곡집을 하나 샀는데, 그 책에 Green Sleeves 곡과 가사가 들어있었던 겁니다.  (무슨 영화에 나왔던 곡이었을까?)

 

물론 초보자용으로 편곡된 아주 간단한 곡이었기때문에 혼자서 독학으로 그 곡을 마스터했지요. 가사도 함께.  Alas, my love, you do me wrong to cast me off discourteously...  푸른 옷소매는...어떤 이름모를 아가씨가 입고 있었던 드레스의 옷소매가 아마도 초록색이었겠지.  그래서 이름도 모르는 그 아가씨를 '초록색 옷소매'라 부르는것이겠지.  혼자 상상하다보면 생전 가본적도 없는 영국의 초록색 초원과, 안개와, 신비한 물방울과, 뭐 그런 것들이 연상이 되곤 했지요.

 

10년도 전에 익힌 그 기타곡은 지금 손가락이 굳어 기억이 안나는데... (하지만 책을 꺼내서 악보를 보면 다시 칠수 있어요...)  노래만큼은 지금도 생생하게 부를수가 있습니다.  정작 Dewing 의 그림속의 여인들은 대개 흰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데, 초록색 옷소매는 보이지 않는데, 여인들이 담겨있는 풍경이 온통 초록색이라 이 여인들이 모두 초록 옷소매의 아가씨들처러 보이는데요. 미국미술사에서 토마스 윌머 듀잉의 존재는 '미미'합니다. 미국 미술사책을 여러권 갖고 있는데, 그의 이름이 아예 등장하지 않는 책도 있고요, 그의 이름이 등장한대도 수백페이지짜리 책에서 그저 한두줄 정도 입니다.  그렇지만, 워싱턴 디씨나 인근 대도시의 미술관에 가면 듀잉의 작품이 많이 걸려있지요.  아마도 그는 미술품 수집가들이나 대중들에게는 사랑을 받았지만, 미술 비평가들에게는 그리 인정을 못받은 그런 화가였던것 같습니다.

 

노래 '초록 옷소매' (우리나라에서는 푸른 옷소매로 널리 알려진 곳)의 가사는 헨리 8세가 앤 볼린을 위해 지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영화 '천일의앤'으로도 알려져 있는 앤 볼린. 헨리 8세는 앤볼린과 결혼하기 위해 '영국교회'를 선포한 인물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변덕이 많았던 헨리 8세는 앤 볼린 역시 사형장으로 보내버립니다. 그 앤볼린이 낳은 딸 하나가 살아남아서 엘리자베쓰 1세로 등극하지요. 처녀여왕 엘리자베스 1세. 미국의 버지니아주는 그 처녀여왕 엘리자베스 1세에게 헌정된 이름입니다.

 

 

어쨌거나, 미국의 미술관을 헤메이다가 신비로운 초록색의 풍경속에 선녀같은, 혹은 요정같은 여인들이 긴 드레스 자락을 끌고 날아다니듯, 떠다니듯 서 있는 그림을 발견하신다면,  함께 간 친구에게 자신있게 말해줘도 됩니다. "음...듀잉의 그림이군..."  백발백중이죠. 잘난척 하셔도 됩니다.   :)

 

듀잉 페이지 이어지겠습니다.  december 2009 redfox.

 

 

 

 

 

 

 

 

 

(poss. Henry VIII of England, 1500's.)

Alas, my love, you do me wrong,
To cast me off discourteously.
For I have loved you well and long,
Delighting in your company.

아아, 내 사랑이여 나를 이렇게도 무참하게 버리다니

그대를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하였건만, 그대와 함께 있는것이 그토록이나 기뻤건만.


Chorus:
Greensleeves was all my joy
Greensleeves was my delight,
Greensleeves was my heart of gold,
And who but my lady greensleeves.

초록색 옷소매는 나의 기쁨, 즐거움이었거늘.  초록색 옷소매는 내 순정, 오직 나만의 연인이었거늘.


Your vows you've broken, like my heart,
Oh, why did you so enrapture me?
Now I remain in a world apart
But my heart remains in captivity.

당신은 약속을 깨뜨려, 내 가슴도 무너졌다네. 오, 어찌하여 그대는 나를 사로잡았는가?

나는 무너진 세상에 남겨졌지만 내 심장은 아직도 포로로 잡혀있다네


chorus

I have been ready at your hand,
To grant whatever you would crave,
I have both wagered life and land,
Your love and good-will for to have.

늘 당신이 원하는 것은 뭐든 해주기 위해 당신의 곁을 지켰거늘

당신의 사랑과 호의를 갖기 위해 내 목숨과 영토를 모두 걸었거늘


chorus

If you intend thus to disdain,
It does the more enrapture me,
And even so, I still remain
A lover in captivity.

당신이 나를 물리칠수록 나는 더욱이나 당신에게 빠져드네, 나는 여전히 당신의 포로라네


chorus

My men were clothed all in green,
And they did ever wait on thee;
All this was gallant to be seen,
And yet thou wouldst not love me.

나의 기사들도 당신의 시중을 들기 위해 모두 초록색 옷을 입었는데 이토록이나 늠름하여도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네


chorus

Thou couldst desire no earthly thing,
but still thou hadst it readily.
Thy music still to play and sing;
And yet thou wouldst not love me.

 

그대는 속세의 재물에 관심이 없으나 당신이 원한다면 모두 당신것

당신은 여전히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지만,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네



chorus

Well, I will pray to God on high,
that thou my constancy mayst see,
And that yet once before I die,
Thou wilt vouchsafe to love me.

신께 기도드리오니 내가 눈을 감기전에 그대가 나를 사랑하게 되기를

 


chorus

Ah, Greensleeves, now farewell, adieu,
To God I pray to prosper thee,
For I am still thy lover true,
Come once again and love me.

 

아, 초록 옷소매의 그대여 지금은 안녕, 안녕.

신께 기도드리오니 당신이 안녕하시길

나는 아직도 당신의 순정한 사랑이오니

내게 다시와 나를 사랑해주시길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09. 12. 27. 06:15

공식 홈페이지: http://www.asia.si.edu/

프리어 갤러리 (http://americanart.textcube.com/225) 와 함께, 스미소니안 아시아 미술관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미소니언에서 제공하는 공식 홈페이지는 프리어, 새클러를 함께 묶어서 소개합니다.

 

역시 무료입장. 프리어 갤러리와 통로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Arthur M. Sackler 라는 분이 기증한 기금으로 건물이 지어졌고, 그가 소장하던 아시아 미술품들도 소장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 관심분야가 미국미술 이라서, 이곳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이쯤으로 줄이겠습니다.)

 

 

 

 

아래 지도에서 봤을때 하단의 성채같은 건물 그림 아래의 왼편에 Sackler Gallery 라는 이름표가 보이지요?  이곳입니다.

 

 

 

이곳이 지도에 보이는 성채의 실제 건물입니다. 스미소니안 성 (Smithsonian Castle) 이라고도 불리우며 Smithsonian Information Center 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신생국 미국에 어마어마한 개인 재산을 남긴 영국인 Smithson 씨를 기념하는 건물이기도 하여, 이 건물에 스미손씨의 수집품들도 전시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사진은 내셔널몰에서 봤을때는 '뒷편'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그러니까 이곳은 스미소니안 성채의 뒷마당에 해당되는 곳이고 저 너머 앞문쪽에 내셔널몰이 있습니다. 이 뒷마당의 왼편에 Sackler Gallery 가 있고, 오른편에는 스미소니안 아프리카 미술 박물관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미술 박물관 역시 지하로 프리어나 새클러 미술관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1층 현관에 커다란 요술거울이 있는데, 뭐 울룩불룩 일그러진 겨울이라서 이런 재미있는 그림이 나옵니다. 구석에 보이는 검은사람이 redfox 입니다.

 

 

 

 

 

 

 

미술관 현관에 설치된 이 재미난 대형 거울은, 우리에게 '우리는 늘 왜곡된 형상을 볼 뿐이다'라고 일깨워주는것 같기도 합니다. 

 

2009년 12월 redfox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