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11. 5. 08:32

수로 마일 포스트 4번에서 14번까지, 왕복하여 20마일을 채웠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011, 11, 4).

포토맥에 나가면 늘 걷기 시작점이 되는 아리조나 철교.  이곳이 사실은 약 3.5 마일 정도 되는 거리이다. 여기서 반마일 걸어서 4마일 포스트를 기점으로 십마일을 걷기로 했다. (그러니까 정확히는 21마일을 걸을 셈이다.)



4마일 스톤과 포스트.  그런데 누군가가 마일스톤에다 스프레이로 표시를 해 놨다. 보기 흉했다. 이 마일 스톤이 그래도 제법 역사성이 있는 것인데.



11월이지만 제법 포근한 날씨였다. 지난 주에는 눈과 우박이 떨어질정도로 추웠지만, 그 후로 날이 온화해서 수로에 개구리밥같은 식물들이 덮여 있었다.


약 6마일 지점쯤 되려나, 여기 전망이 탁 트인 것이 참 좋다.



해오라기같이 생긴 이 새는 Blue Heron 이라고 한다. 고요하고 의젓한 새 이다. 순하게 앉아 있다가 한번 날개를 펼치고 너울너울 날면 참 근사해보인다.





여기는 12마일과 13마일 사이 지점인데, 이곳 풍경이 특히 환상적이다.  메릴랜드 그레이트폴스가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나는 거의 9마일을 걸은 상태라서 지쳐 있을 무렵이다.



이곳 단풍은 아마도 다음주가 절정일것 같다. 



14마일 지점에 도착하여 간식 꺼내놓고 기념 촬영.

오늘 챙겨나간 간식은 사과 두알, 고구마 찐것 반개, 찐호박, 피칸 한봉지, 물. 
10마일까지 가는 도중에 찐고구마와 사과 한알을 먹어 치웠고, 이것은 그 나머지이다.
찐고구마는 결국 다 못먹었다. 피칸도 한줌 먹고 말았다.
사과는 다 먹어치웠다.  사과 두알을 먹으면 물을 안먹어도 목 마른줄 모른다. 날이 선선하니까 땀이 안나서 그럴것이다. 물은 예비로 갖고 다녔지만 한모금도 안 마셨다.




14마일 포스트에서 기념 사진 찍고, 반환.



깍아지른듯한 절벽 위에서 내려다본 광경인데, 사진속의 풍경은 밋밋하기만 하다. 여기가 참 절경인데, 사진이 엉망이라 송구스럽다.



사과 먹다가 조각을 내서 이 거위들에게 던져 줬는데 잘들 받아 먹더라. 재미 있어서 자꾸만 던져 줬다. 사과를 좋아하는 캐나다 거위들.


마지막 3마일은, 지쳐가지고, 악에 받쳐서 걸었다. 하하하. 그때는 무슨 생각을 하느냐 하면, 집에 가서 멸치 국물 내 가지고, 뜨거운 잔치국수 만들어 먹고 퍼 잔다. 뜨거운 국수를 먹으러 가자. 뭐 이런 생각을 간절하게 한다. 이런 간절함으로 기도를 한다면 아마 태산도 움직이련만, 나의 간절함이란것이 마지막 3마일 남겨놓고 뜨거운 국수타령에서 정지된다는 것이다.

지금 몰골이, 기진맥진해서 마귀할멈같은 표정이다. 하하하

(이제 20마일 행사 한번만 더 하면 백마일 채우는거다.... 뜨거운 국수 한사발....)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