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10. 21. 08:15



구글에서 Rileys Lock House 를 검색하여 주소를 찾아냈다. 약 40분 걸리는 거리. Seneca Creek Aqueduct 를 찾아가도 된다.

지난번에 저기 보이는 라일리의 집을 구경해 본 적이 있고, 여기서 조금 더 가면 23마일 포스트가 나온다. 이 23마일 포스트에서 33마일 포스트까지 왕복하는 것이 오늘의 목표. 10마일 갔다가 다시 돌아 오는 거리.

오전 10시 30분부터 걷기 시작하여 오후 1시 30분에 10마일 지점에 도착 (3시간)
다시 반환하여 오후 5시에 원점에 도착했다 (3시간 반)
중간에 앉아서 쉰적이 없다. 내내  걸으면서 사과와 주먹밥을 먹었다. 캔커피를 반환점에서 기념으로 마셨고, 물은 먹지 않았다. 날이 쌀쌀하고 (땀을 많이 흘리지 않고), 사과를 먹었으므로 그것으로 수분 보충은 충분 했던 것 같다.

오전에는 길에서 사람을 아무도 못 만났다. 강변 숲속길에 오직 나와 다람쥐, 새들 뿐이었다. 오후에는 다섯사람을 길에서 스쳤다.  33마일 지점까지 가는 길에 마일 포스트에  도착할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증명사진.)

























도착!!!  33마일 지점!!!







33마일 지점 도착 기념으로 가방에서 캔커피를 꺼내서 기념식~


마셔 주시고~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 가는 길.


혼자 온종일 걸으면 심심하지 않는가?  뭐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걷는가? 묻는 분도 있다. 난 별로 심심하지 않다. 그저 즐거운 생각을 할 뿐이다.  그런데 슬슬 심심해지면, 가방에서 킨들을 꺼내어 주로 마태복음을 읽는다.  오늘은, The Beautitudes 를 읽으며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길에 아무도 없으니까, 그냥 이걸 꺼내어 소리내어 읽으면서 걸어도, 발에 걸리는 것도 없고, 어느정도 외워지면, 킨들을 가방에 다시 넣고, 대강 생각나는 구절들에 대해서 사색을 하면서 걷는다.

오늘 나는 이 The Beautitudes 의 '순서'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색을 해 보았다.  순서에 대해서 사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체를 외우게 된다.  그리고, 피로를 잊게 된다.




다시 출발지점 라일리즈 록 하우스.


반다나 (머리에 두르는 면 스카프)가 꽤나 유용하다는 사실을 오늘 알게 되었다. 목에 두르고 갔는데, 오늘 바람이 몹시 불었다. 후드자켓을 입고 갔으니 그 후드를 뒤집어 쓰면 되었는데, 써보니 몸이 불편했다. 자꾸만 목을 움추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것이 성가셔서 벗어버리고, 목에 둘렀던 반다나를 머리에 썼다. 의외로 간편하고 바람도 잘 막아줬다.  이것이 그러니까 만능 스카프였군.

오전에는 후드자켓 위에 카디건까지 입고 출발 했는데, 걸으면서 점점 몸이 뜨거워져서, 차례차례 벗고 마침내 셔츠만 남았다. 운동의 매력은, 몸이 공장처럼 막 뜨거워진다는 것이다. 몸이 뜨거워지는 그 기분이 좋아서 자꾸만 나가고 싶어지는 것도 같다.

지난번에 등산화를 신고 나갔을때는 신발이 무거워서 좀 피로했지만, 발 상태는 아주 좋았었다. 뭐 아무런 피로 증후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워킹화를 신고 나가니 이미 반환점 부터 발바닥 엄지 발가락 아랫부분, 아치가 시작되기 직전, 힘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이 슬슬 따가워지기 시작하더니 자꾸만 아파왔다. 집에 와서 보니 물집이 생겨 있었다. 두발 모두.  물집이 심한 것은 아니고, 약간. (내일 나갈수 있으려나 조금 걱정이 된다.)

역시 장거리 숲길  워킹에는 등산화가 더 좋은 것으로 판결이 났다.


중간에 주먹밥을 두번 먹어줘서 그런지, 워킹을 마쳐도 배가 고프지 않고, 피로하지도 않았다.  아무래도 지난번의 운동 효과도 있고, 어제도 몸 풀어주기 위해서 나가서 8마일 걸어줬고, 이래저래 몸이 가벼워진것 같다. 몸도 피로하지 않고, 걷기 기록도 향상되었다.  어제 온종일 비가 왔기 때문에 강물이 불어서 소리를 내며 흘렀고, 숲길도 물에 젖어 촉촉했기 때문에 걷기가 아주 좋았다. 촉촉하고 말랑말랑한 흙길이 이어졌으므로.  그래서 아마 덜 피로했을 것이다.

오전에는 맑고 바람이 몹시 불었고, 오후부터는 날이 흐려졌다. 그래도 춥지는 않아서 걷기에 좋았다. 축복받은 또 하루였다.






그러니까, 아래의 지도에서, 맨 아래, 조지타운에서 시작되는  0마일--> 3.5 마일 구간은, 평소에 내가 워킹 나가면 걷는 곳이다.  3.5 에서 13.5 마일까지는 3년전 가을에 온가족이 왕복 한 적이 있다. Great Falls 까지 다녀오는 20마일 거리이다.

며칠전에는 12.3 마일부터 23마일 구간을 왕복을 하였다.

오늘은 23 에서 33까지 왕복 하였다.

33마일부터 60마일 구간은 지난 봄에 50킬로미터 걷기 행사에서 걸은 구간이다. 그날 화이츠페리에서 출발하여 워싱턴 방향으로 걷다가 다시 돌아 거슬러 올라갔었다. 마일리지를 정확히 채우기 위해서.  그러니까, 오늘 33마일까지 채움으로써, 60마일 지점까지는 내 발로 모두 걸어준 셈이다.  이후에는 하퍼스페리에 가서 걷기를 해야 한다.  집에서 하퍼스 페리까지 차로 힌시간 반 정도 걸릴텐데... 걷고 오는 길에 장시간 운전하는게 고역이겠다.  :-)

광개토대왕이 되어 내가 정복한 땅의 지도를 보고 있는듯한 기분이 든다 :-)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