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엄마2011. 7. 4. 00:03


새벽에 세상이 깜깜해지고,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한시간쯤 미친듯이 쏟아지다 그쳤다.  비가 오면 포토맥강이 생기를 띄게된다.  서둘러 세수를 하고 나갈 준비를 했다. 비 온 후의 포토맥을 엄마에게 보여주려고.

오랫만에 Great Falls Park 로 향했다.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 동네 마실 나가는 기분으로 나가면 된다. 비 쏟아진 후의 일요일 아침은 상쾌하고 한적하였다.




검은 물수리들이 폭포 주변 바위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며 날개를 말리고 있었고, 폭포에서는 물안개가 스멀스멀 올라갔다.



찬홍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달팽이처럼 느리게 폭포에 도착하는 엄마.



엄마는 폭포가 좋다며 여기서 한참 동안 구경을 하고 싶다고 했다.






폭포 전망대 앞에 서있는 기둥에는 큰 홍수가 났을때 물이 어디까지 찼었는지 가리키는 표시판이 붙어있다. 엄마가 아기였을때, 이 곳은 저 꼭대기만큼 물이 찼던적도 있다. 


덤불에서 산딸기를 발견한 엄마가 그것을 따 먹으며 기뻐하고 있다.




폭포의 상류, 리버밴드 파크.
물은 '그림'처럼 고요하였고, 아침 안개로 뿌옇게 누워 있었다.



엄마가 내다보는 강 풍경이 마치 액자속 그림 처럼 보인다. 엄마가 미술관의 커다란 풍경화 앞에 서 있는것처럼 보인다. 강에 떠있는 하늘의 구름.




낭만적으로 세상을 사는 방법중의 한가지: 가끔은 나무를 안아주라~ 




관점의 문제:

엄마가 이 바위를 가리키며 "저기 저 바위는 부처님이 드러누운것 같다"고 했을때... 너무나 속된 찬홍이와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킬킬대고 있었다.  "아무래도 변강쇠 같은데...쩌~그, 쩌~ 그, 긍께 뭐시냐, 저기 서있는 나무가 말씀시, 아무래도 변강쇠 거시기 아닌감?"

긍께 저 변강쇠 거시기를 확 거시기해버리면... (이거 무슨말인지 각자 해석의 문제...)  잘 나가다 삼천포~  웃기는 인생~  아무튼 엄니는 저것을 부처님이 드러누워 하늘을 보며 명상하는 것으로 보았고, 찬홍이와 나는 관점이 달랐다고 하는, 참 거시기한 거시기였던 거시기였다.




아홉시에 집에 돌아와 옥수수 쪄고, 불고기 해서 아침을 아주 거시기하게 자알~ 거시기 혔음.


엄마에게는 특히 이 고요한 호수같은 리버밴드 파크가 매력적이었던 듯 하다. 아무래도 고요하고, 안정적이고, 나무 그늘에 앉아서 맘껏 쉴수 있고 그런 분위기가 엄마에게 아주 편안했던 모양이다. 집에 가지 말고 더 있다 가자고 하시는데, 시장하실까봐 아침 지어 드리려고 서둘러 왔다. 내일 아침에 먹을것까지 챙겨가지고 또 오면 되니까.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