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3. 4. 2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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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에 Whites Ferry (35마일 지점)에서 출발하여 32.5마일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돌아오는 식으로 5마일을 해결하고, (30마일 지점에서 출발한 것과 같은 거리) -- 60 마일 포스트에서 다리 건너 하퍼스 페리 마을로 진입 약 1.5마일 거리의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면 집결 장소에 도착.  다리를 건너 두개의 언덕을 오르는 일이 우리들에게는 유명한 '지옥의 코스.'  도착하니 오후 8:50분. 



오전 10에서 오후 8시 50분까지 31.5마일을 걸었으면 -- 처음 30마일은 시속 3마일 속도로 걸었고, 나머지 언덕 두개 오르는 코스가 약 50분 소요 되었을 것이다. 



강변을 빠져나와 다리를 건너 하퍼스 페리 마을에 진입한 시각이 오후 8시였으므로, 아직 주변에 어둠이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갖고간 손전등도 꺼낼 필요가 없었다. 



작년, 재작년 기록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 분명, 오늘 기록이 내 신기록이 될 것이다.



신기록을 세울수 있었던 이유는... 작년보다 내 몸이 더 좋아졌다고 보기는 힘들고 (여자 한살 먹는게 얼마나 무서운건데...), 뭐랄까, '신세한탄'하는 요령을 터득했다고나 할까?  힘들기는 마찬가지인데, 힘들면 하늘을 쳐다보고 "아이고 대장님, 나 못 살겠어여. 아이구 내 신세, 아이구 내신세. 나를 좀 업어서 이 길을 건네주세요"  뭐 이러고 혼자 신세한탄을 하면 -- 누군가가 나타나서 도와주거나 혹은 힘이 다시 나거나 그랬다.  



마지막 6마일 남겨두고, 기진맥진 했을 때, 백인여자, 흑인남자 커플이 내 뒤에서 내 앞으로 앞질렀다.  그래서 나는 '이제 내가 기운이 빠져서 서서히 많은 사람들이 나를 추월하겠지, 아이고 내 신세, 그래 추월해라...'이러고 있는데 이 사람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내 보폭에 맞춰서 내 속도대로 앞에서 걸었다. 마치 내 동행처럼. 내 길 인도자처럼.  그 흑인남자가 내 앞서서 걸으니, 나는 그 남자를 따라서 그냥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다. 딱 내 속도대로. 내가 편안히 걸을수 있는 보폭으로.  참 고마웠다.  그렇게 그 사람을 따라서 1마일을 '날아가듯' 걸었다. 



그래도 기운이 빠지니까, 나는 길가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쉬는데, 이번에는 다섯명의 아주 유쾌한 남자들이 지나치면서 -- '너 힘들어서 거기 그러고 있는거지? 자 우리들이랑 함께 가자' 제안.  그래서 커피를 냉큼 마시고, 그들과 1마일을 또 갔지. 나중에 내가 다시 뒤처졌지만 -- 도착지점에서 이 사람들과 다시 만나서 거의 동시에 도착 도장을 찍었다.  



강변길 마지막 3마일은, 거의 구보. 아주 아주 느리지만 달리기 자세를 유지했다. 그냥, 기운이 나서.  그러니까 앞서갔던 동행들을 따라잡을수 있었지.  나는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우리 대장님이 열심히 나를 응원하고 계시다는 것을 느꼈다. Praise the Lord. 힘들땐, 무조건 신세한탄을 하는거다. 그러면, 힘을 주신다. 하!하!  몸이 이렇게 가뿐하다니.

(사진속의 손이 통통하다.  20마일 지점부터 눈에 띄게 손이 퉁퉁 부어올랐다. 아마 얼굴도, 발도 부엇을것이다. 언덕 올라갈때, 언덕 두개를 통과해야 하는데, 언덕 하나 통과하자 코피가 흘렀다. 마침 휴지가 있어서 휴지로 코를 틀어막고 마저 걸었는데, 다행히도 도착 할 때쯤 코피는 멈췄다.  내 몸이 고단했던 모양인데, 우리 대장께서 나를 돌봐주셔서 내가 힘든줄을 몰랐으리라.)



* 이전 블로그 기록을 살펴 보니 2011년에는 오후 10:19, 2012년에는 오후 9:30, 2013년에는 오후 8:50 .
사실 2011년에는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서 정말 날아다니듯 걸었는데, 찬삐선생께서 거북이 진행을 허셔서, 찬삐 부축하다 기록이 그렇게 된 것이고, 2012년에는 정말 컨디션이 안좋아서 고생 했다 (http://americanart.tistory.com/1659 ). 올해 내가 이런 기록을 낸 것이 정말 신기하고 기특하기도 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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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