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저만치 가네
촬영: 이 은미
내 친구와 걷기 한 판. Fletcher's Cove 에서 Bethesda 까지 왕복 (8마일)
(위) 아리조나 철교 위에서 아래 수로변 길을 찍은 사진. 나는 이 사진이 요즘 내가 찍은 사진 중에서 가장 맘에 든다! 왜냐하면, 오른 쪽 아래 구석에 사람이 있어서.
사실은 다리 위에서, 닭장같은 철조망 틈새로 내 아이폰 렌즈를 갖다 대고 철조망이 카메라 각에서 벗어나게 한 후에, 마침 조깅하는 사람이 보이길래, 그 사람이 저 각도에 들어 올 때 까지 기다렸다가 -- 찰칵! (내가 의도한 대로 잘 찍혔다.) 왜 이런 구도가 좋은가? 누군가 물으면, 나는 할 말이 없다. 그냥 이 구도가 맘에 든다.
형광빛이 도는 -- 몽환적인 초록 숲.
플래처즈 코브, 가겟집 앞에서, 내 친구를 기다리며 커피 한 잔. 한가로운 토요일 오전. 저만치 보이는 흰 바둑 강아지. 그 녀석을 쓰다듬어 주며 한참 놀았다. 개들은 내가 쓰다듬어 주면 참 좋아한다. 나도 개를 쓰다듬어 주는 것이 좋다.
베데스다의 켄우드, 벚꽃 마을. 해마다 이곳의 벚꽃 구경을 했는데, 올 해에 여기 또 오게 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내 친구 덕분에 올해도 여기 출석 도장 쾅.
벚꽃은 이미 절정을 넘어서서 바닥에 떨어진 꽃잎이 쌓이고 또 쌓여, 마치 어린아이가 분홍 크레파스를 마구 칠해 놓은 것 같이, 나무 밑이 온통 분홍으로 덮였다.
벚꽃 진 자리에 돋아다는 초록 잎들. 꽃만 예쁜 것은 아니지. 기지개켜고 일어나 태양을 향해 웃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다 예쁘다.
친구와, 눈처럼 날리는 꽃잎과, 초록 새싹들과... 복이 넘치는 하루.
(위) 내 친구 카메라에 찍힌 나. (내 손에 아이폰 -- 내 아이폰은 사진을 찍는 존재라 자신이 나와 사진 찍힌 적이 거의 없다. 내 아이폰에 사쿠라가 가득.) 아마, 내 친구가 저 나무를 찍고 있는데 내가 그 앞을 휙 지나갔을 것이다.
'Diary > Walk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 밤 (2) | 2013.04.24 |
---|---|
꽃가루 알러지와 산책 (2) | 2013.04.22 |
워싱턴 디씨 벚꽃 축제 (0) | 2013.04.07 |
under the cherry blossom (0) | 2013.04.07 |
22 miles (Caderock Park --Billy Goat Trail -- Georgetown 왕복) (2) | 2013.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