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맥 강변 체사피케 오하이오 수로 길 (지난 주에 12마일에서 22마일 지점까지 왕복)을 오늘은 10.5 마일 지점에서 0 마일 (시작점) 까지 왕복하는 행로를 선택했다.
캐더락 파크에서 출발하여, 그냥 수로를 택하면 길이 직선거리 인데, 강변의 정취를 즐기고 싶어서 강변 숲 트레일을 선택. 결과적으로 산책 행로가 길어졌다.
위의 캐더락 파크 입구에서 기념 사진 (민망해서 사이즈 줄였다 -__-;; ) 을 찍은 것이 오전 9시 30분. 검정색 파카를 입고 갔었는데, 파카는 벗어서 배낭에 넣었고, 치마 속에 얇은 쫄바지를 입고 갔는데, 그것은 벗어서 차에다 놓았다. 아침에 춥고, 비 예보가 있었는데 --쾌청할 것이라는 라디오 예보가 들리길래, 옷차림을 최대한 가볍게 했다.
빌리 고트 트레일을 헤메다가 9마일 스톤에 도착 한 것이 10시. 여기서부터 0마일 지점까지 두시간 반, 걸렸다. 0 마일 지점에서 더 나아가서 케네디 센터 앞까지 갔다가 조지타운 하버로 돌아와 간단히 요기. 하버에서 1시에 출발, 다섯시까지 네시간 동안 줄창 걸었다.
오늘 준비한 식량:
- 찐고구마 작은 것 한개. (5마일 걷고 먹었다.)
- 물 두병 (한병은 다 먹었고, 한병은 그대로 남았다)
- 커피 --보온병에 한병 (반쯤 마시고 남았다)
- 사과 한개를 반으로 잘라 두조각 (반은 조지타운 하버에서, 나머지는 돌아오는 길 5마일 걷고 먹었다.)
- 바나나 두개 -- 가는 길에 한개, 조지타운 하버에서 한개.
- 삶은 계란 -- 조지타운 하버에서
4마일 지점에서 (6마일을 걸었다는 뜻) -- 멀리, 이 아리조나 기차 철교가 보일때부터 내 가슴이 쿵덩쿵덩 뛰었다. 매클레인에 사는 5년 동안 이 검정색 철교에 얼마나 자주 왔던가. 여기가 강변 산책의 시작점이었으니까. 온가족이 나올 때도 있었고, 왕눈이와 나올 때도 있었고, 이 다리를 내 친구, 스위스에 계신 내 선배, 내가 좋아하는 소중한 사람들과 얼마나 드나들었던가.
우리 왕눈이와 이 길을 걸을 때, 왕눈이가 힘들면 내가 그 냄새나는 녀석을 안아 올려가지고 아기 안고 다니듯 했는데.... 길가는 사람들은 그 꼴이 우스워서 쳐다보고 웃었었다. 왕눈이를 안고 가면서 나는 얼마나 흐뭇했던가.
고향집처럼 정겹게 느껴진 플레쳐즈 코브 -- 자전거/배 대여점. 마당의 벚나무에 흰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수로의 맨 끝/시작점 0 마일 지점 잔디밭에서 노는 젊은이들.
그리운 조지타운 하버. (케네디 센터 쪽에서 보이는)
하버에 앉아서 준비해 간 간식을 먹고 쉰 것이 한 20분 되려나? 모처럼 조지타운에 갔으니 정다운 식당에서 뭔가 맛있는 것도 먹고 싶었지만 -- 먼 길 돌아갈 생각을 하니 한숨... 그래서 서둘러 다시 길을 떠났다.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먼 길 가야 하는 사람은 아무데서나 늘어질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음 가짐이 그렇게 되더라.
그리운 포토맥 강변의 연두.
반짝이는 버터컵 꽃들
강변에 연두색으로 펼쳐진 것이 사실은 '연두'가 아니라, 노란 버터컵이 뒤덮에서 초록과 노랑이 섞여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강변에, 사슴들이 뛰노는 빈터가 온통 이 노란 버터컵으로 뒤덮였다. 온종일 -- 이렇게 뒤덮인 강변길을 걸었다. 우리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서 얼마나 근사한 세상을 만들어 놓으셨는고. 이것을 만들어 놓고 기다리셨을테니, 내가 안 나와 봤으면 얼마나 서운하셨을고.
밤새 비가 내려서, 콸 콸 소리지르며 흐르는 포토맥. 그 흥건한 물 소리에 귀도 씻고 마음도 씻은것 같다.
아홉시 반부터 다섯시까지 일곱 시간 반 동안 22마일. 지난 주보다 더 긴 행로였는데 몸은 지난주보다 가벼웠다. (물론 후반에 힘이 들었는데 그럭저럭 할 만 했다). 아무튼 4월 말에는 32마일을 걸어내야 하는거니까, 몸을 더욱 단련해야 한다.
그래도 점점 몸이 다시 튼튼해지는 것이 느껴져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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