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3. 4. 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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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맥 강변 체사피케 오하이오 수로 길 (지난 주에 12마일에서 22마일 지점까지 왕복)을 오늘은 10.5 마일 지점에서 0 마일 (시작점) 까지 왕복하는 행로를 선택했다.










캐더락 파크에서 출발하여, 그냥 수로를 택하면 길이 직선거리 인데, 강변의 정취를 즐기고 싶어서 강변 숲 트레일을 선택. 결과적으로 산책 행로가 길어졌다.


위의 캐더락 파크 입구에서 기념 사진  (민망해서 사이즈 줄였다 -__-;; ) 을 찍은 것이 오전 9시 30분.  검정색 파카를 입고 갔었는데, 파카는 벗어서 배낭에 넣었고,  치마 속에 얇은 쫄바지를 입고 갔는데, 그것은 벗어서 차에다 놓았다. 아침에 춥고, 비 예보가 있었는데 --쾌청할 것이라는 라디오 예보가 들리길래, 옷차림을 최대한 가볍게 했다.


빌리 고트 트레일을 헤메다가 9마일 스톤에 도착 한 것이 10시. 여기서부터 0마일 지점까지 두시간 반, 걸렸다. 0 마일 지점에서 더 나아가서 케네디 센터 앞까지 갔다가 조지타운 하버로 돌아와 간단히 요기.  하버에서 1시에 출발, 다섯시까지 네시간 동안 줄창 걸었다.  



오늘 준비한 식량:

  1. 찐고구마 작은 것 한개. (5마일 걷고 먹었다.)
  2. 물 두병 (한병은 다 먹었고, 한병은 그대로 남았다)
  3. 커피 --보온병에 한병 (반쯤 마시고 남았다)
  4. 사과 한개를 반으로 잘라 두조각 (반은 조지타운 하버에서, 나머지는 돌아오는 길 5마일 걷고 먹었다.)
  5. 바나나 두개  -- 가는 길에 한개, 조지타운 하버에서 한개.
  6. 삶은 계란 -- 조지타운 하버에서

내가 생각하기에, 물이나 커피에 대한 욕구는 지난 주에 비해서 현격히 줄었다. 식욕도 지난 주에 비해서 줄었다. 내가 분석한 바로는 -- 지난 주에는 오랫만에 먼길 행장이라, 스스로 약간 스트레스를 받고 (내가 건강한지, 잘 해낼지 알 수 없어 불안하니까) -- 그래서 더 먹어댔던 것 같다.  이번에는 -- 지난 주에 한번 해 봐서 가늠이 되니까, 별로 걱정이 안 되어서 뭘 먹을 생각도 별로 안 났다.  


내가 경험해 보니 아는 길 보다 모르는 길에 대해서 사람들이 갖는 스트레스가 큰 것 같다. (물론 내가 걸은 길들은 모두 잘 아는 길들이지만, 자신의 건강에 확신이 안 설때는 그 길도 불안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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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마일 지점에서 (6마일을 걸었다는 뜻) --  멀리, 이 아리조나 기차 철교가 보일때부터 내 가슴이 쿵덩쿵덩 뛰었다.  매클레인에 사는 5년 동안 이 검정색 철교에 얼마나 자주 왔던가. 여기가 강변 산책의 시작점이었으니까.  온가족이 나올 때도 있었고, 왕눈이와 나올 때도 있었고, 이 다리를 내 친구, 스위스에 계신 내 선배, 내가 좋아하는 소중한 사람들과 얼마나 드나들었던가.  


우리 왕눈이와 이 길을 걸을 때, 왕눈이가 힘들면 내가 그 냄새나는 녀석을 안아 올려가지고 아기 안고 다니듯 했는데.... 길가는 사람들은 그 꼴이 우스워서 쳐다보고 웃었었다.  왕눈이를 안고 가면서 나는 얼마나 흐뭇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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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처럼 정겹게 느껴진 플레쳐즈 코브 -- 자전거/배 대여점.  마당의 벚나무에 흰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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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의 맨 끝/시작점 0 마일 지점 잔디밭에서 노는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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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조지타운 하버.  (케네디 센터 쪽에서 보이는)

하버에 앉아서 준비해 간 간식을 먹고 쉰 것이 한 20분 되려나?  모처럼 조지타운에 갔으니 정다운 식당에서 뭔가 맛있는 것도 먹고 싶었지만 -- 먼 길 돌아갈 생각을 하니 한숨... 그래서 서둘러 다시 길을 떠났다.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먼 길 가야 하는 사람은 아무데서나 늘어질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음 가짐이 그렇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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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포토맥 강변의 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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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버터컵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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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연두색으로 펼쳐진 것이 사실은 '연두'가 아니라, 노란 버터컵이 뒤덮에서 초록과 노랑이 섞여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강변에, 사슴들이 뛰노는 빈터가 온통 이 노란 버터컵으로 뒤덮였다.  온종일 -- 이렇게 뒤덮인 강변길을 걸었다.  우리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서 얼마나 근사한 세상을 만들어 놓으셨는고.  이것을 만들어 놓고 기다리셨을테니, 내가 안 나와 봤으면 얼마나 서운하셨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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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비가 내려서, 콸 콸 소리지르며 흐르는 포토맥. 그 흥건한 물 소리에 귀도 씻고 마음도 씻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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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시 반부터 다섯시까지 일곱 시간 반 동안 22마일.  지난 주보다 더 긴 행로였는데 몸은 지난주보다 가벼웠다. (물론 후반에 힘이 들었는데 그럭저럭 할 만 했다).  아무튼 4월 말에는 32마일을 걸어내야 하는거니까, 몸을 더욱 단련해야 한다. 


그래도 점점 몸이 다시 튼튼해지는 것이 느껴져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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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