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3. 4. 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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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눈아, 너는 생전에 보지 못했지. 이 호숫가 언덕에 수선화가 무리지어 피어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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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핀 곳은 어디나 고향같다.  지구 정 반대편에 있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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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에 수양버들 가지도 이리저리 흔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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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파란 하늘 아래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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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물 빛 속에 내 그림자, 나무 그림자.  잠시 함께 있었다.


Daffodils

I wandered lonely as a cloud
That floats on high o'er vales and hills,
When all at once I saw a crowd,
A host, of golden daffodils;
Beside the lake, beneath the trees,
Fluttering and dancing in the breeze.

Continuous as the stars that shine
And twinkle on the milky way,
They stretched in never-ending line
Along the margin of a bay:
Ten thousand saw I at a glance,
Tossing their heads in sprightly dance.

The waves beside them danced; but they
Out-did the sparkling waves in glee:
A poet could not but be gay,
In such a jocund company:
I gazed--and gazed--but little thought
What wealth the show to me had brought:

For oft, when on my couch I lie
In vacant or in pensive mood,
They flash upon that inward eye
Which is the bliss of solitude;
And then my heart with pleasure fills,
And dances with the daffodils. 


1-2-3연까지 과거형이던 시가, 4연에서 현재형으로 시제가 바뀐다.  시인은 젊은 날 호숫가에서 보았던 끝없이 펼쳐져 있던 수선화를 회상한다. (거기까지가 3연). 3연에서 그는 말한다, 나는 그 광경을 기쁨에 넘쳐서 보고 또 보았지만 이런 광경이 내게 무엇을 가져 올지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나이 들어) 소파에 멍하니 누워 있을때 -- 젊은 날에 보았던 그 수선화들이 내 내면의 시선에 반짝이며 돌아온다고 한다.  그것이 혼자 있음에 내재한 축복이라고.  그러면, 내 가슴은 기쁨으로 넘쳐서 그 수선화들과 함께 춤을추게 된다고.


수선화 꽃이 피는 봄이 오면, 해마다 나는 워즈워드의 시를 꺼내 읽는데, 오늘은 -- 호숫가에서 수선화 언덕을 본 덕분에 -- 시인이 보았을 그 호반의 수선화가 어떠 하였을지 상상이 되었다.   내가 스무살 이던 대학 시절, 나는 수선화 꽃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이 시를 읽고, 외우고 그랬는데, 이제 내가 그 수선화 무리 속에 서 있다.  참 고마운 일이다.  


수선화 시를 열어보면, 스무살 3월 김재인 교수님의 첫 수업을 듣던 날의 햇살이라던가, 그 차갑고도 황홀했던 공기, 그런 것들이 그대로 다시 기억난다.  워드워드의 시는 <기억의 시>라고 할 만 하다. 그는 기억을 노래하는 시인이었다. 


아, 영국 가 보고 싶다.  내가 학부 전공이 소위 '영문학'인데 여태 영국 구경을 못 해 봤다. 아, 영국 구경하고 싶다. 런던에서 워즈워드의 '런던'을 읽고, 틴턴애비에서 '틴턴애비'를 읽고, 아 그러면 재미있겠다. 캔터베리 사원에서 캔터베리 테일즈를 읽고...뭐, 엘리자베스 여왕이 그려진 노턴 앤솔로지 한권 들고 가서 책 보면서 구경하면 -- 이제 나이도 들고, 세상을 이해하는 시선도 어릴때보다는 그래도 좀 더 익었을테니까, 게다가 '학점' 걱정 안해도 되니까, 재미 있겠지.  "대장님, 듣고 계시나요?"  <--- 알았다, 내가 적당한 때에 보내주마 <--- 예이~  알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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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