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11. 20. 06:00

어제는 내 친구와 만나서, 베데스다까지 걸어갔다 왔고 (거기 커피하고 베이글 샌드위치가 너무 너무 맛있어서, 다음에 내 친구하고 또 가서 그것 먹을거다.  가격은 저렴하고, 맛은 황제급이다.  한국의 김선배가 있었다면 너무 너무 좋아하셨을 거라고 생각했다. (김선배께서는 귀가 무척 근질거리셨을 것이다.)

어젯밤에, 찬홍이를 데리고 왔다. 찬홍이가 감기를 앓고, 뜨거운 밥에 김칫국 그런거 먹고 싶다길래, 다음주에 추수감사절 휴가때 어차피 올거지만, 주말에 데려다가 김칫국하고 밥 해먹이려고 데리고 왔다.

오전에 느지막히 일어나 찬홍이를 데리고 오랫만에 함께 조지타운에 나갔다.  우리는 조지타운에 브런치를 먹으러 가기 위해서 3.5마일을 걸어가고, 그거 한끼 먹고 다시 3.5 마일을 걸어온다.  찬홍이에게 조지타운 하버에 새로 열린 공원을 보여주었다.  날씨가 화창해서 걷기에 아주 좋았다.  조지타운 거리의 상점들을 기웃거리고 구경을 하고, 문구점에 들러서 카드용지를 사기도 했다.  카드용지가 다 떨어져서 카드를 못 만들고 있었는데, 이제 만들어서 소중한 분들께 카드를 보내드려야지.





키브리지 아래, 보트 하우스의 암초록색 나무 벽 앞에서.



조지타운 하버에 새로 개장한 공원이 참 아름답다. 내 친구가 아직 못 봤을거다. 함께 가서 보여줘야지.




저기 키브리지가 보이고, 다리 건너 알링턴 시내 고층 건물들이 보이고. 



강에 바로 이어지는 계단.  저 멀리 케네디 센터와 동그란 워터게이트 빌딩.




강물이 계단과 평행을 이루고 있는데, 사진 속에서는 마치 모세가 홍해를 가른 것 처럼 강물이 계단보다 높아보인다.  초현실적 조작된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카페에서 커피와 브런치를 먹었다.  오랫만에 찬홍이하고 얘기하면서 걷고, 먹고 그러니까 참 좋다. 난 내 아들이 아주 친한 친구같다. 말이 잘 통하는 친구.



Urban Outfitters 에 구경 갔다가 엘모 장갑을 발견하고, 끼고 놀아봤다. 그런데 한켤레에 40달러인가 해서, 비싸서 사지는 못했다. 참 예뻤다.



황금빛 나무 밑으로 내 친구 찬홍이가 걸어간다. 내 작은 백팩을 녀석이 매니까 정말 고목나무에 매미 매달린 꼴이다.  나 혼자 지내면서 심심하다거나 쓸쓸하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는데, 찬홍이가 오니까 무척 재미있고 즐거워지면서, 내가 혼자 보낸 시간이 참 쓸쓸했던것 같다는 자각이 들었다.  혼자 있을땐 심심한걸 모르고 잘 놀고 잘 사는데, 찬홍이가 오니까 내 시간이 곱절로 빛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나, 어쩌면 외로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모두 외롭다.)  이런 자각도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다음주, 추수감사절 휴가 기간에 좋은 날 하루를 잡아서, 하퍼스페리부터 20마일을 걷는 프로젝트를 찬홍이와 함께 하기로 했다.  찬홍이가 함께 걸어주면,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착하고 고마우신 나의 귀냄이.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