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11. 25. 20:23

꽁지 아래 부분이 흰털로 덮여서 '흰꼬리 사슴'이라고 불리우는 사슴.



어제 하퍼스페리 숲길에서 오후내내 뻥뻥 울리는 총소리를 들었다.  아마도 사슴 사냥 계절이 온 모양이었다.  강변 길이라도 내가 주로 나가 걷는 워싱턴 인근에서는 총소리를 들을수가 없는데 (백악관이 지척에 있는 수도 중심에서 사냥질을 해댈수는 없겠지),  역시 웨스트버지니아 산골로 오니 사냥 총 소리가 난다.

처음에 어딘가에서 뻥!하고 총소리가 났을때, 나는 대포라도 터진줄 알았다.  깜짝 놀랄정도로 그 소리가 컸다. 정말 너무 깜짝 놀라서 가슴이 따가울정도였다. (체한것처럼 심장이 찌르르 찌르르 할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사슴 가족이 숲속에서 단체로 달려가는 것도 몇차례 봤다.  사슴이 쫒기고 있는가보다...

내가 알기로 버지니아 메릴랜드 웨스트버지니아 일대에서는 겨울 일정 기간에 사슴 사냥 허용을 해서, 대책없이 늘어나는 사슴의 개체수를 조정한다고 한다. 사슴 사냥철이 왔을것이다.  어느 댁에 가면 거실과 집안 곳곳에 자신이 사냥한 사슴의 머리며 곰을 박제를  해서 전시를 할 정도로 사냥 애호가가 있기는 한데, 나로서는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살륙에 대해서 뭐라고 반감을 가질 건덕지는 없다.  사슴이 사랑스럽다고 무한정 늘어나게 방치 할 수만도 없는 노릇일것이다. 게다가 미국인들중에 사슴을 혐오하는 사람들도 많다. '라임병'에 걸려본 사람들이라면 사슴을 아주 골치아픈 존재로 안다.  아무튼, 현실적으로 각자 입장이 다를수 있는데,  나는 뭐 그냥 대책이 없는 사람이고, 사슴 숫자가 넘치거나 말거나 사슴은 사랑스러운 존재일 뿐이고.  쫒기는 사슴은 나를 슬프게 한다.

사냥이 신나는 스포츠라도, 어쩔수 없다고 해도, 나는 사냥이 슬프다. (먹을거 많쟎아. 왜 취미로, 생명을 죽이는가?)

내가 기껏 해 줄수 있는 것이라고는, 사람을 보고 달아나는 사슴을 향해서, "사슴아, 멀리 멀리, 사람이 안보이는데로 달아나!!!"

하지만, 이세상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어디있는가.  사슴이 숨을데가 없는것이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