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5. 23. 11:53



조지타운 가는길에 이 거위가족 사진을 많이 찍었다. 

아기 한마리는 수로 둑에서 어미 (혹은 아비)와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고, 나머니 아기 네마리는 수로에서 아비(혹은 어미)와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수로에서 놀던 아기들이 아비를 따라서 일제히 기슭으로 와서 둑위로 아기작 아기작 걸어 올라왔다.  그런데 이들이 걸어올라오는 길 입구에서 민들레가 목을 길게 빼고 서 있었다.

나는 민들레를 중심에 놓고, 이 가족이 민들레 곁을 통과하는 장면들을 사진기에 착착 담았다.  (어찌나 예쁘던지...)

거위를 그리는 연습을 좀 해가지고, 이 장면을 내식으로 그림으로 그리고 싶다. 주인공은 민들레...

민들레는 물에 들어가 헤엄을 칠수도 없고 둑 위로 올라갈수도 없다. 그래서 민들레는 목을 길게 빼고 있는거다. 더 멀리 가고 싶어서. 아기 거위들은 민들레에게 물 속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면서 무럭무럭 자란다. 민들레는 하루 하루 늙어간다.

얼마후 아기거위의 등에 날개가 자라날 무렵, 민들레는 홀씨가 되어 멀리 멀리 더 멀리 날아가고, 아기들도 민들레를 따라 가기 위해서 날개짓을 하게 될 것이다.

민들레 민들레 소풍 갑니다.


(내가 숲이나 나무, 풀이나 새 이런 것들을 보지 못하고 사람들 속에서만 둘러싸여 살아간다면, 나는 우울증에 걸려서 시들시들 말라가다가 마침내 죽게 될 것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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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