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5. 5. 20. 16:15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학을 찾아다니면서 대학 구내식당에서 제공되는 음식 (일명 학식)을 먹으면서 대학생 상대 Plain Folks (일명 - 서민코스프레, 이경우 대학생 코스프레)를 일삼는 정치인이 인터넷 뉴스에 보인다.

 

음...학식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정치인들 와서 먹으라고 제공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데나 끼어들지 말라. 사실 나도 이 사항을 잘 모르고 있었는데, 최근에 내가 소속한 대학의 학생식당에 대하여 연구하던 학생들에게서 들었다. 구내식당에서 밥을 사 먹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은 학생과 대학에서 일하는 사람들 (직원, 교수등)에 한한다. 외부인은 아예 식사주문이 불가능하다.  학생이 대신 주문을 하면 모를까. (학생이 대리로 주문해줬는가? 그런것을 반칙이라고 그러는거다.)



왜, 학식을 학생이나 교직원으로 제한하는가하면 - 그 학식 가격에는 공공기금이 포함되기 때문인것 같다. 그러니까 구내식당 활성화를 위하여 어딘가 공공기관에서 보조금을 주는 형식일 것이다. 그대가 박먹으러 돌아다닌 대학에서는 너도 주문할수 있었다고 항변하고 싶겠지. 대학에 따라서 외부인이 밥사먹는 것을 허용하기도 할것이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전제는 -- 학식은 학식이고 그건 그 학교에 소속한 사람들을 위해 제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옛날에 외국 사립대학 졸업한 정치인이 국내 대학 사정에 대해서 뭘 얼마나 알겠는가. 이 사람 대학 밥 축내지 않기를 희망한다. 서민 코스프레 하려면 밥은 시장에 가서 국밥을 먹던지 할일이고 대학에 가서 학생들 밥 얻어먹으러 들지 말라. (그대가 그대의 돈내고 먹어도 이미 그 밥값에 공적자금이 들어가 있는거고, 그대는 그걸 먹을 자격이 없는거다.)  그냥 난, 당신이 대학이름 코에걸고 잘난척하는게 성가시고 귀챦고, 여성가족부 없애겠다고 떠들고 자꾸만 남자 여자 편가르기 하는 것이 정말 맘에 안들어서 - 당신이 밥먹는 꼴을 인터넷뉴스에서 보는것만으로도 짜증이 난다.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5. 5. 8. 14:26

그날 나는 한가롭게 점심을 먹고, 따뜻한 햇살 아래를 슬슬 걸어서 식당 옆 '다이소'에 화분과 비료를 사러 가는 중이었다.  귀 뒤에서 따릉! 따릉!하는 자전거 따릉이 소리가 들려와서 문득 발걸음을 멈췄다. 누군가가 내 뒤에서 자건거를 타고 오고 있다면, 내가 서 있을테니 알아서 피해가라는 나의 몸짓이었다.  사실 길이 비좁아 달리 피할데가 없기도 했다. 그러니까 두사람이 함께 어깨를 마주하고 걷기에도 좁은, 그런 길이었으므로 어디로 피할데도 없었고, 뒷쪽에서 자전거 따릉 소리가 났으므로 나로서는 그 좁은 길의 우편으로 비켜 얼음땡을 하는 것 외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바로 1초후에 얼음땡하고 서있는 나의 왼편으로 파란 잠바를 입은 중년의 사나이가 자전거에 탄채 느릿하게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가며 - - 나를 흘겨보면서 -- 동시에 나를 향해 '에이씨....' 라고 중얼거렸다. 

 

그는 아슬아슬하게 내 왼편을 스치고 지나갔는데 -- 나는 그 찰나가 '영원'처럼 기억된다. 왜냐하면 '그 중늙은이 녀석'이 나를 흘겨보면서 나를 향해 '에이씨'라고 뱉는 순간 -- 내 몸 어딘가에서 뭔가 화살 폭발같은 움직임이 일어났으며 -- 나는 (아, 나는 오래전에 이걸 잊고 있었다...) 두 눈을 무시무시하게 뜨고 녀석을 노려보면서 곧바로 대꾸를 하고 있었다. "뭐라구요? 사람이 왜이렇게 무례해요? 지금 여기서 화를 내야 할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여기 사람 다니는 길이에요. 자전거 타고 싶으면 저 아래 차도로 가셔야지. 사람 다니는 길에서 자전거 타고 지나가면서 지금 나한테 무례하게, 어딜 감히 사람한테 무례하게!!!" 

 

내가 그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그녀석이 가는귀를 먹었어도 시원하게 잘 들을수 있게 성심성의껏 목청을 다하여 녀석에게 이렇게 인생과 교통법과 예의범절과 인간에 대한 예의의 기본 상식에 대하여 논의를 하는 동안 녀석도 지지 않겠다는 듯 나를 노려보더니, 내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그자리를 그냥 지나쳐가는 것이 아닌가.  이 녀석은 여전히 무례하군. 내가 말을 안 끝냈는데 자리를 뜨는군, 잘가란 말 한마디 없이. 그래서 녀석의 등뒤에다 가는귀 먹은자도 시원하게 들을 수 있는 명쾌한 음성으로 또박또박 외쳐주었다, "버르장머리가 없어, 도대체가!"   녀석은 멈칫 하는둥 하더니 그대로 가버렸다. 인사를 하고 가라니까!

 

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한 5년쯤 전인가? 그때는 내가 막 '갱년기'로 접어든 시기라서 정말로 아침 저녁으로 이유없이 화가 치밀때였다.  그날 나는 엄마를 모시고 파주로 해서 꽃구경을 시켜드리고 기분좋게, 하지만 지쳐서 집으로 돌아온 터였다. 아파트 앞 마당에서 차를 세우고 - 차 트렁크에 실려있던 엄마의 휠체어를 꺼내고, 거동이 불편하신 엄마를 조심조심 차에서 모셔나와가지고 휠체어에 태우던 중이었다.  아파트 마당 앞으로 차 한대가 지나가려고 하다가, 세워진 내 차때문에 통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가 오래 기다렸다면 나는 미안해 했을 것이다. 그는 우리가 이런 동작하는 것을 지켜보지도 않고, 오자마자 경적을 울려대기 시작했다. 빨리 차 빼라 이거지.  

 

내가 그 무례한 녀석의 차를 흘끗 보니, 조수석에는 남자 노인이 타고 계셨고, 운전석에 내 또래의 중년 남자가 타고 있었다.녀석이 빵빵댄거지. 조수석의 남자 노인은 한가롭게 열린 창틀에 팔을 기대고 하늘의 구름을 내다 보고 있었다. 너무나도 태평하고 한가로운 광경이었다.  '저녀석 뭐지? 저녀석도 갱년기야?'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휠체어에 탄 엄마를 아파트 안쪽으로 일단 옮겨야했다.  그런데 녀석이 다시 빵빵거렸다. 어쩌라구? 대체 어쩌라구? 너 눈깔 없어? 지금 상황이 니 눈에는 안보여?

 

나는 일단 엄마를 아파트앞 나무그늘, 안전한 곳에 모셔다 놓고 와서 내 차에 타려다가 차 앞에 선채, 내 차 뒤에서 연신 빵빵대는 녀석을 향해, '미친년'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빵빵대는건데? 눈없어요? 지금 내가 뭐 하고 있는지 안보여요? 이럴때 사람은 성가셔도 그냥 좀 기다리주는게 예의에요! 지금 당신이 뭔데 나하고 우리엄마한테 무례하게 빵빵대는건데? 안보여? 안보여?"

 

내가 게거품을 물고 사람을 내 눈빛으로 죽일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듯 무섭게 노려보며 소리소리를 지르자 - 그 남자는 말없이 맞장뜨고 나를 노려보았는데, 그자는 운전석에서 창을 열고 앉아있었고, 나는 내 차 운전석에 타려다가 타지않고 몸을 돌려 선채로 녀석을 향해 침을 튀겨가며 소리소리 지르며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었던것인데 - 그 때 나는 세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생각나지 않았다. 오직 내가 노려보는 그녀석의 눈알 - 그눈알을 내 시선으로 후벼파버리고 말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을것이다.   녀석은 창을 올리더니 슬금슬금 내 차를 피해서 내 차 옆으로 빠져나갔다. (빠져나갈수 있었던거쟎아. 왜 빵빵대고 지랄을 했던거야 대체?)


....

 

나는 이제 나이가 들었고, 여러가지로 상황이 고단하고, 많이 풀이 죽었고, 나른하며, 기운도 없고, 걸핏하면 감기몸살로 몸져 눕곤 한다. 나도  이렇게 변해버린 내가 낯설지경이다.  그래서 대체로 나는 조용하다. 별로 말을 안하고, 길을 다닐때도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하며,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짓거나 예절을 지키려 노력한다. 그래야 세상 사는게 편하니까.  그러니까 나같은 사람은 누가 건드리지 않는 한 매우 평화롭게 그리고 협조적으로 살아갈수 있는 종류의 사회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가만보면, 세상은 조용한 평화주의자를 만만히 보러들거나 자기네가 무례해도 괜찮은 존재라고 상상하는 것 같다.  아까 그 남자, 비좁은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며 길걷는 사람에게 무례했던 그 남자 -- 그 남자는 그래서는 안되는거였다. 

 

그 남자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걸어가거나, 그래도 자전거에서 내리기가 싫었다면 - 비좁은 인도에서 길가는 누군가에게 폐를 끼칠때는 '아이쿠 이거 죄송합니다' 이렇게 한마디 하면서 지나쳐야 했던거다.  '죄송합니다'하고 지나가도 시원치가 않은 판인데 - 제 눈으로 보기에 만만한 '아줌마'하나가 제 통행을 방해한다고 생각하고 - 길가는 '아줌마'에게 무례하게 행동했던 거다.  그래서는 안되는거다.  그러니까 나로서는 이렇게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 (나도 이제 환갑이 지난 할머니라구! 나이를 먹었어도 내가 더 먹었고, 말싸움을 해도 내가 더 윗길이고, 힘으로 싸워도 네 녀석따위 내가 무섭지 않거든!  쌍욕으로 붙어도 내가 너 피떡을 만들어줄수 있어. 맞장 떠 이 녀석아!) 을 '계몽' 시킬 필요가 있었던거다. 

 

이 세상을 평화롭게 살아가는 방법 - 다른 사람에게 무례하게 굴면 안된다. 과오가 있으면 진심으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구 죄송합니다' 하면 된다. 그 말이 그렇게 어려운가? 그 말을  못하니까 니가 집에서도 마누라나 자식들한테 외면당하고 어딜가도 늘 그꼴인거다. 

 

 

 

빈 화분과 비료 한봉지를 사서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오며 나는 생각했다. '나의 어디에 이런 분노가 숨어있었던거지?.... 나는 왜 그렇게 화를 냈던걸까? 사람을 죽일듯 노려보는 내 눈빛이 아직도 살아있었던거구나....'  (나 아직 안죽었군....)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5. 5. 8. 10:02

 

투명컵 세개에 담긴 씨드볼은 5월 5일에 심은것. 투명컵을 비롯, 흙과 씨드볼 모두가 패키지에 들어있던 것이었다. 

 

 

작은 화분 네개에 담긴 씨드볼은 5월6일에 심은것. 봉지하나에 씨드볼 네개가 담겨있었다. 집에 있는 분갈이 흙을 담아 네개의 작은 화분에 심었다.

 

 

집에 해산물 주문하면 담겨오는 네모난 스치로폼 상자에 이것들을 모두 담아서, 숨만 쉴수 있게 뚜껑을 살짝 열리게 하여 빛이 들어오지 않는 안방 화장실 구석에 갖다 놓았다. 이따금 분무기로 칙칙 물을 뿌려주었다. (수분이 유지되고, 따뜻하고, 어두우면 발아가 잘 된다 -- 콩나물 기르는 원리). 

 

 

 

7일 새벽에 확인해보니 먼저 심었던 투명컵 세개중 한 컵에서 싹이 텄다.  7일 밤 9시쯤 확인해보니 나머지 두개의 투명컵에서도 싹이텄다.  사진은 8월 아침에 찍은 것이다. 

 

 

 

 

 

이제 나의 계획은, 싹이 튼 것들을 슬슬 빛이 보이는 실내로 데려다 놓고, 튼튼하다 싶을때, 온종일 빛이 쪼이는 베란다로 이동을 시킬것이다. (차근 차근 빛으로 보낸다).  그 사이에 분갈이 흙을 주문하고, 화분을 사 놓아야 한다.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5. 5. 6. 08:30

 

'어린이날' 휴일. 연휴이긴 하지만 어디 외출할 상황이 안되어서, 쿠팡으로 나팔꽃 키우기 '씨드볼 키트'를 주문하여 심었다.  호기심에 두가지 상이한 키트를 주문했는데 (1) 컵과 흙과 씨드볼을 모두 보내주는 키트 (2) 씨드볼만 네 알씩 보내주는 키트 이러하다.  

(1)번은 보내준대로 심으면 되었고 (2)번은 집에 쌓여있는 플라스틱 작은 화분에  흙을 담아 하나씩 심었다.  7-10일 사이에 싹이 튼다고 한다. 씨앗은 어두운 곳에서 발아가 잘 된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어서, 작은 화분들을 커다란 스티로폼 상자에 담아서 숨만 쉴수 있도록 뚜껑을 비스듬히 닫아서 안방 화장실 구석에 놓았다. 사람이 잘 드나들지 않으니까, 어둡고 따스한 곳에서 방해받지 않고 싹이 틀수 있도록.

나팔꽃 싹이 트면, 커다란 화분에 담고, 베란다 꼭대기까지 줄을 묶어서 여름에 줄을 따라 나팔꽃이 피는 것을 매일 아침 봐야지.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5. 5. 6. 08:20

 

 

최근에 돌아가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추천한 책이라고 뉴스에 났길래 주문해서 읽어보았다.  일단 '디스토피아 SF'는 내가 집중을 하기 힘든 종류의 픽션이라서 책의 절반이 될때까지 '지루함'을 견디며 읽어야 했고, 그 이후로는 머릿속으로 여러가지 영화적 상상을 하며 결과를 예측하기 시작했는데 - 뭐 내가 '영화적 반전'을 기대하며 예측했던 것은 두사람이 쌍둥이같이 외모가 일치한다는 것에 착안하여 - 젊은 교황이 '세상의 대통령' 대역을 하여 판을 뒤집는 .....   그런 반전은 없었다. (한숨.)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

1) 젊은 신부님이 종교적 명상을 통해 황홀경으로 들어가는 장면. 그것이 황홀경이건 천국의 이미지이건 간에 그런 황홀경으로 나도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 안락사 센터에 대한 묘사, 그리고 안락사 센터에서 스스로 사망의 길로 접어드는 상황의 묘사가 꽤나 '달콤'하게 그려져서 -- 이런 안락사센터가 정말 만들어진다면 꽤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을 이곳에서 맞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자살에의 달콤한 유혹).  이런 면에서 이 책은 '금서'로 지정해야 하는거 아닐까? (엉뚱한 생각). 교황님이 이런거에 현혹되라고 이 책을 권한것은 아닌데 말이지... 위험한 책이다...

 

다 읽고 난 느낌은 -- 아, 역시 나는 디스토피아 주제의 소설이나 그림은 ...내 성격에 잚 안맞는다.  미술관에서도 디스토피아 주제의 작품들은 '지겹다'고 몸서리를 치며 지나치곤 했었는데. 내 삶 자체가 '디스토피아'인데, 거기에 새롭게 디스토피아를 더할 필요가 있는가? 교황님은 이 책을 추천할정도로 삶이 여유가 있으셨나보다. 아니, 그게 아니고 나하고 차원이 다르셨던거겠지. 

삶이 이미 무겁게 여겨지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은 위험하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