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엄마2011. 6. 24. 10:22

저녁 식사후에, 찬홍이가 욕조에 따뜻한 물을 채워 놓았고
나는 엄마의 껍데기를 모두 벗긴 후에
엄마를 욕조에 집어 넣었다. (딱 왕눈이 목욕 시키는 방법).
가만히 순하게 욕조에 앉아있는 엄니의 머리부터, 바가지로 물을 부어 샴푸를 했다.
(엄마는 귀를 막고 눈을 꼭 감고 가만히 앉아 계신다.)
샴푸 다 하고, 헹구고, 골고루 온몸에 비누칠을 하고 구석구석 싹 닦은후에
일단 타올로 머리부터 말리고, 큰 타올로 아기 감싸듯이 욕조에서 나오시게 했다.
엄마는 착한 아이처럼 말도 잘 들으신다.
왕눈이는 버둥거려서 샤워시키고나면 허리가 아픈데
엄마는 목욕 시켜드리는 것이 아주 가뿐하다.
왕눈이보다 쉽다.

혼자서 샤워하다가 미끄러지실까봐,
내가 이렇게 욕조에 물을 받아서 매일 씻어드리려고.

찬홍이는 내가 할무니를 너무 빨리 욕조에서 나오시게 했다고 잔소리를 한다.
욕조에서 한가롭게 앉아서 쉬게 해드려야지 씻고 바로 나오시게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잔소리다.
내가 귀챦아서 얼른 끝낸것이지... (내일은 한가롭게 앉아계실 시간을 드리마.)

우리 형제들이 한국에서 엄마 두차례 암투병 하시는 동안 고생한것을 생각하면
내가 잠시 이런 서비스 해 드리는 것은 꽃놀이 하는 것이지....

그래도 엄마가 건강하게 미국까지 오셔서, 내가 못한것 벌충할 기회를 주시니
하늘에 감사할 일이다. (우리 아버지가 살아계셔서 두분이 같이 오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그것이 유일한 한이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