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5. 1. 22:09



새벽 네시에 일어나서, 챙긴 물품들.
완두콩밥 지어놓은 것에다 후리가케와 김을 부셔 넣고 주먹밥도 만들었다. 찬홍이와 내 가방에 골고루 분산시켜서 넣을것들.
물, 주먹밥, 트레일 넛 봉지, 영양바, 귤 이런것들은 반반씩 각자 가방에 책겨 넣을 것들이고,
찬홍이 발에 물집 방지 블리스터 밴드 붙여주고
어제 스프레이 썬스크린도 샀으니까 찬홍이 팔 다리에 뿌려주고, 얼굴에 발라주고 내 가방에 갖고 다니다가 수시로 뿌리고 바르고 그래야지.
모자는 차에 있으니까 됐고.
옷은 최대한 가볍게, 반바지, 반팔. 그렇게만 입고 가겠다.  목에는 목도리 두르고, 장갑 끼고.

30마일이니까 평균 시간당 3마일 (5킬로미터) 잡으면 열시간.  처음엔 시간당 4마일을 걷겠지만, 나중에 느려질것이다.  중간에 물이나 음식 보충하는데가 있다니까  물걱정을 안해도 될 것 같은데, 전에 참가했던 사람이 '중간에 과일이 먹고 싶더라'고 썼길래 '이사람도 나처럼 과일 중독자구나' 생각하고 귤을 좀 챙겼다. 나도 과일 없으면 현기증 난다.

Flash light 는 소형 12달러주고 LL Beans 에서 샀는데, 평소에도 여름 밤에 포토맥 걷고 올때, 어둠 속에서 산길 오르기가 힘들었었다.  핸드폰을 켜가지고 그걸 의지해서 산길을 올랐었는데, 이번기회에 장만해서 기쁘다.

새벽 세시에 걷기 시작한 사람들은 지금 열심히 새벽공기를 가르며 가고 있을것이다. 나도 내년에는 그 팀에 합류해야지.

나는 아침 여덟시반에 락빌의 Shady Grove 메트로 역에 차를 세워놓고, 에밀리를 만나서 그이의 차를 얻어타고 Whites Ferry 까지 간다. 거기서부터 오전 10시부터  30마일 행군하면 Harpers Ferry 에 도착한다. 아마 오후 8시쯤 될 것이다.  그러면 거기서 '환영'을 받은 후에,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Shady Grove 메트로 역으로 돌아온다.  거기서 내 차를 운전해서 집으로 온다. 아마도 집에는 대략 자정 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굴도 모르면서, 생판 모르는 사람인 나에게 라이드를 제공하거나 나의 교통편을 신경써준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걷는 일도 유쾌할 것이고, 그렇게 우리들이 서로 협력하여 뭔가 함께 이뤄 내는 경험도 뿌듯할 것이다. 끝까지 (끝은 없지만) 걸어보는 경험은 나를 더 멀리 더 멀리 가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인생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여태까지의 통계로는 이번 걷기에서 50마일 신청자는 250여명 되고, 100마일 신청자는 100 여명이라고 한다. 350명이 제한 인원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이 일정 거리에서 음료수와 간식,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

꼴랑 (우리 형부가 쓰는 부산 사투리--'겨우'라는 뜻) 요런것을 준비 해 놓고는 마음만은 'A Walk into the Woods' 의 Bill Bryson 부럽지 않다. 심지어 현재 빌 브라이슨을 조소하는 중이다. 하하하. (하룻강아지가 범을 능멸하는도다 하하하)  그 책 읽으면서 빌 브라이슨 아저씨를 엄청시리 부러워했는데, 아무튼 나도 떠난다 이거쥐~ 

빌 브라이슨이 그의 '괴상한 친구'와 떠난 여행만큼이나, 우리 귀냄이 느리동댕 거북이 찬홍이녀석하고 걷는것도 만만치 않을걸. 아이구야 벌써 한숨 나온다.

짐을 챙기면서 새삼 한가지 감사한 일이 있다.  내가 박선생하고 포토맥이나 숲으로 걸으러가면 박선생이 항상 가방을 내가 짊어지게 했다. 그리고는 자기가 입고 있던 잠바가 무겁다고 벗어서 내 가방에 꾸역꾸역 넣어주고는 자기는 가뿐하게 걸으면서도 힘들다고 뭐라뭐라 늑장을 부렸다.  세상에 남자하고 여자하고 산길을 가는데, 여자가 가방 짊어지고, 그 가방에 남자 짐까지 우겨 넣고 가는 팀이 몇팀이나 되겠는가.  내가 그 시집살이(!)까지 다 하고 산 사람이다.

내가 포실하니 공주노름 하면서 무거운 가방은 남자등에 매달고 평소에 다녔다면, 이렇게 가방을 싸지는 못하리라. 평소에 나를 단련을 시켜 주신 그 은혜가 하해와 같다. 오오 박선생의 은혜는 높고도 높아서 내가 이루 다 웬수를 값을길이 없노매라. 위 덩셔둥셩

  ***

결과: 짐싸기 평가

Support Station 에서 샌드위치, 스넥, 오렌지, 포도, 물, 각종 스포츠 음료수를 잔뜩 준비 해 놓고 실컷 먹이고, 싸가도록 유도하였다.  그러므로 위의 가방에서 '음식,스넥, 물'은 다 빼도 되겠다. 만약을 위해서 '물병 한개'와 간단한 트레일 믹스나 약간 준비하면 된다.

썬 스크린 크림도 의료팀이 제공하고 있었다. 그냥 작은것 하나 챙기면 되겠다.  물집은, 평소에 나처럼 걷는 사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그냥 최대한 가벼운 복장 (반팔, 반바지)에 모자, 목도리, 장갑 착용하고 물 한병, 트레일 믹스 한줌, 현금 약간, 카드, 운동화 평소에 신던 아주 편한것 이렇게 준비하면 되겠다.  (전화, 카메라, 손전등)

양말은 특별히 마련한 스포츠 양말이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 내가 평소에 산책 나갈때 신는 것은 남대문 시장에서 만원에 열한켤레 살수 있는 제일 싼 나이롱 양말인데, 그런것 신다가 두둑한 스포츠 양말 산으니까 정말 푹신하고 좋더라. 신발은 평소에 신던 뉴 밸런스 운동화 였는데, 폼은 안나도 정말 발이 편했다. (합격).  내가 눈여겨 보니 100 킬로 행진한 사람, 발 빠른 사람들은 그냥 평범한 운동화 (내것같은)들을 신고 가볍게 움직이고 있었고,  등산화에 하이킹 복장 갖추고 형식 갖춘 분들이 오히려 속도가 느렸다.  아무래도 많이 다녀본 사람들은 길을 정확히 알고 있으니까 간단히 대비를 하고, 길을 잘 모르는사람들은 심각하게 대비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  

한가지, 사고 싶은것. Dirty Girl's Gaiters 라는 것이 있다. 운동화 위에 커버를 씌워주는 것 같은 물건인데. 얇은 스판덱스로 만들어진 그 커버를 착용하면 길 걸을때 작은 돌멩이가 운동화 안으로 튕겨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사람들이 그것을 많이 착용했다. 그것은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착용하고 다녀야지. 평소에도 운동화에 돌멩이 튕겨 들어가서 걷다가 서서 돌멩이 털어내곤 한다.

 http://www.dirtygirlgait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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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