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Art History Sketch2011. 4. 21. 06:12



지난 3월 31일에 필립스 콜렉션에서 만난 현대 화가 쌤 길리엄.  내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서 끄적인 낙서에 그가 친필 서명을 남겨 준것을 오늘 액자를 사다가 담아 놓았다. (액자 6달러).   :-)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11. 4. 1. 18:48



2011년 3월 31일 오후

벚꽃축제 기간인데 날이 쌀쌀하고 비가 와서 워싱턴 벚꽃 축제 행사도 썰렁할것 같다.  학교에서 일찌감치 퇴근을 하여 차를 West Falls Church 메트로역에 세워놓고, 메트로를 타고 필립스 콜렉션에 갔다.  메트로센터에서 레드라인으로 갈아타고 두정거장 가면 듀폰 써클.  역에서 나와서 Q Street 쪽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필립스 콜렉션이 나온다.

자목련이 한창 피어나고 있다. 비가 와서 을씨년스러워 보인다.  쌤 길리엄씨는 큐레이터가 1962년에 필립스 콜렉션에 처음 왔을때 뭐가 인상적이었는가 물으니까, "Magnolia...outside..."라고 대답했다. 그가 처음 이곳에 온것도 봄날이었나보다. 목련이 피어나던 봄날, 딸아이와 이곳에 왔었다고.





필립스 콜렉션은 올해 개과 90주년을 맞아서 실내를 새로 정리한듯 하다. 바닥이나 벽 보수 공사도 한 듯, 실내에서 새로 칠한 페인트 냄새가 나서 나로서는 괴로웠다. 실내는 산뜻해져서 좋았는데, 나는 그 미세한 냄새때문에 멀미가 나서, 한시간 가까이 카페의 소파에 죽은듯이 앉아 있어야 했다.  그래도, 필립스 콜렉션에 도착했다는 사실 만으로 나는 행복했다. 늘 놀러오고 싶은 곳이니까.



요즘은 Philip Guston 특별전, 그리고 영국의 표현주의 작가 Hodkin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아 물론, Sam Gilliam 의 Flour Mill 2011 도 선보이고 있고.

그리고 전체적으로 전시물들을 대폭적으로 바꾸고 옮기고 그랬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창고로 옮긴듯하고 그대신에 새로운 작가의 작품들이 나와 있다. 나로서는 특히나 Twatchman 의 작품들을 여러점 새로 볼수 있어서 기뻤다.  필립스 콜렉션도 계절이 바뀔때마다 한번씩 가 주어야 한다.







필립스 콜렉션은 매주 목요일 저녁 늦게까지 (8:30 p.m.) 개장을 한다. 나는 여덟시쯤 전시장을 빠져나와 메트로 역으로 향했다. 듀폰 써클 메트로 역 입구에서 그냥 사진을 몇장 찍었다.  나는 밤에 돌아다니는 일이 별로 없다. 밤에 나가는 예로는, 오후에 조지타운에 산책 나갔다가 황혼이 지는 것을 보고 돌아올때, 그때가 밤이다.  혹은 어쩌다 타이슨스몰에 나갈때, 그때가 밤인 경우가 있다. 그 외에는 밤에 나갈 일도 없고, 나가지도 않는다. 집구석에서도 얼마든지 재미나게 혼자서 놀수 있으니까.

그래서 이렇게 어쩌다 밤에 시내 구경을 하면 신기하다는 생각도 든다. 도시의 야경이 내게는 아주 낯선 전설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도, 흰꽃은 밤에 봐야 더 이쁘지...  체리 축제 끝나기 전에 야간 축제 행사에 한번 가보고 싶다. 밤에 피는 흰꽃을 보고 싶어서.

 








Posted by Lee Eunmee

 


Photo by Lee, Eunmee, Phillips Collection (1st Floor), Washington D.C. March 31, 2011


아주 작은 소품이다. 대략 가로 25 센티 세로 12 센치쯤 되려나? 실물 크기의 죽은 새 그림이다.  나뭇잎에 둘러싸인 죽은 새 한마리가 전부인 그림이다. 서리가 내린 듯 해 보이는 화면. 황금 새.  알버트 핑크햄 라이더의 그림이 터치가 거칠고 전체적이로 투박한 편인데, 이 그림속의 새 그림은 단순한 터치 속에서도 세밀한 묘사가 되었다.  그 점이 좀 특이했다. (평소에 내가 익히 보아오던 그의 그림 스타일과 차이가 났다.)


이 죽은새 그림을 본 순간 D.H. Lawrence 의 Self-pity 라는 시가 떠올랐다.

Self-Pity

  H.D.Lawrence

I never saw a wild thing
Sorry for itself
A small bird will drop frozen dead from a bough
Without ever having felt sorry for itself.



자기 연민

나는 들짐승이 자기 연민에 빠진것을 본적이 없다
작은새가 얼어죽어 나뭇가지에서 떨어질때
그 새는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슬퍼해본적도 없었으리라

(몇해전에 번역 해 봤던 시)

동일한 어떤 정서를 작가는 글을 통해, 화가는 그림을 통해 전달하는 것 같다. 이 그림과 이 시는 쌍둥이처럼, 똑같다 (내게는.)  그래서, 이런 그림을 보거나, 시를 대하게 되면 "우리가 저 작은 새와 다를것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 내가 중대하다고 생각하는 잡다한 것들이 뭐가 대단하단 말인가. 뭐 그다지 서러울것이 있단 말인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한번 눈감고 이 세상 떠나면, 내 육신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뭐 이런 생각이 들면서, 말보로 사나이처럼 쿨~ 하게 아쉽고 서러운 것들을 짐짓 외면하고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Posted by Lee Eunmee


2011년 3월 31일 (목) 오루 6시 30분.  필립스 콜렉션 2층 계단 앞에서 Sam Gilliam 과 큐레이터의 대담이 있었다.  관객들은 그들 앞에 둘러서서 이야기를 듣고, 나중에 질문 답변 시간을 가졌다.

나는 작가가 정면으로 보이는 맨 앞의 마룻바닥에 편히 (퍼질러) 앉아서 그의 이야기에 집중하였다. 사진 촬영을 금지 시켰기 때문에 아무도 사진기를 꺼내지 않았다.  나도, 사진을 찍지 못했으므로, 하는수 없이 갖고 있던 공책에 메모를 해 가면서 간단히 그 장면을 스케치를 하였다.  내가 스케치한 뒷 배경에 색칠한 것이 Flour Mill 이라는 그의 설치 작품이다.


아래에 내가 어렵사리 사진 한장을 찍을수 있었다.  Sam Gilliam 과 그의 뒷편의 계단과 계단 너머의 설치 작품.  쌤 길리엄의 설명으로는 계단 역시 작품에 포함되는 구도라고 했다. 계단이 장애물이 아니고, 계단과 설치 작품이 어우러지는 것이 최종적인 이 작품의 목표인듯 했다. (방앗간에서 밀가루를 빻는 과정을 상징한다고 한다).





나는 바닥에 앉아서, (아이들이 방바닥에 앉거나 누운채로 어른의 이야기를 듣듯) 편하게 이야기를 들으며 펜으로 메모를 하거나 간단한 스케치를 했는데, 그의 양말이 내 눈에 들어왔다. 가로줄무늬 그의 양말은 그와 동시대에 워싱턴에서 함께 활약했던 (그들은 모두 Washington Color Painting School 멤버들이다) Gene Davis 의 작품을 연상시켰다.  그래서 나는 Gene Davis Socks 라고 메모를 해 두었다.

Phillips Collection 에서 인상적인 작품이 뭐냐고 큐레이터가 물었을때, 1962년에 전시장에서 본 Braque (브라크)의 'Shower (소나기)'라고 답했다.  브라크의 소나기는, 내가 브라크 작품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인데!  그래서 나도 얼른 "It's my favorite, too!" 라고 메모 해 두었다.

필립스 콜렉션에 걸려있던 브라크 작품중에 내가 유일하게 관심을 갖고 사진기에 담아놓은 것이 바로 그 '소나기'라는 작품인데... 대개 브라크는 피카소와 쌍벽을 이루는 큐비즘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브라크의 작품중에 가장 정감이 가는 것은 큐비즘에서 약간 비껴있는 그 '소나기'라는 작품이다. 쌤 길리엄과 나의 정서가 어디쯤에서 서로 만나고 있는듯 하다.  (그래서 내가 그를 찾아 간 것이겠지만...)




그래서, 갤러리 토크가 끝나고 작가가 의자에 앉아있을때, 사람들이 다가가서 인사를 하기도 했는데, 나도 그에게 다가가서 내가 메모하고 스케치 한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1933년에 태어났고, 한국에 있는 내 엄마는 당신보다 몇년 늦게 태어났다. 우리 엄마는 아마츄어 화가이다. 나는 당신의 작품들을 유수의 미술관에서 모두 살펴 보았으며, 그래서 오늘도 당신을 보기위해서 찾아 왔다. 내게는 아주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당신의 입에서 쟁쟁한 화가들에 대한 회상이 나올때, 나는 감동받았다. 내가 미술책에서 본 사람들을 당신은 생생하게 내게 전해주고 있었다."

그는 내 공책에 싸인을 해주면서, "엄마가 한국의 어디에 계시는가?" 물었다.  나는 '서울'이라고 말했다 (일산이지만). 쌤 길리엄의 이력중에는 고교 졸업후에 군복무를 한 경력이 있다. 아마도 군복무 경력으로 대학때 학비 혜택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되는데...혹시 한국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아무튼 쌤 길리엄은 엄마가 한국의 어디에 계시는지 재차 물었으니까...

아무튼, 나는 쌤 길리엄의 싸인을 내가 스케치 한 것 위에 받았다. "우리 엄마에게 이것을 보여드리겠다"고 그에게 말해줬다.

그리고 물었다, "그런데 내가 당신 사진 한장 찍으면 안될까? Would you mind if I take a picture of you?"

"Oh, sure!  Go ahead!"

그는 사람좋게 허허 웃어주었다. 아, 참 마음좋은 신사 할아버지셨다. 1933년생이니까 만 78세이시다.  그래갖고 내가,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에서, 화가 선생님의 승락을 받고 그분의 사진을 찍어 올수 있었다는 것이지 헤헤헤. (내가 너무 흥분해갖고 카메라 조작을 실수를 해서, 동영상을 일부 찍었다. 그래서 그의 웃는 목소리까지 담아왔다.)




아, 나는 쌤 길리엄의 친필 서명이 들어있는 이 메모장을, 액자를 해 놓을 생각이다. 헤헤헤.  다음부터 미술관에 갈때는 줄쳐진 공책 말고, 작은 스케치북 (몰스킨 같은것)을 갖고 가야겠다.



갤러리토크의 내용은 추후에 정리하여 올리겠다.

아래 사진은 필립스 콜렉션이 소장하는 The Shower. Braque 의 1952년 작품이고 1953년 필립스 콜렉션이 구매했다. 1962년에 워싱턴 디씨로 이사온 쌤 길리엄이 미술관 구경을 왔을때 브라크의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는데, 그 이유는 지나가는 소나기를 브라크가 잘 그려냈으며  이를 가로지르는 '자전거'가 참 예뻐 보였다고 한다.  나도 그 자전거가 이뻐서 이 그림이 맘에 들었는데... 기본 색조는 전형적인 브라크의 색조이지만, 그의 유명한 큐비즘 추상작품과는 약간 다르다.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을 좋아했다.

오늘 심지어 쌤 길리엄과 나의 복장도 비슷했다. 우리 둘다 감색 더블 버튼, 금단추 상의를 입고 있었다. 알록달록한 양말과, 슬리퍼 신발. (하하하)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10. 2. 21. 05:38

필립스 콜렉션 입구입니다.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있죠.

이 사진에 나도 있어요. ^^

2010년 2월 20일

 

 

2010년 2월 6일부터 5월 9일까지 세달간 워싱턴 디씨의 필립스 콜렉션에서 조지아 오키프의 추상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의 대형 미술관을 돌며 오키프의 작품들을 꽤 많이 보고 지나쳤었는데요,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이의 추상미술을 한눈에 휙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후원인이었다가 남편이 된,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에게 보낸 자필 편지며, 스티글리츠가 '애정'을 기울여서 찍은 오키프의 각종 사진들도 흥미를 불러일으킬만 한데요 (제가 미술전공생이 아니고 문학전공생이다보니, 작품의 예술성보다는 인물사적 에피소드에 오히려 솔깃하기도 합니다. )

 

대부분의 미술관에서 '특별 기획전'의 경우 사진 촬영을 허용하지 않지요. 그래서 전시장의 사진을 찍을수는 없었고요.  필립스가 자체소장하는 영구소장 작품들은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그것들은 찍었습니다.) 오늘은 그냥 간단한 스케치만 전하고요, 조지아 오키프 관련 페이지를 따로 열었을때, 제가 '수집'한 작품 사진들을 풀어놓기로 하겠습니다.

 

 

필립스 콜렉션 영구 소장품, 뉴멕시코의 풍경화가 걸려있는것이 보이지요.

이 통로에서 (뒤로 돌아서면)  특별전시장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전시장부터는 사진을 못 찍지요.

 

 

전시장 입구에 관람객이 간단한 평을 남길수 있도록 공책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영어군요. 호호호.)

 

제가 얘기 했쟎아요.  오키프의 누드사진이 흥미로웠다고요. 저 안쪽에 보이지요...

 

 

제가...좀..이상한데서 집요해요 헤헤헤

통로 입구에서 안쪽이 보이는데요. 전시장 안에서 사진 찍는것은 금지 되어 있지만

전시장 바깥에서 뭐 사진 찍는것을 뭐라고 말할수는 없쟎아요. 

제 카메라 렌즈가 그래도 제법 쓸만한거거든요.

입구 통로에서 그냥 줌업을 해가지고 찍었죠 뭐.

왼쪽은, 오키프가 벌서듯이 팔을 올리고 있는데 겨드랑이 치모가 꽤 섹시하게 찍혔습니다.

오른쪽은 엉덩이 사진인데, 치모까지 드러나는 꽤 아름다운 사진입니다.

직접 사진을 보면 참 '예술'적으로 보입니다. 누구더라 그 '김기덕' 감독의 '섬' 마지막 장면같은.

한마디로, 오키프는 인물도 예술 인생도 예술이었다 이거죠 뭐. (부럽다  ^^).

 

 

 

 

저 리어왕같은 신사분과 저와는 아무런 관계가 아니에요~  헤헤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09. 9. 8. 08:36

The Phillips Collection 필립스 콜렉션

 

며칠 전에 워싱턴을 방문한 친구에게 어디를 가 보고 싶은가?’ 물었더니 필립스 콜렉션이라고 대답한다. 워싱턴 디씨에는 국립 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Art)도 있고 스미소니안 국립 미국 미술관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도 있고 허시혼 미술관등 국립미술관들이 수두룩 한데 이 친구는 그 큰 미술관들을 젖히고 필립스 콜렉션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필립스 콜렉션이 아마도 암암리에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모양이라고 짐작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 친구에게 일단 국립 미술관 급의 큼지막한 것들을 보고, 그냥 양념 삼아서, 혹시 구경하다 시간 여유가 되면 필립스 콜렉션에 가보라고 조언 해 주었다. 큼지막한 미술관에 가면 세계적인 명작들이 뜨르르 하게 걸려있어 온 종일 봐도 다 못 볼 지경인데, 개인 소장품을 전시한 필립스 콜렉션에서 귀한 시간을 보내 버리면 어렵게 온 길이 좀 아깝지 않겠는가?

 

 

 

 

필립스 콜렉션은, 워싱턴 디씨에 위치한 개인 소장품 미술관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러니까 국립 미술관 급에 비하면 아주 작은 미술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필립스 콜렉션의 규모 자체가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은 아니다.

 

 

 

필립스 콜렉션은 미국의 은행, 철강, 유리 산업의 재벌로 알려진 Phillips 집안이 일군 것이다.  Duncan Clinch Phillips (1838 – 1917)씨가 사망했을 때, 그의 아들인 Duncan Phillips (1886–1966)씨가 어머니와 함께 필립스 기념 갤러리 (The Phillips Memorial Gallery)를 열었고, 1921Marjorie Acker 와 결혼한 그는 아내 마 조리와 함께 활발하게 당대의 유럽, 미국의 미술품들을 수집한다. 화가였던 마조리의 작품은 지금도 필립스 콜렉션에 가면 볼 수 있다.

 

 

 

 

 

필립스 콜렉션이 있는 곳은 듀폰 서클 (Dupont Circle) 근방인데, 듀폰 서클을 중심으로 매사추세츠 애비뉴 (Massachusettes Ave.)가 이어져있고, 그 매사추세츠 애비뉴의 양쪽에 각국의 대사관들이 줄지어 서 있어서, 이곳을 대사관거리 (Embassy Row)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국 대사관, 한국 영사관, 한국 홍보관 역시 필립스 콜렉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 해 있다. 매사추세츠 애비뉴를 걷다 보면 길가에 간디의 동상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그 곁에 붉은 벽의 필립스 콜렉션이 서 있다.

 

 

필립스 콜렉션은 방대한 유럽, 미국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하다는 화가들의 작품이 최소한 한두 점씩은 모두 걸려있다. 가령 피카소, 마티스, 반 고흐, 르누아르, 세잔, 보나르, 뷔야르, 잭슨 폴락, 엘 그레코, 조지아 오키프…… 일일이 열거하는 것 보다 홈페이지를 소개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http://www.phillipscollection.org/   Jacob Lawrence 의 작품들이 걸려 있는 곳도 이곳이다. http://americanart.textcube.com/32

 

 

 

 

필립스 콜렉션의 특기 할 만한 것은 개인 소장품으로 이루어진 미술관이라는 것인데 미술관 역시 필립스 일가가 살던 집을 개조하거나 증축, 확장한 것이다. 그래서 전시공간에 일반 주택의 거실같이 편안한 소파가 놓여있거나 혹은 이들이 살던 당시에 설치 되었을 벽난로가 그대로 보존 되어 있기도 하다. 대중에게 공개되는 갤러리나 역사적 주택에 가보면 대개 집기들을 전시해놓고, “만지지 마시오,” 라는 표시를 붙이거나, 전시된 소파에 앉지 말라는 표시를 해 놓는데 이 곳 필립스 콜렉션에서는 전시장의 고풍스런 소파에 편히 앉아 쉬라고 표시를 해 놓는다.  우리는 잠시, 미국의 어느 재벌 집에 초대 받은 사람처럼 고풍스런 소파에 앉아 미술품을 보면서 쉴 수도 있는 것이니, 이런 점이 정답고 친절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필립스 콜렉션은 칸칸이 방으로 이루어진 다수의 전시장을 갖고 있는데,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로스코(Rothko) Room 이라는 곳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필립스 콜렉션의 인상을 말할 때, 그 로스코의 방이 인상적이었다는 얘기를 한다. 로스코는 2차 대전 때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미술가인데, 그의 작품의 특징은 문짝이나 문짝보다 더 큰 캔버스를 몇 가지 색으로 추상적으로 처리를 하는 것이다. 필립스 일가가 로스코의 작품을 사들여 방 하나에 전시해 놓았을 때, 로스코가 이를 흥미 있게 보았다고 한다. 뉴욕에서 활동하던 로스코가 워싱턴을 방문하여 직접 이 방을 구경 한 후에 방 가운데에 작은 의자를 하나 놓아두면 좋겠다고 제안하여 그의 제안대로 전시장 가운데에 나무 벤치가 하나 놓였다.  조명이 낮아 고요한 느낌을 주는, 사방에 로스코의 대작이 걸려있는 이 방의 가운데 벤치에 앉아 어느 한쪽 벽을 바라보고 있으면 기분이 차분해지고 편안해 진다.  사람들은 취향에 따라서 각기 다른 면을 바라 볼 텐데, 나는 그 네 장의 그림 중에서 짙은 녹색 주조의 작품 (위 사진에서 오른편의 작품)을 볼 때 가장 마음이 고요해진다. 이곳은 어찌 보면, 신전, 성스러운 장소, 명상실 같이 여겨지기도 한다.

 

 

필립스 콜렉션에서는 정기적으로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워싱턴 인근 빈민가 학교의 어린이들을 초대하여 미술 작업을 하도록 한다거나 혹은 지역 학교와 연대하여 학생들의 공동 작업을 이끌기도 한다. 가끔 필립스 콜렉션에 들를 때, 나는 이곳, 청소년을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전시장을 찾아본다. 그곳에서 어린이들의 시각으로 보이는 세상, 어린이들의 희망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립스 콜렉션은 연중, 상설 전시와 특별 전시가 진행되는데, 상설전시장은 평일에 무료로 개방된다. 주말 (토요일, 일요일)에는 입장료를 내고 입장한다. 평일에 상설전시장과 특별전시장을 함께 둘러보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상설전시관만 볼 계획이라면 입장료 없이 그냥 들어가면 된다. 나는 필립스 콜렉션에 종종 들르는 편이므로 따로 입장표 안 사고 상설전시장을 둘러 볼 때도 있다. 한구석에 기념품 샵이 있어서 기념품이나 미술 관련 책을 구경할 수도 있고, 카페에서 음료나 간단한 음식을 사 먹으며 쉴 수도 있다.

 

필립스 콜렉션은 방대한 소장품의 양에 비해서 전시 공간이 협소한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매주마다 벽의 전시물이 바뀌기도 한다. 상설 전시관의 전시물들이 갈 때마다 위치를 조금씩 바꾸거나 혹은 새로운 작품들이 나와 있거나 하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발견하는 것도 이곳을 찾는 기쁨중의 한가지라고 할 만하다.

 

 

아, 위의 작품은 상설 전시관에 걸린 호레이스 피핀 (Horace Pippin)의 작품이다. 언젠가 미국 미술가 피핀에 관한 글을 쓸때, 이 그림과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할 생각이다.

 

 

워싱턴이 자랑하는 개인 미술관으로 필립스 콜렉션에 쌍벽을 이루는 것이 코코란 미술관 (Corcoran Gallery of Art)이다. 다음에 코코란 미술관을 소개 하겠다.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09. 8. 29. 10:39

 

  (왼쪽)  디씨 대사관로 인근의 필립스 콜렉션

                      (가운데)   Elizabeth Murray (1940-2007), The Sun and the Moon

                                                                             (오른쪽)     전시장에서 보이는 실제 작품 크기

 

                    

                        기념품샵에 진열된 만화경 (Kaleidoscope), 그 만화경으로 보이는 세상

 

 

 

Jacob Lawrence 의 Migration Series 를 취재하러 워싱턴 디씨 시내의 필립스 콜렉션 (Phillips Collection)에 나갔다 왔다. 오후에 일찌감치 퇴근하고.  제이콥 로렌스에 대하여 장문의 글을 쓰려고 컴퓨터를 열었는데, 어쩐지 피곤해서, 내가 대충 써버리고 말까봐, 나중으로 미루고.  오늘은 그냥 필립스 콜렉션에 나갔다 온것만 기록하고 만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