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2023. 8. 3. 23:32

 

 

집 2층 발코니 난간에 새 모이통과 물통을 달아놓고 매일 모이를 주니, 버지니아에 상주하는 각종 새들이 종류별로 와서 모이를 먹는다. 새모이중에 '해바라기씨'를 다람쥐가 좋아해서, 다람쥐들도 온다.  어느날부터인가 까마귀들이 보이길래, '까마귀는 뭘 먹지?' AI에게 물어보니 잘 가르쳐준다. 마침 집에 냉장고에서 한달 넘게 외면당하고 있던 포도가 보이길래, (아무도 청포도에 관심이 없어서 청포도가 냉장고 안의 장식물처럼 오래오래 거기 있었다. 나는 수박이나 허니듀 같은 것을 먹고, 다른 식구들은 사과나 내가 먹는 것을 먹으니까 포도가 의문의 일패를 당하고 있었다) 그것을 난간에 구슬처럼 하나하나 세워 놓으니 냉큼 와서 집어 간다.  맥도널드에서 먹다 남긴 '프렌치프라이'도 잘게 잘라 주니 금세 물어가고, 닭튀김 부스러기도 놓아주니 신났다고 가져간다.  그렇게 하여 나는 점차 까마귀들을 관찰하게 되었다.

 

까마귀들에게 관심이 생기자 - 뭐, 지적 호기심이 발동하여 까마귀 관련 서적도 몇권 샀다. Yes24에서는 일본 학자가 쓴 '까마귀책'을, Amazon에서는 AI가 추천한 미국학자의 책을 내려 받았는데, 아무래도 일본학자의 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 읽기가 더 수월해서 이 책을 읽으며 '나의 까마귀 친구들'을 관찰하고 있다. 

 

시들시들한 포도를 난간에 세워 놓았을때, 까마귀들이 여러마리가 와서 물어가는데, 내가 관찰한바 최고 기록은 한놈이 세알을 물고 가는거였다.  게으른 애들은 한알, 대개는 두알을 물고가고, 어느 열정 넘치는 까마귀가 세알을 주루룩 한꺼번에 주둥이에 물고 가는 것을 한차례 본적이 있다.  귀여운 나의 친구들이다. 

 

까마귀들을 매일 관찰하면서 - 까마귀 관련 소설을 한편 지어야겠다는 창작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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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