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2020. 9. 17. 17:41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모토카와 다쓰오 지음. 이상대 옮김. 김영사 (2018)

 

이웃대학에 신청해 놓은 책을 가지러 갔다가, 서가에서 발견하여 빌려와 단숨에 읽었다.   서가에 스무권 남짓 줄서 있다는 것은, 이 책이 대학의 어느 과목의 읽기교재나 참고자료로 사용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어느 정도 검증 받은 좋은 책이겠다 - 이런 가늠을 하기도 였다.  역시 읽어볼 만한 생물학/혹은 자연대 기본 교양 도서 쯤 될것으로 보인다. 

 

제목은 '시간' 개념을 강조했지만,  각 챕터들은 '시간' 개념 외에도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물의 몸의 크기와 사는 방식의 차이와 전략에 대하여 그래프로 상관관계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동물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 외에 눈길을 끌었던 것은 '섬에 사는 코끼리(커다란 동물)는 몸집이 작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경향이 있고, 섬에 사는 쥐는 몸집이 크게 진화한다는 '섬 이론'에 관한 것인데 -- 그래서 일본 사람들이 체구가 작게 진화한건가? 그런 생각을 문득 해 봤다.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은 대략 이런 것이다.  포유류들은 사람이건 생쥐이건 뭐건 간에 평생의 호흡수과 맥박수가 비례하며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포유류들은 너구리나 생쥐나 사람이나 코끼리나 평생 거의 공통적으로 n번의 호흡을 하고 n 곱하기 4 정도의 맥박수를 유지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생쥐의 기대수명이 1년이라면 그 1년간 이 숫자를 다 소모하는 것이고, 코끼리의 기대수명이 100년이라면 그 100년간 이 숫자를 다 소모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생쥐는 코끼리보다 훨씬 빠르게 숨을 쉬고, 훨씬 빠르게 맥박이 뛰는 것이다.  생쥐는 명이 짧아 보이지만, 생쥐는 자기 천수를 누리는 것이다.  하루살이도 자기 천수를 다 누리는 것이다 (하루살이는 물론 포유류가 아니지만.)--저자가 한 말이 아니고 그냥 내가 덧붙임. 

 

그렇게 보면, 우리가 가족처럼 함께 지낸 개나 고양이가 천수를 다하고 우리 곁을 떠날 때, 우리는 크게 애통하지 않아도 된다. 어쨌거나 그 개와 고양이 역시 충분히 숨을 쉴만큼 쉬었고, 맥박이 뛸만큼 뛰었으니까.  우리의 시간 관념으로 그들이 짧게 살다 떠나는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들에게 10년은 백년처럼 길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해파리에 대한 설명도 - 내가 알아듣기 쉽게 정리되어 있었다. 해파리는 나무같은 성격을 띈 동물들의 군락체.  그러니까 이 친구들은 저희들끼리 '나무의 구조'식으로 서로 뭉쳐 지내는거다. 

 

여러 분야의 생물의 생존 전략이나 구조적 특징을 참 알아 듣기 쉽게 정리 해 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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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