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3. 7. 27.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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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 길과 포장 길을 넘나드는 트레일 걷기에 마땅한 신발을 고를 때 유의 할 점은 뭐니뭐니 해도 '신발 바닥'이다.


내가 지난 6년의 워싱턴 변두리 트레일 걷기 이력에서 낡아 떨어질 때까지 신다가 작별한 신발의 종류도 다양한데, 그 다양한 신발들 중에서 내가 가장 신뢰하는 '운동화'는 뉴발란스이다.  이 신발이 뭐 다른 '동급 가격대'의 신발보다 탁월하다고 볼 수는 없고, 그냥 못생긴 내 발에 가장 잘 맞기 때문일것이다.


내 발은 우리 할머니가 '도둑놈 발'이라고 선포하신대로, 발 볼이 넓고 큼직하다. (섹시한 여성 하이힐은 죽어도 못 신는다). 우리집 다른 여자 식구들은 죄다 '칼 발'이라고 갸름하고 길쭉한데, 나는 이게 뭐냐. 쳇.    한국에서는 내 발에 맞는 예쁜 신발이 없어서 짜증났는데, 미국 오니까, 내 발이 '작은!' 축에 끼는지라, 예쁜 신발 골라서 신을수 있어서 행복하다. :-)   아무튼 발 볼 넓고 튼튼한 '남자 발'이라서 폼이 안난다.  ----> 그 대신 튼튼하다.  이런 나의 비극적이며 건설적인 발 모양을 가장 잘 헤아려 주는 신발이 뉴발란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내가 반드시 뉴발란스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고, 나도 좀 변화를 주고 싶어서 신발가게에서 신발 고를 때, 거기 전시되어있는 모든 '좋은' 운동화들을 면밀히 살피는데, 결국 돌고 돌다보면 뉴발란스로 낙착.


그 이유는 신발 바닥 때문이다.  트레일을 걷다보면 반지르르하게 포장된 길도 만나고, 자갈이나 뾰죽뾰죽한 돌길도 지나가고, 모래 길도 지나가고 그런다. 노면 상태가 일정치 않다.  그런데, 운동화 바닥을 들여다보면 별별 종류가 다 있다. 충격 흡수/완충 장치로 고무 바닥에 일정하게 구멍을 뚫어 놓았거나 줄무늬 형태로 골을 파 놓은 것도 있다.  이런 바닥의 신발들은 트레일화로는 '꽝'이다. 


트레일 걸을 때, 자그마한 자갈이나 뭐 큼직한 모래알 같은 것들이 신발 바닥의 골에 아주 잘 박힌다. 그러면 걷다가 신발 바닥에 낀 자갈을 빼 줘야 한다거나, 뭐 이런 식으로 성가신 일이 일어난다.


그러니까 신발 고를 때 바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바닥의 구멍이나 골에 이물질이 끼어서 나를 성가시게 할 만한지 아닌지를 고민해야 한다. 


자연속의 트레일 걷기 용의 신발 바닥은 골이 파진데가 없이 선이 부드럽게 평평해야 하고, 그 바닥이 닳아 들어갈때도 여전히 평평하게 닳아들어가는 것이 좋다.  


전에 '언더 아머' 워킹화 신고 다닐때, 신발 뒷꿈치 골 파진곳에 상습적으로 공깃돌만한 자갈이 콱콱 박히는거다. 잘 모르고 걷다가, 아스팔트 도로에 올라서면 그 자갈이 아스팔트와 부딪쳐서 딱!딱! 소리가 난다. (아마 작게 불꽃이 튈지도 모르지...). 거북하고, 성가시고. 


그리고 장거리 워킹을 한다면 평소에 신는 보통 신발보다 한-두 칫수 큰 것으로 고르고, 반드시 신어보고 사는 것이 마땅하다. 다섯 발가락이 운동화 안에서 편안하게 춤을 출수 있어야 한다.  조금 큰듯한 운동화는 끈으로 조여 주면 된다. 언라인 주문하면 사이즈에 착오가 생길수도 있다.  장거리 트레킹은 트레킹 전용 신발 (등산화)를 신는것도 아주 좋다.  (장거리라는 말은 대략 두시간 이상 걸을때를 기준으로).


매끈하게 포장된 길을 걷거나 달릴때는 '바닥' 걱정 안해도 될 것이다. 이물질이 발 바닥에 끼어 들어갈 여지가 별로 없으니까.


사실 위 사진속의 운동화도 30마일 정도 트레킹 하기에는 약해보인다. (한 20마일 걷기에는 무리가 없을것 같다). 신발 몸체가 부드러워서 발 전체를 장시간 튼튼하게 감싸주기에는 무리가 있다. 온종일 트레킹할때는 등산화 소재의 두껍고 튼튼한 (무겁지...) 신발을 신어줘야 발이 보호를 받는다. 무거워도 발 보호는 등산화가 최고. 메렐에서 나온 트레킹화도 좋아보인다. 내 트레킹화는 에코.  천하무적. 나하고 힘든 길을 잘 걸어준 친구.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