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Column2012. 4. 25. 21:34

 

 

http://thebullyproject.com/indexflash.html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398282

 

최근 극장가에 ‘Bully (청소년 폭력)’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출시되었다. 공립학교 학생들이 학교나 스쿨버스에서, 동네에서 또래 집단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거나 언어, 신체적 폭력을 당하는 사례들을 다섯 학생과 그 가족을 중심으로 1년 가까이 기록한 것이다.


 

아이오와주의 중학생 알렉스는 중산층 가정에서 조산아로 태어나서 몸이 허약하고 성장이 느렸지만, 평범한 아이로 자랐다. 동생들이 넷이나 있는데 집에서 설거지며 동생들 돌보기 등 부모님 잔심부름도 도맡아 하는 착한 아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알렉스에게는 친구가 없다. 알렉스가 사회성이 부족한 면도 있지만, 어쩌다 보니 학교나 동네에서 ‘왕따’당하는 아이로 찍히고 말았다. 알렉스는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스쿨버스 안에서, 학교에서, 어딜 가나 주변 아이들의 폭력에 시달린다.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들은 그가 조용하고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크게 염려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제작진의 카메라에는 그가 지속적으로 폭력에 시달리는 것이 기록된다. 중간에 제작자가 폭력 장면이 담긴 장면들을 학교와 부모에게 보여준다. 부모는 분노하고, 학교는 침묵한다.


 

너무나 속이 상한 엄마가 울면서 알렉스를 다그친다. “넌 왜 가만히 당하고만 있었던 거니? 넌 그렇게 당하고도 아무렇지도 않니?” 그러자 착한 알렉스가 아무 표정 없이 대꾸한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자꾸만 그러니까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아무 느낌도 없어요.”


 

마침내 학교에서는 비디오 자료에 담겨있는 악동들을 개인면담하여 문제를 시정해보려 한다. 대부분 같은 버스를 타고 다니던 아이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대꾸했고, 그를 괴롭힌 아이들조차도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폭력을 당하는 일에 익숙해진 아이와 남을 괴롭히는 일에 익숙해진 아이들, 바로 옆자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내 알 바가 아니라며 신경 쓰지 않은 아이들, 그리고 운전에만 충실했던 스쿨버스 기사. 무정한 사회의 단면을 시골의 스쿨버스가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슬프고 씁쓸했다.


 

동성애자로 낙인찍혀 학교에서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사들로부터도 집단적 왕따를 당하고 동네에서도 설 자리가 없는 소녀가 떨어지는 빗방울을 쳐다보며 말한다. “비가 왜 오는가 하면, 사람들이 슬픔을 꾹꾹 참고 사는데, 그 슬픔이 모여서 비가 되어 쏟아지는 거야. 저건 슬픈 사람들이 흘리는 눈물이야.”


 

대개 청소년 폭력(bully)의 유형으로는 말로 약을 올리거나 모욕을 주고 겁을 주는 언어적 폭력, 밀거나 치고 때리고 찌르고 괴롭히는 신체적 폭력, 나쁜 소문을 퍼뜨리거나 절교해 버리고 왕따시키는 사회적 폭력, 그리고 페이스 북과 같은 온라인 매체를 통해 저지르는 사이버 폭력 등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폭력에 시달려 자살을 하는 사례가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학교 교사들이나 교육관계자들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한 학부형은 ‘플라스틱 스마일 (plastic smile)’이라는 말로 학교의 자세를 비난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저 위선적인 미소를 지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아무 것도 바뀌는 것은 없다는 말이다.


 

잠정적인 통계에 의하면 해마다 1300만 명의 미국의 청소년들이 크고 작은 ‘폭력’을 당하고 있으며, 약 300만 명의 학생들이 ‘폭력’을 피하기 위해서 결석을 한다고 한다. 학교폭력으로 자살을 하거나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 미국 여러 도시에서 부모들이 연대하기 시작했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사실, 자식들을 그렇게 희생당한 부모들이 만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엔 괴로웠지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요”라고 알렉스는 말한다. 우리들의 귀한 자식이 폭력에 이런 식으로 순응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내 아이가 남을 괴롭히면서 희열을 느끼게 방치해서도 안 된다. 다음은 학교폭력에 대항하는 웹사이트다. http://www.pacer.org/bullying/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