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2. 1. 28. 22:28

Walking


날씨가 추워지면, 나는 집안에 박혀서 꼼짝을 안한다.  그래서 겨울에는 운동을 못하고 몸이 둔해진다. 체육관? 돈도 아깝고, 역시 귀챦아서 못간다.  이럴때는 '걷기'관련 책이라도 보면서 스스로를 달래는데, 책 찾다가 소로우 아저씨의 '걷기'라는 아주 짧을 책을 발견했다.  킨들버전은 공짜다. 킨들로 다운 받아서 읽었다.

소로우 아저씨는 어딘가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구석이 있는데, 이분의 '워킹' 책을 읽으며, '아하, 이제 알았다. 이 사람의 글은 워즈워드의 시를 산문으로 옮긴것과 같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문학사조에서도 영국 낭만주의와 미국의 초절주의 (Transcendentalism)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나는 어쩌면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라고 한지 문에 고모가 잉크로 적어 놓았던, 그것을 뜻도 모르고 읽던 다섯살때의 지적 영역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것인지도 모른다. 여전히 그 언저리를 맴돌고 있으니 말이다.  다행인지도 모른다 시를 좋아하던 할아버지와 고모들 속에서 내가 성장한것이. 아니 운명일지도 모른다.

소로우의 '걷기'는 '스포츠'로서의 '걷기'와는 거리가 멀다.  '동물중에 유일하게 사색하면서 걷는 종자가 낙타'라고 하는데 그 낙타처럼 걸으라고 그는 말한다.  나는 동의한다는 뜻에서 열심히 하일라이트 처리를 한다.

그래, 살을 빼기위해서라던가,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걷기 그 자체가 좋아서 걸어야 진짜 걷기하는 것이지.  자연스런 걷기 그 자체. 걸으면서 바라보는 세상. 눈에 들어오는 그 세상을 충분히 바라볼수 있는 여유. 그것을 위해서 걸으러 나가는거지. 그 자체가 기쁨일수 있을때, 우리의 걷기는 완정되는거지. 그것이 곧 우리의 '성지 순례'인것이지. 

내가 서 있는 이 대지가 성지가 아닌가. 아, 순례자가 되어 보기로 하자. 잠시만이라도. 강변으로 나간다.

201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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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