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3. 8. 6.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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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태양은 초가을을 닮았다. 하늘이 높고 태양은 맑고, 구름은 두둥실. 


과일과 작물이 익기에 좋은 계절이다. 나는 이렇게 햇살이 뜨겁고 쾌청한 8월의 하늘이 참 좋다. 


여기저기에 매미들이 떨어져있다.  제 수명을 다하고 나무에서 떨어진 아이들. 내가 한국에서 본 매미들은 대개 회색이나 갈색, 짙푸른색 몸이었는데 집 근처에서 발견되는 매미들은 초록색 몸이다. 그것도 신기하다. 참 예뻐요.  




아래 지도에 나의 행로를 표기 해 보았다. 지도에서 핫핑크 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내가 한바퀴 도는 곳이다. 지도 상단에 '피켓'과 '50번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서부터 출발하여  아코팅크 파크 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는 방식이다. 그것이 왕복 15마일이다.   평소에 왕복 7마일을 걸을 때는 가운데 236 국도가 만나는 지점 직전 까지 갔다가 되돌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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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팅크 파크에 다녀오는 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 아래 지도에 표시된 웨이크 필드 파크.  이곳은 대략 1.5 - 2마일 거리인데, 사슴이나 사람 한명 통과할 숲속의 오솔길이 꼬불꼬불 이어져 있고, 개울이 졸졸 흐른다.  원시림이다.  숲의 정령들이 사는 곳 같다. 이 길은 너무 짧아서 아쉽다. 오솔길 흙은 말랑말랑, 여기저기 폭우에 쓰러진 나무들이 천연 나무 다리를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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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숲속에 나무 벤치가 있는데, 거기 누워서 다리를 뼏쳐 올리고 휴식.  무거운 몸을 이끌고 왔으니 발도 허공에서 가볍게 쉬게 해 준다. 


층층이 겹겹이 지붕을 만들어주는 나뭇잎들이 살랑살랑 노래도 불러준다.  일어나기 싫어지는 곳이다.  그냥 온종일 여기 누워서 뒹굴뒹굴 했으면...  하지만, 걸어 온 만큼 걸어 가야 하므로 일어나 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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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디씨 시내 여러 미술관에서 다채로운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나는 도통 미술관 갈 생각을 안 하고 지내고 있다.  미술관 돌고 돌다 보니까,  사람이 만든 미술작품보다 신께서 만든 자연이 더 흥미진진하고 지루하지 않다.  사람이 만든것은 한계가 있다.  자연에는 한계가 없다.  나는 신의 작품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다.  그래서, 자꾸만 자꾸만 숲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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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6. 00:36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4.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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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의 숲속길.  


어제 비가 오고, 오늘 아침 쨍하고 날이 개이니까, 숲속은 습기를 먹고 서늘한데, 나뭇가지 틈으로 햇살이 커튼처럼 스며든다.


찬홍이하고 이른 아침 예배를 보고 돌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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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서늘하고 촉촉한데, 이따금 유리처럼 투명하고 따뜻하게 내려 꽂히는 8월의 햇살이 싱그러웠다.


이따금 후두둑 후두둑 소나기처럼 쏟아지던 나뭇잎에 맺힌 물방울들. 


지홍이가 버리고 간 셔츠를 주워입고, 오늘도 걷는 이 발길.  :-)

복된 일요일. 



산지 십년쯤 되는 저 챙넓은 모자를 늘 착용한다. 비오는 날에는 우산 대용. 햇살 아래서는 파라솔 대용. 상황에 따라서 접어 올리거나, 아니면 푹 내려 쓰거나.  사람들과 마주서서 얘기 할 때는 챙을 접어 올려서 서로 얼굴을 마주 보게 하고.  길가다 벤치에 앉을 때는 벤치를 탁탁 털어 먼지 떨어내는 먼지 털이개. 그리고 깔고 앉는 방석.  캔바스 소재로 누비로 만든 아주 튼튼한 모자라서 나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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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Books2013. 8. 2. 05:14



http://www.amazon.com/Thats-What-Meant-Conversational-Relationships/dp/006206299



사회언어학 부교재로 쓸 책으로 읽어 보았는데, 영어가 아주 쉽고, 내용이 알차다.  교재가 아닌 일반인의 교양서적으로도 아주 좋겠다. 


우리는 대화를 할 때 메시지 내용, 매너 이런것을 염두에 두고, 이런 것들을 잘 지키면 성공적인 대화가 된다고 믿지만, 대화에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걸림돌들이 있다.  가령 예를 들어서, 내가 말을 꺼내기 위해서 1초가 필요할 때, 상대편이 말을 꺼내는데 5초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나는 1초 후부터 '저 사람이 말을 안한다'고 상상하고 판단할 것이다.  내 상대방은 내가 자기 말을 가로막고 혼자만 떠든다고 판단할 것이다. 나와 내 상대가 모두 교양을 갖추고 서로 좋은 의도로 대화를 한다고 해도, 이런 미묘한 '차이'가 우리의 대화를 가로막을것이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점'에 눈을 뜨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인가?  -- 그러할 것이다.  많은 문제들이, 이것을 '문제'로 파악하는 순간 '해결책' 아니 해결책을 만들어낸다.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깥에서 파악하는 것 자체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것이다. 


조지타운대 언어학과 교수가 쉬운 말로 살 풀어서 쓴 <메타 커뮤니케이션 --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커뮤니케이션> 책.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1. 09:25
산책 다녀 오는 길에, 숲가에 나와 저녁을 먹는 암사슴을 만났다.  
어찌나 순한지 사람이 다가가 카메라를 들이대도 크게 노하지 않고 나뭇잎이며 나무딸기들을 달게 따 먹더라.

야생 사슴을 이렇게 가까이서 이렇게 안정적으로 동영상에 담기는 처음.








4마일 길을 돌아오는 동안 비가 쏟아졌지만, 숲이 깊어 몸이 젖지 않았다.  이제는 비가 쏟아지는 날에 사슴이나 나비가 어디로 숨는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깊은 숲은 모든 생물들을 안전하게 품어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아이폰에서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방법:

 아이폰에서 해당 동영상을 열어 화면을 손으로 툭 치면, 아래에 '공유' (네모에서 화살표 튀어나오는) 표시가 보인다. 그것을 클릭하면 어디로 보낼것인지 몇가지 선택 항목이 있는데 거기서 '유튜브'를 선택하면, 유튜브의 내 계정에 동영상이 등록된다.  물론 유튜브 계정에 로그인을 해야 한다.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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