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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케네디센터에서 모짜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를 보고나서 <베르테르>와 <나부코> 오페라 표를 미리 사 둔것이 있었다. 까맞게 잊고 있었는데, 내 전화기 플래너에 기입해 둔 덕분에 아침부터 오늘 일정을 알려주길래 괴테의 소설 ,베르테르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오페라 무대에 올린것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다. 작곡자는 Massnet.
오페라에 대해서 미리 자료도 읽어보고 그랬으면 좋았으련만 오늘 일정도 많았고, 뭐 따로 들여다 볼 여유가 없었던데다, 심지어 빗길에 차들이 밀려 '지각'까지 했다. 마침 들어가니 무대 장막이 오르고 있었지만 자리에 찾아 갈 여유가 없어서 맨 뒷자리에서 보다가 막간에 내 자리로 스며들어야 했다.
줄거리는 익히 아는 것이고, 무대 디자인은 흡족할만했다. 이런걸 '아르 누보' 스타일이라고 하는가. 절제되고 희고 환하고, 출연자들의 무대의상도 2차대전 전후의 (미국 1930년대의) 복장으로 통일을 했는데 보기에 아름다웠다. 합격 (만족) <--- 지난번 코지판 투테 오페라 볼 때, 현대식 무대 디자인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바뀌지 않는 초 간단 ---> 돈 전혀 안들인것 같은) 그것에 '촌스러운'나의 입맛에는 영 개운치가 않아서 입장료 되게 비싸게 받고 전혀 돈 안썼군! 이런 독설이 나올뻔 했던 것이다. 이번 무대는 그에 비하면 아주 흡족한 수준이었다. 무대 감독 누군가, 전체적인 흐름도 아주 세련되고 좋았다.
베르테르가 처음 샬롯을 발견 (만나는) 하는 장면에서 -- 등장 인물들의 동작이 일제히 정지 된다 (시간이 멈춘것 같이). 하늘을 가리키던 사람은 그대로 정지되고 그네를 타는 사람도 그대로 정지. 모두 '얼음땡 놀이'를 하고 있는데, 오직 그때 베르테르만이 살아 움직이며 노래를 부른다. 그러니까 '문득' 시간의 어느 아주 작은 마디 안에서, 홀연히, 베르테르는 수천년을 알아 온것같은, 혹은 수천년을 기다려 온 것같은 운명의 여인을 발견하고, 그 짧은 찰나에 마음이 삼천 대천 세계를 넘나들고 있었다는 ---> 그러한 장면 연출이었다. (이런식의 얼음땡 장면이 후에 또 한번 나온다. 아주 비극적인 장면에서).
베르테르 오페라에서 그동안에 내가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의 음성으로 자주 들었던 베르테르의 아리아를 들었다. 영어 자막에는 Breath of Spring 이라는 가사가 자꾸만 흘렀다. 아무래도 원작자인 괴테의 원문에서 가져왔을 것이다. 난 좀 지루한 기분으로 앉아있다가 귀에 익은 음악이 흐르고 이 노래가 흐를때, 마치 사막의 식물이 물을 만난듯 그렇게 내가 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아, 저 노래가 베르테르가 부른 노래였군. 저 아름다운 노래의 정체를 오늘에서야 알게 되는군! 인생, 두고 두고 살아볼 맛이 난다..." (사실 오늘 이 노래 한곡 들으러 갔다고 해도 억울할게 없다. 만족. )우리가 살면서 이런식의 '발견' '깨달음' '새로 발견' 같은 경험을 얼마나 많이 할 수 있겠는가.
아름다운 비오는 밤이었다.
* 아 그런데, 마지막 장, 베르테르가 죽는 장면이 참 지리했다. 죽었나 하면 살아나서 노래하고, 이젠 죽었겠지 하는데 또 노래하고, '저거 왜 안죽지?' 싶을 정도로 베르테르가 자꾸만 살아났다. 나는 그래도 '교양인'이라서 이런 생각을 혼자만 하고 있었는데, 글쎄, 마지막에 또 안죽고 살아나니까 객석이 갑자기 출렁이더니 웃음소리가 점점 퍼져가는거다. 킬킬...킬킬...키득 키득...파도처럼 전 객석에서 웃음소리. (그래도 나는 안 웃었다. 비극적인 장면에 웃기가 미안해서). 하하. 너무 질기게 안죽었어...하하하.
(이제부터 밀린 숙제를 하고 자야만 한다. 다시 힘을 내서 밀리지 않게 다 해놓고 자야지.)
아, 내일 저녁에는 역시 케네디 센터 오페라 하우스에서 '나부꼬' 공연을 한다. 그것도 보러가야 한다. 이건 또 뭔가. 사전에 내용이나 확인하고 가야겠다. 하하하. (내가 산 표는 제일 싼거, 25달러짜리. 그래도 무대 훤하게 잘 보인다. )
나는 음악 들을 때, (특히 맘에 드는 경우) 제목과 작곡자를 기억하고 싶다는 욕구가 아마도 남들보다 조금 강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네식구가 함께 살때, 온가족이 자동차타고 돌아다닐때, 쓰리박은 나를 별로 안 좋아했다. 음악 시디 걸어놓고, 운전대 잡고 운전하면서 계속 식구들을 심부름을 시키는거다. "저거 저거 제목 뭐였지? 응? 자켓 커버좀 봐봐 거기 제목 적혀있을거야" 쓰리박의 신조는 '음악 좋으면 가만히 듣고 있으면 되지 제목을 일일이 다 알아야해?' 사람 귀챦게 하지 말라는거다.
하지만, 뭔가가 좋으면 이름이 궁금하지 않나? 그래야 나중에 또 찾아 들을 수도 있지....
몇년후, 우리 찬홍이가 대학생이 되더니, "그 때 엄마가 왜 그러셨는지 이제 이해해요. 나도 좋은 것은 제목 알고 싶더라구요. 그리고 엄마 덕분에 나도 명곡 제목이며 작곡자 많이 알게 되었고..." (내편이 하나 생긴거냐)
이제 저 아름다운 노래가 나오면 나는 자신있게 말 할수 있다. 마쓰네 오페라, 베르테르에 나오는 대표적인 곡이셔. 봄의 숨결. (이렇게 말해주면 한결 개운하지 않은가. 모르고 듣는거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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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ESL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한가지 과제를 주었다. 집에서 해 오는 숙제가 아니라 수업 중에 완료해야 하는 과제였다. 그날은 관사/정관사 용법을 연습 했기 때문에, 관사/정관사를 정확히 구사하면서 '이야기'를 짓는 것이 과제였다. 내 수업중에 이미 그룹으로 이야기 짓기 연습을 했으므로 그 연장이었다.
학생들에게 '최고 작품을 가려서 상금으로 10달러를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반응이 뜨거웠다. (현금의 위력).
오늘 학생들이 제출한 글을 한장 한장 들여다보면서 피드백을 주고, 그리고 내가 약간 문법적으로 수정한 글을 직접 타자를 하여 편집을 했다. 학생들의 글을 모아서 작은 이야기 책을 만들었다. 내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최고상을 누구에게 줄지 알수가 없었기 때문에, (상이 별게 아니지만 못 받은 사람은 상처 받는다...) 차라리 학생들이 모든 작품을 직접 읽고 최고작을 뽑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다. 저자의 이름을 명시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최고작을 선택 할 때도 압력을 덜 받을 것이다.
(정말 나로서도, 정성이 듬뿍 들어간 몇 편의 좀더 우수한 이야기들 중에서 최고 하나만 골라내기가 난감했다.)
아아, 오늘도 날이 다 지나가는구나. 아직 수업 자료 준비를 좀더 해야 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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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이 미국에서는 '어머니날 주말'이었는데, 나는 집안 뒤집어 엎고 대 청소 하다말고, 개 끌고 나가서 스타벅스에서 냉커피 한사발 사가지고 슬슬 바람을 쐬다가 돌아왔다.
그런데 바로 그 유일한 외출 시간에 우체부가 다녀간 모양이었다. "한국에서 소포가 왔응께, 니 싸인이 필요항께, 우체국에 와서 찾아가던지 말던지 하랑께. "
한국 집에 전화 걸어봤더니, 아무도 내게 소포 보낸 사람이 없다길래, 무슨 조화다냐? 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출근길에 우체국가서 찾았는데, 연승동자가 곰살맞게 챙겨 보낸 무슨 스포츠용 가방주머니하고, 음악 시디. 음악시디는 제목이 '연인들'인가 그런데 그건 찬홍이 주라고 하고, 내 몫은 이 아웃도어 파우치. (연승아, 니가 왜 연애를 못하는지 아니? 야, 여자한테 아웃도어 스포츠 파우치 선물이 웬 말이냐, 하하하 아이구야 띠굴띠굴. ) 내가 아웃도어 운동 나갈때 잘 쓰마. 쪼끄만것이 주머니가 백개는 되나보다. 뭐든 다 담을수 있겠다. (신기하기도 하여라~)
근데, 미국 어머니날에 맞춰서 온걸로 봐서는 이 친구가 나를 '어머니'급으로 생각을 하는거 같어. 그래, 내가 니 '미국 엄마' 해주마. :-)
* 근데, 정말 색깔 이쁘다. 하필 내가 오늘 입은 옷하고 아주 '깔맞춤'을 한것 같구나.
| 마쓰네 오페라, 베르테르 <봄의 숨결 Breath of Spring> (0) | 2012/0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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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왕눈이. 나하고 8년 넘게 산 우리 왕눈이를 내가 여태 주인공으로 그림을 그려본적도 없음을 깨닫고, 특별히 왕눈이 털빛하고 유사한 천을 찾아내어 일단 왕눈이부터 만들어 붙였다. 우리 왕눈이는 (게으른 주인을 만나서) 그 예쁜 털을 잘 깎아 주지도 않아 대부분 그 큰 눈을 가린채 살아간다. 이 얼굴은 정말로 왕눈이 얼굴이다. 판에 박힌 개 얼굴이 아니다. 호호호
일단 왕눈이 완성 시켜놓고, 기왕에 나도 출연하는거, 신경써서 예쁘게 옷입혀야지 하고 궁리를 하고 있다. 뭐...루이비통 가방이라도 하나 만들어 걸어줄까나...하하하. 하하.
* 루이비통 가방이라구? 내게도 복안이 있다. 서울 남대문 시장에 가면 길거리 좌판에서 만원에 열한켤레 주는 양말을 파는데, 그 양말에 루이비통, 샤넬, 구찌, 온갖 몇품 무늬가 다 새겨져 있다. 몇년에 한번 한국에 가면 나는 남대분에 가서 양말이며 잡다구리하고 싸고 좋은것을 한보따리 사다가 잘 쓴다.
그래서 우리 학교 학생들은 가끔 내 양말을 발견하고 "스승께서는 양말도 명품만 신으시는군요~" 하며 깔깔댄다. 그 양말 산책 한번 다녀오면 구멍이 뻥뻥 나기 때문에 해지면 버리는데 가끔 짝 잃어버리고 멀쩡한 것들이 나온다. 그것들중에 하나 골라서 핸드백 만들어 걸어주면, 명품 백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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