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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22 [금요 칼럼] 국립 수목원 기사
WednesdayColumn2011. 4. 22. 17:52


[길따라 사색하는 이은미의 자연여행]

철쭉 '花들짝'…국립 수목원 트레일 유혹


철쭉동산
철쭉동산
스프링 브레이크를 맞이한 아들과 국립 수목원(US National Arboretum)에 가서 6시간 동안 8마일 거리를 걸으며 봄 꽃 잔치를 보았다. 늦게 피는 벚꽃이며 박태기나무 꽃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나무들이 흥에 겨워 희고 붉은 꽃을 피워대고 있었고, 철쭉 군락지에서는 각종 철쭉들의 꽃 봉우리들이 가득했다. 철쭉은 금주 말 그리고 다음주가 절정이겠다. 분재 전시장 주변의 화단에서는 모란꽃이 소담하게 피어나고. 모란의 개화는 다음주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국립 수목원을 둘러보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1. 트램: 주말과 공휴일에만 운행하는 트램을 타고 약 40분간 방송되는 안내를 받으며 편히 앉아 수목원의 전체 얼개를 살펴 볼 수 있다. (탑승료 성인 4달러).

2. 승용차: 수목원 지도를 보면서 중요 지점으로 직접 운전해 정해진 곳에 차를 세워놓고 정원을 둘러보고 또다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주요 지점을 살펴볼 수 있다. 경내에서 자동차는 시속 20마일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

의사당 기둥 언덕
의사당 기둥 언덕
행정관 연못의 잉어에게 먹이를 주는 아이들
행정관 연못의 잉어에게 먹이를 주는 아이들
박태기 꽃과 벚꽃 동산
박태기 꽃과 벚꽃 동산
3. 걷기: 수목원 지도를 들고 걸으면서 각기 다른 주제의 숲과 정원들을 살펴본다. 이 경우 천천히 구경하면서 이동 하다 보면 5~6시간이 금방 지나갈 것이다. 이곳의 주요 지점들을 모두 걸어서 통과할 경우 대략 8마일을 걷게 된다. 어디에 가나 다리 쉼 할 수 있는 벤치들이 마련되어 있어 그다지 피로를 느끼지는 않는다.

물론 위의 세 가지 방법 중에서 형편에 맞게 응용하여 소풍 계획을 짜도 좋을 것이다.

날씨가 화창한 날 이곳을 방문할 때 챙겨야 할 것들로는, 그늘이 없는 구역들이 있으므로 챙 넓은 모자와 선글래스, 썬 블록 크림, 배낭에 물과 간식을 갖고 다니는 것이 좋다. 또한 반드시 경내 지도를 가지고 다닐 것을 권한다. 그래야 자신이 어디쯤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다음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수목원 안내 지도는 수목원 기념품 상점 옆에 있는 화장실 입구에 비치되어 있다. 음료수 자판기는 화장실 건물 안쪽에 있다. 그 외에 음식물을 사 먹을 장소가 없으므로 간식이나 도시락을 챙겨야 시장기를 면할 수 있다.

내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3년 전에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트램을 타고 한 바퀴 돌고, 가까운 정원을 둘러보다가 돌아왔는데, 당시에는 이곳에 대한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이번에 직접 두 발로 걸어서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이제야 나는 국립 수목원의 진면목에 다가서는 느낌을 받았다.

각종 정원에 가니 발끝에 밟히는 아주 작은 식물들에 이르기까지 이름표를 세워 놓았다. 평소에 혼자 숲 속을 다니면서 자생하는 식물들의 사진을 찍으면서도 그 풀꽃들의 이름을 알 수 없었는데, 궁금해 하던 많은 이름들을 오늘 만나게 되었다. 그 뿐인가, 지도에도 표시 안 된 샘물들이 졸졸 흘렀으며, 숲 속 오솔길들이 이어졌다. 밋밋한 듯, 심심한 도로를 걷는 일도 ‘이 다음에 무엇을 만나게 될까?’ 하는 기대감으로 지루하지 않았다. 만약에 이 길들을 트램이나 자동차로 지나치고 말았더라면 나는 많은 것들을 놓치고, 이곳이 재미없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자리를 떴을 것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이곳에서 외국인으로, 이민자로, 이민자의 후예로 살아간다. 아무데나 정들면 고향이라고 하는데, 자신이 사는 곳에 정을 붙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곳에서 자생하는 식물과 새, 동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알아가고 이들의 이름을 불러보고, 자신이 살고 있는 땅을 두발로 걸어 다니며 상세히 들여다보는 일은 아닐까? 그런 믿음으로 나는 이 땅에서 자라나는 풀들을 들여다보곤 한다.

참고로, 내가 여섯 시간 동안 천천히 돌아본 정원들은 분재 박물관을 시작으로 허브 정원, 의사당 기둥 언덕, 양치류 계곡, 어린이 수목원, 아시아 정원과 한국 언덕, 아나코스티아 강변, 도그우드 숲, 목련 언덕, 회양목 언덕, 벚꽃 동산, 진달래 동산 등이다. 방향을 잘못 잡아서 왔던 길을 또다시 가기도 했는데, 그것도 재미있었다.

국립 수목원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발견했다. 아시아가든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한국의 언덕’이라는 장소가 있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도대체 어떤 식물이 한국을 상징할 만한 것인지 보이지 않았다. 이름만 ‘한국의 언덕’일 뿐 그것은 그냥 버려진 언덕일 뿐이었다. 뭔가 한국 측의 협조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 동산에 무궁화를 심으면 어떨까? 무궁화는 미국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인데. 한국의 돌하르방이나 돌탑이라도 하나 깎아다 세워놓으면 어떨까?’ 고민거리가 한 가지 더 늘고 말았다.

▷ 국립 수목원 주소: 3501 New York Avenue, NE; Washington DC 20002-1958

▷ 홈페이지: http://www.usna.usda.gov/ 늘 새로운 행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방문하기 전에는 해당 홈페이지를 살펴서 볼만한 것이 무엇인지 점검하고 계획하면 좋다.

▷ 한국어 안내문: http://www.usna.usda.gov/USNA_Korean.pdf

▷ 입장료 무료

2011/04/22 (금), 글, 사진 이은미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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