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etch2020. 11. 12. 12:30

 

하느님, 수요일 아침에는 제가 기도회를 열고 친구들을 맞이해야 하지만, 어제는 기도회를 열어 놓은채 저는 새벽차를 타고 천안으로 갔습니다.  한국 해비타트가 천안의 시골 마을에 짓고 있는 집 공사장에 가서 돕기로 한 것 때문이었습니다.  죄송하게도 수요 기도회에는 두명이 모여서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하느님, 늘 있던 자리에 제가 안보여서 서운하셨겠지만, 그 시간에 저는 창문 공사를 했습니다. 

 

하느님 창문은 아주 아주 무거웠고, 이 창문을 3층까지 둘이 서로 마주보며 들고 올라갈때는 손에서 힘이 빠져서 자꾸만 무거운 창틀이 제 손에서 흘러내리고, 계단 한개를 올때마다 허벅지까지 후들후들 떨렸습니다.  그래도 혹시라고 내가 놓쳐서 창문이 깨질까봐 저는 그것을 몹시 걱정했습니다.  하느님, 저희 일행은 150여개의 창문을 새로 짓는 집에 끼웠습니다. 그 새 집들은 생계가 어려워 '집'다운 집에 살아보지 못하던 하느님의 자녀들이 살 집입니다. 

 

저희들은 그 집의 창문을 달았습니다. 이 집에 사는 행복한 사람들이 아침에 눈을 떴을때, 장밋빛 동이 틀때, 혹은 비오는 풍경을, 눈이 내리는날, 아름다운 황혼을 -- 저희가 옮겨다 심은 그 창문으로 내다보겠지요.  하느님 저희가 창문을 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하루치 - 한줌의 햇살같은 노동이, 뭐 그리 대단할게 있을까마는 저의 노동보다 저는 많은 선물을 받은것 같습니다. 

 

 

 

 

멀미가 날것 같은 - 노동의 피로감도 깊고 달콤한 잠으로 거뜬히 떨쳐내고, 아무렇지도 않게 맞은 새날, 하느님 저는 아직 쓸만한거군요. 한참 젊은 남자 동료들과, 한참 덩치 큰 외국인 동료들과  똑같이 일을해도 하느님 제가 체력적으로 거뜬 한것은 아무래도 하느님께서 저를 호위하고 응원해 주신 덕분이겠지요. 하느님 고맙습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이끄시는대로 겁없이 나아가겠습니다. 하느님께서 가라하시면 가고, 서라 하시면 서겠습니다. 하느님, 저를 하느님의 계획대로 쓰시다가 어제의 햇살처럼 맑고 따뜻한 날 저를 데려가소서.  하느님 참 감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저에게 항상 가장 좋은 것을 주십니다. 

 

www.habitat.or.kr/

'Sketch'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세군 자선냄비: 두명의 일꾼  (0) 2020.12.22
좋은 약은 입에 쓰나  (0) 2020.11.20
희망  (0) 2020.11.10
Power of Kakao Talk Class Channel: Real Time Collaboration  (0) 2020.03.13
윤봉길 의사님...  (0) 2020.02.12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