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폭우가 쏟아질 것 처럼 잔뜩 찌푸린 하늘이 새벽부터 온 종일 이어지는데, 정작 비는 이슬비처럼 뿌리다 말다 한다. 세상은 촉촉하게 젖고, 개울 물 소리는 콸콸 큰소리로 흐르고. 개울가에서 노는 서양 아이들 모습이 어릴 적 내 모습과 다를 바가 없어 쳐다보며 웃다.
일곱살쯤 되어 보이는 소녀와 다섯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 둘이서 숲속 길에서 자전거 놀이를 한다. 주위를 둘러봐도 보호자가 보이지 않아. "동생을 잘 돌봐야 해~" 일곱살 소녀에게 당부를 하다. 아마도 숲 근처 저택에 사는 아이들인가보다.
나도 초록물이 들 것 같아. 숲도, 물도, 길도 초록빛.
두시간 걷고 나니 목이 말라. 근처 한국장에 가서 장을 보는 길에 '노란 수박' 표시가 보이길래 한통 샀다. 노란 수박 빨간 수박. 수박을 두통 사들고 오니 내가 재벌이 된 듯한 풍요로움. 목마른 길에 노란 수박 반을 뚝 잘라서 숟가락으로 퍽!퍽! 마구마구 먹어주다. 이것이 나의 저녁식사. (-_-) 니가 인간이니? 너는 소다. 소.
'Diary > Walk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빛의 동굴, 빛의 길, 그리고 무지개 (0) | 2013.08.10 |
---|---|
Bunny Rabbit (0) | 2013.08.08 |
Lake Accotink 왕복 15마일 (0) | 2013.08.06 |
Accontink Lake morning (0) | 2013.08.06 |
Sun showers on my shoulder (2) | 2013.08.04 |